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금서기행'은 맞는 듯 하다. 책을 소개한 책들 (특히 고전이라 불리워지는 책들..) 목차를 보면서, 읽은 책 보다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은 경우는 실로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나쁜 책' 이라 분류된 책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구나.. 여전히 읽고 있지 못하는 '북회귀선' 과 '포르노그파이아' 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도 처음 들어본 책과 작가도 있다.  이번에는 기필코 읽어볼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나쁜 책이어서가 아니라,그냥 읽어 낼 자신이 없어서이다. 그러나 고맙게도 내 눈에 들어온 책이 있다.









분명 책장 어딘가에 있을 줄 알았는데...없다. 이제는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이란 제목보다, '일본731부대를 추적한 천재 소설가' 라는 표현이 시선을 끌었다. 지금 미시마 유키오의 책을 읽고 있어서 일수도 있다. 무튼, '일본 내 출간만 거절 당했던 작품' 이란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일본입장에서는 '금서' 그 자체였을 터.그래서 역사에...를 찾아보았는데, 우리나라도 출간이 되지 않았나 궁금하던 순간 <종이 동물원>단편집에 실린 이야기란 사실을 알았다. 


"소설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사람들>은 켄 리우의 단편 14편이 실린 <<종이 동물원>> 맨 끝에 수록됐는데 일본에서는 이 소설만 빼고 작품집을 펴냈습니다.(...)중국어판에는 공산당을 비판한 대목이 곳곳에서 삭제된 채 출간됐다고 전해집니다.한중일 가운데 이 소설을 온전한 형태로 읽을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입니다"/86쪽




필라하러 가는 길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 잠깐의 휴식 동안 책 한 권 읽어 볼까 하고 들렀다가, 눈에 들어와 챙겨 오게 되었는데... 읽을 운명이었나 보다 '금서'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웠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바로 그런 이유로 켄리우의 <종이 동물원>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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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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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천에는 '소설'이란 책방이 있다.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 책방과 같은 이름의 책 <소설>을 구입해 왔는데, 너무 재미나게 읽어서,다시 책방소설에, 갈 수 있는 날을 고대했다. 그곳에서 구입하게 되는 책들은 뭔가 특별할 것 만 같아서... 그렇게 책방을 둘러 보고 눈에 들어온 책이 <쓰는 여자, 작희>다. 촌스러운 제목이었지만, 현장에서 몇 페이지 읽어 보면서 망설임 없이 챙겨왔다. 


제목 그대로 '쓰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동시에 '작희'라는 인물을 통해 과거로 여행을 가게 된다. 덕분에 옛날 여성 작가들이 글쓰기에 어떤 고충이 있었을까 상상해 볼 수 있었다.물론 현재에서 과거로 넘어가는 여정이 아주 매끄럽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어쩔수 없이 작위적인 느낌..뻔하게 흘러가는 듯한 느낌... 그런데 이야기 사이사이,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질문이 집요하게 나를 따라왔고.. 나는 표절이란 단어 앞에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더 정확하게는 표절작가에 대한 주변인의 반응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해야겠다. 얼마전 카페창비에 갔다가 여전히 표절작가의 책이 걸려 있는 걸 보면서.. 표절작품이 아닌 것 까지 매도당할 필요는 없는거 아닌가 생각도 들고,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한 명쾌한 답을 들었다는 기억이 없는 터라..표절에 대한 출판사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하다


"내가 보니 오영락은 주변에 사람이 많아.그를 돕는 사람들중에 문인도 많고 심지어 일본 제국주의를 맹렬히 비판하는 공산주의자들도 있어.그들은 오영락의 잘못을 한 번의 실수로 눈감아주자고 주장할 거야.어쩌면 거기서 끝나지 않고 너에게 함구하라고 강요할 수도 있고 아니면 너를 창녀로 만들고 모함할지도 모르겠다.왜냐하면 너는 힘이 없지만 오영락은 이미 하나의 권력이 돼버린 사람이야.(..)"/251쪽



'쓰는 여자, 작희' 는 제목처럼 '쓰기'에 대한 열망을 이야기한 소설일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표절'이란 화두로 돌아오고 만다. 쓰기에 대한 열망이 표절도 허락(?)한다면, 그건 쓰기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어떠한 권력에 오르고 싶은 건 아닐까...잠시 이성을 잃었다는 영락의 말은 그래서 모르겠다. 자기고백인지, 궤변인지.. 그러니까 쓰기에 대한 진심은 영락 보다 작희가 아니었을까.자신의 작품이 도둑맞았다는 것 조차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벽에 부딪쳤지만,쓰다는 건 어쩌면 끝임없이 자기를 증명하기 위한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자신을 증명하다 보면, 나만의 문장도 만들어질테니까... 역사 속 여자들은 어떻게 글을 쓰고 살았을까.에 대한 궁금증은, 표절이란 암초를 만나게 했고..그럼에도 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수 있어 좋았다. 


