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이상이 높던 다산,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가고 백성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도 바랐습니다. 그런 모든 꿈을 다산은 공직자들에게 걸었습니다. 공직자들만 청렴하고 깨끗해지면 원하는 세상이 온다고 굳게 믿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500권이 넘는 다산의 저서는 대부분 공직자들에게 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선 4지(四知)를 가르쳐줍니다. 내가 알고 있고, 네가 알며,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있어 아무리 비밀스럽게 주고받는 뇌물일지라도 반드시 들통이 날 수 밖에 없음을 고지해줍니다. 다음으로 4외(四畏)를 가르쳐줍니다. 공직자라면 감독관청과 정부를 두려워하고 백성과 하늘을 두려워하라고 고합니다. 감독관청과 정부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두려워하면서, 가장 무서운 백성과 하늘은 두려워 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공직자들을 책망까지 했습니다. 

  다음으로 징계권을 지닌 공직자들에게는 4형(四刑)을 고해줍니다. 하급관료가 죄를 지어 형벌로 징계할 때에 네 가지로 구분하여 징계하라는 것입니다. 첫째는 상형(上刑)이니 민사(民事)에는 가장 무거운 형벌을 내리고, 공사(公事)에는 중형(中刑)을, 관사(官事)에는 하형(下刑)을 내리고, 사사(私事)에는 일체의 징계를 하지 말라고 고합니다. 

  그러면서 민사, 공사, 관사, 사사가 무엇인가도 자세히 풀어서 설명합니다. 백성들의 이해(利害)에 관한 일에 잘못하면 가장 무거운 상형, 징계권자 개인의 일에 공직자가 잘못한 경우에는 일체의 징계를 금하라는 권고이니 너무도 타당한 주장이 아닌가요. 군수나 시장의 집안일이나 가족의 일에 하급관료가 등한하고 실수를 했기로서니 처벌을 한다면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사지, 사외, 사형의 원리만 제대로 이해해서 그대로 실천에 옮긴다면 세상이 얼마나 깨끗해지고 맑아지겠습니까. 이 시대의 공직자들도 다산의 고함에 귀 기울여 실천으로 옮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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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2-14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과 실제 사이엔 무수한 갭이 존재한다는게 제 구차한 변명입니다..^^

글샘 2004-12-1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공직자시군요. ^^ 아니, 06시 09분도 사람이 활동하는 시간입니까? 아직 깜깜할 시각 아닌가요?

저도 분류하자면 공무원인 셈인데... 국민의 교육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인물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제... 물론 갭은 있더라도, 제 나름의 이론을 실제에 적용하려는 창의력, 우리 공직사회엔 그런 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