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철학자의 돌을 발견했다느니 삶의 수수께끼를 풀었다느니 그런 걸 믿지.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스메르댜코프 같은 짓이야.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사랑하지 못하고 대신 멀리 있는 사람들만 사랑한다고들 말하지(...)"/45쪽



연극 보기전 다시 읽어 보려고 했던 카라마..는 포기 하고, <매핑 도스토옙스키>라도 읽고 가려 했으나...연극을 보고 나서야 펼쳐 볼 수 있게 되었다.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서 아버지를 죽인 진짜 살인범은 서자이자 하인인 스메르자코프다. 친아버지는 서자를 방치했고,양육을 맡은 늙은 하인은 학대했다.<너는 사람도 아니야!> 동네 사람들과 배다른 형들은 아이를 무시했다.<쓰레기 같은 머슴 놈!>그는 증오 이외에는 그 어떤 감정도 못 느끼는 무감각한 괴물로 성장한다.그의 유일한 좌우명은 둘째 아들 이반에게서 귀동냥한 <모든 것이 허용된다>이다. 무감각이 절정에 이른 인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철학>이다.그는 아버지를 증오하는 이반이 자신에게 암묵적으로 살인을 <위임>했다고 믿고 표도르를 살해한다.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은 <도련님>이 등을 두드리며 한 재산 떼어 주리라 기대했다"/409쪽 연극 보기전 읽고 갔다면 스포(?)일러가 될 뻔 했다...읽고 연극을 보러 갔다면 연극 중간 스메르자코프가 어떤 존재였던가..발견하는 기쁨을 빼앗길 뻔 했다... 연극의 제목으로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는 탁월했다는 생각을 했다. 카라마..를 읽은 건 2012년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리뷰에 참담함을 느끼며..매핑..덕분에 뭔가 정리 받는 기분에 안도를..그러면서도 정작 카라마..의 범인이 스메르자코프였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알고 있었다면 더 놀랍지 않을까..) 무튼, 괴물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 인상은 크게 받지 못했던 건..도선생의 책을 재미나게 읽고 있다는 흥분..때문은 아니였을까.. 올해 연극을 보면서도 그랬고, <창백한 말>에서 다시 스메르자코프..가 언급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보니, 올 겨울에는 다시 카라마..를 정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스메르자코프..는 정말 괴물이었을까?





 





예전 구입해 놓은 책으로 읽으려고 했는데..알라딘 특별판 카라마..가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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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와 바냐 라는 이름이 너무 각력하게 각인되어 있는 탓인지..자꾸만 바냐삼촌이 생각나고, 하인리히 (뵐) 이름을 가져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체홉의 <바냐삼촌>을 다시 꺼내 나의 리뷰를 읽다가 '증오'에 시선 고정 공교롭게 바냐의 입으로 증오에 대한 언급이 나와서 "화내지 말게,하지만 웃지도 마.난 이렇게 생각해.그거아나? 우린 모두 헐벗은 영혼들이야.친구, 우리는 무엇으로 사나? 벌것벗은 증오로 살지. 사랑이란 걸 우리는 할 수가 없어(....)"/39쪽




