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침밥을 곱게 하고 거기다 김치찌개까지 이쁘게 끓여 놓았다...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

"여보야~ 어디 아파? 오늘 회식 있어?"
"없어, 김치찌개 맛있지? 앙?"

'앙?' 이라니...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살짝 아픈게 틀림 없다. ㅡㅡ;;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음...난 여느때처럼 중구난방 뛰어 다니다 부딪혔었고
남편은 언제부딪혔는지 기억도 못하는 나를 보고 어이없어하고 있었지...
근데, 그걸 일일히 기억하는 게 더 신기한 거 아닌가?  ㅡ,ㅡ

"넌 어딜 그렇게 부딪히냐? 남들이 보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줄 알겠다."
"그러니까...이거 참 그럴듯 하지?? 히히~ 멍자국도 꽤나 선명하고...  
잘해주지 않으면 어머님께 이거 보여드리면서 자기가 자꾸 때린다고 그럴꺼다"
"우웟~ 니가 무슨 자해공갈단이냐?"
"메롱~ 우히히히히~ 윤기사~ 낼 아침 해 놔아~ "

설마...그러니까 설마...나의 그 허접한 자해공갈이 먹힌 걸까?...
나한테 개발하지 않은 천부적 소질이 있었나 보다...흐흐흐...

그러나 나의 착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의 출근후 컴퓨터 책상에 곱게 자리잡고 있던 경찰범칙금 통지서...
사랑하는 님이여, 또 액셀을 사뿐히 즈려 밟으셨소?  ㅡㅡ;;

윤기사~  바읇지마~  제에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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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02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절대로 카페인 중독님의 옆지기 되시는 분을 만나적도 없으며
본적도 없습니다..!!

물만두 2006-11-0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랍니다^^;;;

카페인중독 2006-11-0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흠...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든데...먼가 수상해욧~!! ㅡㅡ+
물만두님, 이상하게 반가워요~ ^^
속삭이신님, 저도 윤이라는 성이 이쁜 것 같아요...강, 한...머 이런 성 왠지 이쁘지 않나요? ^^

2006-11-09 0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1-09 0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06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07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Domy 2007-12-13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라.. 혹시 미궁의 정원 회원님이십니까? -_-;
 

요즘 기분이 요상하다...
내가 이렇게 차분하거나 무드를 즐기거나 그럴 인간이 아닌데...
이건 아무래도 가을과 몸이 쇠했다는 환상의 궁상 남루성 궁합때문인 것 같다.
음......어찌해야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런데 TV를 보니 손호영이 배를 6조각 냈다는 것이다.
음... 육쪽마늘도 아닌 것이 배도 익으면 6조각이 날 줄이야...
저 정도면 이 우울증을 충분히 극복할 것도 같다.

남편아, 오늘부턴 닭가슴살에 윗몸일으키기야~ 알았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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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10-2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비도 배가 육쪽은 될꺼예요^^

카페인중독 2006-10-28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음...우울증엔 볼거리가 필요한 법이라구요...ㅡㅡ;;
물만두님, 비는 당연히 육쪽이겠죠? 아...이쁜 자식...쓰읍~!!!

Mephistopheles 2006-10-2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복근이 왕자가 아닌 마늘마냥 방사형으로 쪼개진 배근육
생각하고 있습니다....ㅋㅋ

카페인중독 2006-10-3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의 동그란 배를 보면 왠지 방사형으로 조각날 것도 같습니다...^^ㆀ

건우와 연우 2006-10-3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사형육쪽이나 왕자형육쪽이나 육쪽은 모두 육쪽인데요, 뭐...^^

카페인중독 2006-10-3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사형 육쪽 왠지 땡기지 않나요? 음...나름 이쁠 것 같아요...ㅋㅎㅎ

2006-11-01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페인중독 2006-11-0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11월의 시작이네요...또 힘차게 아자아자~!!! ^^
 

아...너무 뒹굴었더니
청소를 안해도 마룻바닥만 빤질빤질하다.
아프다면서도 몸무게는 늘어나는 건
음...변명의 여지가 없다.
남편이 슬슬 의심할 때도 되었다.
어제 올만에 세탁기를 돌렸더니
아침에 남편, 룰루랄라다.

