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집중(?) 한 나머지 간과한 것...

우리는 영화를 볼 때 이것저것 따지며 보지 않아.빛과 어두움이나 톤과 하프톤 같은 영화의 규칙을 따지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왜일까? 움직이는 얼룩과 그림자들이 살아 움직이는 삶을 보여주거든,평소에 우리가 흔히 보는 사물의 모습을 한 채 이야기를 조리 있게 들려주기 때문이지.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현실의 모방에 불과하단느 사실도 알고 있어(...)/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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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하이쿠 하루하루
마쓰오 바쇼 외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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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잡는 이야기라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찰나의 순간을 끌어내주는 멋에 반했다. 여기에 한몫한 건.아이러니하게도.<롤랑 바르트 마지막강의> 완독할 자신이 없어 선뜻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하이쿠' 덕분(?)에 마침내 읽을 기회가 생긴거다. 하이쿠..를 따라 읽었다.'하이쿠'라는 교집합  덕분에 롤랑바르트의 강의를 만나게 될 줄이야'하이쿠에 대한 욕망' 을 언급한 부분에서 이미 하이쿠에 대한 애정을 만났다.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말..해서 애써 하이쿠에 대해 분석하기 보다 좋아하는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 하이쿠는 욕망됩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하이쿠를 지으려고 욕망합니다"/71쪽( 깜짝 놀랐다^^) "하이쿠가 주는 행복에 대한 두 번째 증명입니다.내적 차원에서 운율이라는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하이쿠는 확장과 다양함 속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74쪽 그리고 세 번째 증명으로 모든 사람이 하이쿠를 짓을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말했다. 라는 감성을 적어 놓은 것이 2021년이다. 당시만 해도, 저와 같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진 못했다. 하이쿠를 지으려는 욕망과, 모든 사람이 하이쿠를 짓을 수 있다고? 그런데 마침내 그날(?)이 왔다. 하이쿠를 짓게 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을 바람이 내 등뒤로 스치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하이쿠가 떠오른 거다. 하이쿠를 짓는 자체보다, 운율을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


매미소리가/ 사라진 공간으로/ 가을 바람이...., 형식이 조금 더 자유로웠다면, 매미 소리/사라진 사이로/ 가을 바람.... 으로 하고 싶었다.무튼 내 무의식에 하이쿠를 지어 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던 모양이다. '롤랑 바르트 마지막강의'를 읽을 때만 해도..믿지 못했는데 말이다.계절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쉬울까 싶었는데..저절로 그렇게 되어버렸다. 계절로 구분되어 있는 덕분에..하이쿠를 통해 계절과 만나는 기쁨이 있다. 매미소리가 멈춘 순간..가을이 왔구나 싶어..하이쿠를 다시 찾아 읽었는데.. 가을 하이쿠에 대한 내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는 하이쿠가 보였다. 가을 바람이여/눈에 들어오는 것/전부 하이쿠(교시) 가을 바람 덕분에 하이쿠를 만들고 보니, 저 하이쿠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과잉으로 넘쳐나는 세상.. 짧고 강렬해서 가을 느낌이 더 절절하게 묻어나는 것이 하이쿠..란 생각. 가을을 노래한 하이쿠에는 우리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하이쿠는 내게 또 하나의 계절로 존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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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하이쿠 하루하루
마쓰오 바쇼 외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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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계절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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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밤> 제목에 솔깃했고.

착하지 않은 가격이다 생각하는 사이..

눈에 들어온 또 다른 밤..



호프만의 책을 오롯이 읽은 기억이 없어

이 책으로 읽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더니..





아직 읽지 않은 찰스 디킨스의 책이 보이는 거다..

밤풍경과 밤산책..을 비교해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 유골....^^




"밤은 덧없는 숭배처럼 무의미하고 잡념처럼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제껏 겪어본 적 없는 길고 음울하고 지루한 밤이었다"/223쪽


시리즈2 시체.. 기다리는 동안 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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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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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종교를 갖지 않는 입장에서 종교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읽을 때 뭔가 자유로움을 (살짝) 느낀다. 그곳이라고 해서 모두 성스럽고, 선한 이들만 있지 않을거란 비딱한 시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제목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성스러운 성인을 모셔야와야 할 것 같은 사명에 압박감 혹은 조바심을 느끼는 슈루즈베리 수도원 부수도원장 마음은 급할수 밖에.


"(...)그분의 축복받은 유골을 이곳 슈루즈베리로 옮겨 와 그분께 합당한 의식을 갖추어 안치시키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습니까? 성녀의 위대한 영광과 우리 수도원의 영예를 위해서 말입니다"/33쪽



그러니까 부수도원장의 마음은 수도원의 영예가 필요했던 거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그가 어떤식으로든 관여하겠구나..라는 암시로 받아 들였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탐욕을 드러낸 이가 눈치없이 일을 벌일까..추리소설이란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언제 무슨일이 어떻게 벌어지게 될까 조바심을 내고 말았다. 그리고 귀더린으로 찾아가,지역의 지주인 리샤르트와 의견 충돌이 났을때, 리샤르트가 죽게 되지 않을까 예상했다.(추리소설을 많이 읽기는 했나보다^^) 문제는 범인을 추적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저마다 살인의 목적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또 살짝 공포스럽긴 했다. 우리 마음 저 밑바닥에 살인..의 동기를 품고 살아갈 수 ..도 있다고 생각하면 말이다."인간, 한 사악한 인간이 저지른 일이었다"/251쪽  인간이 가장 무섭다는 말로 들린 이유였다. 페레디르의 고해가 저와 같은 마음을 품게 했을 수도 있겠고.. 무튼 뭔가 치열한 문제와, 살인이 일어난 것에 비해..소설은 요란스럽게 흘러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캐드펠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일수도 있겠고... 가장 먼저 의심받아야 할 인물들을 지워나가다 보면..부수도원장 만큼 권력에 욕심을 드러낸 이가 보인다. 그러니까 그가 범인인데...밝혀지는 과정이 조금 웃겼다.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엉성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그런데 묘하게 재미나게 읽혔다. 권력에 눈이 멀어 살인까지 저질렀지만... 마음까지는 악마로 채워지지 않았던 것인지....환영으로 분한 이의 목소리에 죄를 고백하게 된다... 결말이 좀 싱거운거 아닌가 생각한 순간... 거대한 종교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처리하는 지를 보여주는 과정이 있어 끝까지 블랙유머를 보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누가 범인인가..를 추적하는 과정에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단숨에 읽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 이유는,고개 끄덕여지는 문장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혀가 아니라 단순히 생각 때문에 말을 못 하고 있었을지, 몇명이나 되는 이들이 사실은 다리의 병이 아니라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332쪽

그분이 진실을 알게 될 염려는 없습니다.그 일에 대해 의문을 품으신 적도 없고 질문 한번 하신 적도 없으니까요.하지만 사실 전 그분이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는지 의심스럽습니다.침묵에는 여러 미덕이 있잖습니까/336쪽

우리는 괴로움에 처하면 그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존재니까.확실히 용서받을 방법이 있다는 것만 알면 그 어떤짓이라도 저지르고말고/267쪽

공적인 심판이란 깊이 있는 탐색을 하기보다 표면에 떠오른 사실들을 수확하고 그에 따라 합당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식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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