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있다
전여옥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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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르뽀'형식으로 담아서 '화끈'하게 공격하고 있으며 결말에는 저자 자신이 생각하는 우리나라에 대한 희망섞인 전망과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제시하고 있다.

전여옥씨의 글쓰기의 장점은 일단 '화끈솔직하다'는데 있다. 그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은 독자들에게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대단히 용이한 화법인 것 같다. 이니셜로 표기하긴 하지만 분명히 아는 사람일텐데 저렇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인정사정 보지 않고 펜을 휘두른다. 이러한 솔직함은 그녀 자신의 주위 사람들을 주로 소재로 잡는다는 점과, 자신의 이야기를 좋던 나쁘던 무리없이 녹여낸다는 점이 양념으로 결합하면 더욱 치명적인 매력이 된다. 특히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분량에 걸쳐 전업주부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을 읽으면 묘한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화끈함'으로 일관했다면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강준만 교수를 위시하여 화끈한 필자들은 얼마든지 많다. 그러나 왜 전여옥인가? 그녀가 비판하는 대상들이 대부분 사회 권력층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즉 그녀는 '한국사회 상층부의 르뽀작가'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비아냥거리는 뜻이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위치를 충분히 활용하여,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계층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또한 특유의 통찰력은 그 안에서 작동하는 한국사회의 매커니즘을 상당 부분 냉철하게 꿰뚫고 있다. 이러한 소재선정은 독자들에게 관음증적인 쾌감을 준다. 한국부르주아의 은밀하면서 지저분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쾌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요즘같이 빈부격차와 계급갈등이 심한 세상에는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라고 할 수있다. 담담히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텐데, 통쾌하게 독설을 퍼붓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을까?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그녀의 책을 읽으면 기분이 후련해진다. 여기까지는 그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그녀의 다른 저서를 포함하여) 이 책은 두 번 세 번 곱씹어 읽게 되면 상당히 불편해지나 최소한 맥빠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예전에 나는 전여옥씨가 공적인 이타심이 아니라 사적인 이기심으로 비판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한 적이 있다. 풀어서 말하자면, 한국 사회의 발전이 아니라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었다. 하지만 비판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동기 자체를 해부하겠다는 생각은 개인의 머릿속을 해부하겠다는 상당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단해 버렸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불편한 이유 하나는 찾을 수 있었다. 이 책 전체에서 감지할 수 있는 전여옥의 자기모순, 아니 자가당착이 불편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남자를 위로하기 위해 쓰여진 '그들의 저철한 선택-종신보험'의 일부를 보자.

K씨의 마누라는 현재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 유학 중이다. 명문대를 나와 방송국에서 그런대로 자리를 잡은 그의 아내는 '공부를 하겠다.'는 대책없는 지적 허영심에 사로잡혀 미국 유학을 떠났다. 그 엄청난 학비와 생활비를 남편에게 떠넘긴 채, 아침이고 점심이고 저녁까지 회사 식당에서 2500원짜리 식판으로 세 끼를 해결하는 그에게 마누라는 '돈이 모자라 빠듯하다.'는 이메일을 하루에 한 통씩 보낸다.

이 내용에 공감할 수도 있고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뒷표지의 저자의 약력에는 '현재 이화여대 정치학과 박사과정 중'이라고 당당히 적혀있었다. 한참 웃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대책없는 지적 허영심'과 다른 글에서 쓰여진 표현대로 '이제 벤치에 앉아 자리를 덮히고 있던, 그러나 눈부신 능력을 지니고 있는 여성 인력'을 도대체 누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만약 제3자가 '공부를 하겠다.'는 지적 허영심에 사로잡혀 이화여대 정치학과 박사과정중에 있다라고 그녀를 비판한다면 무어라고 대답할 건가? 나는 '이제 벤치에 앉아 자리를 덮히고 있던, 그러나 눈부신능력을 지니고 있는 여성 인력'이다라고 대답할 것인가? 게다가 전여옥씨도 이화여대라는 '명문대를 나와서' KBS라는 '방송국에서' 일본전문특파원으로 '그런대로 자리를' 잡았던 사람이 아닌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와 전여옥씨의 차이점을 발견해내지 못했다. 해외유학을 갔기 때문에, 유학비를 남편에게 부담했기 때문에 나쁜 여자라는 것인가? 냉정하게 전업주부였던 기혼여성이 재취업 내지는 공부를 함에 있어서 자기 돈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된단 말인가. 전여옥씨 같이 '선택밭은 소수'나 남편에게 손 안 벌리고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지, 일반여성이라면 시댁이던, 친정이던, 남편이던 손을 벌려야 할 것이 아닌가. 누누이 이야기하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격려하고 싶었다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비판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갖추고 이야기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한다.

