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살아있다
김대유 지음 / 말과창조사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정답은 당연히 물.
그러나 그 문제를 유일하게 틀린 한 소녀의 답안은... 이었다.
일본 교육연구소의 연구원은 이 일화를 들려주면서 교육 개혁의 어려움을 호소한 적이 있다.(7) 

이 책은 10년 전에 쓴 것이다.
전교조 생긴 지 10년, 그리고 합법 노조로 인정받은 것이 7~8년 된 시점에서 쓰여진 책인데,
요즘처럼 전교조 마녀 사냥을 아직도 획책하는 넘들이 들쑤석거리던 시기는 아니고, 2001년 가을에 쓴 책이다. 

전교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고, 생활 지도 측면에서 연구를 적극적으로 하는 김대유 선생의 글인데,
시대가 지났지만... 아직도 그의 바람은 유효하다. 

아니, 오히려 교육이 퇴보하고 있는 측면까지 있고,
자율성을 빌미로 강제 자습이나 시험 횟수 등이 강화되는 경향마저 보이고,
아이들은 학원으로 학원으로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는 형국이 되어, 지옥이 따로 없다. 

이 책에 쓰인 말들은 참으로 옳고 맞는 말들인데, 왜 그렇게 공염불이 되어버린건지... 

교육부를 개혁하고, 관료 조직을 개혁해야 하며, 교육감을 직선제로 뽑자는 의견도 있다.(교육감 직선제는 조금 문제가 있다. 국민들에게 교육감이 어떤 정책의 차이를 실현할 수 있는지 솔직히 알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7차 교육과정 시행 전이라 비판의 목소리가 높고, 교장선출보직제에 대한 연구도 돋보인다. 

그러나... IMF 이전에 수립된 7차 교육과정은 구제금융기 이후 껍데기만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정책이 되어버렸고,
노무현 정부에서조차 교장선출보직제는 언감생심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교장은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다. 전처럼 해먹을 돈이 학교에는 별로 없다.
학교 행정이 유리 지갑 안에 들어 있어서, 떼어먹을 건수가 없다. 모든 공사 계약은 교육청에서 발주한다.
그러면... 왜 그렇게 교장에 목을 매는가? 그들이 과연 교육관의 실현을 위하여 그렇게 교장 하려고 하는 것일까? 

내 생각에는 학교장을 선출보직제로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처럼 원로교사도 수업을 젊은 담임교사보다 많이 하라고 하는 판국에서는 교장, 교감처럼 놀고먹는 자리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 을 수도 있다. 젊은 교사 영입과 함께 원로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 

김대유 선생이 다시 지금 시점에서 이런 책을 쓰는 것도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에서 대안없는 교육개혁만을 소리지르고,
학생, 학부모, 학교에 오로지 자율적으로 하라고 내맡겨 두는 일은,
결국 교육이라는 복지 시스템에 구멍을 뚫는 일이 될 뿐이요.
백년 대계라는 교육에 정치권은 관심없거든요~ 이런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진보라는 단체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무상급식에 목매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물론 무상급식도 좋지만... 급식에 쪽팔려서 자살하는 학생 봤나?
학생들이 왜 숨막혀하는지, 어떻게 학생들은 죽음으로 갈 수밖에 없는지...
정말 학교의 교실은 얼마나 재미없는 공간이고, 
고대로 늙어가는 교사들의 모습은 또한 얼마나 지루한지...
학교를 좀더 숨통 트이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생각을 모았으면 좋겠다. 

문화 예술 교육 많이하라고... 빛 좋은 개살구지.
맨날 공문만 내려보내고, 돈 쥐꼬리만큼 주면, 학교에서 그런 작은 행사 하나 치르는데도 교사만 죽을 맛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 교육감이 몇명 되었다.
부산은 뭐 이상한 초등 교장이 되었다던데, 두고볼 일이다.
앞선 지역에서 먼저, 학생을 위한, 학생들에 애정을 가진 정책들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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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2010-06-05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범대 3학년때인가요? 그때 전교조가 생기면서 참교육을 외치며 많은 분들이 해직도 당하시고 힘든 생활도 많이 하셨고, 그 뒤 우리사회의 전교조의 의미는 민주화,진보담론을 이끌어가는 상징으로 보여지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 뒤 디제이, 노무현정부를 지나면서 제가 느꼈던 전교조는 교원이익단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약사회나 의사회와 평범한 이익단체에 불과한 모습에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교조는 이명박정부가 다시 살려준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냥 놔두면 조용히 평범한 이익단체로 남아 국민들에게 그저 그런 단체로 남겨질텐데,선거 며칠전 전교조 선생님에 대한 해직뉴스는 아마 보통 국민들에게는 좀 과하다고 생각을 했었을 겁니다. 전교조는 약사회나 의사회같은 자기 집단의 이익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지질 않기를 바랍니다. 적어도 일반 국민한테는 그렇게 느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전교조는 그냥 보통 이익단체로 보여지기에는 안타까운 그 무엇이 있어요. 그 몫은 전교조에게 있습니다. 글샘님이 전교조에 계신것 같아서 그냥 몇자 적었습니다.

글샘 2010-06-05 09:52   좋아요 0 | URL
전교조란 조직이 좀 어렵습니다. 일반 노조는 노조원들이 우리는 노동자다...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전교조는 시작할 땐 정치집단으로 시작했다가 박살나고... ㅠㅜ 노조원에 대한 교육이나 교양지도가 없이, 그저 통일 문제, 세계화 문제, 정보공개 문제, 교육과정 문제, 교원평가... 너무 대증적 투쟁일변도로만 가다보니깐, 교육 현장과는 유리되어 보이기도 하고 그렇죠.
물론 전교조 덕분에 학교는 많이 깨끗해 졌습니다. 제일 손해본 건 교장이죠. 검은돈이 없어졌으니...
그런데, 그런데도...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불쌍합니다.
참교육은 교사 개인이 실행하기엔 불가능한 명제예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뭔가 나아가야 하는데, 사회가 거꾸로 가니 학교는 금세 거꾸로 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