 영화(드라이브 마이카)를 보려면 체홉의 '바냐 외삼촌'을 읽고 가는 것이 도움(?) 될 거란 글을 읽었다.(영화 스토리는 스포일러가 포함 되어 있을지 몰라 자세히 읽지 않았다^^) 영화는 하루키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고 했는데..(점점 영화가 더 궁금해진다^^) 해서 체홉의 희곡부터 꺼내 읽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사실적인 작품인 것 같아 깜짝깜짝 놀라며 읽었다.사실 제목이 그닥 흥미를 유발하지 않아서 체홉의 다른 작품은 연극으로도 한 번씩 만났지만 바냐..는 아직이었는데, 무대에 올려진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무조건 예매할 생각이다. 밑줄 긋고 싶은 장면이 너무 많았다.그래서 덕분(?)에  '괴로움' 이란 화두가 보이게 된 것 같다. 교수는 자신의 늙음에 대해 괴롭고, 삼촌은 이뤄질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한다. 의사아스트로프는 인류애가 넘쳐 괴롭고 괴로운 이유는 저마다 다른데 삶이 지옥처럼 느껴지는 건 모두 비슷하게 느끼는 모양새다.교수의 젊은 아내 생각은 그래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던 것 같다... "세상은 강도나 화재 때문에 파멸하는 게 아니라 증오, 적대감 온갖, 사소한 말다툼 때문에 파멸한다는 사실을 말이죠"/495쪽 모두가 자신들의 괴로움 속에 몸부림 치느라 타인의 괴로움은 보이지도 않을 뿐 더러, 원망과 분노가...그런데 이 작품은 염세적으로만 흐르지 않았던 것 같아 좋았다. 극과 극의 감정이 균형을 맞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소냐가 바냐 삼촌을 위로하는 감정은 작위적이란 느낌보다, 아픈 사람의 마음은 아픈 사람이 더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해바라기 사랑으로 똑같이 괴롭지만, 그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은 달랐고..결국 소냐의 긍정이 바냐 삼촌의 불안을 잠재워 주었다는 느낌... 우리가 괴로워지는 건 어느 순간 찾아오는 나태함에 비롯될 수 있다는 설정도 흥미로웠다.희곡 자체의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숲에 대한 체홉의 생각과, 이미 저 오래전부터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도 이 작품을 흥미롭게 읽을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창조할 수 없는 것을 파괴하는 것은 무분별한 야만인이나 하는 짓이에요.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증가시키려고 인간은 이성과 창조력을 부여받았습니다.그러나 지금까지 인간은 창조가 아니라 파괴만 일삼아 왔습니다.숲은 점점 더 줄어들고 강은 말라가고 야생동물은 사라지고 기후는 망가져버렸습니다"/485쪽 '숲의 수호신'을 개작한 작품이라고 해서 궁금했는데..읽으면서 저절로 이유를 알게 된 기분이다.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이야기로 읽어도 전혀 무방하겠지만,저다마의 인생에 빗대어 생각해도 전혀 낯설지 않은 이야기였다.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고 도선생도 말씀하셨지만,자신의 삶에 스스로 창조자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차가우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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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말 페이지터너스
보리스 사빈코프 지음, 정보라 옮김 / 빛소굴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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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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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신을 에워싼 이들 대부분이 몸 어딘가에 상처를 지닌 체 절뚝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문득 지금까지는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숙연한 마음이 압도해오는 것을 느꼈다"/123쪽



부수도원장의 존재는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수도원장이 중심을 잘 잡아주기 때문인걸까.. 시리즈4에 이어 시리즈5 도 수도원장의 중심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분명 캐드펠수사인데..'리더'에 대한 열망이..자꾸만 수도원장에 이입되는 슬픈 상황...그러나 어차피 소설을 읽으면서 지금의 상황을 대입해 보는 것도 읽는 즐거움이라 믿는 1인이라.. 중세시대의 시간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로 가져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시리즈 2만 읽지 못했는데, 이번 제목이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될 것 같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는 아무것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범인으로 몰리게 되는 인물이 어쩌면... 격리병원으로 위장 할 수 있겠구나 정도는 생각했다. 그리고 상상했던 일이 실제로 그려진다. 영주들간의 싸움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었다. 물론 세인트..를 인상적으로 읽게 만드는데 아주 큰 역활을 하기는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중세시대 나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을지..상상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모두가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조슬린 처럼 나도 순간 '연대의식'을 떠올렸으니까.. 나름 학식있고,교양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탐욕으로 뉴스를 장식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딱 그상황을 비교하는 느낌으로..읽혀졌다. 그래도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은 정말 믿는 도끼에 발등이.. 추리 소설 읽다보면 남아 나는 발이 없을 것 같은..무튼 친절한 이를 조심하라고 누누히 학습했것만, 그래도 ..선을 넘지 않는 누군가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했는데, 이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누가 격리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이야기였다. 범인을 밝히는 과정보다, 건강한 육체로 타락한 영혼을 가진 자들과, 건강하지 않은 몸에 맑은 영혼을 가진 이들을 바라보게 되는 관점으로 읽혀지느라..범인이 밝혀지는 순간 더 놀랐던 것 같다. 그러나 타락한 영혼..을 생각하면,그가 가장 범인에 가까운 인물이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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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말은 그 등에 죽음을 태우고 다닌다"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하지만 그 죽음은 이미 말에사 내린 모양이었다"/256쪽  빛소굴에서 나온 <창백한 말>을 읽을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창백한 말이 보여서 놀랐다. 볼리스 사빈코프의 제목이 '창백한 말' 인 이유도 아직 모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창백한 말..로 시작하는 성경 구절이 있다는 것도,애거서..소설에도 <창백한 말>이 있다는 사실을..알았다...2022년이 너무 오래전 일처럼 기억나지 않았다. 예전 쓴 일기를 보면서 세인트..의 범인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읽혀졌다.친절한 마음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 친절을 친절로 받아들일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슬프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였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함부로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어느 순간 사라져 있음을 알았다..지나치게 마녀와 미신 코드에 집착한 탓이였을까? 물론 마녀들이 범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심지어 이야기 속에서 그녀들을 의심할 만한 장치를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그녀들이 꼭 범인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결과적으로 마녀를 제외하고 나면 범인은 너무 간단하게 좁혀진다.그럼에도 쉽게 눈치채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뭔가 심하게 당한(?) 기분..이번 만큼은 범인이 눈에 쉼게 보일 줄 알았는데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창백한 말>이 지금까지 읽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애써 스스로에게 위로를  했다.^^


