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는 것이 늘 고마운 것이 아닐수도 있겠지만,껌딱지처럼 붙어 있어 감사할 때도 있다. 사과 그림에 아무런 감흥도 받지 못하던 때도 있었는데.. 세잔의 그림이 본격적으로 좋아지게 된 건 <안녕하세요 세잔씨>를 읽고 난 후다. 세잔의 그림이 언급되는 곳마다 이 책을 언급 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정작 리뷰로 남겨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 다른 책에서 세잔의 수채화 한 점을 보면서 다시 세잔의 책이 읽고 싶어졌다. 사과를 새롭게 보게 만들었다는 사실 보다 풍경화의 매력을 알게 해 준 화가라서 그것도 수채화 풍경(그런데 기억에서 사라진 건 그가 수채화를 전시하지 않았었다는 거다.)
왜 그랬을까? 에 답은 듣지 못했지만.. 소개된 수채화 한 점이 마음으로 훅 들어왔고,저자 역시 추측할 뿐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격하게 공감했다. 풍경화는..보여지는 것 너머의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착각..아니 상상을 하게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의 의도(?)가 의식적이었든 무의식적이었든 표현된거라 믿고 싶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잔은 일상적인 것들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무서운 진실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22쪽 풍경속에서 또다른 것들이 분명 보였을 테고,수채화는 그것을 표현하기에 좋은 도구가 아니었을까..

'레로브에서 바라본 엑상프로방스의 성당' 를 보자마자 내 시선은 성당 건물 정면을 응시했다 놀란 눈과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입모양.. 그리고 오랜만에 세잔의 다른 수채화 그림들을 찾아 보다 더 재미난 그림 한 점 추가로 발견하는 즐거움이 찾아왔다.

그림 제목은 Rooftops 인데 내 눈에는 신나게 춤추는 나무가 먼저 보였다.
그리고 다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