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여인들 을유세계문학전집 70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손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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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다시 읽을 명분(?)이 필요했던 걸까..갑자기..7월의 주제를 '사랑'으로 정해 놓고 읽어보고 싶어졌다. 물론 리스트는 마음 가는대로^^  콜레라..마무리할 즈음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을 읽을 생각이었는데...<사랑의 갈증>이 알라딘 추천마법사로 등장(?)해 준 덕분에 함께 읽게 되었다. '사랑'이란 주제는 굳이 '사랑'이란 제목이 없어도 빠질 수 없는 주제이겠지만..콕 찍어 '사랑'이란 제목이 들어간 이야기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 깨달았다. 적어도 로렌스의 소설과 미시마유키오의 <사랑의 갈증>에서 앤딩 부분에 닮은듯 다른 부분이 등장해서..고통에 가까운 사랑에는 특히나 광기와 증오라는 말이 등장하는 이유를 알겠다 싶다. 그래서 8월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을 읽을 예정이다.


"그는 두 손으로 구드룬의 목을 움켜잡았다.그 손은 단단했고 불가항력적으로 강했다.그리고 그녀의 목은 아름답게 너무도 아름답게 부드러웠다.(..)그는 이것을 찌부러뜨렸다.찌부러뜨릴 수 있었다. 이 엄청난 희열이란! 오 마침내 이런 희열이(...)"/ 764쪽


"그녀는 노인의 손에서 괭이를 빼앗아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는 사부로의 어깨 위로 휘둘렀다.잘 손질된 괭이의 하얀 날이 어깨를 빗나가 사부로의 목덜미를 내리쳤다"/237쪽 <사랑의 갈증>


제럴드과 구드룬에게 살기를 느끼기 전까지 <사랑의 갈증> 속 에쓰코를 상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사랑에 빠진..초반에 등장했던 허마이어니(어느 순간 그녀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가 소세키 소설 <명암>에 등장한 요시카와부인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지만..무튼 ... '사랑'이랑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다소 지리멸렬한 느낌도 있어서..8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을 온전하게 이해(?)하며 읽었다고 말할 자신은 없다. 다만 '사랑'이란 주제로 넘어와 보면... 아리러니하게도 사랑에 빠져든 순간..사랑을 몰라 혼란스러울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사랑이라 생각했으나 증오와 광기와 질투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가면으로 작용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점에서 보면 제럴드가 구드룬을 죽이고 싶었던 마음은 애잔하긴 하다. 그의 사랑은...그녀를 사랑하고 싶은데..사랑할 수 없다는 것에 있었다(동성애적인...그러면에서 보면 버킨은 비겁한 사람이었을까..세상을 받아들이는 인물이였을까..현학적인듯하면서도 염세적이었던 그는 오히려  사랑을 숨겼다.양성애적인 사랑을 지향했다고 봐야 할까..무튼 제럴드의 사랑을 부정하게 만들었던 구드룬에게 제럴드는..미칠듯 폭발한다.여기서 <사랑의 갈증>과 같은 결말..일까 싶었지만 그는 구드룬을 죽이는 대신 자신을 파멸로 이끌었다. 그래서 안타까웠다. 에쓰코의 사랑 역시..남편에게서 사랑받지 못했던 복수에..목숨 걸었던 인물로 이해가 되었다. 해서 그녀가 저지른 짓은 만행(?)이었다고 본다.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방법에 다른 이를 이용한 셈이니까... 두 소설을 나란히(?) 읽게 된 건 분명 우연 이었다. 사랑'이란 주제로 씌어진 소설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 보면 말이다. 그런데 <사랑에 빠진 여인들>을 힘겹게 읽고 나서 어떻게 감상을 기록해야 하나 고민 할 필요가 없었던 건 <사랑의 갈증>과 함께 읽었기 때문에..제럴드의 사랑이 안타까웠고..에쓰코의 광기가 조금더 무섭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물론 다음에 다시 또 읽게 된다면..모르겠지만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을 다시 또 읽게 될 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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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코는 계속해서 생각했다.

'그리하여 더욱 확실한 행복을 얻는 방법은 바다로 흘러가는 큰 강물을 남김없이 삼키는 것이다.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내 위장은 분명 끝까지 견뎌낼 것이다"/177


그리고 눈에 들어온 두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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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작아져도 한다
이유진 지음 / 키다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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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마음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닌데...작아지는 마음에 주문을 걸고 싶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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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갈증 페이지터너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빛소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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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전해진 불길(?)함은 틀리지 않았다. <금각사>를 쓴 작가라는 것도, 책의 표지에서도 말랑말랑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거라는 에상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강렬하고 섬뜩하고...무서웠다. 단시 에스코와 시아버지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관계에 대해 따져 묻게 되면..이 소설은 읽어나갈 수가 없다.상상초월 막장인거니까... 