<움직이는 손가락>에서 '리어 왕'에 대한 시선이 흥미로웠는데, <창백한 말>에서도 어김없이 세익스피어의 작품(맥베스)가 등장한다. 심지어 마녀에 관점에서..전형적인 마녀모습이 아닌 모습으로...흥미로운 시선이라 생각했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평상시에는 너무 평범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좋지 못한 사고를 내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창백한 말>의 경우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설명이 되어진다. 놀라운 건 그와 같은 해석이 오늘날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사람들은 초인적인 인물을 상상할 때 늘 거대하고 사악안 악의 모습으로 어떤 초인적인 존재를 상상하곤 합니다(...)사악함은 초인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이하의 것입니다. 범죄자는 중요한 인물이 되고 싶어 하지만 결코 그렇지 못합니다 그들은 항상 인간 이하일 테니까요"/316쪽 말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제목 '창백한 말' 은 생각보다 심오했다. 심지어 드러내 놓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창백한 말...만큼은 마녀의 입을 통해 드러날 거라는 저주의 말에 가까울 거라 생각했던 것이..스스로 빠진 함정이었다. 그리고 바로 마녀뿐만 아니라, 나쁜짓을 하는 이들은 바로 그런 인간의 약점을 통해 함정에 빠져 들게 한다. 부정적이든 덜 부정적이든(적어도 이 작품에서 마녀들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그려지진 않았으니까..그러나 그들이 늘 나쁘기만 할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에서 '창백한 말'은 미신 코드의 시선으로 접근했었다. 미신코드로 읽고 마녀사냥에 관한 이야기일거라 착각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창백한 말' 함정에 빠지는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절대 함정에 빠지지 않을 거란..그 최면 자체가 위험한 것일수도 있겠다.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를 만났고, 미신 코드를 통해서는 인간이 함정에 빠질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난 것 같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강렬하게 기억하게 된 장면은 마녀의 주술도 아니였고, 청부살인도 아니였으며..범인이 의외의 인물이었다는 반전 아닌 반전도 아니었다. 과학과 미신이 함께 작동할때 발생할 수 있는 공포였다. "오래된 주술과 새로운 것 믿음이라는 오래된 지식과 과학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같이 사용하면 함아 더욱 강해진답니다"/235쪽 강해진 힘이 발산하는 기운을 만약 국가에 대입시켜 보면 국민들을 세뇌시키는 것에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 우리는 모두 알고 있어요.아니, 알기 시작했습니다.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서 말입니다.세뇌라고 불리는 기술이 그 방향으로 흥미진진한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습니다.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적절한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입니다"/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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