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업다이크 같은 작가가 하진의 작품을 두고 '영어 자체를 그냥 보아 넘길 수 있는 순간이 거의 없는 소설'이라고 비난한 것이 이해가갔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작가들과 평론가들은 자신의 언어가 아닌 외국어로 글을 쓰는 그의 용기와 끈기에 경의를 표했다.
인터뷰 말미에 하진은 자신의 서명과 함께 '한국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지극히 K-스러운 기자의 요구에 이런 메모를 남겼다.
In life as a human being nothing is secure
Just follow your heart
인간의 삶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따르라(...)"/102~103쪽
읽지 않은 채 노랗게 바라버린 '기다림' 이란 책을 가지고 있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은..선뜻 손이 가지 않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지금까지 왔다.. 해서 나는 읽지도 않았으면서 작가의 이름을 오롯이 기억하고 있었다. <초급한국어>를 읽으면서 한국독자들에게 남긴 메모가 다시 나를 하진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그냥 이 책으로 시선이 가졌을 뿐이었는데, 다음 장에서 재미난 문장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발 정신 좀 차려. 소설? 언제까지 구름 위를 걸어 다닐래? 지금 신선놀음할 때야?" /107쪽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는 것이 못내 불편한 시절이라 그랬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