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리외르 아저씨와의 행복한 만남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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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이 바로 '문화'다.

문화의 힘이란, 소녀도 아닌 소녀시대들이 야한 옷을 입고 묘한 표정의 묘한 노래를 불러,

선정적 매력을 발산하여 돈을 버는 거랑은 거리가 멀다.

노래를 부르는 듯 하다가 갑자기 런닝을 훌러덩 벗어서 목 뒤에 두르고 식스팩을 자랑하는 걸 문화라고 부르긴 넘사스럽다.

그들도 분명 문화의 일부이나, 돈이 되는 거랑, 문화적 힘은 다르다.

 

이세 히데코의 그림이 매력적인 것은 그의 그림책을 본 사람이라면 토를 달기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선,

꼬마가 자기의 해진 식물도감을 들고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과,

노 제본가가 느릿느릿 출근하는 장면을 오버랩시켜,

두 '세대'를 만나게 하는 스토리 역시 예술이다.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는 것, 그것이 문화일진대,

그 전해지는 것의 핵심이었던 '책'을 다시 묶어내는 노 제본가, 를리외르의 작업에 대한 경의가 가득한 책이다.

 

이세 히데코의 책은 어느 것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 없으나,

책벌레라면 책장을 찬찬히 넘기면서,

아~! 하는 감탄사를 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 그것 역시 문화의 전승이 되겠다.

 

사진을 찍으려다가, '미나리' 님의 사진이 친절해서 트랙백으로 걸어 둔다.

혹시 보고 싶으신 분은 열어보시면 상세한 그림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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