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에 대한 올리브키터리지의 생각에 공감하다.. 그녀가 생각하는 기쁨의 기준이 앗.. 내가 생각했던 그것과는 다를수 있다는 생각에 아차..했다. 그러니까 큰 기쁨과, 작은 기쁨.. 그리고 오로지 나에게만 허락(?)된 기쁨까지 포함해야 맞는 말이 될까?^^


그녀가 말한다.

"크리스토퍼는 자기가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하는 여자와 살 필요는 없다.뭐든 다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사람은 자기가 뭐든 다 안다고 생각해서는 안되니까"/133쪽


그녀는 외로움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여러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 과 ‘작은 기쁨‘ 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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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
바바라 몰리나르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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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글을 썼지만 모두 파기하려고 했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덕분에 빛을 보게 된 소설집. 이 설명만으로도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러나 정작 작가의 이름은 너무도 낯설어, 도서관 찬스를 써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책방에서 만난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를 보는 순간 무언가에 이끌리듯 손이 갔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곁에 함께 있었기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이야기를 불러오고 매혹은 매혹을 불러온다" 라는 문장이 시선을 끌었기 때문일수도 있겠다.


거짓말처럼 다른 소설책들이 마구마구 따라왔다. 정작 읽어보지도 않은 책들인데 말이다.










"거리도 사람도 집도 모두 칙칙해 보이고 자연이 배제된 이 돌로 된 도시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이제 그녀는 외출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잠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페테라스에 앉아 있기로 했다.(...)"/131쪽 '짐승 우리'


읽지도 않은 <회색 여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 신기해서라도 읽어봐야겠다. 결이 비슷해도, 전혀 다른 이야기여도 상관없이 반갑게 읽어낼 것 같다. <나는 혼자......> 전체적인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렇게 느껴졌다. 불안한 영혼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무 설명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잭슨폴록의 액션패인팅..이 생각났다. 불안한 영혼을 이야기로 풀어내면 이런 느낌일수 있겠다 싶은...'산타로사에서 오는 비행기' 와 '짐승 우리' 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다른 이야기보다 덜(?) 고통스럽게 느껴져서가 아니라, 모피코트를 입어보기만 하던 그녀가... '짐승 우리'의 베르트 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이어진 상황이 재밌다는 생각을 하게 되서... 편하지 않는 영혼을 들여다 보는 여정은 버거웠다. (그럼에도 잘 읽혀진 이유는, '이것이 '이야기' 가 갖는 힘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 힘은(?) 다른 책들을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야기를 독자 스스로 상상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정신 세계를 설명할 수 없는데.설명 받은 기분...아니다. '설명 받은' 것이 아니라, 그럴 것이라 상상하며 읽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고통과 불안 속에서 써내려간 글은 설명도 이해도..아니다. 그럴수 있을 거란 상상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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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보일때마다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다시 꺼내 읽어야지 생각하게 된다. 이번에는 진짜..다시 읽어봐야 겠다.^^

가족 중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은 윌헬름 하나뿐이다. 이것도 뼈아픈 상처다. 아버지마저 아들을 부끄러워한다/23쪽

그는 예나 지금이나 허영심이 많다. 당신 자신만 사랑하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윌헬름은 미칠 듯이 화가 치밀기 일쑤였다/21쪽

아버지가 아들의 안위를 두고 그렇게 남 이야기처럼 말하다니 윌헬름은 몹시 못마땅했다. 애들러 박사는 남들에게 상냥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했다. 상냥하다니! 아들조차 하나뿐인 아들조차 아버지에게는 마음 편히 속마음을 털어놓지도 못하건만 윌헬름은 생각했다. 내가 아버지에게 의지할 수 있었다면 탬킨 박사에게 의지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적어도 템킨은 내 처지에 공감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는데 아버지는 귀찮아하기만 하시잖아/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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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의 본명은 문안신.그는 1923년 일본 규슈의 탄광촌에서 조선인 노동자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문신을 대표하는 작품은 대부분 조각이지만 시작은 회화였습니다. 그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경남 마산 (현재 창원시)에 정착해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120쪽



문신미술관을 다녀왔다. 그곳에 도착하고 나서야,회화도 그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정작 화가의 본명도 알지 못했고, 당연히 마산에서 태어난 줄..알았다. 작품을 감상하고, 미술관에서 바라본 풍경에 홀릭하느라, 정작,작품 자체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했는지도.. 회화도 잘 알지 못하다 보니, 조각은 왠지 더 거리가.. 그럼에도 재미난 조각이라 생각하며 한참을 바라보았더랬다. 마산 시내를 걷다가도 종종 보였던 문신선생의 작품들. 