다른 예. '엽기적인' 그녀의 '염치없는' 초대장 에피소드. 한국의 전업주부를 비판하기 위해 어떤 사장 부인의 어처구니 없는 출판기념회의 풍경을 재미있게 묘사한다. 내용 자체는 의미가 있고 설득력도 상당히 있다.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이야기한 이렇게 이야기해도 되는걸까 싶은 초강력 에피소드의 한 편이다.)  그런데, 내가 의아한 것은 그 자리에 전여옥 본인도 있었다는 점이다.

책의 상당수의 지면에서 온갖 종류의 '연'에 대해서 엄청난 독설을 퍼붓는 그녀는 왜 출판기념회에 참석했을까? 설마 저자로써 책의 소재를 찾기기 위해서 방문한 것일까? 그 날의 출판기념회가 우스꽝스러울 것을 미리 알고? 그녀는 사장과의 '인간적 정의' 운운하며 대충 얼버무렸지만,  이 표현 자체가 참석 동기가 사장과의 연 때문이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여기서 또다시 의문이 생긴다. 그녀 자신의 '~연'은 건전한 네트워크인가? 인간적 교분은 학연, 혈연, 지연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비이타적인 따뜻함이란 말인가? 그걸 누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학연, 혈연, 지연을 타파하자고 할때는 이런 류의 '인간적 정의'가 다른 가치를 누르니까 학연, 혈연, 지연 등을 극복하자고 하는 게 아닌가. '선배님' 운운하면서 책 갈피에 써넣은 이야기는 학연이 개입된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녀의 화끈함만큼이나 이상한 장면이었다. 차라리 '여성들이여 테러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더럽고 아니꼬와도 기존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라라고.' 충고를 했더라면, 이렇게 기분이 이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다른 책에서는 이렇게 충고했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실제로 김지룡씨의 책에는 이런 류의 글이 있다.

원론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책과 그녀의 관계도 모순적이다. 책 전반에 걸쳐 엄청난 독설을 늘어놓으면서도 다른 지면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은 비판과 비난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물론 악의적인 비난까지 일일히 듣는 적극적인 자세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하자. 그러나 최소한의 귀기울임도 필요없을 정도로 그녀는 완전무결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더 나아가 여성잡지처럼 읽히기 위해서 이 책을 썼는가라고 묻고 싶다.

그녀도 우리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 이러한 책을 쓰는 게 아닐까? 단지 책 많이 팔아 돈 벌자고 쓰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도 남의 말에 무관심하면서 한국사회가 그녀의 화끈한 충고를 받아들여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자기모순이다. 생각해 보면, 이 책의 출발부터가 모순이다. 책 제목은 '대한민국은 있다.'인데, 전체적인 내용은 '대한민국은 없다.'에 할애하고 있으니 말이다.

몇 가지 에피소드를 예를 들었지만 그녀의 이상한 모순은 책 전반에 걸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책 말미에 등장하는 대한민국의 긍정적인 모습과 그녀가 제시한 우리나라 살리기를 위한 제언이 상당히 가치가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은 반드시 분량이 짧아서만은 아니다. 그녀의 텍스트를 꼼꼼이 되새김질하면, 형용할 수 없는 이중적인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모순 속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전여옥씨의 지나친 자신감이다. 특히 여성에 대한 텍스트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맨 처음에 언급한 에피소드에서도 내가 느꼈던 것은 '유학간 그녀'에 대한 '전여옥 그녀'의 경멸감이었다. 어떨 때는 자신감이 지나쳐, 균형감각을 잃어가는 것 같다. 그녀의 독설이 독자에게 쾌감을 주는 데는 분명 성공하고 있지만, 자기중심적인 논리의 모순이 최소한 나는 불편하게 한다. 이 점이 처음에 언급했던 그녀의 비판의 진위여부보다는 비판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되고, 더 나아가 그녀에 대한 불편함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은 내 결론은 다음과 같다.

