오르한 파묵의 <검은책>에서 루이스캐럴 소설이 자주 언급되는 바람에 급 읽고 싶어졌다. 영화도 봤고, 책도 읽었을 것 같지만, 온전하게 알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왕 읽어 보기로 했으니, 문예서 나온 책으로 읽고 싶었다. 그런데 도서관에는 없었고, 희망신청을 했는데,이미 이상한나라앨리스..가 많이 소장된 관계로 거절. 도서관에서 문예출판사 버전은 소장될 수 없는 운명(?)이 되어버렸고. 해서 문동에서 나온 책과 달리의 그림을 비교하며 읽어보는 걸로.



"저런 그렇게 울어봐야 아무 소용 없어!" 앨리스는 좀 날카롭게 저 자신에게 말했다. "당장 뚝 그치는 게 좋을걸!" 앨리스는 대개 스스로에게 아주 현명한 충고를 했고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자신을 엄하게 꾸짖는 때도 있었다."/19쪽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장면이 기억나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처음 읽는 기분이다. 마냥 환타지처럼 읽었던 이전과 달리, 나는 앨리의 모험심과, 당당함에 놀랐기 때문이다. '토끼굴 깊숙이' 들어간다는 설정은 환타지처럼 보일수 있지만,자신 앞에 닥친 시련이라 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라니... '토끼굴 깊숙이'를 표현한 달리 그림이 처음에는 난해하다가, 두 사람이 보인 순간 달리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그래서 표지 그림이 새삼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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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바르샤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에 있습니다. 바깥은 축축하고 안개에 싸여 있고 천천히 날이 밝는 중이지요.... . 도스토옙스키는 승객들의 낯빛이 바깥 안개 때문에 창백한 누런색이라고 썼어요." /209쪽



<백치>를 읽은 줄 알았는데, <백야>랑 착각한 걸까 했는데..백야..도 읽지 않은 것 같다. 백치..보다는 









동서문화 책이 미친 영향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읽은 것 같은데 기억이 없다. <백치>는 당연히 소장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아니었다. 이번 기회에 <백치>를 읽어 볼까 생각하다가, 페이지 압박에 식겁했다.. <백치>보다 가벼운(?) <백야>라도 읽어야 할까.. 그런데 자꾸만 <백치>가 먼저 읽어 보고 싶어지는 건, <언어의 무게>에 실린 문장을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민음사에서 이제서 출간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해서..모네 그림을 표지로 한 이유도 궁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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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뇌종양이 있어요.' 단 한 번 떠올렸을 뿐인데 그 끔찍하게 파괴적인 단어를 레이랜드는 곧장 내던져버렸다.필사적이고 분노에 찬 결심 다시는 그 말을 생각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내가 아파요.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질문을 금지하는 어투로 말할 생각이었다"/116쪽










읽고 싶었지만, 너무 '추상적인 제목'이란 생각에 지레 겁먹고 있다가, 촌스러워 보이는 분홍색 표지가 전혀 촌스럽지 않다고 느껴져 책방에서 가져와..이제서야 읽고 있다. 그리고 이제 시작인데, 느낌은, '언어의 무게'라는 제목이 추상적이란 느낌을 전혀 받을수 없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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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땅콩은 보통 9~11월이 제철이다. 땅속에서 자라는 땅콩은 땅의 모든 에너지와 영양을 흡수해 담고 있으며 콩 중에서 보다 양성에 가깝다."/289쪽









소개된 음식들을 해 볼 자신은 없지만, 이런 책의 미덕 가운데 하나는, 계절에 먹어야 할 음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다. 그리고 고맙게도 겨울날 음식으로 소개된 '톳생땅콩조림'은 나도 도전해 볼 수 있을 만큼 쉬워(?)보였기 때문이다. 땅콩과 톳의 조합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싸다는 이유로 국산땅콩은 거의 먹지 못했는데.. 올 가을 강화 장날에 가면, 국산 땅콩을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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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한가운데 2 ㅣ 시대의 여성 시리즈
패트릭 화이트 지음, 박유진 옮김 / 잔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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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는 외모가 볼품없는 여자답게 허영심이 강했다. 그러나 로리도 허영에 취해 사색을 자랑한 것 아닌가?"/355쪽



태풍은 두려운 존재지만, 태풍이 한 번씩 거세게 불어와 바다를 뒤흔들어 놓아야만 바다가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도로시의 속마음을 읽는 순간, 저마다 '폭풍의 눈'을 숨기고 살아가는 이들의 버거움을 생각했다. 폭풍의 눈이 오히려 고요하다는 말은 너무 역설적이라 생각했다. 고요하지만 터지기 직전이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 자신의 마음을 숨긴채 위선과 허영을 포장해 살아간다. 도로시는 엄마를 질투하는 마음을 숨겨야 한다. 바질은 성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고통스럽다. 헌터 부인은 사랑에 목말라 있다. 아이러니한 건 사랑에 목말라, 자신의 자녀들에게 사랑주는 법을 몰랐다는 거다. 오로지 자신을 사랑하고, 사랑받기만을 갈구했다. 도로시와 바질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녀는 끝내 알려고 하지 않았다. 어쩌면 알았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을 수도 있겠다. 돈으로 뭐든 해결이 될 거라 믿었던 걸까.. 헌터부인이 주변인 들에게 하는 방식은 정서적 교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1권을 읽으면서,인물들이 품고 있던 폭풍의 눈이 잘 폭발될..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2권을 읽으면서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헌터부인은 끝까지 자신 밖에 몰랐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남긴 유산은 자식들을 향한 따뜻한 축복이 아니라,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한 권력이란 느낌이 들었다. 막대한 유산을 가졌지만 그래서 이제 홀가분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니라,오히려 뭔가 더 텅비어버린 기분.. 그들이 원한 건  엄청난 재산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이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어.. 읽는 내내 힘들었다. 많이 산만한 느낌.. 리어왕과 파르마수도원을 재미나게 읽었음에도 지나치게 많이 언급되는 것에 피로감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엄마가 죽으면 어떤 아들의 나이가 비로소 표면으로 드러나는 걸까?"/495쪽

"어머니의 미소는 향수처럼 타인을 매혹한다. 바질, 자지 않고 여기서 뭐 하니? 이 사람이 바로 내 '어머니' 이다"/4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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