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불멸 위픽
김희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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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아. 난 어젯밤 마침내 그걸 알아냈다"/29쪽


소설이니까 가능한 이야긴걸까 생각했다. 삼척을 애정하는 이들이 들으면 섭섭함(?) 을 넘어 설 것 만 같아서..아무리 소설이라도 그렇지..하면서. 그런데 나 역시 오랫동안 삼척은 외면하고 싶은 곳이긴 했다. 여름날 맹방해수욕장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가,지금까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걸 보면..해서 겉으로는 멀다는 것도 이유였지만, 동해바다는 속초로 만족했더랬다.

그러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촬영지가 삼척 부남해변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거의 삼십 년 만에 찾았는데, 너무 좋아서 놀랐다. 사실,헤어질 결심 앤딩 장면 바다는 동해바다의 부남해변과 서해바다과 합쳐진거라고했다. 그러니까..영화 속 해변의 장소는 실재하면서 실은 실재하지 않는 곳일수도 있다고 말할수 있지 않을까. 지나치게 소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보여지는 것 너머에 관한 이야기라면,떠올리고 싶지 않은 곳은 내게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일수도 있겠구나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면, 삼척의 부남해변은 내게 헤어질결심의 앤딩장소로 기억 하게 되지 않을까? 굳이 삼척이란 지명을 쓴 이유에 대한 친절(?)한 설명에 선뜻 수긍할 수 없었던 1인인데.이야기에서 '삼척' 이란 지명은 중요하지 않았다. 삼척보다는 불멸에 관한, 아니 기억에 관한 만화 같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나는 뇌를 설명할때, 기억이 내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감했다. 그래서 나는 다른게 또 궁금해졌다. 기억은 불멸일까?



"기억은 형태도 없고 기원도 없어요.어디선가 흘러들어와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그렇게 되면 우린 그게 사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것뿐이지요. 그걸 떠올리며 나는 세상에 없던 거대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4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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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본미술 순례 2 + 이 한 장의 그림엽서 나의 일본미술 순례 2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연립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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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미술관 투어를 선생님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상상을 종종 했더랬다.끝내,바람으로 끝나버렸지만.. 그래서 왠지 조금씩 아껴가며 읽어야 할 것 같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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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위픽
천희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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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위픽시리즈' 가 있다는 걸 알았다. 리스트가 제법 있어,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골라 읽는 즐거움이 있다. 아직까지는. 목차를 살피다 <작가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직업인으로서의 소설가의 유능함은 비겁함을 얼마나 잘 감추는지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소설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기술적으로 자신이 아닌 것과 뒤섞어버린다.그런 은밀한 거짓이 하찮은 개인의 경험과 관점을 아름답고 충격적인 작품으로 탄생시킨다.아니 그것이 소설이다.그러나 예술가가 되기를 바라는 소설가라면 때때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싸워야 한다(..)"/37쪽


제목 때문에 에세이적인 느낌도 들었지만 좋았다. 예술가로만 바라보는 소설가에 대한 시선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면..이란 가정을 순간순간 하며 읽다 보니,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은 예술가들에게 숙명은 때때로 가혹할 수 있겠다 싶다. 어떻게 써야 할까? 무엇을 써야 할까.. 잘 써야 한다는 것이 단순히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것만이 아닐거란 생각... 소설가의 숙명에 빠짐없이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죽음'까지.. 죽음으로 달려가려는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설가로서의 숙명과 죽음 또한 한몸처럼 이어지는 무엇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 죽음에서 살아나왔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부끄러움이야말로 내가 가졌던 온갖 불안, 바닥없는 우울 끝없는 죽음의 열망보다 오랫동안 강력하게 나를 속박한 감정이었다는 사실이다"/58쪽



소설인지, 소설이란 형식을 빌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마음을 '작가의 말' 이란 그릇을 통해 고백했는지는 알 수 없다. 작가의 말 속 화자(?)는  '고딕소설' 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라고 고백한다. 독자는, 예술가의 숙명, 글을 쓰는 이의 숙명에 대한 날것 그대로와 마주한 기분이 들어좋았다.조금은 덜 힘들게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써내려간 이야기는 독자도, 소설가도 만족할 수 없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그래서 나는 작가의 다른 소설을 더 읽어 보고 싶어졌다. 



ps  왜 하필 서양 클래식 연주인가에 대해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음악에 빠져 사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클래식 연주를 듣기 위해 시간을 내는 건 허영 아닌가,사실 이건 쓸데없는 질문이기는 하다. 뭘 정말 잘 알아야만 즐길 자격이 주어진다는 생각이야말로 허영이니까(...)"/ 작가의 말


소설 <작가의 말>도 재밌었지만, 진짜(?) '작가의 말' 에 찐 공감가는 이야기가 있어 반가웠다. 아니 초큼 통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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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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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함
예소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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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가 아무렇지 않게 찾아와, 아니 내가 찾아간 것 같기도 하다. 불쑥 내게 질문을 던졌다.내가 말했다.'내일일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오늘에만 집중하면서 살고 싶다고.예전과 다르지 않다는 친구의 말. 예전보다 더 유연해졌고 말하면서, 친구가 웃었다.자신도 여전히 잘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 표정이 편안해 보여서,나도 고개를 끄덕였는데.어느 순간 우리가 함께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었다. 이렇게 드라마같은 꿈을 꾼것이 놀라웠고, 친구에게 연락이라도 해야 하는걸까 생각하다,그 마음은 접었다. 너무 오랫동안 소원해진터라... 그냥 각자 잘 살아가기를.. 

왜 이런 꿈을 꾸게 된 걸까 생각하다가, <사랑과 결함> 속 인물들에게 심하게 몰입한 영향이겠구나 생각했다. 읽는 내내 힘들었지만, 마음으로는 계속 이런저런 질문이 따라온 영향인 것 같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어느 순간 연결이 되는 것도 같고, 또 따로 떨어진 느낌도 드는 이야기들. 그러나 결국 하나의 이야기란 생각이 든 건 '사랑'에서 미처 보지 못한, 혹 외면하고 싶은 실체와 마주한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대사덕분에 유명해진 말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러나 사랑은 변한다. 아니 변한다기보다, 사랑에는 수만가지 형태가 있을 텐데, 우리는 사랑이 절대불변이라는 하나의 명제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사랑인줄 알았는데, 사랑이 아닌것도 있고, 사랑해서 사람을 아프게도 만든다. 해서 나는 사랑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결코 완벽하지도 않을 뿐더러, 사랑이란 이름이 때론 무서운 폭력이 될 수도 아픔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사랑에 대한 자가검열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건 몹시 피곤한 일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사랑이,상대를 위한 것인지, 내 마음이 더 앞서는 표현은 아닌지..정도는 질문하면서 살아갈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해도 미안해할 것이 생겼다"272쪽 '분재'중) 그럼에도 우리는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되겠지만, 그런 시간을 통해 우리가 성숙해질 수 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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