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만드는 법 - 더 많은 독자를 상상하는 편집자의 모험 땅콩문고
이연실 지음 / 유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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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부지런함, 자기 일에 대한 사랑이 이연실 편집자가 지닌 가장 큰 힘 같다. 백발이 돼서도 교정지 든 에코백 메고 현장을 누비는 ‘현직’ 할머니 편집자이고 싶다는 저자의 장래희망에 슬며시 웃으며 응원을 보낸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편집자의 글은 늘 힘이 되고 또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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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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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여성들을 화자로 내세워 그들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공포를 환상과 적절히 뒤섞어 빚어낸 이야기들.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일들을 은유와 상징을 통해 묘사했기에 읽는 내내 심장 박동수가 빨라진다.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과 아르헨티나(또는 이 세계)의 참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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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09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뭔가 제목과 괴리가 ㅎㅎ 잠자냥님 글엔 확 끌리는 뭔가가 ! 있어요 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잠자냥 2021-10-09 22:04   좋아요 1 | URL
ㅎㅎㅎ 기분 좋은 칭찬 감사합니다! 주말과 연휴 잘 보내세요!
 
엘살바도르 아파네카 이사벨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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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깊은 맛이 일품. 초콜릿의 단맛도 느껴진다. 씁쓸한 다크초콜릿 먹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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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국가에서
V. S. 나이폴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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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돌지만 어느 곳 하나 마음 편하게 온전히 속할 수 없는 이방인이자 영원한 방랑자들의 삶을 그린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미겔 스트리트> 이후 오랜만에 읽는 나이폴. 깜짝 놀랐다. 그의 작품이 이렇게 좋았던가?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이폴의 모든 작품이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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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0-07 09: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이폴이 또 책을 냈군요. 게다가 부커 상 받은 거라니, 구미가 당기긴 하는데, 이 양반 책이 복불복이라서 (전 미겔 스트리트는 폭망했어요!) ㅋㅋㅋㅋ
우짰든 급 관심입니다!

잠자냥 2021-10-07 10:36   좋아요 4 | URL
전 <미겔 스트리트> 읽고는 나이폴에 그다지 관심 없었는데요, 이 책은 부커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한 번 믿고 구매해봤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단편과 중편이 실려 있는데, 단편들도 재미나고, 중편 분량이 꽤 깁니다. 문동 같았다면 중편인 <자유 국가에서> 한 편만으로 단행본 냈을 거예요.

독서괭 2021-10-07 1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냥오별 오예~ 전작은 쏘쏘였나 봅니다.

잠자냥 2021-10-07 10:37   좋아요 3 | URL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있는 <미겔 스트리트>는 그냥저냥 그랬어요. 이 작품(집)이 훨씬 낫네요.
 

“우린 찢어지게 가난했고, 엄마는 머릿속에 오직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생각뿐이었죠. 과부가 되자 그 땅, 태평양의 범람으로 경작이 불가능한 논을 사들여 20년 남짓 동안 헛된 노동을 쏟아 부었어요. 방파제가 바닷물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자 엄마는 더는 온전할 수가 없었죠. 말하자면 약간 제정신을 잃게 된 거예요. 우리는 모두에게 버림받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우리한테 땅을 팔아먹은 공무원들이 부자가 되는 동안, 엄마는 짐승처럼 일만 하다가, 결국 가난하고 성마르고 혼자인 사람이 돼버렸어요. (<뒤라스의 말>, 28쪽)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뒤라스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뒤라스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뒤라스 가족이 식민지 인도차이나에서 겪은 궁핍한 삶이 작품 정서를 지배한다. 식민지의 빈한한 삶, 섹스, 돈, 연인, 엄마, 오빠들 등등 이 작품으로부터 34년 뒤에 쓰인 <연인>과도 소재와 내용 면에서도 비슷해 같은 뿌리를 지닌 작품으로 볼 수 있다. 공쿠르상 수상작인 <연인>에 비해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덜 유명한 편인지만 이 작품은 어떤 면에서는 좀 더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뒤라스가 자신의 가족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뒤라스의 작품 중 드물게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식민지 정책에 전면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배경은 캄보디아 남중국해 캄 평야- “왠지 촌스러운 남중국해라는 이름 대신 어머니가 고집스레 태평양이라고 부르는 바다”가 있는 이 평야에서 십대 소녀 쉬잔과 오빠 조제프, 그리고 어머니는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한때나마 좋은 시절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어머니 혼자 자식 둘을 키우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억척스러운 어머니는 남편이 사망하고 전직 교사인 데다가 아이 둘을 부양한다는 조건 덕분에 식민지 토지국에 토지 불하 신청을 할 수 있는 우선권을 얻는다. 어머니는 십 오년 가까이 모은 돈을 쏟아 부어 땅을 사고 방갈로를 짓고, 불하지 절반에는 작물을 심는다. 어머니는 희망에 부푼다. 첫 수확을 하면 방갈로를 짓느라 들인 돈을 거의 메울 수 있으리라…….

