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품은 단어 하나하나에는 힘이 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인생 전체가 다가올 때가 있듯이 계절어의 이름도 하나의 우주를 끌어당기는 밧줄이라 할 수 있겠죠.길을 걷다 우연히 본 꽃과 나무와 곤충과 구름의 이름을 아는 일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대화를 나누는 첫발이기도 합니다/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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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믹영화 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제목에 ~페인이 들어가 있는데 마냥 가볍기만 할 수 있을까 싶긴 하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묵직해서 놀랐고,그 묵직함을 또 묵직하게만 풀어내지 않은 것 같아서 좋았다. 함께 그룹으로 여행할 때 벤지 같은 사람이 함께 한다면 결코 쉽지 않을텐데..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고 보고 있으려니..벤지가 왜 그럴까 라는 생각보다 '고통'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따라온 기분이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고통이 있다. 그런데..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다른 이의 고통을 잘 들여다 보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나만 힘든 것 같고...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자살까지 감행했던 벤지는 아이러니하게 폴란드 역사 여행을 통해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게 된 이들과 마주한다.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상상했다. 그는 분명 죽음에 대해, 고통에 대해 생각의 깊이가 달라져 있을 거라고. 현재의 고통을 과거의 고통을 통해 생각해 보는 여정이 좋았다. 무엇보다 폴란드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고, 쇼팽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도 좋았다. 그래서 불쑥 폴란드 역사를 찾아 읽고 싶어졌고,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편의 쇼팽을 다시 꺼내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더 읽어 볼 책이 없을까 폴란드를 검색했더니 내 눈에 들어온 또 한 권의 신간이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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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보다 긴 하루 열린책들 세계문학 44
친기즈 아이트마토프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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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엄청난 숫자가 제목으로 들어간 책들을 차례로 읽고 싶은 유혹이 생겼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백년보다 긴 하루>는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을 때부터 내내 읽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그래도 자신이 없어 도서관에서 먼저 빌려왔는데, 도저히 읽을수 없을 만큼 촘촘한 활자가 발목을 잡았고, 그럼에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냉큼 주문을 했더랬다.

예상(?)했던 대로 책의 상태는 아주 흡족하지는 않았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두꺼운 책으로 눌러 놓아도 효과는 미비하다. 읽는데 큰 문제는 없었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책은 판매되면 안되는 상태라고 본다.(약간의 불량품) 읽는데 전혀 문제되지는 않았지만, 책이 아파 보이는 느낌....


"무엇이 그에게 잘 알지도 못하는 한 남자에 대해서 그런 증오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을까?어쩌면 그것은 우리 역사의 그 시기에 사람들을 감염시켰던 어떤 질병,말하자면 유행병이 아니었을까? 혹시 사람들에게는 점차로 그들을 무자비하게 만들어 잔인하게 행동하도록 이끄는 악성 시샘증 같은 기질이 있지나 않을까?"/469쪽 '예전 방송에서 유시민작가님께서 21권에 달하는 토지를 한 마디로 정리해주었는데 공감했더랬다. 아니 그 덕분에 읽고 싶었고, 읽어낼 수 있었고 '연민'이란 화두를 읽는 내내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백년보다 긴 하루>는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데 사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아니 줄거리 조차 어떻게 보면 너무 심플하다. 그런데 이야기가 너무 단단해서 놀랐다. 우선은 누군가 견뎌낼 고통의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고통을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은유였을 줄이야..다음으로는 탄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보니. 마치 지금 상황을 오버랩하게 하는 단어들이 보이는 것 같아서..증오심으로 차오는 인물에 대해 '악성 시샘증'이란 표현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을 할 정도다. 광기와 망상은 어떻게 생겨나게 된 병일까...까잔갑의 장례로 시작된 이야기는 500페이지가 다 끝나갈 즈음에야 마침표를 찍는다. 그것도 아주 개운하지 못한 방법으로..그런데 그러는 사이 까잔갑을 추억하면서 우리가 저마다 갖고 있을 고통의 시간이 끝임없이 흘러나온다. 자리빠를 향한 예지게이의 마음은 너무 당혹스러워서(갑자기 훅 치고 들어온 기분이라..) 한동안 멍한 기분이었다. 사랑에 대한 고통 가운데 가장 큰 형태인 것 같아서(물론 고민은 한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러니 그의 고통은 백년 보다 긴 하루 같은 기분이었을게다. 우리의 삶이 그렇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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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낙타와 우주선의 조합이 궁금했으나 소설 읽는 동안 낙타가 등장해도 다시 표지로 돌아가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소설이 끝나갈 즈음 '흰꼬리독수리'가 언급된다. 순간 저 새가 흰꼬리독수리를 상징하는 것일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림자를 또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걸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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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데 없고..

없는데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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