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크리스핀이 출연해
페미니즘은 더 급진적이어야 한다고 요청하던 npr 방송에서
전화한 남자 청취자가 한 사람 있었다. 페미니즘에 도움이 되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가 그의 질문.
크리스핀이 (껄껄껄) 웃더니
(그게 물어야 알 일입니까? 를 묻는 듯하던 웃음. 그러는 그녀가 싫어서라도 페미니즘 안한다는
남자들을 만들 법도 한 웃음....) "당신의 삶에서 의미있는 여성에게 재정적으로, 감정적으로 지지자가 되세요.
그리고, treat her with integrity."
나는 integrity 이 말에 해당할 한국어 어휘 마땅치 않고
비슷한 뜻을 갖는 어휘들이 (인격, 양심... 등) 영어에서 저 말 쓰이듯이 쓰이지는 않는다는 것.
이것도 이곳의 만연하고 뿌리 깊은 부패, 부패 문화... 의 표지같은 거라 생각한다. 정말 저 네 단어 한 문장도 한국어로 꼭 맞게 말할 수 없지 않나.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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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ity Hunger로 유명한 데이빗 실즈가
other people 팟캐스트에 출연. 실즈도 (작가들이 다 그런 경향이 있지만 조금 더)
단어 선택이 남다르고 말투도 개성적이었다. 저 책은 아주 유명한 편이라 제목을 들어봤지만
이 책 말고도 쓴 책이 아주 많아서 다산하는 작가에 속한다고. 그런데 그 중 여럿이, 출발도 자기 자신
귀결도 자기 자신.. ㅋㅋㅋㅋ 이거나 하여튼 굉장히 자의식적이라는데 그 지점을 겨냥하는 비판도 꾸준히
듣고 있다고 한다. 자기탐닉적이다, 자기과시적이다, 배꼽보기다(navel-gazing) 등등.
진행자인 브래드 리스티가
자신은 그런 주장(강렬한 자기탐구는, 자기탐닉적이다)에 한 번도 설득된 적 없었다면서
작가든 누구든 지속적이고 정직한 자기탐구를 한다면 그건 "an act of real generosity"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점 완전히 공감.
자기탐구를 하는데 자기탐닉적인 사례가 아예 없는 게 아니긴 하지만
리스티 말처럼 몇 단서를 단다면, 혹은 달지 않아도, 자기탐구는 사실 타인에게 베푸는(주는) 것이 굉장히 많은
행동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혹 자기탐닉이 되더라도 베푸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A)의 입장을 갖는 사람들이 (B)의 입장을 갖는 사람들보다
그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해 보았고 더 경험이 있으며 더 정직한 사람, 따라서 (A)가 더 좋은 입장일 가능성이 크다. : 이런 정리들을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해볼 수 있지 않난 생각을 했던 적 있다.
만일 깊이 자의식적인 (혹은, 자기반영적인) 문학을 대상으로 한다면
(A) 그것은 진정한 베품의 행위다, (B) 그것은 자기탐닉적이며 자기찬미적이다. : (A)쪽이 우월한
주장일 경우가 거의 대부분일 것임.
한국어에서 번역투의 문제를 대상으로 한다면
(A) 더 많은 번역투를 실험하라 (B) 고유의 한국어를 유지하라. : 이것도 (A)쪽이 우월한 주장일 경우가
아마 거의 다일 것임.
문제들마다 이렇게 정리해보고 싶어지기도 하지 않나.
다 먹고 살만하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