전여옥씨는 훌륭한 르뽀작가이긴 하지만 훌륭한 사상가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있다'는 현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탁월하게 유추해내고 대안 제시도 깔끔하지만, 문제의식에 비해 대안제시에 힘이 실리지 못하고 문제의식 자체도 약간은 갈팡질팡하는 그녀. 조금 안타깝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의 모습들을, 특히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호평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거기까지라는 것이 문제이다. 그 이상으로 나갈수록 그녀의 단점들이 이 책의 가치를 흐릿하게 만든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오히려 전여옥에 대한 반감은 가신 편이다. 그래도 그녀처럼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라고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개인적으로 바램을 가진다면, 그녀가 현상 파악과 비판에만 몰두하지 않고, 대안제시와 약간의 균형감각을 갖춘 논리에 시간을 할애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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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이든 발 12시 30분 동서 미스터리 북스 77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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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리의 걸작 중에 하나인 크로프츠의 '크로이든 발 12:30분'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을 완역본으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팬더추리문고의 편역본이 상당히 깔끔하게 번역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하고-별로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서 시중에 잘 없습니다. 팬더 문고판도 구하는데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별로 인기있는 작가가 아니다 보니-DMB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아서...(역시 번역상태는 별로였습니다. 제말 오타만이라도 잡아서 내주길)

도서추리다 보니 내용을 쓰는데 부담이 없군요 :) 크로이든 발 12:30 비행기에서 어떤 노인이 독살당합니다. 그 노인을 죽인 것은 젊은 사업가 찰스 스윈번입니다. 그은 불경기로 인해 자신의 사업과 사랑하는 여인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하자,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에게 유산을 주기로 했던 외삼촌을 독살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깁니다. 외삼촌의 사망 이후, 무사히 넘어가나 했던 그의 앞에 우연히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제 2의 살인을 저지르는데..

주위에서 크로프츠에 대한 평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지루하다라는 평이 압도적입니다. 특히 '통'이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 사람이 창조해낸 탐정 프랜치 경감 역시 현실적인 캐릭터라서, 캐릭터로서의 매력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통'은 읽어보지 않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팬더 판본과 동서 판본을 비교하면서 읽어보았는데, '지루하다'는 의미를 어느정도 이해할 것 같긴 합니다.(두께를 보고, 아니 단편도 없는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가 이렇게 많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워낙 팬더본이 만족스러워서요.)

두 판본의 결정적인 차이는 '묘사'의 차이입니다. 팬더 판본은 어린이들이 봐서는 안되는 내용-찰스와 유나의 키스신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충실히 옮긴 편입니다. 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팬더 판본은 크로프츠의 세밀한 묘사를 대부분 축약해서 건조하게 사건만 옮긴 편입니다. 물론 찰스의 심리 묘사는 대부분 건드리지 않은 편입니다만, 그 외의 묘사는 대부분 축약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판본은 재미있게도 상당히 건조하고 스피디하게 사건이 진행됩니다. 처음에 제가 읽었을 때도 그 스피디함-찰스 스윈번이 젊은이다 보니 더 끌리게 마련이죠.-이 맘에 들어서 좋아했던 소설이었으니까요. 반면에, 완역본은 심리묘사 못지 않게 주위의 사건 묘사도 충실합니다. 그래서 범죄행위의 스피디함보다는 주인공의 심리의 답답함이 더욱 부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요. 크로프츠는 질릴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를 하더군요. 도서추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묘사에 세심하게 공들인 흔적이 납니다. 그것 자체는 작가로서의 장점입니다. 하지만 그 묘사가 찰스에만 집중해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모든 것을 세밀하다 보니 저같이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지루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겠더군요.