"와~ 새 양말, 새 속옷이다~"

근데...여보야...그거 사실 같이 돌렸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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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중독 2006-10-28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신가요? ^^ 하긴 뭐 세제에 벅벅 씻겼을텐데 뭐가 걱정이겠어요...마음이 좀 찜찜해서 그렇지...다 마음 탓이지요...같이 돌아가고 있는 걸 상상하고 있는...ㅋㅋ
 

아마 3년쯤 전이었을 거다. 밤늦게 친구가 찾아왔던 건...
이 친구는 나와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밤 친구의 출현이 생뚱맞다는 느낌이 없었다
전화를 받고 집앞 골목을 나가는데
하얗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우린 몇 발자국을 앞에 두고 느닷없이 먹먹해졌다.
별로 친하지 않다는 거리감이 갑자기 들이닥친 순간
우린 그렇게 한참을 뻘쭘하게 서 있었고
친구는 "그냥 지나가다 생각이 나서..."라고 말을 흐렸다.
그러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그 친구의 작은 어깨가 슬펐다.
친구의 발자국 위로 하얗게 눈이 쌓였고
올려다본 골목등의 그 눈부신 빛가운데 눈이 춤을 추고 있었다.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잘 알지도 못했던 그 친구가 잠시 친밀하게 느껴졌었다.
추위에 양손으로 팔을 감싸고 비비며 집으로 들어왔다
그냥 그 뒷모습에 안아줄껄 하는 묘한 후회도 생겼다.
그 후로 난 그 친구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냥 먼 친구로 부터 아주 가끔 흘러가는 소식도 두어번 듣고 끊겼다.
가끔 사람과 사람 사이엔 오작교처럼 잠시 다리가 놓였다 사라지는 것 같다.
그 친구는 아마 외롭거나 심심하거나
그런데 그 날은 마땅히 찾을 친구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냥 눈나리는 날 골목을 비추는 전등을 생각하니 그 친구가 생각났다.

우린 어떤 과정을 통해 친해지고 멀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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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중독 2006-10-2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어쩔땐 친한 친구가 되는데 어쩔땐 흐지부지 멀어지기도 해요...모두 우연일까요? 가끔 생각하면 참 당연하면서도 또 참 이상해요...^^
 

나를 괴롭히는 것들...

기억상실증에 가까운 기억력, 커피에 대한 집착
유통기간이 지나가는 음식들, 어느새 지저분해지는 집,
불면증, 쉽게 걸리는 감기,
어딘가 항상 파스를 원하는 노인성 신체,
때론 너무 치밀하기도 하고 때론 너무 둔감하기도한 성격,
쉽게 중독되고 쉽게 싫증내는 성격, 갑자기 사라지는 논리성,
갑자기 찾아오는 무기력증,
편집증적 모으기 취미, 아무곳에나 부딪히기
요사스런 인간관계, 가끔 재수없는 나...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가지런히 접힌 신문과 그 위의 돋보기 안경, 빨래하는 물소리,
최영미의 글들, 미선이의 Drifting, 엘리엇 스미스의 죽음,
챔피언스의 blue Whale, 왕가위 영화들,
빔 밴더스의 밀리언달러 호텔, 꼬로의 모르트퐁텐의 추억,
사랑한다 말하지 못했던 시간들, 점점 잊혀져 가는 얼굴,
눈부시게 투명한 아침, 눈나리는 날의 가로등빛,
유리창에 맺히는 빗방울

 

내가 좋아하는 것들...

