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 스티브 잡스
제프리 영 외 지음, 임재서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iCon

iCon 스티브 잡스 - 제프리 영, 윌리엄 사이먼

★★★

성공한 기업가 혹은 자서전류의 책을 읽는 것은 대부분 '그'의 열정들에 자극을 받기 위해서이다. 목표가 흔들리거나, 생활이 나태해지거나, Model이 필요할 때, 나는 현 세대의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GE가 피부로 와닿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일까. 2년 전에 샀던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는 아직도 첫 chapter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_-;;) 반면 iCon은 내게 90년대 후반, 처음 IT쪽에 발을 들이면서 디자이너들이 애지중지하고 소위 말하는 디지털 '가오'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했던 Mac을 기억하게 해 주었고, 마냥 신기했던 Toy Story와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재미있고, 놀라운 표현을 할 수 있구나라고 여기게 해 주었던 Incredible을 역사를 알려 주었고, 늘상 가지고 다니는 iPod의 이야기를 잡스를 중심으로 얽힌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400페이지가 조금 넘는 꽤나 두툼한 분량이었지만, 생각보다 스티브 잡스와 또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는데 그렇게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작년부터 언젠가부터 각종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 축사라는 제목으로 올려진 글을 많이들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혹 아직 못 읽어보셨다면 아래 클릭..^^)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 축사 원문보기


저 유명한 연설문으로 인해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저정도의 인물로만 비춰졌다. Mac과 iPod을 만들어낸 Apple의 창조자. 그리고 Pixar의 CEO.

하지만, 대부분의 자서전 혹은 평전이 수퍼스타를 더 광내고 먼지 털어주고, 그렇게 소비자 혹은 독자에게 긍정적인 면만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이 책을 통해서 숱한 감상적인 수식어구와는 전혀 다른, Mac과 iPod이 주는 후광효과가 아닌, 스티브 잡스의 악랄하고, 매정하고, 몰상식하고, 비인간적이고, 기회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Apple의 창립 멤버들을 몰아내고, 자신도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쫒겨난 사람. 10년 동안이나 자신의 딸을 딸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 자신과 자신의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직원들과 임원들을 쉽게 버리는 사람. 어디서나 누구에게서나 공격적이고, 자신의 목적과 방향과 맞지 않으면 쉽게 화를 내고, 모든 회의와 프로젝트를 자신의 Control과 Managing을 통해 이뤄내려는 사람.

책을 통해서 누군가의 친구로써, 누군가의 가까운 지인으로써의 스티브 잡스는 한동안 이렇게 비인격적인 언행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Pixar의 3D 애니메이션
Apple의 iMac
이 책은 스티브 잡스를 크게 두개의 줄기로 그려주고 있다.
창조적인 기획자가 아닌, Mac, Pixar, iPod의 창조자로써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들그 후광 뒤에 어두운, 남들과 다른 인격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들. 그리고, 읽는 내내 떠올랐던 생각은, 책 두번째 장에 한줄 리뷰(나는 책을 막 읽기 시작할 때의 상황 또는 느낌을 적거나,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느낌을 한줄로 혹은 몇 단어로 적는다.)에 적어둔 것과 같이 'Steal Passion'이었다. 뭐 나에게하는 자조적인 그저 아쉬운 멘트이긴 하지만, 분명 Making Someting New를 하는 그에게서 가져오고 싶은 것은 Passion이었다.

그의 독선적인 사고방식과 독단적인 업무방식으로 인해 Apple에서 쫒겨나야 했지만, 그는 분명 Apple의 살아 숨쉬는 심장이었고, 그 놀라운 추진력과 독특한 에너지는 Pixar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탄탄한 기반이었다. PC를 좀더 사용자에게 편리하게 만들어 주려는 노력을 보였고, 디자인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원칙을 언제나 고수하였다. 그래서, IT업계에서 늘 회자되는 것 처럼, 유복한 환경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비교적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빌 게이츠와, 어릴 때 부터 양부모에게 길러지고, 대학을 중퇴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믿으며 자수선가한 스티브 잡스는 그렇게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렇게 90년대 후반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PC혁명을 주도했다고 한다면, 2000년대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IT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에 Apple과 Pixar가 있다.

