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말은 그 등에 죽음을 태우고 다닌다"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하지만 그 죽음은 이미 말에사 내린 모양이었다"/256쪽 빛소굴에서 나온 <창백한 말>을 읽을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창백한 말이 보여서 놀랐다. 볼리스 사빈코프의 제목이 '창백한 말' 인 이유도 아직 모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창백한 말..로 시작하는 성경 구절이 있다는 것도,애거서..소설에도 <창백한 말>이 있다는 사실을..알았다...2022년이 너무 오래전 일처럼 기억나지 않았다. 예전 쓴 일기를 보면서 세인트..의 범인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읽혀졌다.친절한 마음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 친절을 친절로 받아들일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슬프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였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함부로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어느 순간 사라져 있음을 알았다..지나치게 마녀와 미신 코드에 집착한 탓이였을까? 물론 마녀들이 범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심지어 이야기 속에서 그녀들을 의심할 만한 장치를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그녀들이 꼭 범인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결과적으로 마녀를 제외하고 나면 범인은 너무 간단하게 좁혀진다.그럼에도 쉽게 눈치채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뭔가 심하게 당한(?) 기분..이번 만큼은 범인이 눈에 쉼게 보일 줄 알았는데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창백한 말>이 지금까지 읽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애써 스스로에게 위로를 했다.^^
<움직이는 손가락>에서 '리어 왕'에 대한 시선이 흥미로웠는데, <창백한 말>에서도 어김없이 세익스피어의 작품(맥베스)가 등장한다. 심지어 마녀에 관점에서..전형적인 마녀모습이 아닌 모습으로...흥미로운 시선이라 생각했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평상시에는 너무 평범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좋지 못한 사고를 내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창백한 말>의 경우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설명이 되어진다. 놀라운 건 그와 같은 해석이 오늘날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사람들은 초인적인 인물을 상상할 때 늘 거대하고 사악안 악의 모습으로 어떤 초인적인 존재를 상상하곤 합니다(...)사악함은 초인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이하의 것입니다. 범죄자는 중요한 인물이 되고 싶어 하지만 결코 그렇지 못합니다 그들은 항상 인간 이하일 테니까요"/316쪽 말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제목 '창백한 말' 은 생각보다 심오했다. 심지어 드러내 놓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창백한 말...만큼은 마녀의 입을 통해 드러날 거라는 저주의 말에 가까울 거라 생각했던 것이..스스로 빠진 함정이었다. 그리고 바로 마녀뿐만 아니라, 나쁜짓을 하는 이들은 바로 그런 인간의 약점을 통해 함정에 빠져 들게 한다. 부정적이든 덜 부정적이든(적어도 이 작품에서 마녀들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그려지진 않았으니까..그러나 그들이 늘 나쁘기만 할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에서 '창백한 말'은 미신 코드의 시선으로 접근했었다. 미신코드로 읽고 마녀사냥에 관한 이야기일거라 착각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창백한 말' 함정에 빠지는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절대 함정에 빠지지 않을 거란..그 최면 자체가 위험한 것일수도 있겠다.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를 만났고, 미신 코드를 통해서는 인간이 함정에 빠질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난 것 같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강렬하게 기억하게 된 장면은 마녀의 주술도 아니였고, 청부살인도 아니였으며..범인이 의외의 인물이었다는 반전 아닌 반전도 아니었다. 과학과 미신이 함께 작동할때 발생할 수 있는 공포였다. "오래된 주술과 새로운 것 믿음이라는 오래된 지식과 과학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같이 사용하면 함아 더욱 강해진답니다"/235쪽 강해진 힘이 발산하는 기운을 만약 국가에 대입시켜 보면 국민들을 세뇌시키는 것에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 우리는 모두 알고 있어요.아니, 알기 시작했습니다.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서 말입니다.세뇌라고 불리는 기술이 그 방향으로 흥미진진한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습니다.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적절한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입니다"/2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