그런데 이 '묘사'의 차이가 같은 작품을 상당히 다르게 규졍해버립니다. 팬더 판본은 '시대성'이 없습니다. 소설이 시대적인 배경을 상당부분 잃어버리면서, 거꾸로 즉 언제 읽어도 부담없이 재미있는 추리소설에 가깝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태양은 가득히'의 영화랑 비슷한 느낌도 줍니다. 반면 동서 판본은 장엄한 고딕스타일의 연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대화나 묘사가 상당히 고풍스러우면서도 묘사때문에 상당히 과장된 느낌. 옛 연극을 보는 느낌입니다. 작가가 더 가까이 묘사할수록, 시대에 결합할 수 밖에 없겠죠. 생각해보니 플롯 자체도 크리스티의 '유산'과 '애증'이네요.

이 소설은 도서추리소설입니다. 도서추리의 장점은 범행과정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훔쳐보기이 쾌감은 장난이 아니죠. 범인의 심리과정의 생생함과 트릭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생생함을 제공하죠. 이러한 면에서 이 소설은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습니다. 찰스 스윈번이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정말 뛰어납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비도덕성의 함정에 빠진 찰스의 그 불쌍한 모습이란! 보통 오만하고 부족함 없이 자란 성격일수록 아쉬운 것을 가지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는 점을 작가는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찰스의 치명적인 매력만큼 '쫓는 사람'인 프랜치 경감의 매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프랜치 경감은 몇 장면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의 캐릭터가 빛을 발하는 장면이라면, 맨 마지막에 후일담으로 설명해준다는 점 정도인데, 경감의 캐릭터 때문인지 상당히 허전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아직까지 제 나이가 찰스의 나이에 가깝기 때문에 찰스에게 더 공감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고, 찰스가 제 스스로에게 반면교사의 여지가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면에서는 불만스러웠습니다.

이 소설에는 큰 교훈이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자기본위로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찰스의 범행준비과정과 법정에서의 검사의 반박을 교차로 읽어보세요. 크로프츠의 지루할 정도로 세밀한 묘사 덕분에 읽으면서 완벽했다고 생각한 그의 범행과정이 추풍낙엽처럼 논박당합니다. 물론 추리소설을 많이 읽으신 분들에게는 낡은 트릭일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저는 법정과정을 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격언을 다시 떠올릴 수 밖에 없더군요. 완전범죄를 치르기 위해서는 얼마나 현명한 것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남의 입장에서 바라보느냐가 핵심인 것 같더군요.' 비단 완전범죄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통'을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소설에 워낙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차라, 좀 객관적으로 보려면 다른 소설을 필히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추신) 동서의 홍보물은 정말 '엽기적'이군요. 알리바이를 '까부수다'니! 찰스 스윈번은 교수형이 아니라 오체분시 되었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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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04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잘 쓰셔서 기 팍 죽었습니다^^

상복의랑데뷰 2005-09-0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부끄럽습니다. ㅠㅠ

oldhand 2005-09-05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프츠는 추리소설의 역사상 굉장히 유니크한 작가라는 생각입니다.

상복의랑데뷰 2005-09-05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함부로 말씀은 못드리겠습니다만, 크로프츠는 이 작품만으로도 역사에 남을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아영엄마 2005-09-1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에 조애가 깊으신 또 한 분이시죠? ^^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상복의랑데뷰 2005-09-13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럽습니다. ^^;;;;

날개 2005-09-1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서재에 종종 글 남기시던 분이군요.. 축하드립니다..^^*

상복의랑데뷰 2005-09-14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감사합니다. ^^;

Reds 2005-09-1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로프츠 참 좋은 작가입니다. 추리소설은 그 사회의 모습을 철저히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는 제 신념같은 지론(내지는 취향)에도 딱 들어맞는 작가이구요. 다른 작가들은 넘겨 버렸을 부분까지도 철저하게 묘사하는 그 세심함과 꼼꼼함도 좋구요. 리뷰에 전체적으로 동감하는데 딱 한가지 부분, 프렌치 경감이 매력없다는 부분에는 소심하게 반기를 들어 봅니다. 전 오히려 프렌치 경감의 캐릭터가 현실적이고 정감가서 좋던데요^^ 추리소설에 나오는 슈퍼맨급 탐정들에 질려서 저에겐 더욱 그렇게 느껴졌나 봅니다.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좋은 소설에 걸맞는 좋은 리뷰네요.

