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천만 근처 'sleep music' 매일 켜두고 자던 시절
있었는데 오늘은 이거 틀어놓고 잘 듯. 이거 의외로 틀어둘 만 하네요...)
가정의 폭군은 외투를 입을 때 아내의 도움을 받는다.
아내는 열의와 함께 이 사랑의 봉사를 수행하며, '이것 외에 내가 뭘 해줄 수 있겠어, 이 사람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어야지,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남자니까'라고 말하는 시선으로 그를 좇는다. 가부장제 결혼은 아내의 이같은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의) 배려를 통해 주인에게 복수를 행한다. 아내의 배려는, 남성적인 자기-연민과 부적합성을 향하는 반어적 한탄 속에서 하나의 공식으로 발전했다. 남자가 우월하다고 치켜 세우는 기만의 이데올로기 아래에, 그보다 덜 허위인 것도 아닌 은밀한 이데올로기가 있으며 그것은 남자를 열등한 쪽으로, 조종, 술책, 기만의 희생자로 보는 것이다.
결혼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여자들 중에, 남편의 사소한 약점들에 대해 속삭이면서 남편을 부인하지 않은 여자는 없다. 가짜 친밀성은 악의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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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미니마 모랄리아>에서 111번 단장.
안희정이 했다는 말이 ("선의로 해석한다") 어딜 가나 화제여서 뉴스룸 안봤음에도
생각하게 된다. 아도르노의 저 단장도 기억하게 됨. "가짜 친밀성은 악의를 자극한다" 이 문장이 내게 정말, 엄청난 ... 인식의 충격 같은 거 안기던 때 있었다. 이 말로 정리되던 몇 년의 세월도 있었을 것이다. 영어로는 False nearness incites malice.
자기 삶에서 그런 일은 전혀 몰랐다 하더라도
("선의로 해석한다"만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삶이었다 해도. 그런데 그의 삶이 객관적으로 그런 삶 아니었지 않나)
남의 경우를 통해서, 아니면 저 (저런) 책을 읽고 생각함으로써 (저 단장 주제, '가부장제 결혼'에 대해 생각한다면, 동의하지 않기가 어려운 말이기도 하고), 선의...... ㅋㅋㅋㅋㅋ 인터뷰, 대담 이런 데서 저런 형식으로는 아예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알게 되어야 마땅하지 않나. 뭐 그 '엘리트'라면. 그렇다면 말이다.
*여러 모로
<미니마 모랄리아> 이 책 대학생들의 필독서여야 한다고 생각한 적 있다.
저 단장의 저 지점, 이것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하여튼 '돌파' 이런 것 시도라도 해본 사람과 아닌 사람 사이에
큰 차이 있지 않을까. 무려 인생이 구원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쨌든 '비늘'이 벗겨지는 일도 적지 않게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