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와 꿈>에 

"나는 꿈 The Dream of Flight" 이런 제목 장도 있는데 

여기서 오늘 읽은 매혹적인 문장. 


"내가 이 장에서 제시한 문서들을 읽은 모랄리스트라면, 

어떤 점에서 "고지"는 도덕을 할 뿐 아니라 그 자신이, 이를테면 물리적으로 도덕이라고 인정할 것이다. 

고지는 상징 이상이다. 고지를 찾는 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상상력 전부와 함께 고지를 상상하는 누구든, 고지가 물질적으로, 역동적으로, 그리고 생생하게, 도덕적임을 알아본다." 


이 부분 전체가 매혹적이었지만 특히 이 구절: 

height is not only moralizing, but is in itself physically moral, so to speak. 


영어에서 moral과 moralize에 해당할 한국어 어휘가 마땅찮긴 하다. 

사실 이 말 그리고 이 말들과 연관되는 말들은, 영어와 불어 사이의 차이도 작지 않을 듯. 특히 '모랄리스트' 이것, 완강히 여전히 프랑스에 제한되는 전통일 듯하고 '모랄'이 불어에서는 영어의 ethic에 해당하는 뜻은 물론 그 이상을 말하는 말일 듯하다. (불어에 ethique 이 단어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공기와 꿈> 영어판엔 ethic, ethics로 옮겨진 구절이 많은데 혹시나 해서 불어판을 검색해 보니 ethique 쪽 어휘는 단 한 번도 쓰이지 않음. 전부 moral, morale, moraliste 등으로. 



'높이는 (높은 산은) 

도덕한다. 그리고 그 자신, 도덕이다.' 

이거 얼마나 심오하냐고, 이런 말은 얼마나 소중하냐고 

한숨 쉬며 감탄하다 깨달음. 이러는 바슐라르 내가 할 수 있는 한 아무리 잘 인용하고 설명하며 쓴들 

'설득력 없음' 혹은 '근거 없음' 한 마디로 무시당할 가능성이 한 ..... 89%. 나만 끌렸을 것이다. 나만 끌린다. 



*오늘치 쓰기는 초과로 하긴 했으나 

위와 같은 생각에 시달리며... 아무리 (더 이상 잘할 수 없게,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바슐라르 논의하는 것과 비교하더라도. 바슐라르를 세밀하게 읽고 하는 논의는 사실 거의 없긴 한데, 아마 위에 적은 이유가 논의 없음의 한 이유일 것이다. 그의 이런 매혹적인 문장들을 직접 그의 책으로 읽더라도 대부분은 '그래서?'일 듯. 깊이 감탄하고 끌린 사람들이, 아무리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써도.... 거의 모두가 냉담할 것이다. 그에게서 직접 인용은 최소로 하고, 오히려 남들의 이야기(더 친숙하게 철학적 담론인)로 채운다면, "오 재밌네요!" 할 것 같다. ㅋㅋㅋ <어린왕자>적 상황... 그래도, 그게 또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으니....) 하여튼 아무리 잘,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잘 써보았자 실패할 것 같다....... 생각 속에서 쓰고 고침. 그럼 뭐 어때. 그래도 좋아. 바슐라르 읽고 매혹됐던 그 자체가 보상이라고 진심 생각한 적 아주 많았음을 기억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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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나기를 사악한 사람이 있다... 고 

알라딘 서재 구석탱이;에서나 말하지 어디 딴데 가서 말 못할 것이다. 

어제 들었던 마르틴 루터의 유산에 관한 팟캐스트에서는, 루터가 벌였던 

천주교의 "연옥" 교리에 대한 투쟁? 이것에 대한 얘기도 한참 하던데, "생각해 보세요. 

인간들의 거의 전부가 지옥에든 천국에든 갈 자격이 없습니다. most human beings do not deserve 

either heaven or hell." 연옥 개념이 만들어져야 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런 말이 나옴. 의외로 생각을 자극하는 말이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악행의 규모나 강도, 선행의 규모나 하여튼 수준, 이걸 놓고 볼 때, 다들 그만그만하다.. 늘 비슷하게 생각해 왔던 듯도 하고, 그에 반발해 왔던 듯도 한 말. 


