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데 없고..

없는데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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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보다 긴 하루 열린책들 세계문학 44
친기즈 아이트마토프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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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고통을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을 때..백년 보다 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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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가 일반 대중에게 알려질 경우 초래될 상상할 수 없는 결과였다.누구도 사태가 그렇게 발전한다면 어떤 결과가 생겨날지를 명백히 알 수 없었다........ .

결국은 상식이 승리를 거두었고 양측은 엄정한 평등이라는 기초 위에서 불가피한 타협안을 찾게 되었다(...)"/ 293 쪽 과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꾸만 현재의 시간을 오버랩하게 만드는 글들이 보여 놀랍고, 위로가 되고 당혹스럽기도 한.. 밑도 끝도 없이 '상식이 승리를 거두었고' 라는 문장을 늦은밤 마주하면서 어쩌면 지금 '읽기'는 절반만 집중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기한 건 그렇게 책장을 덮고 그림에세이를 펼친 장에서도 또 탄핵의 시간을 떠올릴 법한 그림과 만났다는 사실이다.





"(...)웃음소리는 유쾌해졌지만 이제 악을 쓰거나 낄낄거리는 소리를 낼 뿐이다.자매의 남편을 열렬히 사랑했지만 이제 그는 호색한이거나 쓸모없는 인간이 되었다.견뎌냈던 모욕과 품었던 원한 지속된 불화,이 모든 것이 떠나간다.그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고 무엇이 사라졌을까?"/ 156쪽











고야에 대해 측은한 마음으로 그림을 보았다면, 지금과는 분명 다르게 보였을 텐데, 지금은 마냥 괴물로 보인다. 행간에 담긴 의미까지 파악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네타는 노인'에 대한 그림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보여지는 느낌은,머릿속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것인지, 정신줄을 그냥 내려놓은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에서 괴물이 오버랩될 뿐이란 사실이다. 탄핵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중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 저와 같은 표정이 되는 것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어른과 노인은 구분 되어야 할테니까. 멋지게 나이드는 어른이라면 저와 같은 표정은 어울리지 않는다 믿고 싶다. 정신줄 내려놓은 이의 모습,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이의 모습과 해탈한 듯한 이의 미소가 종이 한장 차이일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잘 늙는 어른 되기란 결코 쉽지 않겠구나 싶다.화가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들을 담담하게 들여다 보고 싶었으나,탄핵의 시간이 훅 들어와버린 바람에, 그네타는 노인은 한참동안 괴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1808년 5월2일과 3일 프랑스가 스페인을 점령하고 끔찍한 일이 일어났던 날,그의 친구 발레스 가족이 암살당했다. 혼란스럽지만 마음의 눈으로 이것을 봐야 했다는 것을 그는 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보는 것은 악의 정상화이며 정치적 정체성과 동물과도 같은 존재의 끔찍한 분열이다.육체,그저 고깃덩어리,벼룩처럼 없애버려도 되는 완전하게 불필요한 존재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어떻게  살아가는가 사이의 간극, 침대에서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는 공포와 잔혹함에 절망하여 몸무림쳤을 것이다"/152~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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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는 것이 늘 고마운 것이 아닐수도 있겠지만,껌딱지처럼 붙어 있어 감사할 때도 있다. 사과 그림에 아무런 감흥도 받지 못하던 때도 있었는데.. 세잔의 그림이 본격적으로 좋아지게 된 건 <안녕하세요 세잔씨>를 읽고 난 후다. 세잔의 그림이 언급되는 곳마다 이 책을 언급 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정작 리뷰로 남겨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 다른 책에서 세잔의 수채화 한 점을 보면서 다시 세잔의 책이 읽고 싶어졌다. 사과를 새롭게 보게 만들었다는 사실 보다  풍경화의 매력을 알게 해 준 화가라서 그것도 수채화 풍경(그런데 기억에서 사라진 건 그가 수채화를 전시하지 않았었다는 거다.)



 왜 그랬을까? 에 답은 듣지 못했지만.. 소개된 수채화 한 점이 마음으로 훅 들어왔고,저자 역시 추측할 뿐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격하게 공감했다. 풍경화는..보여지는 것 너머의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착각..아니 상상을 하게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의 의도(?)가 의식적이었든 무의식적이었든 표현된거라 믿고 싶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잔은 일상적인 것들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무서운 진실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22쪽  풍경속에서 또다른 것들이 분명 보였을 테고,수채화는 그것을 표현하기에 좋은 도구가 아니었을까..




'레로브에서 바라본 엑상프로방스의 성당' 를 보자마자 내 시선은 성당 건물 정면을 응시했다 놀란 눈과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입모양..  그리고 오랜만에 세잔의 다른 수채화 그림들을 찾아 보다 더 재미난 그림 한 점 추가로 발견하는 즐거움이 찾아왔다.




그림 제목은 Rooftops 인데 내 눈에는 신나게 춤추는 나무가 먼저 보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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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시리즈 매력을 알게 된 건 지난해였다. 이미 시리즈가 한참 나오고 있던 때였다. 처음에는 하나의 테마로 다섯 편의 고전을 엮은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읽어 보지도 않고서..)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는 기쁨과, 이미 읽었던 책을 다른 주제로 마주하는 기쁨이 컸다. 해서 내내 이 시리즈를 애정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2024년 12월 시리즈8을 끝으로 멈춘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홍글씨>를 제외한 책들은 모두 처음 들어본 제목들이었는데, 소세키의 <도련님>을 읽으면서였던 것 같다. '하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고. 시리즈 8편 <미스 몰>의 주인공이 하녀다. 읽을 리스트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목이 솔깃한 책은 <뾰족한 전나무의 땅>이였는데..읽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부터,다른 책들에서 계속 '뾰족한'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오더니.. 결국 '뾰족한 전나무' 라는 문장까지 만났다. 


"그는 몸속까지 파고든 한기로 얼어붙어서 입술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손 역시 움직일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그위 옆에는 하마터면 그를 저 세상으로 가게 할 뻔했던 새해맞이 나무-잎이 뾰족뾰족한 전나무-가 놓여 있었다"/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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