샤갈의 에펠탑의 신랑신부, 나른한 오후의 게으름,
바람부는 날의 벚꽃, 이마에 닿는 서늘한 바람,
모네의 수련연작들, 비오는 날의 커피, 델리스파이스의 노래들, 
시트콤 프렌즈, 섹스 앤드 더 시티, 애니매이션 공각기동대 TV판,
Elliott Smith 의 앨범 XO, Muse 의 앨범 Absolution,
Swan Dive 의 앨범 June,  
이한철의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신랑의 괜찮아~ ^^;;;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로즈티 향기,
향연기의 매끈한 곡선, 만화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팀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 애니매트릭스,
홍콩르와르의 부활 무간도, 레오까락스의 나쁜피,
Mr.children의 뮤직비디오 くるみ , 도자기로 만들어진 향꽂이들,
고양이의 우아한 보행, 덕수궁 돌담길

 

내가 즐기는 것들...

최영미와 이주헌의 글들, 19세기말 20세기초의 그림들,
각종 차(茶)와 향들, 영화, 음악, 시트콤, 애니매이션, 드라이브,
오버, 유치함과 갈굼의 미학, 시체놀이, 오밤중의 산책
끄적대기, 여기저기 집적대기, 코드맞는이와 수다떨기

 

그냥 수필을 읽다 생각나서요......여러분은 무엇을 좋아하시고 싫어하시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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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중독 2006-10-26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울꺼에요...ㅎㅎ...지금 제가 누리니 알겠더이다...ㅋㅋ

카페인중독 2006-10-26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곱게 자란들 뭐 어떱니까...^^
이런...근데 알라딘에선 딸랑 그것 하나더이다...ㅋ

마법천자문 2006-10-26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건 따스한 햇살과 은은한 달빛, 초롱초롱한 별빛. 싫어하는 건 당나라당, 닭나라당, 딴나라당, 돼지우리당, 신문지 쪼가리들, 조용기, 김홍도, 네오콘, 스타벅스...

해리포터7 2006-10-2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눈나리는 가로등의 슬픔을 보셨군요..저도 골목길 가로등으로 그걸 본적이 있다지요..생생히 기억나네요..그날의 찬공기...따스할것같은 가로등밑...수필을 좋아하시는군요..전 많이 안읽어봤는데..

카페인중독 2006-10-26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루이드님, 후후...님의 느낌이 물씬 풍겨 나옵니다...^^
사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구 이야기합니다...

카페인중독 2006-10-26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 사실 저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을 보다가 생각나서 써봤더랬지요...^^

물만두 2006-10-2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상실증... 동감입니다 ㅡㅡ;;;

날개 2006-10-26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님처럼 저렇게 쓸수 있는게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는 것이랍니다..으흐흑~ㅠ.ㅠ

mong 2006-10-26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numb3rs, 넬의 새앨범, audioslave, placebo, stereophonics
하늘사진찍기, 틈만 나면 커피 마시러 다니기,
다른사랑방 가서 수다떨기, 초콜릿 하나씩 까먹기,
재미난 소설 조금 보다가 다른 소설보고 낄낄 거리기 등을 즐기고 룰루랄라거리지요 ^^

치유 2006-10-27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아침엔 바짝 마른 욕실 바닥이 좋다는 ㅠ,ㅠ


건우와 연우 2006-10-2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혼자마시는 커피, 공원에서 노는 아이들 보며 벤치에서 책읽기, 연우랑 건우 손잡고 걷기...요즘 제가 즐기는 것들이지요.^^

카페인중독 2006-10-27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동병상련의 아픔이...흑흑...
날개님, 설마요~ 에잉~ ^^
몽님, 넘버스...액션치고는 참 따뜻해서 좋아요. 수도 좋구요...저 수학 참 좋아했는데...믿거나 말거나지만요...ㅋ, stereophonics...좋죠...하늘사진이라 요새 찍기 딱 좋겠어요...^^
배꽃님, 누가 범인인가요...ㅋ
건우와 연우님, 새벽커피...아...마셔본지 너무 오래되었어요...^^ 하지만 시퍼런 새벽을 녹이는 새벽커피...갑자기 그리워요. 내 아이의 손을 잡고 거니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