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떡볶이 레시피 위픽
윤자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야곰 야곰 찾아 읽고 있는 위픽시리즈다. 작가 이름 보다, 관심가는 제목부터 골라 읽는 즐거움. 떡볶이를 애정하는 1인이라 냉큼 골랐다. 떡볶이에 대한 무한 수다를 나누게 될 걸 기대하지 않고 읽었다면 조금은 재미나게 읽었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어머니 이거 남아요?"

어머니는 물에 불린 새 떡을 판에 가득 담고는 오전에 만든 양념장을 국자로 퍼서 넣었다. 그러고는 육수를 붓고 주걱으로 저었다.

돈 벌라고 하냐? 그저 맛있다고 찾아주는게 감사해서 한다"/42쪽


소설이지만,만두피를 만드는 과정은 존경스러웠다. 소개된 떡볶이 양념장으로 하면 정말 맛있는 국물 떡볶이를 먹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진짜 레시피는 '감사'의 마음이 담긴 정성의 맛..이 아닐까 생각했다. 너무 상투적인 생각같지만, 주말 처음 찾은 식당에서, 음식 맛있다는 말 한마디에 동치미 한봉지를 사장님께 받았더랬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밀키트로 팔면 이문이 남을텐데,반찬 추가 하기도 눈치보이는 요즘 아니던가... 동치미를 챙겨준 마음으로 음식을 만드시는 사장님이라면..'정성'이란 레시피가 가장 큰 식당의 비법이 아니였을까.. 해서 나는 할머니의 저 말씀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떡볶이가 좋아서 분식집을 찾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情'을 느낄수 있는 맛이 아니였을까... 그럼에도 조금은 진부한 설정이란 느낌이 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작가님의 말을 읽다가, 진부함의 기준에 대해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놀랍게도...) 현실에서 일어나기 버거운 상황을, 소설은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살짝 미소가 났다. 그래도 별점은 또 별점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로 말하자면 나는 이제 일흔여덟이고 이것이 분명히 나의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나는 공식적으로 떠나고 이 책은 나와 당신의 마지막 대화가 될 것이다. 나 자신이 고른 시간에 마지막 책을 끝내고 입을 다무는 것에는 적어도 한 가지 유용한 결과가 있다.뭔가를 쓰던 중간에-브라이언 무어가 걱정했듯이-중단되지 않는다는 것 이런 식으로 죽음에 선택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별거 아닌 방식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252쪽



담담해서 슬프기도 했으나, 마냥 우울해지지 않았던 건,작가의 전작을 이제 진짜 읽어도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다. 영화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기억을 잃고 난 후의 문제들을 어느 정도 예방(?)하기 위해 시선이 가는 곳곳에 주인공은 메모를 해 둔다. 그러나 정작 기억을 잃고 나서는, 그것을 봐야 한다는 사실 조차 알수 없게 된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는 그런 점에서 아주 멋진 고별사..라는 생각을 했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멋진 앤딩이라고 해야 할까.. 배우들은 무대위에서 죽음을 맞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누군가는 박수칠때 떠나는 것이 더 멋진게 아닌가 하고 말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일게다. 그런데,나는 작가로서..이런 은퇴방식 너무 마음에 든다. 온전히 철학적 시선으로 '기억'을 읽어 나갈 때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기억이 노년의 삶 속으로, 죽음으로 침입하는 과정은 애써 담담하게 읽고 싶었지만 어쩔수없이 헛헛한 마음이 들었다. 기억이 작가의 소설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했을지에 대한 에피소드는 그 소설이 설령 기억나지 않아도,순간 순간 웃음이 났다. 그러다 나는 늙음을 '무르익음' 이야기가 좋았다. 무르익다..라는 표현 속으로 들어가면 슬픈데,그런데 전혀 슬퍼보이지 않는 표현 아닌가 싶어서..^^


"나를 철학적으로 만드는 게 나에게 무르익음이 도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오히려 반대다.쇠퇴를 인정하는 것이다. 내 몸의 일부는 수십 년 동안 천천히 기능이 약해져왔다"/259쪽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머릿 속에 떠오른 또 한 권의 책이 있다. 물론 아직 읽지는 못했다. 당시 누군가의 죽음이 뉴스로 보도된 시점이었던 걸로 기억 하는데..너무 철학적인 제목이라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던 걸로 기억된다) 그리고,이제는 읽어 보고 싶은데, 또 다른 이유로 아껴 읽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언 반스의 책을 읽는 다는 건, 그 안에서 또 다른 책들과의 만남이..나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리스트가 만들어졌다.


