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나를 안아 준다 - 잠들기 전 시 한 편, 베갯머리 시
신현림 엮음 / 판미동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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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명한 시인들이 이런저런 시들을 엮어서 책을 내는 것이 유행인가.

이 책은 세계 여러 나라 시인들의 시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마음을 저릿하게 하는 시도 있고,

그림과 엮여 황홀경을 맛보게 하는 시도 있다.

 

 

흑설탕 듬뿍 발린 맛동산을

오도독 오도독 먹으면서

나는 이렇게 성장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연못처럼 뜨겁고 매끄러운

이끼 같은 녹색 차를 마시면서

나는 이렇게 건강해졌다

생각보다 딱딱하고 생각보다 사르르 녹는

갓 구워낸 도넛을 먹으면서

입 주위에 보슬보슬 설탕을 묻히며

나는 이렇게 용감해졌다

무수한 날들의 간식을

무수한 날들의 기쁨을

깨물고 뜯고 빨고 맛보고 바라보고

핥고 씹고 넘기면서

나는 이런 인간이 되었다(간식시간, 에쿠니 가오리)

 

이런 맛있는 시를 읽으면 좋은 꿈을 꿀 수 있겠다.

 

고독한 시간이 없으면/ 시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시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간의 의미도 이해할 수 없다(수잔나 타마로)

 

당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와 삶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그의 고유한 것을 인정해주는 것도 포함된다.(디즈레온리)

 

잠이 잘 올 듯한 구절들이 많다.

그런데 좋은 구절을 만나러 돌아다니다 보면 잠이 깰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사회에서 어떠한 일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감은 오직 고독에서 얻을수 있다.

당신이 하는 것,

꿈꾸는 것은 모두 이룰 수 있으니, 지금 시작하라.(괴테)

 

꿈은 희망이기도 하다.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신철규, 눈물의 중력)

 

세상에 홀로 우는 것은 없다

혼자 우는 눈동자가 없도록

우리는 두 개의 눈으로 빚어졌다(이현호, 세상의 모든 울음은)

 

울다가도 잠이 들 것이다.

 

사랑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거저 주는 것이지요.(프란체스코 교황)

 

눈에 걸리지 않고 스치는 시들도 많다.

그림들도 그렇다.

 

그렇지만 세상에 모든 사람 얼굴이 기억에 남으면 잠을 못잔다.

그리운 이는

한 명도 너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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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7-03-2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너무 맛깔나네요

글샘 2017-03-29 15:41   좋아요 0 | URL
네 좋은 시들은 세상에 참 많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