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끊임없는 투쟁과 잔혹과 탐욕으로 갈가리 찢기고 난도질당한 이 세상에도 인간적인 행복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세상은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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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위로 떨어진 단풍을 보면서도 그냥 지나쳐지지 않은 이유는..장욱진 화가의 그림이

떠올라서였던 것 같다. 포즈와 표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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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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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범인이라 지목된 그가, 범인이 아닐거란 확신(?)으로 시작하는 신기한 추리소설. 모두가 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늘 전제가 되어야 하고, 그가 범인이 절대(?)아닐 걸란 단정은 추리소설에서 가장 피해야 하는 원칙 아닌 원칙일텐데.. <성소의 참새>는 범인으로 처음 지목된 그가 범인이 아닐거라..확신하게 된다.의심조차 가질 않는다. 보여지는 것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이 되어서야 무릎을 치게 된다. 그러니까 이 시리즈가 긴 시간 운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뭔가 엉성한 듯한 구성인데,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범인일것 같은 사람이 차례로 등장한다. 그리고 한 사람은 죽임을 당한다. 이즈음 의심 가게 되는 인물은,당연히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 가운데 살아남은 인물이라 생각하겠지만, 반전이 일어난다. 


사실 놀랍지..않다. 탐욕의 끝에 해피앤딩은 있을 수 없다. 특히 가족을 둘러싼 탐욕은 더욱더 그렇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남도 아닌 가족끼리 서로 나누며 살면 좋을텐데, 많은 걸 가진자는, 오로지 자신만 소유하고 싶은 어떤 열망이 있는 모양이다. 가족이라고 해서 예외가 없다는 사실... 소설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막장이란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수재나에게 연민이 들었다.그럼에도 괴물이 되어 버린 모습을 용서하기도 쉽지 않다는 딜레마가 있다.그녀를 괴물로 만들어버린 건 탐욕의 끝판왕이었던 할머니와 아버지라는 환경이 분명 작용했으니까 말이다.같은 죽음(?)이라도 페치의 죽음과 수재나의 죽음을 달리 보게 되는 것도 그렇고.무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입장에서 저항할 수 방법이 폭력적 수단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참담하다.그러나 이것 역시 수재나의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폭력이 되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자신의 사랑을 위해 하녀의 목숨에 대해 쉬이 말하는 걸 보면.... 물론 할머니가 그녀를 괴물로 만들지 않을수 있었던 시간은 충분했다... 



"월터 아우리파버는 되찾은 보화를 가슴에 꼭 끌어안은 채 일행을 뒤따라왔다.그는 얻은 것과 잃은 것 사이에서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딸의 시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수제나는 그의 물건을 도둑질했고 마지막 순간에는 그를 모욕했다.(..)어찌 됐건 그는 이 모든 심적 갈등을 해소하고 만족스럽게 살아갈 것이었다"/345~346쪽


시리즈7까지 오면서(시리즈9편은 이미 읽었지만) 세세한 줄거리는 다 기억할 수 없지만, 캐드펠 수사 만큼 머릿속에 각인된 인물이 한 명(어쩌면 두 명) 있는데..그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종교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다..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일까....수재나의 아버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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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으로 가다 - 사소한 일상의 세밀한 기록
전지영 지음 / 소다캣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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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책방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최근 마음에 드는 책방을 꽤 여러 곳 알게 된 터라...책방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총 10편이 소개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순서라면, 읽은 책과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정리해 보기.마음에 들었던 책이 혹 소개되어 있을까 하는 호기심 등등...  읽고 싶었으나,여전히 읽지 못하고 있는 책 두 권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메모해 둔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면서...


"1939년 나치가 국경을 패쇄하기 불과 5분전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의 유고를 챙겨 팔레스타인으로 향했다. 그는 훗날 비서이자 연인이었던 에스터 호페에게 카프카의 원고를 물려주었는데 브로트 사망 6년 후인 1974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이 카프카의 원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에스터 호페를 상대로 40년 가까이 계속된 끈질긴 법정 공방을 시작했다.소송 초기에 이스라엘 법원은 에스터 호프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1988년 <소송>의 친필 원고가 경매에 나와 독일 문학 아카이브에 팔리자 이스라엘 국민은 분노했고 결국 법원은 2019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85쪽 유대인 소설가이긴 했지만,그래도 체코에서 살았던 작가인데, 이스라엘 국민이 더 분노했다는 것이 묘한 기분을 갖게 한다... "알려진 카프카의 미공개 원고는 에스터 호페의 두 딸 에바 호페와 루스 뷔슬러가 물려 받았으나 대를 잇는 고통스러운 소송은 끝나지 않았다. 기나긴 소송으로 재산을 모두 소진한 에바 호페는 궁핍한 처지에도 다시 또 항소했다.이미 팔순이 된 그녀는 자녀도 없이 길에서 수집한 100여마리 고양이와살다가 2018년 사망했다"/86쪽