그러나 7월의 바닷물이 평야로 밀려왔고, 수확을 앞둔 작물들은 몽땅 물에 잠겨 버린다. 그래도 어머니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바닷물이 그해에만 특별히 세게 들이닥친 거라 믿는다. 그리고 평야 사람들 모두가 말리는데도 이듬해에 다시 시작한다. 바닷물도 다시 들어온다. 사실 어머니가 불하받은 땅은 방갈로를 지은 5헥타르를 제외하고는 경작이 불가능한 땅이었다. 어머니는 십 오년 가까이 모은 돈을 태평양 파도 속에 던져 넣은 것이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이번에는 평야의 농부 수백 명을 모아 제방을 쌓는다. 그러나 그 제방은 태평양 파도의 가차 없는 공격으로 단 하룻밤 사이에 무너진다. 어머니에게 남은 것은 빚더미와 경작이 불가능한, 소금과 물뿐인 사막 같은 땅뿐이다. 아니, 딸과 아들 두 자식도 있다.

아들 조제프는 어머니의 기둥이자 버팀목이자 또 다른 삶의 희망이다. 그런데 쉬잔은 어떤 존재일까. 어떤 의미로는 쉬잔도 어머니에게 삶의 희망이다. 그런데 그 희망의 빛깔은 조제프에게 거는 기대와 조금 다르다. 어머니는 딸을 보며 생각한다. 딸이 부잣집 남자를 만나 이 집안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수 있으리라. 쉬잔 또한 그런 자신의 가치랄까 의무를 잊지 않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언젠가 다리 옆에서 쉬잔을 본 남자가 차를 세울지도 모르고, 그녀가 마음에 들어 도시로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어볼지도 모른다고. 조제프 또한 방갈로 앞에 차가 멈춰 서기를 기다린다. 영국산 담배를 피우는 진한 화장에 옅은 금발의 여자가 내려 자신을 데리고 떠나줄 그날을. 거칠고 공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여리고 예민한 조제프는 쉬잔과는 말이 잘 통하는, 숨을 쉬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그러나 두 남매는 이 끔찍한 가난과 어머니의 망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저 부유한 남자 또는 여자가 나타나 자기들을 구원해 주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부유한 조 씨가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조 씨는 식민지에서 일확천금에 성공한 전형적인 투기꾼의 외아들이다. 그러나 ‘조 씨는 창의적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터무니없이 어설픈 아들’로 ‘아버지의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을 유일한 상속자였지만 상상력이라곤 눈 비비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사람’(65쪽)이다. 조 씨는 쉬잔에게 한눈에 반해 매일 같이 방갈로를 드나든다. 조 씨와의 만남은 이 가족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들은 조 씨를 두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희망을 품는다. 어머니는 조 씨가 하루 빨리 딸한테 청혼하길 기다린다. 어머니는 마음이 급하다. 쉬잔이 결혼만 하면 조 씨에게서 돈을 구해 방조 제방을 다시 쌓고, 방갈로 공사를 마무리 하고, 지붕의 이엉을 새로 이고, 자동차를 바꾸고, 조제프의 이를 치료해 줄 생각이다. 조 씨와의 결혼이 그들이 평야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아는 쉬잔은 조 씨가 끔찍하게 싫으면서도 그의 물질공세를 외면할 수 없다. 조제프는 조제프대로 조 씨를 혐오하면서도 그가 가족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못한다. 이 가족은 과연 조 씨의 도움으로 이 지긋지긋한 평야에서의 삶을 끝내고 가난에서 벗어나 도시로 떠날 수 있을까?


