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 대한 묘사가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느낀 감정과 달라서 신기했다. "내면이 편안하고 온화할 때 저절로 생기는 미소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내리쬐는 햇살과 같다.빛을 받아들이면서 평화롭고 행복하며 화창한 순간을 기꺼이 맞이한다"/20쪽 다시 <이방인>을 읽으면서 '태양'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식의 표현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에서 마들렌만을 부각시키는 것과 같은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촉측발의 순간도 있었지만..이미 뫼르소에게 정신은 균형이 무너진 순간이었으니까.


.(...)태양의 불길이 내 뺨을 덮쳤고 나는 땀방울이 눈썹에 맺히는 걸 느꼈다.내가 엄마 장례식을 치르던 날과 똑같은 태양이었고 그때와 마찬가지로 무엇보다도 이마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줄이 살갗 아래에서 한꺼번에 두드렸다.더는 견딜 수 없는 그 불길 때문에 나는 앞으로 한 걸음 움직였다.그게 바보짓이란 걸 알았고 한 걸음 움직인다고 해서 태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74쪽 수없이 반복되는 '태양'을 이제서야 뫼르소가 극심한 고통에 허덕이고 있었던 건 아닐까..하는 시선으로 읽혀졌다. 방아쇠를 당신 뫼르소를 두둔하려는 건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허세에서 비롯된 '태양' 때문에 누군가를 죽이지는 않았다...고 믿고 싶다. 적어도 그렇게 바라보게 되었다. 엄마 장례식을 치르던 날과,지금 똑같은 태양이란 표현을 이제서야 곱씹어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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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열여덟 살에도 늙고,어떤 사람은 아흔 살에도 젊다.

시간은 인간이 만든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오노 요코




정말일까...

그렇다와,그렇지 않다 사이에서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삼 마음 먹기가 녹록지 않다는 걸 알겠다. 그럼에도 마음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오노 요코의 말에도 위로가 된다. 휴머니스트 기획 시리즈7편이 '날씨와 생활'이어서도 함께 읽어 보면 재미있겠다 싶어 구입했는데(사실 구입하고 싶었던 이유가 하나 더 있긴 했다^^) 그런데 '태양'에 대한 해석이 이방인의 뫼르소와 달라서..그것도 흥미롭긴 했다..무엇보다 감정을 날씨에 비유하는 것은 얼마나 깊은 의미인지..를 알겠다.

"(....)심한 폭풍우도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용기가 생긴다.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적 혼란을 일으키는 상황을 침착하게 관리해 나갈 수 있다. 햇볕이 좋은 날에도 소나기가 내리고 돌풍이 불기도 한다. 날씨에도 명암이 있으며 날씨는 계속 바뀐다"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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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리더니 레몽이 "네년이 나를 골려 먹으려고 했겠다.나를 골려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주지" 했다.이어서 퍽퍽 소리가 나고 여자가 비명을 지른 것인데 그 비명이 어찌나 날카로운지(...)/45쪽





우선 여자의 새된 음성이 들렸고 이어서 레몽이 말했다."너는 내게 무례하게 굴었어.무례하게 굴었어.네가 무례하게 군 걸 직접 가르쳐주지.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여자가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가 어찌나 끔찍하게 울렸는지(...)/47쪽



도서관에는 이미 다양한 버전의 이방인이 있어 휴머니스트에서 출간된 이방인은 거절..해서 이미 가지고 있던 민음사걸로 다시 읽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네년이..했겠다' 라는 표현이 너무 시대랑 안맞는 것 같아...휴머니스트<이방인> 구입.. 비교하니 이렇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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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다녀온 고성^^

금강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순간부터 더 가보고 싶었던 고성

그러나 진부령고개를 넘기는 왜 그렇게 힘든지..

눈에 제일 선명하게 들어온 구선봉


그런데 구선봉 만큼 나를 감탄시킨 건 건봉사였다.




계획없이 나선 길..

통일전망대를 지나 건봉사 이정표를 보고는 지나칠 수 없어 가보게 되었다.

동해바다 만큼 황홀했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가봤으면 했던 

고성은 다시 또 오게 될 것 같다. 

책도 챙겨봐야 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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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0
에드거 앨런 포 지음, 김기철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인과 함께 찾아간 카페. 마치 문지기를 자처한 것인냥, 검은 고양이가 앉아 있었다.(길냥이란 사실이 더 놀라웠다..) 순간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가 생각났다.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지인에게 호기롭게 포의 '검은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 해 주고 싶었는데..기억이 가물가물ㅠㅠ 해서 다시 읽게 되었다. 예전에도 힘들게 읽었던 걸까...특별히 소감을 남겨 놓지 않았다.이제는 이 짧고 강렬한 이야기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적극(?) 추천해 읽을라고 말한 자신은 없다. 재밌고 흥미로운 주제일수 있지만, 요즘 사회에서 워낙 저와 같는(변태심리)에서 야기되는 사건들이 많다 보니, 이야기와 현실을 구분하기가 어려워..힘들었다.


"나는 내 영혼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만큼 변태심리란 인간의 마음에 본래부터 있는 한 가지 충동이라는 것, 즉 인간의 성격에 방향을 제시해주는 불가분의 원시적 기능이든지 감정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23쪽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어떤 행동(짓)에 관한 뉴스를 너무 자주 접하다 보니...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했더랬는데..악을 이해 악을 이용하는 ..누군가는 괴물이 되고 싶어서 괴물이 된 것이 아니라, 공상과 망상,환각등이 지배한 탓에..그럴수 밖에 없었다는 무엇... 그것이 악인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는 아니겠지만... 말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인간 밑바닥에 있음을 포선생은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고양이와 아내게게 한 행동의 옳고그름을 가르는 건 애초에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이해하려는 것 자체도 이미 모순일수도... 다만 저와 같은 인간의 마음을 다른 무언가로 우리가 채워갈 수 있기를..그래서 그 충동이 누군가를 파괴하는 것으로 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기를 바란다면..포 선생은 뭐라고 말할까..궁금해졌다. "내가 저지른 악행에 대한 죄책감도 별로 고통스럽지 않았다"/31쪽 는 고백이 그가 저지른 행동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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