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알렌의 영화 제목대로(?)라면 이 시를 읽게 된 건 우연일까, 우연을 가장한 행운일까... 영화 속 내용과 닮은 듯한 시 내용에 시선 고정..'반복했다' 가 수록된 시집을 찾아 보려다 문동,창비..시집 모두 읽어 보고 싶어졌다. 내용과 상관 없이..끌리는 제목들이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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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내가 몽상한 천재적인 예술가는 아니었다.그가 만약 천재였다면 사는 일을 위해 예술을 희생하려 들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예술보다 사는 일을 우선했다. 그가 가장 사랑한 것도 아마 예술이 아니라 사는 일이었을 것이다. 사는 일을 위해 하나밖에 없는 재주로 열심히 작업을 했다.그뿐이었다.

훗날 그가 예술가로서 받은 최고의 평가를 생각한다면 그는 천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불필요할 때 결코 그 천재성을 노출시키지 않았다.그건 얼마나 잘한 일인가(...)/303쪽 


졸라의<작품>에서 크리스틴이 클로드에게 절규하던 순간이 떠올랐다. 예술 만큼 '사는 것'도 중요한 거 아니냐고... 오직 '예술' 만이 전부였던 클로드의 모습이 못내 안타까웠던 이유.. 예술 만큼 삶도 중요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산이..'를 절묘한 타이밍에 읽게 된 것 같다.









"여보 우리에겐 인생이 남아 있어요... 이미 나이를 먹은 우리 둘밖에 남지 않았는데 서로 괴롭히기만 하고 행복할 수 없다면 너무 어리석지 않아요?(...)"/590쪽


오직 두 사람의 사랑 외에는 모든 것을 잊고 사는 삶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아침에는 널찍한 침대에서 늦게까지 잠자고 화창한 날에는 산보를 해요.맛있는 점심 식사의 냄새가 풍겨 오겠죠.한가하게 오후를 지낸 후에 저녁엔 등불 아래에서 함께 보내는 거예요. 이제 더 이상 망상에 시달리지 말고 오직 삶의 기쁨만을 생각해요(...)"/5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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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을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그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은 순하고 덤덤한 데 있었고, 그런 것은 나타나기보다는 숨어 있는 특색이었다.(..) 박수근의 가난엔 그런 조바심이 없었다. 그의 그림이 빠꾸당하지 않게 하려고 온갖 아양을 다 밀고 있는 내 등 뒤로 와서 슬그머니 그림을 빼앗으면서 또 그려 주면 될 걸 뭘 그렇게 애를 쓰느냐고 위로한 것도 그밖에 없었다/302~303쪽









다시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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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남동을 지나는 길.. 애정하던 빵집이 재개발인가. 해서 더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안내를 받은 기억..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드디어 그 자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보게 되었다. 곧 저 자리는 또 엄청난 건물들이 올라갈테지...


그리고 읽게 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에서 마주한 문장..



"불도저의 힘보다 망각의 힘이 더 무섭다. 그렇게 세상은 변해 간다. 나도 요샌 거기 정말 그런 동산이 있었을까,내 기억을 믿을 수 없어질 때가 있다. 그 산이 사라진 지 불과 반년밖에 안 됐는데 말이다.

시멘트로 허리를 두른 괴물은 천년만년 누릴 듯이 완강하게 버티고 서 있고, 그 밑에 묻힌 풀뿌리와 들꽃 씨는 다시는 싹트지 못할 것이다.내년 봄에도 후년 봄에도 영원히"/ 7쪽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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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을 취미로 삼게 된 지인 덕분에,종종 뜨개질과 관련된 책을 찾아 보게 되었다. 혹 선물해 줄 만한 책은 없을까 하고..물론 이런 착한(?)마음만 있는 건 아니고, 내게 이쁜 것 하나 만들어 달라는 무언의 압력도 있다. 지난해 손가방을 선물로 받고는 감사한 마음을 넘어, 욕심히 생기고 만거다. 옷은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어여쁜 모자를 만들어 보라고....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그러는 사이 '털실'이 들어간 시집이 눈에 보였다. 아니 <분노와 낭만의 뜨개일지>가 눈에 먼저 들어왔고, '어둠'과 '분노'를 같은 의미로 받아 들이고 싶었던 모양이다.










가족이 많다는 것은/ 해결할 수 없는 슬픔이 많다는 거야/ 슬픔은 왜 그런 발음을 가졌을까// '외삼촌' 부분  

가족이 많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는 속마음을 들킨것 같아 깜짝 놀랐고, 얼마전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 외삼촌을 잃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철렁했다. 시인이 말한 '모든 여행은 이별 여행이었다'는 말을 무한 반복해 읽는다. 김광석 노래에도 있는, 우리는 매일 매일이 이별하는 순간 인데, 왜 영원한 이별이 찾아올 때까지는 '이별'이란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걸까 하고. /살아 있어도 슬픔/ 끝이 있는 잠깐의 기쁨/반복될 뿐 지속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자취' 부분  '이별' 의 상황은 수만가지.그 아픔도 수만가지라는 걸 '자취'에서 다시 확인받는다. 그럼에도 묵묵히 살아내는 과정을 시인은 '털실로도 어둠을 짤 수 있지' 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픔도,결국 어떻게든 극복되어진다는... 의미로 이해받았다. 말랑말랑한 시들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기꺼이 오독을 허락(?)받은 기분... 인데 아마도 <분노와 낭만의 뜨개일지>도 한몫 한 듯 하다. 목차 가운데서 시제목과 어울릴(?)법한 이야기부터 찾아 읽었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뜨개질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만들려고 했던 목적에서 벗어난 상황에 저자는 당혹스러웠지만, 또 다른 의미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럼에도 원래 의도와 달리 나온 상황을 저자는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았을 테니까..분노와 낭만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조합이 될 줄 몰랐다.


<"언니 저게 꼭 무언가에 쓰이지 않아도 되잖아.굳이 이름을 붙이고 싶으면 인테리어 소품이라고 생각하든가.저거 봐 소파랑 얼마나 잘 어울려? 귀엽기만 하고만"

예쁜 물건은 예쁜 게 역활이라며 방으로 휙 들어간 동생을 보면서 나도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인 것 같았다. 모르칸 블랭킷이 되려고 했던 편물은 인테리어 소품이 되어 그 역활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32쪽 '성공과 실패 사이' 

실패가 성공의 ... 무엇 이라는 식의 말들이 고루하다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두 책을 나란히 마주하게 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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