내 삶은 엄마를 관통해서 흘러왔어요. 엄마는 내 안에서 살아 있다 못해 강박이 되었죠. (<뒤라스의 말>, 29쪽)

엄마는 극성스럽고 미친 사람이었죠. 오직 엄마들만이 그럴 줄 아는 것처럼, 한 인간의 존재 속에서 엄마란 그가 만난 사람들 중에 결단코, 가장 이상하고 예측이 불가하며 파악되지 않는 사람일 거예요. 우리 엄마는 건장하고, 강한 여자였어요. 어쨌든 우리가 놓였던 그 음울한 삶의 국면으로부터 언제든 우리를 보호할 준비가 돼 있었죠. (<뒤라스의 말>, 30쪽)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딸을 성(性)적으로 이용하는 가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분명 <연인>이 떠오르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멍에와도 같은 가족의 굴레를 생각하게 된다는 점에서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를 떠올렸다. 어머니를 그린 방식 때문에 뒤라스의 어머니는 <태평양을 막는 제방>을 읽고서 딸과 결별했다고 한다. 그러나 쉬잔은(뒤라스는) 분명 엄마를 사랑했다. 조제프 또한 그랬다. 그러나 이 어린 자식들에게 삶의 무게는 너무나 가혹했다. 어머니도 분명 자식들을 사랑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딸을 부잣집 남자에게 팔아버리듯 결혼시켜서 가난을 탈출하려는 그런 방법밖에는 없었을까. 어머니의 광적인 희망과 그 희망을 해결하려는 방식이 쉬잔과 조제프에게는 너무나 가혹해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함이 밀려온다. 마치 태평양을 막겠다고 세운 그 볼품없는 제방이 거대한 파도에 힘없이 스러지듯이, 가혹한 삶 앞에 그들 가족이, 아니 그 두 남매가 맨몸으로 부딪히는 듯해 마음이 아파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쉬잔은 어머니를 원망하지 못한다. 어머니 곁을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어머니를 미워하지 못한다. 조제프 또한 그렇다. 사랑과 미움이 뒤섞인 관계 가족- 그들이 보기에 어머니는 ‘삶을 무한히 사랑했고, 삶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치유 불가능한 희망이 지금의 어머니’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바로 그 희망에 절망’(145쪽)한 것이다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희망하는 것을 끝없이 기다리는 인간의 삶, 그리고 무너져버릴지언정 다시 세울 희망이 존재해야만 살아갈 이유가 있는 인간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시시포스의 바위처럼 형벌 같은 삶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가련하지만 장엄한 인간의 모습이 어머니의 삶에서 엿보인다. 뒤라스도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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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0-05 2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라스의 말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프랑스로 돌아갈 여비도 마련하지 못할 만큼의 가난이 집안을 억누르고 있는데, 곱게 생긴 딸이 부르주아의 눈에 들었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활용할 생각을 떨치지 못했을 거 같습니다. 더구나 무대가 1930년대 초의 캄보디아였으면 더욱 그렇지 않았겠습니까. 아들 조제프에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확률도 높고요. 근데 페이퍼 읽어보니 줄거리가 익숙합니다. 아, 수없이 많은 작품이 이런 서사를 가지고 있군요. 특히 동서양을 막론해서요.
오늘 다락방님의 페이퍼 <비대칭>도 그렇고 이 페이퍼도 그렇고, 남자 독자들은 함부로 이야기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답니다.
그래 댓글 쓰기가 부담스러운데, 10대의 쉬잔 앞에 구세주로 등장하는 인물이 부자집 상속인인 젊은 동양인이 아니라 쉰 살 먹은 부르주아 백인 귀족이었으면 어땠을까요. 엄마 입장에선 이것도 다 쉬잔을 위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실이야 어떻든 말입니다.
조제프 앞에 돈 많고 자손 없는 동양인 늙은 과부가 등장할 수는 없었을까도, 웃으면서 떠올려봤습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5 11:47   좋아요 4 | URL
이 작품에서 저는 좀 신선(?)했던 부분이 엄마가 굳이 그런 자신의 행동을 ˝너를 위해서˝라고 정당화하지 않았던 지점이었어요.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은 없었던 듯합니다. 엄마의 머릿속은 오로지 무너진 제방을 다시 쌓고, 다시 경작을 하고... ㅠㅠ

암튼 근데 제가 요약한 줄거리는 이 작품 초반부입니다! 조 씨 등장 이후로 뜻밖의 전개... ㅎㅎㅎㅎ

조 씨를 묘사하는 부분이 <연인>하고 달라서 그것도 재미났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1-10-05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한 일이네요. 저는 정말로 갑자기 제인 마치의 연인을 영화로 다시 보고 싶어서 봤다가 마음이 불편해져서 중간에 멈추고 뒤라스의 연인을 오만년만에 다시 읽어봐야지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뒤라스의 말이 나오고 이렇게 뒤라스의 작품이나 뒤라스의 말을 읽었다는 글을 보게 되는거에요. 어떤 우연에 근거한 것일까요?

