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포델 꽃이 있는 정물, 마티스










"아스포델이 피어나는 들판이라고 하면 제법 시적으로 들리지만 한번 생각해보라. 아스포델,아스포델,아스포델- 하얀 꽃이 예쁘장하긴 해도 좀 지나면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좀더 다채로웠다면 한결 나았을 텐데.다양한 빛깔 몇 갈래의 구불구불한 오솔길 그리고 전망이 좋은 곳에는 돌 벤치며 분수대 최소한 히아신스라도 한두 포기 있었으면 좋겠고 거기에 군데군데 크로커스가 피어나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32쪽 꽃말이 사후세계 의미를 담고 있는 꽃이라 궁금했다.마침 마티스가 그려 놓은 그림이 있어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죽음을 상상할 수 ..는 없는 듯 한데, 애트우드의 글을 읽으면서..뭔가 다채로움을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가지 정물을 함께 그림에 담아 놓은 걸까 혼자 상상해 보는 즐거움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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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코끼리바위가 있다면..

당진에는 큰바위얼굴이...바다를 지키고 있는 듯 했다.

전시에서 만난 모네선생의 생각에 절대 공감하는 1인이다

코끼리 절벽을 다양하게 그려낸 모네 선생의 마음을 감히 조금은 이해한다고 말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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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그림자에 루명 쓴 며느리 안전가옥 쇼-트 33
오유경 지음 / 안전가옥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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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과 표지의 강렬함에 끌려 읽게 되었다. 그리고 '괴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이유를 생각했다. 사람이 문어가 될 수는 없지만... 괴담과 만나게 되면 등골 오싹해지는 무언가와 만날수..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드러내놓고 공포스러운 장면은 없다. 심지어 사람이 문어가 될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읽는 순간순간 등골 오싹해 지는 장면과 마주했다.


"사람 눈을 멀게 하라구요?"

"아니 완전히 멀게는 말고." /124쪽


서천댁과 일호가 벌이는 욕망(?)은 얼마나 무서운지.. (물론 서천댁의 욕망과 일호의 욕망은 결이 다를수 있다..) 다른 이의 입장과 존중은 애초에 없다. 시대 배경이 지금이 아니라서 그럴수..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만약 지금과 다른 시대라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려면, 지금은 소설 속 시대보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절대적으로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게다. 어떤 이유로 서천댁가문이 풍비박산이 났을지 우리는 그저 상상할 뿐이다. 문제는 그렇게 되고 난 이후 서천댁과 일호가 가문의 명을 이어가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공포스러웠다는 거다. 특히 일호가 벌이는 행동들, 대를 잊기 위해서라면 며느리 눈도 멀게 할 수 있는 그 마음이..나는 무서웠다. 내 안의 문제들은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 갖고 싶은 욕망은.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하고자 하는 욕심..사람을 죽이는 것 조차 할 수 있는 사람들... 그러니 며느리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에 대한 복수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 욕심을 위해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면, 어떻게라도 응징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괴담이 주는 미덕일게다. 그러니 현실에서도..누군가를 한없이 괴롭히는 자들이 어떻게든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일호의 마지막이 개운하지 않다. 그가 끼친 해악..에 대한 끝은 죽음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사람들에게 끝없이 용서를 구해야 하는 건 아닐까.. 서천댁 보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에스더간호사 보다, 일호에게 집중하게 된 건, 탄핵의 시간을 거치면서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이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끝까지 자신의 것을 지키려다 죽게된 일호에게 연민의 마음이 들지 않은 건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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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두고 온 곳, 세계의 구멍가게 이야기 - 양장 이미경의 구멍가게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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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갤러리에서 화가의 그림을 보고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다. 수많은 수식어 없이, 오로지 그림으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가. 단순히 노스텔지아를 떠올리게 해서 그런건 아니다. 누군가는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바라볼수도 있겠으나.보고 있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건, 그림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게다가 가볼 수 없는 남의 나라 구멍가게를 만날수 있는 기회가 흔한가? (아니 쉽긴 하다.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세계테마다큐..등등^^)



