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를 읽다가 내가 쇼펜하우어의 저작에 대해 감상을 쓰면서 스스로에 대해 한 약속을 보게 되었다. 쇼펜하우어가 지시한 대로 칸트 등의 저작을 읽고나서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다시 읽어 보겠노라는... 그래서, 한국에서 가져온 최재희 번역의 순수이성비판을 다시 펴들었다. 책장에, '비무지에서'(비무장지대에서)라고 적혀 있더라. 군대 때 갖고 들어갔었나 보다. 물론, 제대로 읽었을 리는 없지만... 올해 안에 칸트의 주요 저작들을 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것도 역시 계획에서 그칠려나...?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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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in-itself 2013-07-2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몇 년 전에 순수이성비판 200페이지 정도 읽고 중도에 포기했던 아픈 과거가 떠오르네요ㅜㅜ 요새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읽고 있는데 이번에는 예전의 칸트에서의 실패를 딛고 완독하리라 의지를 불태우며 읽고 있습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Judith Norman et. al본이 번역이 잘 되어있더라구요^^

weekly 2013-07-22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건투를 빌겠습니다. 칸트든 쇼펜하우어든 같이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읽은 부분 포스팅 하고 서로 코멘트해 주고!:) (제가 한국에서 갖고 온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Payne 번역으로 되어 있네요. 교보에서 샀던 기억이 납니다.)

yamoo 2013-07-2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클리님 안녕하세요! 쇼펜하워를 탐독하고 계시는군요~ 학부때 쇼펜하워를 좋아해서 저서들을 찾아 읽곤 했는데, 주저인 의지와표상으로서의세계만, 것두 날림으로 번역한 을유문화사 판만 있어 뭔소린지도 모르게 완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보니, 번역이 헬~이더군요.ㅎㅎ

쇼펜하우워 번역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김미영 역자의 본을 보니, 정말 번역이 잘 되었더라구요. 박사학위논문인 충족이유율에 관한 네겹의 뿌리를 보고 이 역자가 의지와표상으로서의세계를 번역하면 냉큼 사서 읽어야지...하고 있습니다^^

저두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헤겔의 정신현상학 그리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은 읽다가 계속해서 포기한 책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순수이성비판..아카넷 본도 그리 좋은 가독률을 자랑하지 않아 책세상 문고본인 서문만 번역한 걸 읽었는데....책세상 본이 가장 가독률이 좋았습니다. 이 분이 전역을 하면 꼭 사서 읽어야 겠다는 결심~!

그나저나 영국에서의 생활은 잘 적응 되셨는지요~^^

weekly 2013-07-29 16:02   좋아요 0 | URL
예, 야무님 안녕하세요:) 지금 쇼펜하워를 탐독하고... 있는 건 아니고 전에 한번 대충 읽었는데, 나중에 다시 한번 제대로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지금은 칸트를 읽고 있는 중이구요. 최재희 번역인데, 어투가 옛날식이라던지 선천, 선험 등의 용어가 좀 헷갈린다든지 하는 등의 사소한 부분들을 빼면... 그냥 감사하게 읽게 되네요. 번역에 너무 너무 많은 노고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그냥 눈에 씹히더라구요. 야무님께서 혹 의지와 표상을 지금 읽고 계시다면 같이 읽는 것 어떨까요? 간단히 발제하고 서로 코멘트해 주고~ -여기 와서 보니 철학책은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들 하시더라구요.

영국 생활은... 그럭 그럭 살고 있는 거 같아요. 그냥 요즘은 다 사람 사는 데구나 하는 생각이 들구요. 옆집에서 파티하느라 늦게까지 떠드는 소리도 들리고, 한국의 시골에서마냥 개짖는 소리도 들리고, 아이 떼쓰는 소리와 그걸 야단치는 젊은 아빠의 목소리... 주차 문제 때문에 조금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동네 한가운데 들어와서 살아서 그런지 한국하고 별로 다르다는 느낌이 안들어요. 여기 이웃들과의 대화주제는 주로 날씨, 집안일(정원일)... 이런 것들이구요... -요건 좀 신선하네요:) 건강하시구요~

yamoo 2013-07-31 17:48   좋아요 0 | URL
아, 영국생활은...그렇군요^^ 적응 잘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쇼펜하워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고 있지는 않아요. 우연히 김미영 역자의 쇼펜하워 박사학위 논문이 번역되어 나와 쓱~ 본것 뿐이에요. 현재 의지와표상은 좀더 좋은 번역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있습니다.

