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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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말하자면 나는 이제 일흔여덟이고 이것이 분명히 나의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나는 공식적으로 떠나고 이 책은 나와 당신의 마지막 대화가 될 것이다. 나 자신이 고른 시간에 마지막 책을 끝내고 입을 다무는 것에는 적어도 한 가지 유용한 결과가 있다.뭔가를 쓰던 중간에-브라이언 무어가 걱정했듯이-중단되지 않는다는 것 이런 식으로 죽음에 선택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별거 아닌 방식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252쪽



담담해서 슬프기도 했으나, 마냥 우울해지지 않았던 건,작가의 전작을 이제 진짜 읽어도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다. 영화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기억을 잃고 난 후의 문제들을 어느 정도 예방(?)하기 위해 시선이 가는 곳곳에 주인공은 메모를 해 둔다. 그러나 정작 기억을 잃고 나서는, 그것을 봐야 한다는 사실 조차 알수 없게 된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는 그런 점에서 아주 멋진 고별사..라는 생각을 했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멋진 앤딩이라고 해야 할까.. 배우들은 무대위에서 죽음을 맞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누군가는 박수칠때 떠나는 것이 더 멋진게 아닌가 하고 말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일게다. 그런데,나는 작가로서..이런 은퇴방식 너무 마음에 든다. 온전히 철학적 시선으로 '기억'을 읽어 나갈 때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기억이 노년의 삶 속으로, 죽음으로 침입하는 과정은 애써 담담하게 읽고 싶었지만 어쩔수없이 헛헛한 마음이 들었다. 기억이 작가의 소설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했을지에 대한 에피소드는 그 소설이 설령 기억나지 않아도,순간 순간 웃음이 났다. 그러다 나는 늙음을 '무르익음' 이야기가 좋았다. 무르익다..라는 표현 속으로 들어가면 슬픈데,그런데 전혀 슬퍼보이지 않는 표현 아닌가 싶어서..^^


"나를 철학적으로 만드는 게 나에게 무르익음이 도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오히려 반대다.쇠퇴를 인정하는 것이다. 내 몸의 일부는 수십 년 동안 천천히 기능이 약해져왔다"/259쪽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머릿 속에 떠오른 또 한 권의 책이 있다. 물론 아직 읽지는 못했다. 당시 누군가의 죽음이 뉴스로 보도된 시점이었던 걸로 기억 하는데..너무 철학적인 제목이라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던 걸로 기억된다) 그리고,이제는 읽어 보고 싶은데, 또 다른 이유로 아껴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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