CEO를 이해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리고, 조직의 보쓰(Boss)가 된다는 것 또한 분명히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그들은 분명 남들과 다른 DNA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다른 점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1. 언제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확고히 알고 있었고,
2. 위기에 쉽게 좌절하지 않았다.
3. 그리고, 반드시 옳다고만 할 수 없겠지만, 분명 모든 사람들에게서 인정과 동정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얻어야 할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을 분명하게 구분지을 줄 알았다.
4. 또한, 자신의 꿈을 함께 이루어줄 인재들을 가려낼 줄 알았으며, 그 인재들에게 쓸데없는 동기부여의 목적 보다는 그가 가진 꿈을 처음부터 나눌 줄 알았다.
5. 마지막으로 그들은 늘 The One이 되길 희망했던 사람들이었다.


iCon은 'Be The One, Be Great'가 되고자 하는 꿈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조금은 다른 영웅(iCon)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해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
존 바텔 지음, 신윤조.이진원 옮김, 전병국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구글스토리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스토리 - 존 바텔, 전병국 감수
★★★★★

잔인한 5월은 책 읽는 속도마저 더디게 만들었다. 아무 생각없이 읽겠노라고 첫장, 둘째장을 넘기면서 도저히 아무 생각없이 활자를 따라만 다닐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달을 이 책만 보는데 소비했다.(-_-;;)

검색엔진마스터라는 다소 생소한 직함을 갖고 계신 전병국 대표께서 처음 이 책을 소개해 주었을 때는 그냥 한번 읽어봐야겠구나..였다가 구글에 대해 스터디를 하고 있는 동안에 알려진 이야기 말고, 조금 더 알기 어려운, 공공연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알라딘의 리뷰란에는 당시엔 아직 이렇다 할 리뷰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였고, 선독(先讀)하겠다는 쓸데없는 욕심이 발동하기까지 하여, 미뤄두었던 책들과 함께 '구글스토리 외 00권을 주문하시겠습니까?'에 Yes를 눌러버렸다. 그렇게해서 손에 들어온 책은 딱 한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겨졌다.

구글스토리는 고작 10년 밖에 되지 않은 아직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 웹의 히스토리 안에, 검색으로 범위를 좁혀 재미있는 역사를 풀어주고 있다. 1999년도에 처음 인터넷에 관심을 갖고 이쪽 분야에 종사하게 된게 약 7년이 되어가니 내게도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초기의 사이트들은 추억처럼 다가왔다.

잘라 말하면, 구글스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검색'에 대한 이야기다. 뭐 당연히 타이틀에서 풍겨나오는 뉘앙스가 그럴 것이다..라고 짐작할 수 있겠지만, 참.재.미.있.는. 검색이야기이다.

구글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웹사이트와 검색사이트 그리고 경제학적인 시장 구조는 미국에 대한 이야기이고, 당시에 그리고 현재에도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경향을 보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야기의 굵은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면, 알타비스타에서부터, 라이코스, 익사이트, 야후 그리고 구글로 이어지는 브랜드 스토리는, 새로운 서비스가 런칭되면 한동안은 꼭 그 서비스에 빠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내 가치 이동 코드와도, 그리고 늘 빠르게 변화무쌍하게 변화를 요구했던 국내 네티즌들의 이동 성향과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어디서 많이 본?

최종적으로, 검색2.0의 테두리를 벗어나, 검색3.0, 검색4.0 등으로 이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구글과 야후의 모습은 우리가 수년전부터 U-Korea, 유비쿼터스, 컨버젼스 등의 이제는 낯설지만은 않은 단어들과 함께 그 빛을 뿜어내고 있다. 검색의 최종 목적은 검색자의 명확한 의도를 파악해서, 주변의 기기 또는 제품들간의 통신으로 최적의 검색결과를 제공하는데 있다. 그러한 엄청난 변화의 중심에 구글이 있다. 고작 7~8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기업으로, 코카콜라 보다 더욱 충성도 높은 브랜드의 가치를 갖는 기업으로써의 구글이 있다.

오~야후!

