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달빛에 흔들리는 순간

나뭇잎은..달밤의 무사가 되어..어딘가로 가는 걸까

하고 상상하다가..벽화의 기원에 달빛과 나뭇잎도 한몫하지는

않았을까..상상해 보는 가을밤산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 그날 아침 처음으로 청소를 해준 집의 부인이-의자에 커다란 황소개구리처럼 앉아 있었는데 이름이 올리브 키터리지였어요- 그러니까 올리브가 말했어요. '여기 앉아서 내가 예전에 젊은 여인의 신발을 한 짝만 훔친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왜 한 짝이었냐고 물었더니 그녀가 나를 돌아보고 말했어요. '그러면 그 여자가 스스로 미쳤다고 느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됐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올리브가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지요' 하고 말했어요" / 214쪽










오래전에 읽었는데 워낙 강렬해서...다른 작품이 나올때마다 챙겨 보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올리브 키터리지..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다시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예전 일기를 꺼내 보았더니.. "언젠가는 아침이고 점심이고 저녁이고 그냥 노닥거리고 다닐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걸 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인생의 일곱 단계라고 했던가? (중략)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당신은 자다가 조용히 가기를 기도한다." 페이지에 대한 기록은 없고, 십 년 이나 이십 년 후..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하고 메모를 해 놓았다는...2015년에 읽었으니.. 올리브가 나를 읽어달라고 다시 와 준 걸까..









이번에는 '다시 올리브' 까지 함께 읽어봐야 겠다..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이렇게 지키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뮈의 <페스트>를 처음 읽었을 때는 머리로 이해할 수 있었다면, 코로나 시절에 읽은 <페스트>는 고통..그 자체였다. 굳이 머리로 이해할..필요가 없었던 거다.

(...)나는 많은 묘석에 기록된 사망일이 1918년과 1919년 사이 어느 날인 것을 보았다. "독감이 유행했어"윌리엄이 내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세상은 전에도 이런 일을 겪었구나.머나먼 옛일 같았지만,그때 독감이 유행할 때 친구나 가족을 잃은 이들도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만큼 고통스러웠을 것이다"/169~17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마음도 어쩌지 못하는...

무엇이든, 마음이 그럴 수 있을 때까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신기하다/1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를 읽는 시간 - 처음 만나는 개 세계문학 단편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외 지음, 지은현 옮김 / 꾸리에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치너의 <소설>에서 언급된 작가 스티븐 크레인이 궁금했다. 허구적 이야기라면서 미국 4대 작가에 넣고 싶다는 말에, 스티븐 크레인이 궁금해질 수 밖에. 그런데 국내 번역된 책들은 눈에 보이질 않는다. 가장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붉은무공훈장>>...언젠가, 어느 출판사에서인가 출간되는 날이 올 거라 믿으며... 앞서 창비단편미국편에서 '소형보트'를 읽고, 탁월한 묘사에 감탄하며, 다른 책을 더 찾아 보고 싶어졌다.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아직 읽을수..없지만 또 다른 출판사에서 엮어낸 단편 모음집...에 한 편이 수록되어 있었다. '암갈색 개'


 제목만 보고 고야의 그림 한 점이 떠올랐다. 아마,휴머니스트에서 나온 <메마른 삶>의 표지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탓일수도 있겠다. 무튼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아주아주 짧은 단편인데,너무 강렬하고,부끄럽고..그래서 잔인하게 읽혀졌다. 인간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것 같아서...


"그들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지독히도 강력한 군주인 아이가 지배하는 왕국의 모습이었다.하지만 이 유일한 백성의 마음속에는 단 한순간도 군주에 대한 비판이나 반역을 하겠다는 생각이 깃든 적이 없었다.작은 개의 영혼 깊숙이 신비롭게 숨겨진 들판에 사랑과 충절과 완전한 믿음의 꽃이 활짝 피었다"/375쪽



동물을 다루는 방송을 볼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건 아니라며 애써 위로를 했었는데....이름도 없는 암갈색 개,가 인간들에게 당한 모습을 보면서,개 보다 못한 인간들..이란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입밖으로 나와 버렸다. 다시 삭제하고 싶지만...짐승 보다 못한 사람인간들..에 대한 모습을 너무도 담백하게 그려내서 오히려 아무 말..을 할 수 가 없었다. '생각'이란 걸 하면서 살 수 있다는 특권(?)을 너무 이상하게 쓰고 있는 건 아닌가.... '처음 만나는 개 세게문학 단편'이란 수식어가 있는 만큼, 소개된 작가들의 이름은 알고 있어도, 작품으로는 만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시간 날때마다 읽어 볼 생각이다. 스티븐 크레인 덕분(?)이다. 엄밀히 말하면 미치너의 <소설> 덕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