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더스패서스의 <<42도선>>초판본이었다. 책이 조금 낡았지만 원래 책 커버가 대부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페니브룩 씨는 책 커버에 한 손을 내려놓은 채로 자신의 옛 친구 한 명이 중병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임종을 앞둔 처지였다. 이 친구는 젊었을 때부터 더스패셔스의 헌신적인 팬이었기 때문에 지난 세월 동안 그 작가가 쓴 모든 작품의 초판본 특히 작가의 서명이 들어간 초판본을 수집했다"/68쪽




책방에서 에이모 토울스의 <테이블 포 투>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가게 된 이유 책방 한켠에 자리한 '작가 친필 사인본'을 본 탓이다. 사인본에 의미를 그닥 두지 않는 1인이라 사인본을 갖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다가... 소설 속 이야기처럼 사악(?)한 마음에서 일수도 있고, 내가 애정하는 작가와 좀더 가까운 교감을 하는 느낌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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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소리에 더위를 잠시 잊고 나서야 비로소 보인

오묘한 그림자..빛

정선 선생이 지금 저와 같은 풍경을 보았다면 또 다른 삼부연폭포 그림이 나왔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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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하영 연대기 2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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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엄마와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영은 실제 있었던 일에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완성했다. 진실과 거짓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자신의 과거를 다시 짜나갔다. 역활극을 반복할수록 엉성하던 이음새는 정교하게 번했다. 어떤 게 현실인지 어느 부분이 꾸민 것인지 하영도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33쪽



'하영 연대기' 의 주제는 누가 범인인가에 있지 않다. 적어도 독자는 그렇게 느꼈다. 누가 범인인지 보다, 사건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접근이 더 크게 보였다고 봐야 겠다. 그래서 읽는 내내 답답했던 것 같다. 현실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사건들이라서..소설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던 거다. 요즘은 그래서 용형도, 그알도 잘 챙겨 보지 못하고 있다. 속에서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화를 참기가 버거워서...<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를 읽으면서 제일 당혹스러웠던 건,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봐야 할 심리연구가들도 정작 사람 마음을 알아 내기가 힘들다는 거다. 그 중심엔, 일단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 할 힘의 부재, 혹은 또다른 트라우마를 지녔기 때문일까.. 무튼 그럼에도 그들이 있어 어떻게든 해결이 되어갈테지만...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하영을 온전히 선영과 희주는 이해하고 있었을까.. 거짓의 마음을 진실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하영은 선경과 희주가 얼마나 답답했을까... 예전 지인의 딸이 역활극을 완강히 거부하려 했던 마음이 이제 조금 비로소 이해되었다. 


"선경은 두 눈을 감고 생각했다.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다. 발목이 쑥 들어갈 때도 의식하지 못했다. 이제 허리까지 움직이지 못하게 된 뒤에야 늪에 빠진 걸 알게 되었다.(....)"/332쪽


'비밀'은 어렵지 않게 보인다. 그동안 용형,꼬꼬무, 그알과 같은 프로들을 너무도 많이 시청한 탓에, 소설 속 이야기는 내게 텍스트로 한 번 정리받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불편했고,결국 그 불편함의 이유도 알았다. 늪에 빠지기 전까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알아내기란 어렵다는 걸.. 그래서 다시 도돌이표같은 마음으로 돌아가자면, 지금보다 더 많이 아니 더 세세하게 범죄심리를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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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엄마 하영 연대기 1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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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없는 것>을 읽어 보려다,하영연대기시리즈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게 해서 <잘자요 엄마>를 먼저 읽게 되었다. 도서관 상호서비스가 더위로 잠정 중단된 덕분(?)에 버스를 타는 열정까지 발휘하며 읽었다. 그렇게 읽다가...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까지 함께 빌려왔다. <나에게 없는 것>...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 놓았다.



"아줌마는 내 비밀을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랍장에 숨겨둔 새들도 들켰어(...)"/365쪽



이야기 마지막에 가서 언급된 '비밀' ...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를 읽고 싶게 만드는.. 물론 제목 때문이 아니라,하영이의 앞으로가 궁금해서이다. 선영의 입을 통해서도 언급된것처럼, 나 역시 누가 범인일까 보다, 그가 범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심리적이유들이 궁금해서다.그러니까, 이 소설이 주는 긴장감은 범인이 누구일까에 있지 않다는 의미일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모호한 누가 진짜 범인일까...를 살짝 숨겨 놓은 섬뜩함도 있었다.용형과,그알 꼬꼬무를 애청하는 입장이라,이야기속 상황 마다 오버랩되는 인물들이 있었다. 선경의 자세는 범죄심리학자라고 하기에는 뭔가 엉성함도 느껴졌다. 그러나 이 소설의 묵직한 한 방도 있었기 때문에, 하영연대기 시리즈를 모두 읽어볼 생각이다. 


"상처는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고 하셨던가요?"/247쪽



환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믿는 1인이라, 상처가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는 말에는 절반정도만 수긍했다. 드러난 모양만 보면 하영이란 아이가 섬뜩할 수 있지만, 하영이를 괴물로 만든 상황을 들여다 보게 되면 복잡하다. 아낌없이 사랑을 줘도 부족할 판에,아이뒤에 숨어 버린 듯한 어른의 모습을 보는 건 불편하다. 하영의 앞날만 궁금한 것이 아니라, 선경과 하영의 관계, 하영 뒤에 숨어버린 어른의 앞날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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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창에 갔을 때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책이다. 여백서원을 함께 가자는 약속과 함께..벌써 일 년이 지났고, 올해는 기필코 가기로 약속을 하고 나서,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를 읽었다. 생각보다 잘 읽혀서 놀랐고, <파우스트>를 읽으며 느낀 감정, 문학이 곧 종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마음과 닮은 생각을 읽을 때 특히 반가웠더랬다. 괴테라서 할 수 있는 말이였을까 싶지만... 고전문학을 읽게 되면서 나는 지인들에게 종종 마지막으로 읽게(?) 될 책은 어쩌면 성경책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파우스트>>의 캐릭터 메피스토텔레스의 설정에서 대표적으로 엿볼 수 있습니다.이 악마는 그저 악마가 아니고 참으로 매력적인 주인공 파우스트를 능가하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입니다.얼마나 옳은 말만 골라 하는지요. 그야말로 쿨하고 시니컬한 그의 대사들은 그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105쪽 파우스트 보다 메피스토텔레스에 빠져 들때마다, 느꼈던 딜레마는.. 자연(?)스러웠던 거다. 악마라 생각했는데, 옳은 말만 하는... 그런데 그에게 빠져 있었던 것, 그리고 <<파우스트>>에서 들려 주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지점과 마주하면서, 다시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여백서원에 가면 알게 되겠지만, 이름의 역사(?)가 만들어진 이유도 알았다.


"여백서원, 책이 가득한데 이름은 여백이라 지었습니다. 책도 읽지만 숨 한 번 돌리며 자신을 돌아보라는 뜻을 담았는데 실은 여백餘白이 아니라 여백 如白입니다. 흰빛 같이 맑은 사람들을 위한 책의 집인것입니다"/191쪽












이번에는 솔풀판사 번역 <파우스트>를 읽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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