상복의랑데뷰 2005-09-1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처음 뵙겠습니다. ^^ 말씀해주신 부분에는 공감하지만, 저는 슈퍼맨급 탐정들을 더 좋아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축하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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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이름은 유괴>에 이어 노블하우스에서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두 번째 소설입니다. 제가 읽은 소설로는 <백야행>까지 포함해서 세 번째 소설이구요.

소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순스케-전작의 주인공 이름과 동일합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더군요.-는 아트 디렉터입니다. 그는 결혼한 아내와 아들을 방문하러 호숫가 별장으로 오게 됩니다. 호숫가 별장에서 아들은 명문 사립중학교 입시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합숙과외를 받는 중이었고, 아내는 다른 가족들처럼 아들을 뒷바라지 하러 머물러 있었습니다. 별장을 방문한 그는 네 가족의 분위기가 유별난 것에 약간의 의아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그를 따라 부하직원인 에리코가 별장에 방문하게 되는데...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제가 읽은 세 편의 소설-<백야행>, <게임의 이름은 유괴>, <호숫가 살인사건>-에 국한되어 하는 이야기임을 밝힙니다.)

이 소설의 첫 인상은 상당히 본격소설 내지는 황금기의 고전의 스타일을 차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었습니다. 원제인 the lakeside murder case부터 반 다인이나 크리스티의 작품을 연상케 하고, 호숫가 별장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비밀을 감춘 소수의 인원이 등장하고, 그 속에 살인이 벌어진다는 설정은 말할 것도 없구요. 또 결말부분의 사건 해결방식은 지극히 고전적인 방식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말까지 읽고 나서는 오히려 '세태소설'이라는 용어를 떠올렸습니다. 고등학교 때 들은 짧은 문학 지식으로는 채만식의 소설이나 박태원의 일련의 소설에 대한 설명에서 들은 것 같은데, 게이고의 소설은 읽을수록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게이고의 소설 속에는 작가가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삶이 녹아 있습니다.(특히 <백야행>은 일본 IT산업 발전사와 같아 보입니다.) 게이고의 유려한 필력은 여러 번 읽을수록 추리나 트릭에 대한 인상보다는 작가가 그려내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게 합니다. 특히 등장인물간의 대화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표출하는 솜씨는 탁월함 그 자체입니다. <백야행>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주인공 류지가 '저 태양은 거짓이야. 눈을 뜨고 있어도 난 아무것도 볼 수 없어. 대낮에 떠돌아다니는 영혼의 별......그게 나야.' 할 때 숨이 막힐 듯한 안타까움을 한번쯤 느껴보셨을 겁니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는 일본의 직장인들의 일상을 묘사하고 있다면, 이 작품은 일본의 교육제도와 가족상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명문 사립중학교 입시 시험을 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합숙과외를 하고, 이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부모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도를 당연히 여기고, 이를 알고도, 주위의 평판 때문에 이혼을 할 용기가 없는 권태기의 중년 부부들의 모습도 묵직한 울림을 가져다 줍니다. 일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피상적으로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이미 겪었고-초반에 등장하는 순스케와 후지마의 대화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 들었던 이야기와 비슷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언젠가는 제가 겪을 일 같아서 섬찟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게이고는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주인공 순스케의 방관자적인 태도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순스케가 처음 후지마와 이야기를 나눌 때의 모습을 볼까요? 그는 무의식적으로 과열된 입시 경쟁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후지마의 정교한 반박에 쉽사리 대꾸하지도 못합니다. 그냥 듣고만 있을 뿐이지요. 또 살인사건이 일어난 뒤의 그의 행동도 그렇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입니다. 그가 바라는 해결은 다른 이로 인해 부정되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반감을 가지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이들에게 끌려다닙니다. 이러한 모습은 <게임의 이름의 유괴>의 순스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일 겁니다. 아마 앞장서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겠죠.