저도 폴스타프 님의 댓글처럼, 그런 상황에서라면 입밖으로 꺼내냐 꺼내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되 자식을 팔아(?) 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심은 자연스레 차올랐을 것 같아요. 정말이지 가질 수 있는 희망이라고는 다른 게 일절 없었으니 말예요. 자신 안에 그것이 옳다 그르다 판단하기 이전에 그것을 바라면서, 그러나 그것에 ‘그게 바로 자식도 행복해지는 길이다‘라고 부모를 비롯한 자식에게도 세뇌하지 않았을까요.

뒤라스를 다시 읽을 때인가 봅니다. 연인부터 시작해서 뒤라스의 말과 잠자냥 님 최근에 읽으신 태평양을 막는 제방까지 다 읽어봐야겠어요. 아니 그런데 언제??

잠자냥 2021-10-05 11:46   좋아요 3 | URL
휴, 제가 자식을 보험처럼 여기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요, 그럼에도 그런 부모들 마음을 이해못하겠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제 결론은 무자식 상팔자로...;;

다락방 님은 뒤라스 <연인> 읽으셨으니까 일단 <태평양을 막는 제방>부터 읽으세요. ㅎㅎ 전 <연인>보다는 이 작품이 더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1-10-05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연인과 밤으로의 긴 여로가 떠오르는 작품이군요~!! 이 책 서점에서 계속 만지작 거리고만 있는데 ㅋ 요즘 🐎 시리즈 많이 보이던데 이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

잠자냥 2021-10-05 13:10   좋아요 3 | URL
ㅎㅎ 다음에 서점 가실 땐 살포시 업어오세요~

Falstaff 2021-10-05 12: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에서 독자로의 권리, 다른 상황을 가정해보자고요. 쉬잔한테 스무 살짜리 피가 펄펄 끓어넘치는 애인이 있던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잔이 우짰든 명목상 자발적으로 조씨네로 시집을 가는 걸로 정해졌습니다.

1. 애인이 헐레벌떡 예식장에 뛰어들어와, 아 이 결혼 무효야, 말도 안 돼! 깽판치다가 쉬잔의 손을 잡고 도망치면....신파
2. 조씨가 애인한테 이봐 다 끝났어, 하고 공증 서류에 서명한 걸 보여주니까 애인이 에잇, 드런 세상, 하고 칼을 물고 자살하면.... 비극
3. 첫날 밤, 가문에 복지와 부를 선물해줄 죄 없는 새신랑 조씨의 가슴에 칼을 푹 꽂아 죽인 쉬잔이 피묻은 잠옷을 입은 채 잔치 마루에 나와 애인의 이름을 부르며 미쳐 날뛰다가 온갖 친지들이 다 보는 가운데 까무라쳐 죽으면.... 막장

잠자냥 2021-10-05 13:1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어쨌든 이 책에선 1, 2, 3 다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5 13:12   좋아요 6 | URL
4. 치밀한 계획하에 조를 죽이고 조씨의 사망보험금을 받으면 미스테리
5.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나는 네가 남편에게 한 짓을 알고 있다> 는 편지가 도착하면 스릴러.

