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172
유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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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비슷한 무렵이었을까.

세운상가의 어둑신한 그늘이 기억난다.

조명가게 골목 뒤로

쓰임을 짐작하기 힘든 점포들이 줄느런히 들어차 있었다.

 

별빛과 달, 나의 유일한 재즈 카페

난 연주하고 연주할 뿐,

저 강물이 수만의 귀를 일으며 세울 때까지(재즈 0)

 

아~ 신해철이 생각난다.

제멋대로 살다간 사람. 내 기억엔 그렇다.

쥐를 잡자고 머리에 뱀을 그리고 다니던 사람.

벌써 간 지가 2년이 넘었다니...

 

어제를 부르는 비틀즈와

비틀즈를 부르는 어제의 그리움

 

비틀즈 노래만 남아

그녀의 어제로 나를 데려간다(비틀즈)

 

그 시대가 금세 떠오르게 하는 노래다.

그 시대로 금세 데려가는 노래는 신비롭다.

 

은빛 그물은 광기의 그리움,

생이 엎질러진 곳에 생이 있어요, 그의 광기가

마침내 중독된 삶의 권태를 살해하리라

거미 여인의 날카로운 키스여, 나방이 날아간다

일상의 어둠 저편으로 날개의 족쇄를 내던지며,

식욕의 살의가 빚어낸 저 황홀한 무늬의 퇴폐,

끈끈한 덫의 은빛 유혹 속으로(거미 여인의 키스, 부분)

 

동명의 영화도 있고, 소설도 있다.

남자들을 꼼짝 못하게 한다는 거미 여인...

매력적인 여인뿐 아니라,

자본주의의 반짝임은 황홀한 덫의 유혹으로 나방을 유혹한다.

 

나방은 식욕의 살의를 감지하지 못한 채 날아간다.

황홀한 퇴폐 속으로...

최순실도,

박근혜도,

그리고 반역의 부역자들... 장관들과 국무총리들...

우리를 경악하게 했던 뉴스의 주인공들 역시 나방의 무리들이었던가 생각하면...

자본의 여인은 거미줄의 덫을 치고,

오늘의 우리도 유혹하는 셈이다.

 

이 시집을 관통하는 눈빛은 그런 은빛이다.

반짝임.

환상과 퇴폐.

그리고 거미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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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愚民)ngs01 2016-10-28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해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의사가 궁금 하네요!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샘 2016-10-28 16:19   좋아요 0 | URL
아쉬운 사람입니다.

그의 노래 참 좋은 거도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