저는 지금 베르그손의 주저들을 열독하고 있어요. 박사논문 쓸 것은 아니지만 주저들 거의 암기할 정도로 회독수를 늘릴 예정입니다. 물질과 기억이나 창조적 진화 각 10회독 정도 되면 위클리님과 논제를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7회독 정도 되면 의사 타진 해볼께요^^

같이 읽는 게 참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위클리님께서 베르그손의 저서들을 읽기 시작하시면 제게 귀뜸해주세요~ 간단히 발제하고 같이 읽어 보아요^^

weekly 2013-07-31 18: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 베르그손은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분인데...:) 어떤 사고를 한 철학자인지 좀 알아보고 기회가 되면 직접 저서를 읽어 보고 싶네요. 그때 꼭 야무님께 귀뜸 드릴게요~

yamoo 2013-08-01 16:39   좋아요 0 | URL
베르그손은 보통 철학사에서 생의 철학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철학사의 주류가 아닌 비주류 계열이었는데....들뢰즈가 새롭게 해석한 이후 스피노자와 함께 각광받고 있습니다.

현대철학은 니체, 베르그손에 매우 많은 빚을 지고 있지요. 여기에 비트겐슈타인을 더하면 현대철학의 주요 원류들은 다 꼽은 셈이 아닐까요..^^;;

베르그손은 칸트의 형이상항을 거꾸로 세운 철학자로 평가받습니다. 근대 제가 직접 저서들을 읽어보니 세간의 평가보다 더 위대한 것 같습니다. 아주 지극하고 당연한 물리법칙으로부터 아주 새롭고도 독창적인 형이상학이 전개 됩니다. 위클리님도 읽어보시면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서구 형이상한 논쟁에서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문제를 베르그손만큼 빼어나게 해결한 철학자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여튼 그의 박사학위 논문인 <시론>만이라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Weekly 2013-08-01 16:5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칸트의 형이상학을 거꾸로 세운 철학자라는 평가는 굉장히 유혹적인 것 같습니다. 조만간 꼭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비씨의 어프렌티스라는 프로그램이 엊그제 시즌 마지막회를 방영했다. 최근 들어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프로그램 같아서 요즘 찾아 보고 있었다. 어프렌티스 이번 시즌은 영국 실업계의 한 거물의 투자를 받아 수익을 반반으로 나누는 조건으로 사업을 함께 할 파트너를 뽑기 위해 16명(이던가?)의 후보자가 팀을 이뤄 경쟁하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컴피티션 쇼다. 이번에 비즈니스 파트너로 선정된 사람의 아이템은 런치 타임 피부 개선 클리닉 체인... 인 것 같다. 사람만 보면 다른 경쟁자가 더 나아보였는데, 그 사람은 사업 아이템이 별로였던 것 같다.


어프렌티스의 매력이라면... 한 시간 안에 인생의 흥망성세를 다 볼 수 있다는 것일 게다. 모든 후보자들은 자신감 충분하여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것을 다짐하며 출발선에 선다. 그러나 누구 하나는 매주 매주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어 있다. 


지지난 주엔가 사업 아이템을 평가하는 편이 있었다. 투자를 받게 되면 이 사업을 해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던 아이템을 평가받는 날이다. 돈을 투자할 거물이 말한다. 이 계획, 말도 안돼. 후보자가 말한다. 아니, 이거 확실히 대박칠 겁니다. 거물: 아니, 안돼. 넌 무슨 근거라도 있어? 후보자: 그럼요. 난 이게 될 거라고 100% 확신하고 단 한점 의심도 없습니다. 빵!


안해 봤는데, 그걸 잘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할 근거가 어디 있겠는가? 그 거물이 신물나게 들었을 '100%의 확신'은, 그것이 실물에 근거하지 않은 한 객기일 뿐이다. 실물과 100% 확신 사이의 크기가 곧 객기의 크기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내 블로그를 되돌아 볼 때마다 느끼는 그런 것과 같다. 가진 것이 없을수록 목소리를 크게 낼 수 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묻혀버릴 거 같으니까... 스스로 돌이켜 보면 그 괴리가 무안함, 창피함, 안스러움... 등등의 복잡한 감정으로 남는다.