물론 결말에 가서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살짝 풍기긴 합니다. 그렇지만 작품 중간에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현재의 세태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이는 관점에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300페이지도 되지 않는 이야기에서 더 이상의 언급은 위험해보이고, 우회적인 접근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백야행>과 같이 우회적인 묘사가 긴장감이나 안타까움 등의 부수적인 감정을 독자에게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 비해 경쾌한 맛은 덜합니다. 시점의 차이도 있긴 하지만-전작은 1인칭, <호숫가 살인사건>은 3인칭입니다.-주인공들의 태도가 주는 차이가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전작의 순스케는 야심만만하고 적극적인 직장인입니다. 이러한 성격부여로 인해 그는 사건의 발단부터 결말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취합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크로이든 발 12시 30분>의 찰스 스원빈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호숫가 살인사건> 순스케는 '홈즈'라기 보다는 '왓슨'에 가깝습니다. 비록 살인사건의 원인이 그로 인한 것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원인이 그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뒤이서 살인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그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네 가족 사이를 겉돌 뿐입니다. 진실을 깨닫는 순간부터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의 비중은 상당히 작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순스케의 돌변이 내용상 필요하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그렇게 와 닿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그 이후에 등장하는 내용은 약간 작위적이라는 느낌도 들었구요. 전반부의 묵직함 때문인지, 후반부의 감동이 썩 개운하게 다가오지는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결말 자체도 개운한 결말은 아니긴 합니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읽고 쓴 리뷰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소설은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그렇지만, 재미에 충실하면서도 추리소설이 가지는 장점들을 대부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추리소설' 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을 떼고, 읽으셔도 작품의 재미를 느끼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요즘 유행인 '반전'도 비교적 잘 처리하고 있구요."라고 썼는데, 이 작품에도 비슷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좀 덜 경쾌하지만, 읽고 났을 때의 묵직함은 이 작품이 훨씬 낫습니다. 고민할만한 단초들도 상당수 제공하고 있구요. 유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진지한 기분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호숫가 살인사건>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이만 하고 책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상당히 깔끔하게 되어있습니다. 표지도 작품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고, 적절한 자간과 글씨 크기는 읽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띠지의 색깔이 책이랑 맞지 않는다는 생각과 띠지의 색깔로 인해서 오히려 띠지 안의 글씨가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역자의 깔끔한 번역 솜씨와 친절한 해설은 당연해야하지만 찾기 어려운 보너스이구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엄격한 의미에 추리소설이라고 보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읽는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엄격한 의미의 추리소설로써도 수작이라고 생각하구요. 추리소설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도 이렇게 경계선에 있는 좋은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필살기를 익힐 수는 없지 않을까요?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흔히 말하는 '기본은 하는 작가'내지는 '보증 수표'의 아우라가 풍기기 시작합니다. <변신>이나 <헤드>까지 읽어보면 더 확실해질지 아니면 제가 운이 좋았던 것인지 알 수 있겠지요. 앞으로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추신)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야쿠쇼 교지가 나오더군요.원작과는 약간 다른 설정이라는데 얼마나 다를지 궁금합니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도 영화랑 결말부분이 달랐는데, 전 소설의 결말을 더 선호해서 운좋게도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번에도 웬지 그럴 것 같습니다.

추신2) 후지마씨를 보고 추리소설애호가들에 대한 편견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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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2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panda78 2005-08-27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백야행 뒷이야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환야라고... 일어를 못하는 저로서는 번역되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릴 뿐입니다. 노블하우스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을 꾸준히 내 주기를.... 그리고 가능하다면 미야베 미유키 책도 좀 볼 수 있었음...

상복의랑데뷰 2005-08-27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뵙습니다. ^^; 근데 헉....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panda78 / 오오..환야 책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뒷이야기인지는 몰랐네요. 저도 일어를 못하기 때문에 계속 기다릴 수 밖에. 그리고 이건 절대 바램이지만. 노블하우스에서 아마 꾸준히 내주지 않을까요? ^^;

그리고 주소를 알려주시면 보내드릴께요. 혹시 서울 강남쪽에 있으면 직거래도 가능합니다 하핫~

2005-08-27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08-27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신2에 놀라서요 ㅠ.ㅠ

oldhand 2005-08-2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벌써 리뷰를. 이번에도 증정본? 부럽. 부럽.