잠자냥 2021-10-05 13: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6. 조 씨와 결혼식을 앞두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꿈에 부푼 쉬잔 일가.그러나 결혼식 당일 조 씨는 나타나지 않고, 설상가상 마을 사람들은 조 씨라는 인물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하는데.... 그날 이후 쉬잔 일가는 오지 않는 조 씨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기 시작한다... 부조리

Falstaff 2021-10-05 14:12   좋아요 5 | URL
7. 첫날 밤에 조 씨를 벗겨보니까 인도차이나 반도에 정착한 중국인의 후예로 오랜 세월 근친혼을 겪은 결과 엉덩이 위쪽에 돼지꼬리가 달랑 달린 것 발견.... 붐 또는 환상소설.
8. 조 씨가 쉬잔을 데리고 묘족 들이 사는 산 속 동굴로 들어가 스스로 철장 속에 갇힌다....실존
(쓴 김에 열 개까지 으떻게 안 될까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5 14:44   좋아요 5 | URL
9. 가족들의 압박으로 원치 않는 결혼을 선택한 쉬잔은 결혼식 당일 태평양 바다에 몸을 던지고,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그 사무친 원한은 밤마다 엄마의 꿈속에 나타나는데... 호러
10. 조제프는 날마다 방파제 걱정만 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 때문에 고통받는 여동생을 구원하고자 지구를 떠날 결심을 하고 우주대탐험대에 지원해 가족과 함께 우주로 떠난다.... SF

다락방 2021-10-05 15:07   좋아요 7 | URL
11. 조 씨와 결혼한 쉬잔은 자신처럼 원치 않는 결혼을 한 여자들이 많다는 현실을 자각하고 그 여성들을 모두 설득해 해방시키고 그들을 데리고 떠나 아무도 없는 섬에서 그들끼리 정착하고 무력 훈련을 하며 용사로 키워내 바깥 세상으로 그들을 투입, 불행해 빠진 모든 여성들을 구하고자 하는데... -페미니즘&액션&히어로

독서괭 2021-10-05 14: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댓글 왜이리 재밌나요. 10까지 한번 가주시죠.
정말 이런 설정은 너무 화가 나면서도 누구 하나를 죽어라 비난할 수도 없는, 어찌할 바 모르겠어서 한숨만 나오는 상황 같아요. 결말이 어찌 되는지 궁금하네요.

독서괭 2021-10-05 14:47   좋아요 3 | URL
앗 그새 10번까지 갔다 ㅋㅋ

잠자냥 2021-10-05 15:23   좋아요 4 | URL
12. 부유한 덕택에 날마다 옷을 새로 사입는 조 씨. 그런데 알고 보니 양치질은 손가락으로 하는 것으로 드러나.... -잭 리처 외전

독서괭 2021-10-05 15:25   좋아요 3 | URL
이건 뭐예요 ㅋㅋㅋㅋㅋㅋㅋ 리처 그런 사람 아니라니까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1-10-05 15:50   좋아요 3 | URL
이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세계에선 잭 리처로 살다 저 세계에서는 조 씨로 사는 조 씨 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5 16:19   좋아요 2 | URL
이게 다 다부장님 때문입니다!

유부만두 2021-10-05 22:00   좋아요 1 | URL
저도 조 씨가 어디 조 씨일까, 본관은 어딘가, 동성동본은 아니겠지, 생각 하고 있었어요.

mini74 2021-10-05 17: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13. 그러다 등장인물 모두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인도영화 버젼

다락방 2021-10-05 17:07   좋아요 3 | URL
아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또 어떡합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0-05 19:07   좋아요 4 | URL
이 장면 왜 나 그려져... ㅠ_ㅠ?? 그런데 춤을 추는 사람들은 소설 등장인물 아니고 여기에 댓글달고 잇는 사람들 ㅋㅋㅋ

잠자냥 2021-10-05 21:4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정곡임. 아 인도영화 너무 내겐 극복 불가능한 그것.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10-05 22:10   좋아요 1 | URL
상상하고 있….

붕붕툐툐 2021-10-05 1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댓글 파티~ 한참 웃고 갑니다~ㅎㅎㅎㅎㅎ

잠자냥 2021-10-05 21:43   좋아요 2 | URL
쌤도 14번 투척하셨어야죠! ㅋㅋ

붕붕툐툐 2021-10-05 22:40   좋아요 1 | URL
자냥아~ 샘은 니들 뒤치다꺼리 하느라 바쁘잖아~ 오늘도 수행 컨닝 2명, 빈교실에서 모여 떡볶이 먹다 발각 3명... 하... (실은 소재 고갈..ㅋㅋㅋ)

공쟝쟝 2021-10-05 19: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따라잡을 수가 없다... ㅋㅋㅋㅋㅋㅋ 아, 이 업무 중인 직장인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5 21:42   좋아요 3 | URL
업무 중 깨알 재미 알라딘 서재~ 그거슨 쟝쟝에게 알콜과 카페인 같은 것. ㅋㅋㅋㅋ