어프렌티스의 참가자들 중 적어도 15명은 자신의 실패기를 냉정하게, 전 국민과 함께 테레비에서 감상하게 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어제 어프렌티스의 뒤풀이 쇼도 잠깐 봤는데, 참가자들이 참 건강해 보이더라. 자신의 객관적인 모습과 냉정하게 대면하는 것을 난 용기라고 부르고 싶다. 난 그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리얼리티쇼와 컴피티션 쇼를 싫어함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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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움... 한 쪽에서는 대통령(직)을 철저히 제도화하여 스스로를 이중 삼중으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데 반해, 다른 한쪽에서는 대통령을 철저히 사적으로 이용해 시스템 자체를 망쳐 놓았다...

기술적으로 원본이 파기되거나 유실되었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원본을 통짜 시스템 안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보관하고 있었다고 하니. 그렇다면 나로서는 보관하고 있는 측에서 국민과 국회를 속이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안타까운 것은... 정직하고 투명하게 일하려는 사람과 투명성을 극도로 싫어(두려워) 하여 술수를 쓰는 사람과 경쟁하면, 후자가 거의 언제나 승리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또 한번 확인하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에 가서는 정의가 승리한다고? 글세... 결국에 가서는 우리 모두 죽는다. 케인즈의 말을 따라하면...

(예전에 BBK 사건때 김 아무개씨가 이명박에 대해 말하면서 정상적인 규정이나 절차를 따르지 않고 항상 뒷구멍을 찾느라 고심하곤 하더라, 라는 말을 했었다. 아마 이게 이명박 성공(?)의 비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겠다 싶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사람들을 무수히 만나게 되기도 하고... 난 영국에서도 이런 사람들을 흔히 만난다. 물론, 한인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결제를 현금으로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 처음 영국 와서 어학원 다닐 때 만난 A는 학생증을 다른 사람한테 산 경우였다. 그렇게 몇 십 퍼센트를 아낄 수 있었겠지. 그런데 학원 리셉션에서 알바를 하던 다른 한국인이 학생증 사진과 A의 얼굴이 다른 걸 알아채고 학원에 신고를 했고, 학원에선 출입국 관리 기관에 신고했다. A는 낌새가 이상한 걸 느끼고는 나한테 학원에 전화해 달라고 했고, 전화해 보니 학생증 등록자는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찌 된 것이냐, 학원으로 직접 와봐라... 라고 하더라. A 말에 따르면 이런 식의 학생증 매매는 한국 학생들 사이에 많고, 학원도 어느 정도는 알고 묵인해 준다고 한다. 한국 내에서라면 학생증 매매가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영국에서라면 출입국 관리와 연관되어 있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다른 한국 사람들이 어학 연수 등으로 영국에 입국할 때 출입국 심사에서 곤경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A가 젊은 한국 대학생이었다는 점이 특히나 나를 아프게 했다. 전세계에서 어학 연수를 하러 영국에 들어오는데, 유독 한국인들만(A의 말에 따르면) 공문서를 위조해 몇 십 파운드를 아낀다. 지금 우리가 연달아 두 번 뽑은 대통령들, 그들이 한 짓들이 그들만의 잘못일까? 혹은 흔히 말하는 대로 51.6%의 잘못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저 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비웃고 있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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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7-1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너무 우기니가 그게 진짜처럼 보입니다.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말이 정말이구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weekly 2013-07-19 20:48   좋아요 0 | URL
예... 참 안타깝네요. 그래도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면 사람들도 결국 짜증을 낼 거라고 믿고 싶어요. 여당 쪽도 이런 식으로는 오래 가지 못할 거 같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어서 신규채용을 줄일지도 모르겠다고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불평했다는 뉴스를 봤다. 지방 중소 기업 공장에서 일해 본 경험으로 말하면... 노동자들 급여는 거의 최저임금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이 임금만 갖고는 한달 살기가 솔직히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한달 해봐야 100만원 정도로 기억되니까. 그래서 잔업이 필수가 된다. 그러면 하루 12 시간 꼬박 꼬박 일해야 한다. 그래봤자 크게 더 받는 것도 아니다. 지방의 웬만한 공장들은 다 파견업체를 이용한다. 즉, 상당 수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직원과 비정규직 직원은 무엇보다도 우선 상여금에서 달라진다. 비정규직들은 상여금으로 기대할 것이 없다. 예의상 5만원 정도 추석 봉투에 넣어주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한국의 평균 노동자 임금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는 데 있다. 이 말이 뜻하는 건, 노동 시장이 극단적으로 양극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의 어떤 공장에서 일할 때였다. 그 기업은 중견 기업이었는데, 신규 인력은 거의 비정규직, 고등학교 취업반 학생들로 채워졌다. 노조가 잘 조직되어 있어서 노사합의로 일년에 한 두 명씩 정규직화시키기도 했다. 노조분들 스스로 얘기하길 이제 열정이 사그라든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도 회사에 꾸준히 정규직화를 요구해 주는 건 대단히 고마왔었다. 내가 있을 때 자동화 시설들이 들어오고 취업반 학생들도 좀 들어오기 시작했다. 공장장님과 애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러더라: 여긴 장기근속자가 많아 임금 부담이 크다, 내가 아무리 조회 시간에 강조하고, 아무리 쥐어 짜도 이제 생산성을 높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안다... (솔직히, 장기 근속 노동자들의 급여를 맞추기 위해 고등학교 취업반 아이들의 급여를 까고 있는 셈이라고 그때 나는 느꼈었다.) 