세상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는 말을 실감한다. 특히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그러하겠지만, 1년, 6개월, 1달이 멀다하고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충격을 받게 된다. 그 변화가 당장 아니 1년, 5년 후에 어떤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것도 아님에도(아닐거라 믿어..ㅠ.ㅠ) 지금 호들갑을 떨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늘 세상은 새로워진다. 앞서 우리가 알고 있는, 한때 부귀영화를(?) 누리며 닷컴거품의 선두 주자에 섰던 기업들의 전처를 밟지 않으려고 네이버도, 야후도, 싸이월드도 그리고, 구글도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목적과 방향이 조금씩 다르다 할지라도, 종국에 가서는 '검색'을 집중으로한 BM만이 차세대웹(시맨틱웹)의 주도권을 잡게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 다큐멘터리
정지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분명 책 제목만으로는 '땡기는' 힘이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다큐멘터리'는 또 다른 '땡기는'
힘이 강하다. 그 '땡기는' 힘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의 힘은 분명 강하다.
네이버 뉴스에 '스키니진이 없어서 못판다'라는 기사가 나가면, 그제서야 백화점에서는 스키니진에 대한
관심과 판매량이 급속도로 올라간다. 또한 '휴대폰의 디자인이 초기 휴대폰 디자인이었던
Bar 형태로 돌아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라는 기사는 뉴스의 힘을 맹신(?)하는 우리 직원의 휴대폰을
Bar로 디자인된 휴대폰으로 바꿔버렸다. 그 뿐인가, 프리미어 리그에 당당히 대한민국人으로 출전해서
맹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과 이영표의 맞대결(왜 스포츠 기자들은 이딴 표현 밖에 안쓸까)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못해, 이미 그 경기가 끝난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그 경기와 관련된 이영표의 실책(?)과
박지성의 어시스트와 관련된 기사들을 빼곡히 쏟아내고 있다. 왜 경기 잘 하고 있는 두 사람 싸움 붙이나?

목소리가 많고, 목소리가 큰 언론, 미디어는 분명 대중매체이다.
소식과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손 쉬운 방법은 신문과 뉴스를 통해서다.
주변 상황들을 분석하고 정리하기에는 우리의 일상들이 너무나 복잡해서 런 소소한 분석과 Fact 수집은
분명 언론의 몫이라 믿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론의
힘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그렇기에 언론인의 목소리와 용기, 그리고 신념은 분명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 아직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셔튼 교수의 진실을 담은 추척60분의
PD의 고독한 외침도 수면위에 떠올라 있는 사실 이외에 담겨진 무수히 많은 Fact들을 우리가 함께 볼
수 있도록 늘어놓아야 한다. 옳고 그른 판단은 그 Fact들을 확인하고, 섞어보는 우리의 몫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언론은 분명 올바른 Fact들을 우리 앞에 늘어놓고 있는가? 

정지환 기자는 많은 사실들과 증거들이, 대중을 상대로 한 미디어의 그릇된 정책과 방향으로 인해서
묻혀지고, 왜곡되고 편집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조선일보가 있다고 한다. 

'왜, 자꾸 조선일보인가? 과거의 실수는 과거로 치부하고 이제 지워줄 때도 되지 않았는가?
일제시대라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그것 뿐이지 않았는가?'

나는 조선일보에 대한 많은 Fact들은 '검색창에서 조선일보만 쳐보세요' 로 넘기려 한다. 
그래서, 본 책을 읽으려 하는 분들에게 실례 아닌 실례를 범할까 일일이 열거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 그 많은 Fact들 중에 굳이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보려면 조선일보의 역사를
돌아보면 된다.' 너무 무서운 발상인가? 하지만, 분명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조선일보와 우리나라의
아픈, 화가 나는 역사는 항상 함께했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이야기들은 친일과 친일파.

소스라치게 놀란 사실 중 또 다른 하나는,
일제시대 수 많은 독립군들을 찾아내어 고문하고, 죽이는 일을 '자랑스런 천황의 국민으로써 해야 할 일'
로 여겼던 특무대장 김창룡의 묘비명에 그를 입이 닳도록 칭송해 마지 않았던, '대 일본제국'을 향한
열렬한 애국지정으로 그를 추켜세웠던 우리나라의 실증사학자의 대부로 불리는 이병도의 손자가
현재, 바로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장이라는 것.
우리나라. 대단한 나라다..

정지환 기자는 기자의 사명과 Fact들을 나열해 주면서, 왜 불량식품을 먹어서는 안되는지, 왜 알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의 '땡기는' 힘은 그가 모아온 Fact들에서 오는 것일까. 그 Fact를 나열하는 활자의
힘에서 나오는 것일까.

역사는 돌고 돈다. 늘 한 많은 역사는 그 한을 풀지 못하고 계속 맴돌고 있다.
그 한을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나라가 지정해 준 '정사(正事)'가 아닌 왜곡되지 않은,
한쪽에 치우치고 넘어지지 않은 역사를 읽기를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 책을 읽던 중에 어떤 블로그에 좋은 기사가 스크랩되어 있어서 URL을 남긴다.
'왜 자꾸 조선일보인가?'라는 물음이 생기면 꼭 아래 링크를 눌러보기를.

http://blog.naver.com/post/postList.jsp?blogId=one2only&categoryNo=115&cpage=2&viewdat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어떠한가. 