"제 어머니는 특히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잘 키우라고 가르치셨어요.글쓰기의 욕망은 생물과 같다고"/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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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에면 카페창비도 있고, 문지살롱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방문은 처음해 보게 되었다. 여전히 표절작가의 책이 눈에 보이는 건 불편했으나, 탄핵선고문을 읽어 볼 수 있게 해 준 건 또 고맙고... 무엇보다, 창비카페를 찾지 않았다면, 소세키의 고양이..가 창비에서도 나왔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할 뻔 했다.



언뜻 보고는 다른 작가의 책인줄 알았다. 소세키 작품을 오마주한 줄 착각했다는.. 소세키 이름도 여전히 낯설게 읽혀지고... 무튼 그래서 또 읽어 보고 싶어지긴 했다, 다른 출판사와 다른 제목의 느낌이 궁금해서...



재미난 건 문지살롱에서는 '고양이'가 들어간 윤대녕 작가의 책을 보게 되었다는 것.. 내용까지 살표보진 않았으나, 소세키의 제목이 출판사마다  다른 이유에 대해 소세키 선생도, 고양이도 궁금해 하지 않을까..싱거운 상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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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가야 제맛이란 카페..홀릭한 만한 이유를 알겠다 싶으면서, 불현듯 다른 계절의 풍경도 궁금해졌다.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상징이 사라진 자리는 어떤 모습일까..




온통 초록으로 가득한 세상이었다. 

그리고 별빛 가득한 풍경도 보고 싶다는 욕심이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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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가 본 적도 없는 말들이 경주한 그곳. 우왕좌왕 하다 깼다. 꿈해몽집을 찾아보니, 말을 타고 질주하는 꿈이 아니라,뭔가 실패할 확률이... 그런데 <달리는 말>을 읽을 즈음이라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싶어 피식 웃음이 났고... 덕분에 '말'이 등장하는 제목 한 권이 눈에 더 들어왔다.











두 소설은 전혀 닮아 있지 않겠지만,미시마 유키오의 <달리는 말> 검색 덕분에 김훈작가님의 책도 궁금해졌다.


그리고...









외젠다비를 표현하는 문장에 시선 고정 

"수많은 추억, 감자튀김 냄새.오케스트라, 말 타기, 술집들"


<북호텔>을 인상적으로 읽었지만,작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는 구나 싶어 반가웠다. 콕 찍어 '말 타기' 가 등장할 줄이야~ 내눈에 들어온 건 탐닉과, 혐오다..











2016년에 읽은 <북호텔>을 꺼내보고 놀랐다. 책을 마무리하며 '투표'를 잘해야겠다고 소감을 적어 놓았을 줄이야..

너무도 사실적인 소설이라 숨고르기가 필요했던 소설.다행(?)이라면 읽는 내내 프랑스인상주의 그림들을 함께 떠올려 볼수 있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받았다는 것 정도. 르네의 모습에서는 에밀졸라의 나나와 목로주점이,왁자지껄하게 술을 마시는 모습 춤을 추는 모습 누군가의 입술을 훔치는 그림 등등 그럼에도 북호텔의 전체적인 느낌이란 샤를 폴 레이누아르의 그림이 아니었나 싶다.현실은 쪽방이나 다름 없는 북호텔에 머물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곳을 벗어나 행복해질수  있을거라는 열망 ,폭우속에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북호텔 같은 우산 뿐이지만 그럼에도 언젠가는 나아질거란 희망 그럴려면 투표부터 잘하고 볼 일이다... 








"(...) 수많은 추억,감자튀김냄새, 오케스트라, 말 타기,술집들,그 모든 잔해 사람들이나 사물들, 아! 삶이란 마멸일 뿐이다.수없이 많은 삶의 불가피성,수많은 구속,나는 그것들을 느꼈고 그것들을 본다.그래서 그것의 포로가 되고 싶지 않다(...)"가짜 부르주아들"에게는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196쪽 삶이란 아마도..를 생각하며 <북 호텔>이 힘들다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포로가 되고 싶지 않아 투표라도 잘하자는 마음인데, 이번 선거는 어떻게 될지...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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