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아주 좋습니다.다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는 상태도 똑같은 정도로 좋은 일입니다.어쩌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의 목록을 길게 만드는 것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의 목록을 길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인간의 지적 성장에 좋은 일일지 모릅니다"/68쪽



 관찰과 먹방으로 넘쳐나는 방송가에서 단비처럼 보는 프로그램 하나가 있다.바로 문과,이과,놀라운 증명 이다. 늘 재미난 건 아니지만, 관심없는 주제에 대해 호기심이 일기도 하고, 더 알고 싶어지는 주제로 접근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무지의 즐거움>을 읽으면서 '이해'에 대한 새로운 시선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라.. 그렉 이건의 소설을 읽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방송에서 언급된 책은 <쿼런틴>인데 워프시리즈1권 부터 읽어 보고 싶어졌다. 조금 덜 어려(?)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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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함에 관하여 - 유머로 가득한 이별
귄터 그라스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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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앉았는데,건너편 파란 하늘 사이로 나무  두 그루가 보였다. 처음에는 나무와 나무 사이 하늘을 프레임에 담았는데.. 그렇게 한참을 보다가..꼭대기 모습이 마치 독수리가 막 비상을 할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확하게는 그냥 '새'라고 해야 겠지만..새알못 입장에서 가장 용맹한 새의 최고는 여전히 '독수리' 인 모양이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냥이에게 공격당한 맷비둘기를 보고 말았다... 그냥 기분이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며칠전 꿈에서 새를 만났던 기억이 생각났다... 특별히 새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최근 새를 다룬 프로그램을 본 것도 아닌데..내 주위에서 자꾸 새가 따라오는 이유가 신기했다. 그리고 이런 우연의 연속(?)은 귄터 그라스의 <유한함에 관하여>로 마침표를 찍어도 되지 않을까싶다.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지 못했으면서,여전히 기웃거리고 싶어지는 작가... 전시에서 귄터 그라스의 생각을 읽고,소설이 어렵다면, 에세이로라도 먼저 만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상하게 잘 써지 않는 ~'유한함' 이란 단어..첫 번째 주제가 ' 새처럼 자유롭게' 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했다. 특별한 치료를 할 수 없는 노화..의 속도와 마주하게 된 시점이라..정신이 아득하고, 필라선생님께 몸의 틀어짐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울한 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죽을병에 걸린 건 아니지만, 통증이 몸의 틀어짐에서 오기 시작했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고, 담담하게 받아들이자고 주문도 걸었다... 귄터 그라스 에세이 첫 주제가'새처럼 자유롭게'였던 이유도 알겠고, 나무를 보면서 새를 상상하고, 새꿈을 꾼 이유도 알겠다.

심장병을 앓고 있었던 작가는 제발이 두려웠던 모양이다.(당연하지 않을까..) 무언가를 더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두려움..그럼에도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도 있다고 믿고 싶은..그러나 그것은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다.그럴때 새처럼 자유로워질수 있다면 좋겠다고 상상했을까. 그러나 나는 냥이에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맷비둘기를 지켜봤다. 글과 함께 스케치한 그림에 새가 자세히 보이지 않는것도 그와 같은 이유는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아프다고 우울해 하는 것 보다는 행복이라 부를수 있는 것들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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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쓰는 것이 허락(?)되었기 때문에 

두서 없는 감상을 적을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1人이라 반가웠고,

쓰기에 대한 표현이 결국 나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방식이란 표현에 격려 받은 기분이다.

저는 이런 식으로 말을 구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논리적으로 일관적일 것‘ ‘정치적으로 옳을 것,‘기승전결 구조를 제대로 지킬 것‘ 같은 제약이 있으면 언어활동이 얼마나 자유롭지 못할까요.저는 자유자재하게 쓰고 싶습니다"/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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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공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무방비 독서'에 대한 의견에 공감했으니까

그러나 나 역시 '왜'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책들이 좋다.막상 페이지를 열기 전까지 그 비밀(?)을 알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읽은 고전작품에서는 '왜'라는 질문이 계속 따라온 것 같다.^^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읽기,저자를 가상의 멘토로 삼고 읽어 나가기,내가 이해 할 수 있고,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나의 생각과는 다른 것을 마크하면서 읽기, 그리고 왜,어떤 근거로 어떤 추론을 거쳐 저자가 이런 식견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물으면서 읽게 되었습니다"/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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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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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말(?) 겉으로 봐서는 모르는 거다. 제목에 제대로 속아 넘어갔다..고 말하고 싶지만, 작가는 독자를 속이지 않았다. 독자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지...그냥 따라가면 될테지만, 성격 급한 독자는 지리멸렬한 듯한 흐름에 살짝 지루함을 느끼고, 그래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조금 뻔하게 흘러가게 될 거라 예단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의 짜릿함은 단 몇 분도 허락(?)하지 않는다.사라진 연인과 얼음 속의 여인은 다른 인물이었으니까... 다시 성격 급한 독자는, 두 여인이 서로 계획하에 그렇게 했을수도..마치 조연이 주인공을 살리기 위한 가장 극적인 장치라도 되는 냥... 그런데 이 예상도 빗나갔다.. 만약 이 예상이 맞았다면 오늘날까지 이 소설이 흥미롭게 읽혀지지 않았을거라 애싸 스스로를 토닥이고 싶다. 끈기를 갖고 읽은 보람을 느낀 소설의 놀라운 반전...아주 예리한 누군가는 이 모든걸 예상하고 읽었을수도..그렇다면 놀라운 반전은 느끼지 못했으리라... 무튼 얼음 속의 여인과 사라진 여인이 같은 인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나는 꽤 여러번 놀랐고, 영원히 해결 될 수 없는 그 문제로 크게 탄식하며 읽기를 마쳤다.


"만일이라는 가정은 아무리 해봐야 의미 없는 것이오.그보다는 우리가 서 있는 현실에서 출발해야지.우리 자신의 악한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되,선은 오로지 하느님께 맡기고서 말이오"/186쪽 그녀의 고집(?)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순간..그녀에게 그것이 최선이었을수도 있겠다 싶다.혼란 속에 온전한 판단은 그러니까..쉽지 않은일...만일이라는 가정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 전쟁과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누군가는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될 줄 몰랐다. 그녀의 죽음은 정말, 억울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죽음을 우리는 너무 자주 목격하지 않던가, 전쟁이란 것도 그렇고, 그래서 영원한 질문..이라고 작가도 말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왜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그녀가 고집부리지 않았다면 힐라리아수녀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고집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신부가 되고 싶었지만, 세속의 마음에 흔들렸던 고통을 보았으니까...일반적으로 만나는 추리소설과는 결이 다른 색깔을 지닌 이야기란 생각은 읽을때마다 한다. 이 소설의 아주 큰 배경(?)에 전쟁이 깔려 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분명 누군가 죽었고, 누가 죽였는가를 찾아내는 구조는 맞지만....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가장 큰 범죄가 전쟁이란 생각은 아무리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을 시리즈6에서 크게 느낄수 있었다 "아이들에겐 삶의 권리가 있다.그러나 어른들은 실수로 어리석음으로 때로는 죄악으로 너무도 간단히 그것을 빼앗고 짓밟는다."/212쪽 엘리어스 수사의 개인적 이유가에서 하게 된 생각이지만,소설에서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을까..전쟁이 멈춰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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