우선은..










"한번은 이미 지나간 일과 관련된 성적 질투, 그리고 아내의 과거에 대한 남편의 강박적 집착에 관한 소설을 쓴 적이 있다. 거의 40년이 지난 뒤 자기 친구 하나가 비슷한 심리적 병에 걸린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친구가 해주었다. 나는 친구가 그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에 귀를 기울인 뒤 한마디 했다.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하고 비슷하네.그 사람이 그걸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군"/232쪽










"지미 잭 러셀이 몇 달 전에 죽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이스마일 카다레가 그 뒤를 따랐다- 아직 노벨상을 타지 못했는데"/256쪽










'노벨상'에 혹 해서..검색해보고는, 놀랐다. 읽은 책은 한 권도 없는데,출간된 책들이 많아서.. 우선 호기심 가는 제목부터 골라 리스트에 담아 놓았다. 프루스트 이야기가 나오는 동안도 즐거웠던 건..코로나 시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을 재독했기 때문이다. 책을 마무리할 즈음 코로나가 끝나길 바라면서..그러나 코로나는 프루스트를 끝낼때까지도 멈추지 않았더랬다. 이건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사실이다. 

재미나게 읽었으나, 작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던  존 르카레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책들도 다시 읽어 보고 싶은데,우선 이스마일 카다레의 책부터 읽어보는 걸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헨리 제임스의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던 건, 죽음과 일찍 마주했던 경험 덕분(?)이란

아이러니...^^

늘 지혜롭고 은근한 헨리 제임스의 표현은 이런 식이었다.
1892년 제임스는 고인이 된 친구 제임스 러셀 로월을 기억하며 죽움의 효과 가운데 하나가 알던 사람의 "주름을 펴주는" 것이라고 썼다. "기억에 담긴 인물의 모습은 압축되고 강화된다. 우연적 사건들은 떨어져 나가고 그늘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그 모습은 무리 지은 많은 가능성을 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몇 가지 높이 평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또렷하게 보여준다"/245~24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괴담>을 읽으면서 궁금했더랬다. 카레와 커피의 조합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오롯이 커피맛을 음미하기 위해 빵도 함께 먹지 않는 지인도 있는데, 커피와 카레라니..너무 낯선 조합이라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더랬는데.. 오래가지 않아 궁금했던 비밀이 풀렸다.









"1920년대에 가벼운 식사나 음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찻집인 킷사텐이 등장하면서 준킷사는 '술이나 접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순수한 킷사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4쪽 '머리말' 

일본 여행을 당장 할 계획은 없지만, 만약 하게 된다면 책방투어 정도는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런데 카페투어..를 해보는 것도 재밌겠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 당분간은 우리나라 카페를 더 열심히 찾아 다녀보는 걸로^^ 많은 곳들을 찾아 보진 못했지만, 커피맛집은 그래도 초큼 알고 있다. 아쉬운 건, 커피맛 만큼 장소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는 점인데..<도쿄킷사텐도감> 속 장소들이 조금은 부러워서 든 생각은 아니었나 싶다. 대형카페들은 모두 커피 보다 빵향기가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것도 그렇고..내가 더 열심히 찾아 보면 분명 보석 같은 곳들이 있을 텐데... 소개된 도감을 보면서,<커피괴담> 소설은 나올만한 이유가 충분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눈을 씻고 네남자가 앉아 있는  모습은 혹 없을까..찾아 보는 즐거움, 소설 속 배경이 된 장소가 분명 있었을 거란 생각을 하며 보는 즐거움 그러다 자연스럽게 이런 책을 남기게 된 이유를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쩔수 없이 철거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진으로 갑자기 소중했던 장소가 사라질수 도 있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기록이었다는 사실을. 킷사텐 인테리어 자체가 역사가 느껴지는  것들이라,괴담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 <커피괴담>을 읽을 때는 괴담 보다 더 무서운 현실을 마주하느라, 오롯이 카페와 커피의 분위기까지 상상하지 못했는데, <도쿄 킷사텐 도감> 덕분에, 괴담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이해갔을 뿐만 아니라, 소개된 곳에 가서 나도 말도 안되는 괴담 하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상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