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렌마트의  노부인의 방문을 연극으로 보고 반했다, 내심 다른 작품도 연극으로 만날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렸다. 지난해 '사고'를 읽으면서..연극으로 올려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건 신성한(?) 법정이란 공간을 법정 '놀이'로 만들어 놓은 작가의 유머에 반했기 때문이다. '트랩' 이란 제목으로 올려진 연극은... 내가 '블랙코메디'를 잘못 이해한 기분 마저 들어 당혹스러웠다. 트랍스(김명기) 연기가 우선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은건.. 대사톤이 너무 한 방향으로..흘러갔기 때문이다. 단편을 읽으며 내가 상상했던 트랍스와 다른 모습으로 그려져서 있을 수도 있겠다. 순진한고..전형적인 소시민이라 생각했던 이미지..그래서 반전이 더 놀랍게 다가왔던 건데... 지나치게 블랙(?)을 내세운 까마귀 목소리는 듣기 거북했고.. 검사가 피고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심리전은... 연극에서 마주할 수 없었다.. 아주 정적인 동시에 뭔가 극적인 연극이길 바랐던 마음과 달리... 공연은 많이 아쉬웠다. 강렬한 원작이..연극으로 발현되는 한계였을 수도 있겠지만... 정적인 블랙코미디로 갔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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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마술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그의 눈에다 손을 흔들며 입을 열었다 <난 소설이 진정 무엇인지 어렵게 어렵게 배웠어. 조심스럽게 선택된 약 6만 개 정도의 단어들.그것들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종이 위에 옮겨 놓지 못한다면 소설이란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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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케이터 교수가 아주 체계적으로 가르친 것은 에리히아우어바흐의 글쓰기의 기교에 관한 저 유명한 저서<<미메시스>>였다. 아우어바흐는 <미메시스>를 리얼리티를 모사 혹은 재현하는 기술이라고 하면서 자기 주장의 핵심을 더욱더 분명히 하기 위해 거의 스물네 명에 가까운 위대한 작가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247쪽




미치너는 분명 <소설>이 허구(?)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그런데 허구처럼 읽혀지지 않아서 읽는 즐거움이.... 그러다 '미메시스' 앞에서 나는.. 내가 읽은 소설과 제목이 같다고 생각했다..소설로 읽은 책인데..같은 제목의 다른 작가의 책이라고 생각하기엔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고 콕 찍어 언급하지 않던가.. 찾아보고 나서 놀랐다. 페이지의 압박..실존(?)하는 책이란 사실..무엇보다 읽어 보고 싶은 격한 충동.... 그리고 알았다 내가 미메시스로 알고 있었던 필립 로스의 제목은 '네메시스' 였다는 사실을..재미나게 읽어놓고..정작 제목은 착각하고 있었다.. 덕분에 확실히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율법의 여신 네메시스(Nemesis)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을 분배한다 지식인의 설명이 소설의 또 한 줄거리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소설의 마지막으로 가서야 하게 되는 생각이다. 처음부터 끝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는 전염병으로 인해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지 않았다면 읽게 되지 않았을지도..혹은 읽으면서도 피부로 느껴지는 깊이라는 것이 지극히 피상적이었을 게다.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은 단지 내가 감염되면 어떡하지,혹은 누군가에게 내가 전파자가 되면 어떡하지..문제를 넘어선다. 그리고 문제는 거기서 부터 시작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두려움은,누군가를 의심하고 혐오하고 소문이 만들어지고 공격하고 적을 만든다.그리고 그 본질에는 두려움이라는 전염병 만큼 무서운 바이러스가 자란다. "두려움이 덜할수록 좋아.두려움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어.두려움은 우리를 타락시켜 두려움을 줄이는 것.그게 자네의 일이고 내 일이야"/110쪽  언제나 그렇듯 상황의 심각성을 우리는 처음부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다음으로는 최대한 투명한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그러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무서움의 공포는 혐오와 소문...인종차별로 이어진다.최선을 다하려 했던 캔터 선생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고 도망치듯 연인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여전히 도망친 것 같은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는...그곳에서도 폴리오환자가 발생하게 되면서..자신이 보균자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증상으로 잠복했던 시간이 그에게 있었던 것.그러나 누가 누구에게 감염을 시켰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그럼에도 그는 죄책감으로 자신을 가둬둔다.이것이 코로나이후 사람들이 겪게될 정신적 후유증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자책감... 그런데 소설은 후반으로 가면서 희망의 빛을 선물해준다. 지금으로써는 너무 고마운메세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사람의 운은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누구의 인생이든(...)"/243쪽


미스테리아30호 주제는 '코로나19'였다.지나치게 무겁지는 않을까 싶었는데,막상 읽으면서 소개해준 책들을 읽어보고 싶었다.그렇게 첫주자로 만난 책이 <네메시스>였는데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네메시스>는 대문호 필립 로스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소설이다.그가 마지막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미지의 전염병과 그에 맞서 싸우는 인간의 심리 상태와 떨칠 수 없는 죄책감이 완벽하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그 상황이 현재의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두려울 정도다"/58쪽  두려움을 조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와 극복해야 할 후유증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된 것 같아서 소설이란 느낌을 전혀 받을수 없었다.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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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라고 분명 언급했지만.. 지금 저 상황을 목격하고 있는터라.

너무 현실감 있게 와 닿은 문장...기막힌 타이밍에 <소설>을 읽고 있다는 생각^^

광분한 독자들의 모습...


콜로니얼 서점 근처의 도로는 많은 인파로 북적댔으며 경찰관 둘이 특별 근무까지 서고 있었다. 관장이 한 경찰관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 경찰관이 대답했다.<서점 때문입니다 책을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뒷자석에 앉아 차장 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던 엠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여보 모두가 다 당신 책을 들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쇼핑백에 온통 당신 책만 넣고 다니네>//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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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는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것을 앗아가는 일이었기에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것, 역설로 압축되지 않는 모든 것은 사라졌다. 우리는 말없이 손을 잡고 바닥에 누워서 상대방의 모습을 바라보며 요란한 웃음을 터트렸다가 결국 울어버리곤 했다. 죽음만큼 웃긴 농담은 없을 거야. 우리는 동의했다/ 57쪽  '달빛' 이란 제목의 그린 화가(앤 매길) 의 마음을 알 수..는 없다.미뤄 짐작건대..아주 행복한..시간을 보낼 가능성이..그러나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닐수도?? 무튼..아주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가정하에 생각해 보자면.. 행복한 순간 일수록 왠지 이..행복이 달아나지 않았으면 하게 되지 않을까..그러나..그런 순간에도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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