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해변에서 몽돌을 감상하다가,나를 응시하는 듯한 몽돌이 신기해 한참을 바라보았는데 <생활체육과 시>에서 반가운 글을 만나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다.










"해변에서 돌을 주웠지. 아주 작은 돌 하나를,되는대로 줍지 않고 허리를 수그리거나 쪼그리고 앉아서 오래오래 이 돌 저 돌을 살펴보며 하나를 골랐지,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오래 돌을 보고 있으면 무늬가 보이지.그 무늬에는 이 마을의 지도가 새겨져 있지.돌 속에 길도 보이고 집도 보이지 갈림길도 보이지.(...)"/ 131 정암해변 몽돌은 가져 갈 수 없어 눈으로 감상했다. 같은 색이 거의 있지 않아 놀랐고, 가져가고 싶은 마음을 눌러내기 힘들어하는 순간..몽돌의 눈을 보게 된 거다.^^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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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스스로 목숨을 끊는 폭군은 별로 없는가?" 이 화두에 대한 답으로 밀턴과 비슷한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다. 우선 폭군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악행에 만족하는 법이 없다. 그러니 모든 쾌락의 느낌이 사라진 뒤에도 권력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게다가 그자들은 어처구니없게도 행복을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한안에 있는 수단으로 본다.그리고 왕좌의 화려함에 혹해서 자기들이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해야 함이 당연하다는 신념을 버리지 못한다.그들은 경험으로도 못고치는,누구보다도 악착같은 편견의 소유자들이다(...)왕들은 인생의 머저리들이다. 자신들을 둘러싼 휘황찬란한 눈속임에 잘 넘어가고 엉터리 의견들을 고수하는 얼간이들이다"/ 91쪽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부분 


삶을 어떻게 하면 사랑할 수 있을까..답을 들을줄 알았더니.. 멍청한 이들에 대한 통쾌한 글과 마주했다. 삶을 사랑한다는 것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다는 설명..너무 명쾌해서 탄핵의 시간..이 잘 지나가길 바랐다.


그리고 언젠가 읽겠다는 다짐만 하게 되는 실낙원과 헨리 필딩의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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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럴수도 있겠지만, 몇 페이지 읽다가 왜 남자만 가능할까 궁금했는데..거짓말(?)처럼 비밀이 풀렸다. 하느님의 말씀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인정하지 여성 서품 얘기는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금지하겠네.아마도 앞으로 몇백 년은 그렇겠지"

"아뇨, 알도 영원히 금지해야 합니다.이미 교황의 권한에도 명시가 되어 있어요.성직자는 오로지 남자여야 한다.이 원칙은 하느님의 말씀에 기초합니다"

(...)

그래, 당연히 여성 서품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렇다 해도 여성들이 교황청 고위직에 오르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네(..)"/100쪽


그리고...

'질문'에 관한 이야기..반갑다^^









"질문 앞에 서 있다. 누군가에겐 자명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겐 혹독한 질문이다.누군가는 탐닉하듯 섭렵해온 세계관들을 전면 수정하지 않으면 질문에 동참할 자격조차 없을 질문.그 질문에다 어깨를 겯고 그물코 하나만큼의 새로운 질문을 꺼낼 때야 새로움을 향유할 자격이 생길 질문.이 자격을 얻기 위한 선행 작업 없이 이 질문에 동참한다면 질문을 둘러싸고 생성되고 있는 미약하고 희미한 세계를 바스러뜨리는 우를 범하게 된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가담하여 질문을 통과하기. 다른 시작 앞에 도착하는 기쁨-혹은 두려움을 획득하기"/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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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벨리니 추기경은 진심입니다. 그래서 그분을 지지하죠. 위험한 사람들, 그러니까 막아야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정말로 교황이 되고 싶어 하는 자들이죠"/ 102쪽










도서관은 개정판을 희망도서로 받아주지 않았고,알라딘은 개정판 이전의 도서는 전자책으로만 검색이 가능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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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마음을 다르게 먹으면 그 기분이 영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불행을 경험했지만 지금은 그 마음을 먹는 데 온힘이 필요했다"/398쪽




















미스 몰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여정이 즐겁지 않았던 건 아닌데,후반으로 갈수록 뭔가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분량을 지금 보다 조금만 줄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그래서 결국,결말은 조금 싱겁지만,그것이 또 미스 몰의 바람이었을 거라 생각하면,결말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할 수..도 없겠고. 해서 울프가 읽었다는 <윌리엄>이 궁금해서,페이지의 압박만 없다면 당장이라도 읽어보고 싶어졌는데..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당연하다.휴머니스트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책이었으니까)덕분에 외국 번역본 표지와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세 표지 가운데 미스 해나 몰이 좋아했을 표지는 가운데 표지가 아니였을까, 이야기속 그녀의 모습은 휴머니스트의 표지를 닮았지만, 그녀의 마음 한켠에는 사촌처럼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테니까.행복하고 싶었지만, 그 행복이 또 두려웠던 미스 몰. '나의 기쁨,나의 방탕'에 딱 맞는 주제가 아닌가 싶었다..('방탕'이 아닌 '방황'오독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자발적인 방황 끝에는 슬픔보다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확률이 조금 더 있지 않을까 싶어서...능동적인 인간으로 살고 싶은 건 미스 해나 몰 만의 꿈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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