법정 스님의 글은 언제나 '느리'다.
한 단어, 한 줄 읽어내려갈 때마다, 숨가쁘게 읽고 착착 책장이 넘어가지는 않는다.
한 단어, 한 줄을 오래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리산 여행을 하면서 진주로 내려가는 동안에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홀로 사는 즐거움'을 읽으면서,
여전히 시공간을 넘어서는 스님의 잔잔하면서도 가슴을 채우는 이야기들로 내내 충만해졌다. 

자꾸만 비워야 한다는, 그리고 현재 자신의 모습에 충실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어쩌면 작은 진리가 오랜 수양과 덕을 쌓아오신 스님을 통해서 더욱 간절하게 전해진다. 

사는 일이 너무나도 답답하고, 자꾸만 뒤쳐지는 것 같고,
무엇인가 한시라도 손에 놓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우리들에게,
매번 스님의 잠언과도 같은 따뜻하고 조용한 울림은
'천천히, 하지만 채우며 버릴 줄 아는' 지혜를 말씀해 주신다. 

김규항의 블로그를 매일 들락거리면서,
법정 스님의 속세의 제자가 이 분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

※ 자주 들여다 봐야 하는 이야기들. 스님의 가르침.
------------------------------------------------------------

오늘 하루 내 살림살이 p19

당신은 오늘 무엇을 보고,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먹었는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한 일이 무엇인가.

그것이 바로 현재의 당신이다.

그리고 당신이 쌓은 업이다.

이와 같이 순간순간 당신 자신이 당신을 만들어간다. 명심하라.

 

당신은 행복한가 p22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기 때문이다...스스로 묻는다. 나는 행복한가, 불행한가?

더 물을 것도 없이 나는 행복의 대열에 끼고 싶지 불행의

대열에는 결코 끼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내가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들어야 한다. 행복은 이웃과 함께 누려야 하고 불행은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마땅히 행복해야 한다.

 

아무것도 갖지 않은 자의 부 p32

'...아마도 당신들은 당신들이 갖고 있는 좋은 옷과 가구와 재산이

너무 많기 때문에 거기에 시간과 기운을 빼앗겨 기도하고

명상하면서 차분히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이 없을 것이다.

당신들이 불행한 것은 가진 재산이 당신들에게 주는 것보다도

빼앗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다. 내가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에 의해 내 인간 가치가 매겨진다. 따라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인 힘을 부여하는 것은 나 자신의 사람됨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이와 같다. 순간순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산다. 문제는 어디를 향해 내딛느냐에 있다.

당신은 지금 어느 곳을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는가.

 

걷기 예찬 p53

걷는다는 것은 침묵을 횡단하는 것이다. 걷는 사람은 시끄러운

소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상 밖으로 외출하는 것이다.

걷는 사람은 끊임없이 근원적인 물음에 직면한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그대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p110

'혼자서 자란 아이들은 혼자 살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져 있다.

그는 혼자 있는 것이 좋았고 그렇게 훈련되어 왔다.

혼자서 자란 아이들은 결국 누구나 혼자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그래서 혼자가 되는 이런 순간에 맞닥뜨릴 것에 대비하여

미리 연습하면서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마라 p125

명심하라.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순간순간 자각하라. 한눈팔지 말고, 딴 생각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살피라. 이와 같이 하는 내 말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대의 길을 가라.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이런 순간들이 쌓여 한 생애를 이룬다.

 

영혼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p136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을 위한 마음에서 오고,

세상의 모든 불행은 이기심에서 온다.

하지만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이익에만 매달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익에 헌신한다.

그대 스스로 그 차이를 보라.

 

겨울 가고 봄이 오니 p181

하나 속에 모든 것이 있고

많은 것 속에 하나가 있으니

하나가 곧 모든 것이고

많은 그것이 곧 하나를 이룬다.

