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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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이 1984를 썼을 때,

그 부정적 미래를 두려워 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듯,

영화 '내부자들'이라는 픽션은 한국 사회의 단편적인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이 소설은 '사실'은 아니다.

어떤 사실에도 근거하지 않았으나,

조지 오웰의 1984 이상의 실체가 세상에는 있다.

 

한국의 정치판이 치사하게 변했다.

먹고 살자고 발버둥치는 사람들(KTX, 쌍차 등)이거나,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용산, 전직 대통령, 세월호 등)의 신원을 하소연하는 장소 옆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그러나 그 비용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알 만한) ~~ 부대가 등장한다.

 

어버이 연합이나 엄마 부대, 댓글 부대들이 그들이다.

장강명의 '댓글 부대'는 세밀하다.

정치하게 미묘한 인터넷 세상의 구도를 그려낸다.

거기서 '진실'을 읽을 수 있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그래서 <니가 스펙이 없고, 못나서> 그 결과 <삼포, 오포>가 되었다는 인과관계를 끊고자,

아들러 심리학의 <미움 받을 용기>가 베스트 셀러가 되는 세상에,

돈 없는 딸내미는 술집으로 가고,

돈 없는 아들내미는 댓글 부대로 가는 현실을 그리고 있다.

 

찻탓캇은 자신이 호랑이 인형을 쓰고 춤을 추며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지윤이 식당일이나 마트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179)

 

씁쓸하고 슬프다.

그리고, 장강명의 힘이 든든하다.

 

그래. 문학이란,

시시껍질한 삶의 비듬을 주워섬길 게 아니라,

자못, <어버이 연합>이나 <엄마 부대>를 파헤쳐야 한다.

 

<세월호>야말로 소설의 허구가 파고들 구석이 가장 많은 현대의 비극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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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16-01-07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강명은 <한국이 싫어서>로 처음 알게 됐는데요
우리의 불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렸더구요
이책도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