지방 작은 하청 업체에서는 직원들 급여 까고 나면 별로 남는 것도 없는 일거리를 맡아 하고 있는 곳도 많다. 그러므로 삐끗하면 급여 연체가 되어 버리거나 회사가 망하게 된다. 나도... 이런 경우를 두 번 당했다. 많은 경우가 대기업이 하청 기업을 너무 쥐어 짜서 벌어진 일들이다. 최저 임금 인상이 이런 작은 하청 기업들에는 분명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모른다. 나는 왜 많은 한국의 공장 노동자들이 하루 12 시간, 토요일 4시까지 일해야 하는지, 혹은 12 시간 주야 맞교대로 일해야 하는지, 왜 가끔은 철야를 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노동자들의 생활의 기반을 전멸시켜 버린다는 것은 안다. 현상적으로 보면 인력이 너무 싸서 그럴지도 모른다. 비싼 인력을 하루 12 시간 물 쓰듯이 써댈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면 기업 양극화보다 더 해결하기 힘든 것이 노동 양극화일 것이기 때문에... 

(어제 나무 자르러 세 명이 왔었다. 일은 거의 한 명이 다 했지만. 일이 끝나고 돈을 주면서 세어 보라고 했더니, 그 덩치가 산만한 영국 아저씨가 손을 벌벌 떨면서 제대로 세지를 못하더라. 무거운 장비들과 씨름하느라 손이 다 풀린 것. 내가 돈을 다시 받아서 큰 소리로 세어 주었다. 내가 그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노동은 우리를 도덕적으로 고양시킨다. 그러나 때로 노동은 우리의 인간성을 절멸시킨다. 그러나 그것은 노동에 달린 것이 아니라 노동을 운용하는 인간 스스로의 체제에 달렸다. 나는 인간 희극, 혹은 비극은 결국 여기에 달린 문제라고 결론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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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오른쪽에 있던 나무를 잘라냈다. 물론, 사람을 불러서 잘랐다. 9미터쯤 되는 나무에 전신주에 오르듯 사람이 올라가 옆집으로 나무가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나무를 자르더라. 밑둥은 그라인더 기계로 긁어냈다.   


저번 주에 끝냈어야 할 일인데 오기로 한 사람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일이 늦어졌다. 한번 연기를 했고, 다시 잡은 날에는 아무 연락도 없이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오후에야 원래 약속했던 사람의 동료가 왔지만 이 사람들과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 일을 취소해 버리고 새로 사람을 구한 것이다. (술먹고 늦게까지 자느라 그랬을 거다.)


영국에 처음 왔을 때, 어느 집 나무 담에서 펜스 고친다는 광고를 보고는 저걸로 밥벌어 먹고 살 수 있을까나 싶었다. 그런데 충분히 먹고 살겠더라. 집이 아파트가 아니라 주택이기 때문에 손 볼 일이 계속 생긴다. 문짝을 고친다든지, 펜스를 고친다든지, 잔디를 깐다든지, 인테리어를 다시 손본다든지... 작은 일은 집주인이 직접 하겠지만 큰 일은 사람을 쓰게 될 터이다. 한국처럼 처음에 완세트로 갖춰 놓고 시작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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