본성이 사악한 사람이 있다면, 지옥이 그의 몫? 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거 같다. 지옥을 믿든 않든. 

본성이 사악한 사람이 사람들 사이에 있다면, 그게 또 인간성의 일부인 거겠지. ; 큰 그림. ; 


하여튼 그걸 어떻게 아냐고 

밥이 다 되어가는 중 (울집 밥솥은 취사에 50분이 걸린다), 밥 된 다음 산책 가려고 기다리는 동안 

생각해 봄. 


양가성. 이걸로 알 수 있는 것 같다. 

자신이 한 악행에, 양가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born wicked인 이들. 

그들은 자기가 행한 파괴에 pure joy를 느낌. ㅋㅋㅋㅋㅋㅋ ; 아니라고요? 그런 사람 못 봤다고요? 

기쁨만이 아니라, 이건 무슨 전능함의 가상... 같은 걸 느끼는 것도 같음. 그와 같은 체험을 향한 갈증이 있을 때가 많고. 


"영혼이란 다름 아니라 죄의식" : 아도르노의 이 말도 비슷한 얘길 하는 거라 여겨봄. 



*하루를 너의 생각하면서... 가 아니라 이런 생각하면서 

시작해도 힘이 나다니! 이런 생각만 하는 건 아니라서겠지요! 일단 밥이 다 되어가고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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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2-1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걷다가 하늘도 바라보세요~ ^^

몰리 2017-02-18 15:57   좋아요 0 | URL
히히히힛. ^^ 오늘은 실제로 하늘도 파랗고
춥지만 겨울만의 추위는 아닌 추위였어요.
이 노래와 어울리는 날.

AgalmA 2017-02-18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하다가 사악을 생각하는 몰리님의 생각 시간, 미소지으며 바라 봅니다. 밥 숟가락 들며 저도 종종 그런 생각하니까^^;

몰리 2017-02-18 16:00   좋아요 0 | URL
때로는
식스핏언더에서 루스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한 번의 생에서 견디기엔 너무 많은 heartbreaks˝ 있는 거 아니냔 생각
들 때 있어요. 혹 그렇지 않은 사람 있다 해도,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있는 한 그렇지
않은 사람도 결국 그런 사람이 되는 거라며........; 사실 어디서든 잊지 말아야할 거 같아요.
그에게도 내가 알 수 없는 내면의 투쟁이 있겠지... : 이걸 기억해야, 그에게 고통; 덜 줄 거 같아요.
 




아래 포스트 쓰고 

아 이제 자도 돼, 잘 권리를 얻었다... 는 순간 

타고 나기를 wicked한 인간들이 있다(나는 보았다)고 적어두고 싶어짐. 

인간들이 혼자 있을 수 없는 데서 악이 발생한다.... 고 보는 쪽인 것 같지만 

혼자서 충분히 사악하고, 사회 덕분에 기세등등해지는 인간들. ㅋㅋㅋㅋㅋ 

당신은 그들을 모르십니까. ; 모두가 아는 그들 말고도. 


음 그리 땡기지도 않고 

나가자니 귀찮기도 함에도 

양가적인 의무...... 로 불금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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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초저녁 8시, 심지어 7시 반 정도에 자면 

다음 날 3시나 그 전에 일어나게 된다. 이게 딱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보통은 8시 반은 넘어야 자고 3시에서 4시 사이에 깨는 편. 

오후 한 5시부터, 집안일을 하기엔 피곤하고 (피곤하다 = (해야 할 일이라도) 하기 싫어서 할 수 없다) 

자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 이어질 때가 있는데, 이 시간이 그러므로 또 술의 유혹이 들 법도 한 시간.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음. 음. 그러려고 해보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대체로 저런 시간에 할 수 있으며 하고 싶은 일은 두 가지일 뿐이다. '눕는다'와 '취한다.' 


지금 이 포스트도 그래서 고통스런 의무처럼 쓰고 있는 포스트. 

헨리 제임스가 소설 쓴 그 방식으로 쓰고 있는 포스트. 오직 방식만. 