"문신이 본격적으로 조각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건 1961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고 나서입니다.그는 생계를 위해 파리 북쪽에 있는 라브넬에서 고성을 수리하는 작업을 하다가 추상화 형태와 구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그때부터 그는 현실 세계를 캔버스에 재현하는 대신 점,선,면 등 순수 조형 요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문신에게 만물은 원과 선이었습니다.기본적인 조형 요소인 원과 선은 곧 우주의 원리였죠.그래서 프랑스 평론가인 피에르 레스타니는 문신의 작품을 보고 "우주와 생명의 음률을 시각화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121쪽











"문신의 작품은 의외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법원,충정로 프레이저플레이스,코엑스,창원 한국은행,포항역 등 전국 곳곳에 설치돼 있죠.(..)"123쪽 프랑스 정부가 문신선생을 프랑스로 귀화시키려 설득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길게 이어진 뱀이라 상상했던 작품을 책쓴이는 묵주처럼 이어진 줄로 표현해서 피싯 웃음이 났다. 아무래도 '和'를 화두로 삼아 대칭성을 강조한 작가님이셨으니까..묵주를 떠올리는 것이 왠지 더 자연스럽겠다 싶기도 하고.. 미술관까지 다녀온 덕분에 질문하지 못했던 궁금증이 풀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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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햄넷'을 보고 왔다. 햄릿을 여러 번 읽었고, 맥베스와, 오셀로,리어왕을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윌리엄셰익스피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나 보다. 아니면 내 기억이..거기까지 였던 건지도. 무튼 아들 햄넷을 하늘로 보내고 나서 쓴 작품이 <햄릿>이였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 <존왕> 역시 아들이 죽고 나서 씌였졌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예술가는 슬픔마저 창작으로 그 고통을 토해낼 수 있는 건가 생각했다... 예전에 읽은 <햄릿> 관련 책을 찾아 보다 역시나 또 놀랐다.









<율리시즈>1권 1장에는 헤인즈가 스티븐에게 '햄릿'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장면이 나온다.친구끼리 이렇게 이상적(?)인 대화를 나누다니 좀 멋진걸..이라는 다소 감상적인 생각이 든것도 잠시,그렇다면 나는 <햄릿>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었는가?에 대해 질문을 해보게 되었다.해서 오래전 읽고 쓴 리뷰도 찾아보았는데...온전하게 읽어낸 것 같지 않아 다시 <햄릿>을 읽어 보기로 했다.햄릿을 읽으면서 나는 햄릿왕자에 대한 관심보다 그가 쏟아 내는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배경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바로 '정치'였다.미시적으로 보면 햄릿과 왕의 관계,혹은 햄릿과 어머니의 관계도 어떤 면에서는 정치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내게는 햄릿의 의유부단함,혹은 그가 가진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 이런 것 보다는 햄릿이란 화두 속에 출렁이는 그러나 크게 부각되지 않을수도 혹은 그럴수도 있는 정치적 메세지에 주목하게 되었다는 점이다.(햄릿에겐 온통 부정으로 비치는 어미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앞서 수많은 햄릿을 연구한 이들이 페미니즘적 시각 혹은 성적인 혹은 정치적인,인간적인 시선으로 보았으니..내가 정치적인 시선으로 햄릿을 읽었다는건 정답이 아니라,햄릿을 이제서야 어느 하나의 관점으로라도 보고 읽는 맛을 경험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옳을것 같다.재미난건 햄릿에서 특별히 주목받지 못한 두 인물을 주인공(?)으로 해서 올린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죽다>라는 극도 있었다고 하니..햄릿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궁무진할 터.이제서야 햄릿이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그것이 나의 취향이든 아니든 상관없이.분명한건 '햄릿'을 정치적 관점으로 연극을 만든다면 나는 기대감을 갖고 연극을 기다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햄릿과 왕의 정치적 싸움이 되었든 좀더 확장된 정치싸움이 되었든 간에 말이다.요즘처럼 어수선한 시절이 아니었다면 햄릿이 보이는 행동을 광기로 보고 그의 신하 폴로니어스와 함께 영국으로 보내려 하며 왕이 말한 대사를 크게 눈여겨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왕 좋소.신분 높은 자들의 광기는 내버려두면 절대 안 되는 것이오./3막1장 /151 그런가하면 지금의 현실에 목소리를 내주고 있는 소위 문화계블랙리스트에 오른 혹은 오르고 싶어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세익스피어가 햄릿의 입을 통해 말한 연극의 목적을 통해 격한 공감을 받게 되었다"연극의 목적이란 말하자면 자연에다 거울을 비추는 것과 같은 일 선은 선 악은 악 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비춰내어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나게 하는 데 있어 이 점을 지나쳤을 때 또 반대로 미흡한 경우도 역시 뜨내기손님은 웃길 수 있어도 눈 높은 관객에겐 한탄의 대상일 뿐이지.사실 이런 눈 높은 손님이야말로 그 한 사람의 비난이 전체 손님의 칭찬보다 더 무서운 법 아닌가?/3막2장 /153 2016년에 나는 율리시즈..를 읽어볼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여전히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율리시즈에서 햄릿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은 아직 확인할..수가. 그런데 복수와 정치의 시선으로 읽어낸 것이 전부인듯 하다. 다행이다. 영화가 또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것인지..알 수 없지만, 적어도 영화 시선으로 보자면, 햄릿의 절규는 아들을 잃은 아비의 절규처럼 느껴지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의 원작<햄닛>과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함께 읽어봐야겠다.









아비를 잃은 햄릿의 절규가.. 아들을 잃은 아비의 절규로 읽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햄릿/ (...) 차라리 자살을 금하는 신의 계명이 없었다면 오 신이여,신이여!/ 아 세상만사가 나에게는 부질없고 더럽고 지겹고 쓸모없구나 에잇 역겹다 잡초가 열매를 맺고 악취가 코를 찌르는 세상 어찌 이리도 변했을까 돌아가신 지 겨우 두 달, 아니 두 달도 채 못되었다(...)/ 76쪽 1막2장










그리고 <햄릿>과 예전에 재미나게 읽었던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 세익스피어편을 다시 찾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반드시 <율리시즈>...도 읽게되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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