"야키치의 질투심은 참으로 빈곤했다.장년기의 그였다면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아내에 대해 따끔한 뺨 한 방으로 그 망상을 깨뜨릴 수 있었을 것이다.(...)지금 야키치는 늙어가고 있다"/152쪽


이게 가능할까..하고 바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갈증'에 목마른 이들이라면 불가능하지도 않겠다 싶다. 결국 갈망에 목마른 사람들의 사랑이란 애초부터 잘못 시작된 감정일테니까.. 남편이 죽고 본가로 들어간 그녀는 마냥 불안한 마음이다. 끝임없이 사랑을 갈망하지만..뭔가 불한하고 초조하고..이미 죽은 남편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으로 야키치에게 진심인듯 거짓이든 마음을 흘려보낸다. 그녀의 진짜마음과 거짓마음으로 일기를 기록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앤딩만큼이나 강렬했다.남편에게 받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사랑'관이 애초에 잘못 자리잡은 걸까..아니면 시대가 그녀에게 재혼이 허락되지 않아서였을까? 분명한 건 사랑받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그녀를 내내 따라다닌 것 같다. 본가로 들어간 것도, 자기 보다 어린 하인에게 마음을 둔 것도..그녀는 애초에 누군가를 사랑할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닐까... 읽는 동안에는 조금은 과해 보이는 에쓰코의 '행동'들만 생각하며 사랑이 뭔데..사랑이 뭐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그녀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보니, 죽은 남편에게 배신 당한 그 마음이 내내 회복되지 않았던 건 아닐까..싶다.오로지 복수하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에게 연민의 마음을 품고 있는 야키치를 농락하고(라고 썼지만 그의 갈증도 무서운건 마찬가지다!!) 하인 사부로를 향한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제단했던 행동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정말 그를 사랑했다기보다.사랑할 누군가가 필요했던 건 아니였을까..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그가 사부로에게 한 행동은 결코 사랑해서가 아니라..자신에게 가해진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그녀는 '사랑'이라고 여전히 우기고 싶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슬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김광석의 노랫말이 떠오른 걸 보면,그녀가 사부로를 사랑했을지는 몰라도..그를 진심으로 좋아해서라고 보기는 어렵다.그가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항변하는 그녀의 마음은 사부로에 대한 모독이자 너무도 무서운 형벌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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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렇지만 그녀는 밤에 우는 애라면 질색이었다.애를 기꺼이 죽일 용의마저 있었다.헤티 소렐처럼 애를 질식시켜 땅에 묻어 버릴 수도 있었다. 헤티 소렐의 아기는 분명 밤중에 울어 댔던 거다-그 아서 도나손의 아기는 분명히 그랬을 거다, 하-이 세상의 아서 도니손 같은 남자들 제럴드 같은 남자들 낮엔 그렇게 남자답다가 밤만 되면 그렇게 내내 울어 대는 아기들(....)"/756쪽  조지 엘리엇의 소설 <아담 비드>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앞서 읽었던 리뷰를 찾아봐야 겠다. 주인공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저 스토리도 기억나지 않으니..지난해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가 행실을 결정하는 것처럼 행실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다.어떤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그 사람의 행동과 속마음을 모두 알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 사람의 인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74쪽   오래전 부터 읽으려고 생각했던 작가 중심으로  읽고 있다.플로스 강..도 그랬고, <아담 비드> 역시 1권 보다 2부가 흥미롭게 읽혔다. 1부만 읽다 포기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 <아담 비드>의 1부는 종교적인 주제가 전면에 자주 보여 부담스럽기도 했고.. 수많은 인물들의 개략적인 스케치만 그려진 탓에.. 2부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 가게 될지 내심 궁금했다. 동시에 나름 이성적이라 생각했던 아담 조차..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이성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2부의 문을 열면서..독자들이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듯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설명하고 있어 놀랐다."공명정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라도 사랑과 질투에 사로잡힌다면 그 순간 아량을 완전히 잃을 것이다"/92쪽 조금은 느리게 흘러간 1권과 달리 2권은 엄청난 속도로 흘러간다. 한 여인을 둘러싼 아서와 아담의 관계가..폭발할 것 같은 전운.. 그러나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강력하게 흘러가서 놀랐다. 지금 시대가 배경이 아닌걸 감안해서 더 그렇게 느낀걸 수 도 있겠지만... 아서와 아담의 직접적인 싸움의 방식도 놀라웠고, 헤티가 아담과 결혼을 약속하는 과정도.. 그리고 이후 그녀가 갑자기 아담을 떠난 이후 그녀에게 찾아온 극한의 고통은..솔직히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충격이 컸다. 싸움과 가짜 행복 그리고 찾아온 저마다의 고통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순간이 놀라웠다. 더 놀라운 건..그 시간을 겪으면서 아담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마음속에서 슬픔을 완저히 없애버리지 못하는 대신 다른 형태로 바꾸는 힘이 있다. 슬픔뿐만 아니라 어떤 감정이라도 마찬가지다. 고통을 공감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359쪽 페미니즘의 고전이라고 했지만 지나치게 억눌린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오히려, 타인을 평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나의 고통이, 공감으로 이어질때 비로소 타인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비로소 참 사랑이 눈에 보이게 되는 것처럼...(세스 비드가 가장 안타까웠는데..어떠면 그가 가장 현자였을지도 모르겠다.^^) 보통 리뷰를 남길때 인물의 이름은 잘 거론하지 않는 편인데..고맙(?)게도 아담과 헤티를 언급한 덕분에..로렌스의 소설에서 언급된 부분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질투로 시작된 사랑에서 행복한 결말을 끌어내기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모양이다..질투의 화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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