(취해서 쓴다면 즐거운 의무................)


문제는 집안일이 밀려 있을 때가 많다는 것이고, 하루를 이런 식으로 오래 보내면 

집안일이 언제나 밀려 있는 상태로 세월이 간다는 것. 그러니 어떤 날엔 종일 집안일을 

이후 안함이 (안함의 효과가) 가능한 한 덜 축적될 방식으로, 제대로 해두고, 그 덕을 보며 1주-2주 

집안일을 하기 싫어 안하고 있음에 대한 고달픔 없이..... 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이 얘기 쓰려던 게 아닌 거 같은데 뭘 쓰려고 했나는 기억나지 않고 

이제 자도 될 시간으로 조금 더 가까이 와서 안도하는 참. 


아 조셉 드 메스트르. 

바슐라르가 인용하고 있어서, 이 분이 남긴 유명한 말들은 무엇이 있나 보았다. 

위와 같은 말이 찾아진다. 이거 얼마나 진실일까. 인간의 선한 면은 혼자일 때 더 계발되는가, 아니면 (반드시) 사회에서만 계발되는가. "reduced to oneself"가 '혼자임'을 말한다기보다 '그의 본질(그만의 것)'을 말하는 쪽일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둘 중 어느 쪽이든, 나는 그와 반대 의견일 것같다. 사회 쪽에 악을 두는 편. 


아마 조셉 드 메스트르. 이 분도 계몽시대 사상가겠지. 

계몽시대에 대한 퀴즈 사이트라도 있으면, 누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재미있게 만든 퀴즈들을 

'만렙' 수준까지 원없이 풀어볼 수 있는 사이트라도 있으면, 이런 시간에 거기 가서 놀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20세기 철학 퀴즈 사이트. 이것도 그런 형식으로 존재한다면 가서 혼자 잘 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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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종교개혁 5백주년이라고 한다. 

(종교개혁이 날짜가 있는 '사건'인 줄 오늘 안 듯하다........) 


bbc 팟캐스트에서 이것 주제로 한 에피소드 들었는데

마르틴 루터의 최신 전기 저자를 포함한 출연자들과 

루터를 어떻게 이해할지 모색하는 내용. 루터, 그는 근본주의적 광신도였나. 계몽된, 현대 세계의 창조자였나. 


출연자 중 한 사람이 굉장히 열정적이고 굉장히 말을 잘했다. 

할 말이 많은 데다 말을 잘하고 시간은 부족하니 무슨 말을 하든 120%인 동시에 

80%인 (할 말이 남아 있고, 갈 길이 아직 멀고) 상태. 혼자서 오래 뜨겁게 말할 수 없으니 

중단할 시점이 아닌데 말 중단하기. 


그렇게 그가 말하고 나서 

진행자가 했던 한 마디가 "지금 당신, 새로운 종을 우리에게 소개하는 데이빗 아텐보로 같아요." 

그러자 그도 웃고 (진심), 청중들의 웃음도 들려왔다. 데이빗 아텐보로가 그렇게 '열광하는'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어떤 스타일인가 유투브에서 찾아봄. 갈라파고스 다큐 3부작이 업로드되어 있다. 그의 진행으로 

내가 본 건 Planet Earth가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갈라파고스 3부작의 1부 앞 조금 보니, 진행자의 저 말이 실제로 

꽤 웃긴 말이겠다... 고 생각하게 된다. 


진행자의 말 중 밑줄 긋게 되던 다른 한 마디는 

루터가 남긴 글에서 출연자가 좀 길게 인용하던 걸 듣고 나서, "오 이것들은 거의 Homeric force를 가진 문장들입니다." 


이것들은 거의 호메로스적 힘을 가진 문장들입니다. : 한국어로 이렇게....;나 

혹은 어떻게 다르게나 아직도 말할 수 없음, 말하지 못함에 대해 생각하게 됨. 



*오늘치 쓰기는 끝냈다. 8-9문장. 

쓴 걸 고치기 + 새로 쓰기. 라 며칠간은 뒤죽박죽일 듯. 

흡연은 아직 끝나지 않. ; 아 미련이 길어야 또 끝이 얄짤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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