공쟝쟝 2021-10-05 22:13   좋아요 1 | URL
아놬ㅋㅋㅋ 프리랜서는 여기 개미지옥이라서 일 끝내기 전엔 못들어옴 ㅋㅋㅋㅋㅋ 너무 슬퍼 ㅋㅋㅋㅋㅋ 😂😂😂😂

유부만두 2021-10-05 21: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4. 그러다 차분하게 앉아서 기억을 더듬으며 조씨와 대지에 얽힌 과거의 일을 하나 하나 묘사하며 12권으로 쓴다. 프루스트 버전.

잠자냥 2021-10-05 21:59   좋아요 2 | URL
이거 아라비안나이트 아닙니까? 끝없이 이어질 판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0-05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5. 캡틴 마블이 갑자기 나타나서 엄마의 태평양을 빔 쏴서 제대로 막아버린다. 토르가 나타나서 천둥이랑 비 막 뿌려준다. 그루트가 친구들을 불러와 평야와 초원을 만들어준다. 슈퍼히어로들의 힘으로 해피엔딍 - 마블 mcu 버전

잠자냥 2021-10-05 22:27   좋아요 2 | URL
아임 그루트 아임 그루트 아임 그루트!

공쟝쟝 2021-10-05 22:29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제가 완결 내드린거 같죠? 아임 그루트!

붕붕툐툐 2021-10-05 22:38   좋아요 1 | URL
완벽한 엔딩입니다!ㅎㅎ

공쟝쟝 2021-10-11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었어요… ㅠㅠ.. 엄마 싫고 좋아 엉엉…

잠자냥 2021-10-11 00:43   좋아요 0 | URL
옴메나 쟝쟝이 100자평도 줄줄 흐더니 이젠 소설도 후딱 읽는다!

공쟝쟝 2021-10-27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후감쓰고 다른 독후감들 좀 살펴보다 헉 했어요. 쉬잔 꽃뱀 취급하는(ㅋㅋㅋㅋ) 리뷰 왤케 많지? (사람들이 이렇게나 다르다...) 이 페이퍼 첨에 읽을 때는 사람들 댓글 드립 때문에 웃느라 정신없었는 데, <뒤라스의 말>과 <연인>까지 가져와 작가와 작품 써주셨구나. 덕분에 상처를 차마 다 쓰지 못해 차라리 소설을 쓴 뒤라스를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호기심이 생기는 동시에 가슴이 아퐈 ㅜㅜ 알콜 중독 작가는 올해는 캐럴라인 냅하나로 충분해... (내년에 봐요 뒤라스 여사님)

잠자냥 2021-10-27 10:30   좋아요 1 | URL
아, 정말요? 전 다른 분들 리뷰 찾아보지 않아서, 그런 리뷰가 많은지는 몰랐어요. 꽃뱀이라..... 그분들은 <연인> 읽어도 그렇게 말하겠네요. ㅎㅎㅎ 애초에 조 씨가 쉬잔의 몸을 보는 대가로 무언가를 주겠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_-;;;

내년에 뒤라스의 <연인>까지는 읽어보세요~ ㅎㅎ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뒤라스가 마음껏 쓴 글이랍니다.

공쟝쟝 2021-10-27 10:36   좋아요 1 | URL
좋은 책 읽으면 종종 남의 리뷰 쭉 챙겨 보곤해요. 그렇게 잠자냥님의 서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급 고백)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가슴이 아프다. 엄마 생각해서 뒤라스가 차마 다 못썼는 데, 엄마는 그거 보고도 못 참고 인연을 끊었다니...
엄마여, 정말, 너무하는 엄마여, 그래도 사랑스러웠던 엄마여...

잠자냥 2021-10-27 10:52   좋아요 1 | URL
엄훠나 그랬군요. 전 다부장님 서재에서 타고 들어오신 줄 알았다능... ㅋㅋㅋㅋ
그 고백을 받아들이겠소.(응?ㅋㅋㅋㅋ)

공쟝쟝 2021-10-27 11:11   좋아요 1 | URL
아마 <티끌같은 나>와 <밀크맨>이었을 듯. 후후. 이걸다 기억한다 내가.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27 11:13   좋아요 1 | URL
우리의 만남은 티끌같지 않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