상복의랑데뷰 2005-08-27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 별 건 아닙니다만, 중간에 보면 좀 오해할만할 구절이 있지요. "그리고 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추리소설 팬이라고도 하고."라는...
oldhand / 간만에 용기를 내서 써봤습니다만, 영 어색하네요. 전 역시 리뷰어가 되기는 멀었나봅니다. ㅠㅠ

비츠로 2005-10-05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백야행 읽고 한동안 멍하니 지낸 적이 있었는데... 묵직한 내용이라니 기대됩니다. 그리고 환야는 백야행의 뒷이야기는 아니고 백야행과 비숫한 분위기의 소설이라더군요. 다음에는 환야가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상복의랑데뷰 2005-08-2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비츠로님 오래간만입니다. ^^; 호숫가는 백야행과 게임의 중간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환야도 나왔으면 좋겠네요~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찰리 챈, 중국 앵무새 세계추리베스트 11
얼 데어 비거스 지음, 한동훈 옮김, 정태원 해설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중국 탐정 찰리 챈의 활약을 그린 소설. 중국인에 대한 경멸적인 묘사와 그에 맞서는 찰리 챈의 모습이 '중국인만도 못했던' 한국인으로써는 대단히 불편했다. 고전적인 향기를 풍기는 수작.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 우연이 과하게 개입되어있고, 사람들의 이름에 과도한 의미부여를 한 것 같지만, 읽는 데는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단 트릭을 설명하는 부분은 상당히 맘에 안들었다. 예상했던 트릭이긴 하지만, 아무리 XX를 잘한다고 해도 이건 좀 어색하다. 개인적으로는 <커튼 뒤의 비밀>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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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널리의 행운
로렌스 샌더스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2년 10월
평점 :
절판


Mr. Bestseller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로렌스 샌더스의 마지막 연작시리즈. 로렌스 샌더스가 직접 쓴 것은 7권이고 우리나라에는 고려원에서 4권(덫, 행운, 모험, 비밀)이 출간되었다. 비교적 쉽게 헌책방에서 구할 수 있으나, 4권을 다 맞추기는 은근히 어렵다. 사후 다른 작가에 의해서 몇 권이 더 출간되었는데, 평이 떨어진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앤더슨의 테이프>로 혜성과 같이 등장한 이래, 대죄 시리즈, 계명 시리즈로 전 세계 추리소설 팬들을 사로잡았고, 그 외의 소설들로 일반독자까지 사로잡은 대단한 작가인 로렌스 샌더스는 발상이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글쏨씨가 일품이다.

마치 '부르조아의 은밀한 유혹'을 폭로하는 소설이다. 맥널리는 예일대학 법대에서 쫓겨난 맥널리 앤드 선의 조사원(아버지는 변호사이다.)이다. 이 소설 시리즈의 가장 큰 힘은 로렌스 샌더스의 가공할만한 필력이다. 페리 메이슨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황당한 시작과 중간 중간 벌어나는 인간군상들에 대한 냉소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묘사 등은 요즘같이 힘든 나날에 읽기 참 좋다. 그러면서도 끝에 무언가를 묵직한 것을 남기는 것을 보면 괜히 Mr. Bestseller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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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8-0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어찌 4권 다 모아서 참 뿌듯했답니다.
맥널리 시리즈 마저 다 나왔음 좋겠어요. ^^

상복의랑데뷰 2005-08-0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찌저찌 모았습니다. 은근히 4권 모으기가 힘들더라구요. 이름이 비슷해서;; 나머지 3권이라도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

panda78 2005-08-0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 로렌스 샌더스의 맥널리가 아니면 웬지 분위기가 팍 죽을 거 같아요. ^^;

상복의랑데뷰 2005-08-0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스 샌더스의 종횡무진하는 필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추리소설이라고 보기 힘든 일반 소설을 읽어도 참 재미있더라구요 ^^;

oldhand 2005-08-0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더스 대인은 아직 저에게는 미개척지이죠. <앤더슨의 테이프>말고는 읽은게 없어서.. 맥널리 시리즈나 대죄 시리즈는 필독해야 할 듯 해요.

상복의랑데뷰 2005-08-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제 2의 대죄를 구해야 대죄시리즈를 읽어볼텐데...맥널리 시리즈는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