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씨의 어프렌티스라는 프로그램이 엊그제 시즌 마지막회를 방영했다. 최근 들어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프로그램 같아서 요즘 찾아 보고 있었다. 어프렌티스 이번 시즌은 영국 실업계의 한 거물의 투자를 받아 수익을 반반으로 나누는 조건으로 사업을 함께 할 파트너를 뽑기 위해 16명(이던가?)의 후보자가 팀을 이뤄 경쟁하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컴피티션 쇼다. 이번에 비즈니스 파트너로 선정된 사람의 아이템은 런치 타임 피부 개선 클리닉 체인... 인 것 같다. 사람만 보면 다른 경쟁자가 더 나아보였는데, 그 사람은 사업 아이템이 별로였던 것 같다.


어프렌티스의 매력이라면... 한 시간 안에 인생의 흥망성세를 다 볼 수 있다는 것일 게다. 모든 후보자들은 자신감 충분하여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것을 다짐하며 출발선에 선다. 그러나 누구 하나는 매주 매주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어 있다. 


지지난 주엔가 사업 아이템을 평가하는 편이 있었다. 투자를 받게 되면 이 사업을 해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던 아이템을 평가받는 날이다. 돈을 투자할 거물이 말한다. 이 계획, 말도 안돼. 후보자가 말한다. 아니, 이거 확실히 대박칠 겁니다. 거물: 아니, 안돼. 넌 무슨 근거라도 있어? 후보자: 그럼요. 난 이게 될 거라고 100% 확신하고 단 한점 의심도 없습니다. 빵!


안해 봤는데, 그걸 잘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할 근거가 어디 있겠는가? 그 거물이 신물나게 들었을 '100%의 확신'은, 그것이 실물에 근거하지 않은 한 객기일 뿐이다. 실물과 100% 확신 사이의 크기가 곧 객기의 크기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내 블로그를 되돌아 볼 때마다 느끼는 그런 것과 같다. 가진 것이 없을수록 목소리를 크게 낼 수 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묻혀버릴 거 같으니까... 스스로 돌이켜 보면 그 괴리가 무안함, 창피함, 안스러움... 등등의 복잡한 감정으로 남는다.


어프렌티스의 참가자들 중 적어도 15명은 자신의 실패기를 냉정하게, 전 국민과 함께 테레비에서 감상하게 된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관찰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어제 어프렌티스의 뒤풀이 쇼도 잠깐 봤는데, 참가자들이 참 건강해 보이더라. 자신의 객관적인 모습과 냉정하게 대면하는 것을 난 용기라고 부르고 싶다. 난 그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리얼리티쇼와 컴피티션 쇼를 싫어함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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