카프카의 소설 <소송> 보다 더  소설같은 '소송'에 얽힌 일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카프카 소송을 읽으면서,저와 같은 스토리를 분명 읽었을 것 같긴 한데, 소송에 대해서만큼은 세세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런데 현실에서 일어난 '소송'을 접하면서, 카프카가 자신의 원고를 불태우고 싶었던 바람은 알겠다, 적어도 자신의 원고가 또다른 소송에 휘말릴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결과론적인 생각이겠지만, 카프카 제목처럼 저렇게 치열한 '소송'이 진행되었을 줄이야.카프카 소설 만큼은 원문에 충실(?)했다는 출판사 책으로 다시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책에 대한 시선보다,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인상을 받았지만,그래서 얻게 되는 보물 같은 이야기도 있었다. 카프카의 '소송'에 얽힌 에피소드...와 같은 내용말이다. 예전에 읽은 <책은 도끼다> 덕분에 나는 고전문학에 입문할 수 있었다. 소설에 대한 큰 그림이..유혹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책방으로 가다>에 소개된 책들 가운데 두 권을 제외하고 모두 읽었기 때문에, 그런 즐거움은 추가되지 못했다. 미처 읽지 않은 책조차 읽어야지 하고 리스트에 담아 놓은 책이라,이 책이 자극제가 되지는 않을게 분명하다. 그런데 예상하지 않았던 에피소드 덕분에 예전 읽은 책들에 대해 한 번 더 곱씹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이 좋았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만나는 것은 책을 한 번 더 곱씹어 보는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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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책방을 소개한 책인줄 알았으나, 책에 대한 기록이었다. 목차를 살피다 비교적 최근(?)읽은 소세키의 이야기부터 읽었다. " 고양이의 눈에 인간이란 별의별 궁리로 우울하게 세월을 축내는 한심한 존재로 비친다(...)"/123쪽 에 고개를 끄덕이며 예전 나의 기록을 찾아 보았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 세상을 그려낸 소설이니까, 우화적인 이야기 일거라 짐작하면 안된다. 오히려 냥이들이 저와 같은 마음으로 인간들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섬뜩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적나라하게 인간세상을  꼬집어낸 소세키 선생의 풍자 가득한 소설이었던 거다. 나도 모르는 웃음이 피식피식 터져 나오는 에피소드가 얼마나 많은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인간 세상에 살게 된 냥이는 이름도 없고..혼자 곡은 분투하더니(떡과 사투버리는 장면은 정말 웃음이 나서 혼났다^^) 끝나는 순간에도 혼자 곡은 분투하며 최후(?)를 맞는다

"고양이로 태어나 인간 세상에 살게 된 것도 이제 2년이 넘었다.나로서는 이 정도로 식견 있는 고양이는 다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지난번에 듣도 보도 못한 무르라는 동족이 불쑥 나타나 기염을 토하는 바람에 살짝 놀랐는데 잘 들어보니 실은 백 년 전에 죽었는데 어쩌다가 호기심이 발동하여(...)"/612쪽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온 자신과 달리 '무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부러워하는 고백을 듣고..웃음이 났다. (소세키 소설 말고도 고양이 표지가 전면에 들어간 소설이 있었다는 사실도 새삼 상기하며 이제는 무르를 만나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소설이 끝나 갈 때까지 여전히  '고양이'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무심해서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것일수도 있겠고, 이름이 또 다른 구속이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에서 지어주지 않은 걸까 생각했다. (물론 내맘대로 해석이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세상이라고 하지만..누구나 알고 있다. 그냥 인간 세상을 풍자하고 싶었다는 걸. 그런데 그 시선이 불편하다기 보다 웃음과 공감하는 순간이 더 많았다. 해서 풍자하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자신에 대해 잘 알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자신에 대해 잘 알 수만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덜 시끄럽지 않을까...



 "그는 서양 문물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본으로 돌아왔다.자신으로부터 한 발 떨어진 냉소와 연민,하지만 자신에 대한 애정을 느낄수 있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가 일본으로 귀국한 다음 집필한 첫 번째 소설이다. 이 소설이 호평을 받으면서 그는 전업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24쪽  나는 고양이...는 아주 긴 소설이지만 다양한 에피소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느껴진 탓에,누구에게도 이 소설에 대해서는 주저없이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리뷰를 곱씹어 읽으면서,하게 된 생각은 나는 고양이...가 왜 놀라운 소설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집요한 물음. 동시에 데뷔작부터 이렇게 놀라운 소설을 쓰다니..하고 감탄 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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