몽골식료품점은 그 스케일(?)부터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식표품점이 사막처럼 보이는 한 가운데 있을 거란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렇게 또 편견 하나가 사라지게 되었음에 감사하며..그런데 무얼 파는지 궁금하긴 하다. 간판에 씌어진 글씨만으로 저 곳이 식표품점이란 걸 알 수 있었다는데... 구멍가게의 속사정까지 알지 못했다고 섭섭하진 않았다. 우리나라와 다른 모습일까를 먼저 상상했는데, 화가님의 특징일수..도 있겠지만, 묘하게 다른 나라 구멍가게들도 우리나라 구멍가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편안함과,고즈넉함..그래서 뭔가 구멍가게만의 단단한 힘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내가 좋아하는 우리동네 구멍가게들과 다른 나라 구멍 가게과 너무 닮아 있어 놀랐다. 그런 곳들만 찾아 다니신 것일수도 있겠지만.^^




얼마전 베트남국수가게를 지나게 되었는데, 누군가 사진만 찍어서 보냈다면, 베트남에서 보내온 사진이라 믿겠구나 생각했다. 실제로 코로나 시절 그곳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고 하던데... 가게 이름만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면 나라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그마한 가게 그러나 필요한 물건들은 전부(?)있고, 사람들에게 기꺼이 그늘까지 내워주는 공간... 마트들이 점점 공룡처럼 거대해지는 걸 안타까워한 1인이라 책으로 만나는 구멍가게도 반갑다. 



특히 좋아하는 구멍가게는 고산슈퍼다. 눈내린 날의 모습이라 더 정겹게 느껴진 것일수도 있겠다. 라면 하나 끊여 먹고 싶은 곳.. 지난달 동네 서점이 문을 닫았다. 나 부터 온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하는 입장이라, 문을 닫는 것에 아쉽다고 말하는 것이 모순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동네 자그만 슈퍼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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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가 생전 마지막으로 쓴 글씨는 봉은사 판전의 현판이라고 했다. 세한도를 볼때도 더 깊이 추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추사고택을 다녀오고 난 후 읽게 된 소설 <추사>는 자꾸만 나를 추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지 않느냐고 묻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더 깊게 들어갈 자신은 없다. 다만 소설을 통해 인연이 될 역사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도시를 걷는 시간>은 그렇게..그런 인연으로 또 나를 찾아 오게 되었고, 고맙게도 추사의 다른 이야기가 아닌 '판전'이 소개되고 있었다. 봉은사를 소개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인거다. 지금껏 봉은사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내 마음이 작가님의 마음과 비슷해서 웃음이 났다. 그럼에도 찾아가 봐야 겠다. 글씨에서 품어낼 기운은 느낄수 없겠지만...









"추사의 흔적은 한반도 곳곳에 흩어져 있다. 태어난 충남 예산에 고택과 묘소와 기념관이 있고 귀양살이를 갔던 제주 대정에 추사관이 있으며 만 권의 책을 읽고 학예를 꽃피웠던 서울시 통의동 집터가 있고,귀양에서 돌아와 잠시 살았던 용산,다시 귀양살이를 했던 함경도 북청,그리고 생애 마지막 4년 동안 머물렀던 과천에 박물관이 건립되어 있다"/177 쪽 통의동에 있는 미술관에 갔을 때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그 자리가 서울에서 살았던 곳이라니...다시 찾아가봐야겠다. 무엇보다 봉은사..먼저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 글씨에 아이의 닮은 모습을 엿볼수 있다 하니...서예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어 감히 느낄 자신은 없지만...마음껏 상상하며 판전을 보고 싶다.

‘판전 칠십일과 병중작‘
(...)
봉은사로 출가한 추사는 경판을 보존하는 건물인 판전의 현판을 쓰고 ‘71세의 과천 늙은이가 병중에 쓰다‘고 낙관했다.기교가 없고 어눌한 듯하지만 소박하고 예스럽다.유 선생은 71세 추사의 마지막 글씨가 7세 추사가 양자로 간 집에서 친아버지에게 쓴 편지의 글씨와 닮았다는데 부처는 아이의 모습이라니 그럴 만도 하다 싶다/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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