------------------------------------------------------------

- 2006. 04. 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보는 눈, 세상을 말하는 입 그리고, 세상을 담는 마음

'사람은 누구나 좌파로 살거나 우파로 살 자유가 있지만 중요한 건 그런 선택을 일생에 걸쳐 일상 속에서 지키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정하는 일인 것 같다. 좌파로 사는 일은 우파로 사는 일에 비할 수 없이 어려우며, 어느 시대나 좌파로 살 수 있는 인간적 소양을 가진 사람은 아주 적다. 우파는 자신의 양심을 건사하는 일만으로도 건전할 수 있지만, 좌파는 다른 이의 양심까지 지켜내야 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글 서두에는 좌파로 살아가는 자신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이념과 사상이라는 테두리를 떠나서 그의 용기가 오히려 돋보일 수 밖에 없다. 좌파로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이 버려야만 하는 것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좌파로 살아가기 위해서 거두어 들이고 계몽시켜야 할 의무를 그는 결코 묵묵하게 혹은 조용하게 치뤄내지 않는다. 그는 목소리를 높여 늘 용기와 깨어있는 지성을 말한다.

리뷰와 조금은 상이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광고를 무척 싫어한다. TV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유익한 점들 보다, TV가 긍정적으로 제시하고 보여주려고 하는 '집단지성'의 획일화를 싫어한다. 광고는 그 집단 지성과 획일화를 위해 그가 이야기하는 것 처럼, 지독히도 전략적인 사기다. 생산과 그 생산을 위한 인간이 중심이 되지 않는 광고는 늘 소비와 집단 최면을 향해 치닫는다. 우습게도, 골때리게도 나 역시 광고라는 큰 테두리 안의 직업군에서 일을 하고 있음에도, 광고가 가지고 있는 파워와 영향력을 잘 알고 있음에도 나는 광고를 둘러싸고 있는 집단과 직군과 직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물론 나의 직업과 역량을 부끄러워해 본 적은 없었지만, 반대로 그것에 대한 궁극적 우상화나 어떤 대단한 직업이어서 여타의 추종을 받으면서 나 이런거 하는 사람이다.. 라면서 말해 주는 것을 많이 부끄러워 한다. 친한 친구와 선전과 광고, 광고란 무엇인가에 대해 어설프리만치 단순한 설전을 펼친 적도 있었지만, 짝다리 짚고 서 있는 내 자세로써는 글쎄. 그저 과자 한 봉지, 컴퓨터 한 대, 자동차 한 대를 팔아치우기 위해, TV로 모여드는 '멍'한 상태의 소비자를 찾아 다니는 고도의 상술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그가 이야기한 것 처럼, 소위 자본주의의 급물살을 타게 된 90년 대 이후로 우리나라는 '프로'라는 타이틀로 광고대행사의 AE라는 전문가들로 불리우며 찬미받는 존재를 양산하고,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광고라는 노선에 그들을 선봉장으로 이끌며 만들어온 사회가 현재의 대한민국이 아닌가. 월드컵을, 아니 2002년 대한민국을 월드클래스로 만들어 준 선봉장들 역시 그들이었고, 여전히 그들 안에서도, 밖에서도 그들만의 성전을 꾸미며 짐짓 프로이며, 지식인인 양 행동하는 사람들도 그들이다.

문자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그저, 직업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적어도 광고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만이 화이트 칼라에, 최상위 직업군에, 미적, 예술적, 과학적, 심미적인 모든 것들을 알고 있고, 그렇게 우월하기 때문에(?) 자랑할 만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다시 리뷰로 돌아와서,(-_-;;)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작가의 각 칼럼이 게재된 때가 1999년도 부터 2001년도 경 까지이니 2006년도의 현재와는 조금 다른 상황으로 인한 다른 해석이 나올 수도 있으나, 그는 분명 통쾌하리만치 글을 잘 토해낸다.

"제가 옛날에 구사대였거든요." "구사대? 구사대가 뭐지?" "제가 옛날에 구사대였거든요." 구사대라, 회사를 구하는 대다 이건데, 어쨌든 그래서요." 30대 여자 코미디언과 40대 남자 가수는 어물쩍(방송용어로 순발력이라고 하는) 넘어간다. '구사대'라는 말을 모르는 30대 여자와 40대 남자를 어찌 생각해야 할까. 나는 당혹스럽다. 나는 '교양'에 대해 생각한다. 교양이란 무엇인가. 교양이 문화적인 지식이나 감정표현의 절제, 우아한 말과 행동 따위라는 생각은 봉건적이다...(중략).. 아마도 교양이란 '사회적인 분별력'일 것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옳고 그름을 따지고 그 뜻과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반드시 자기 힘으로가 아니어도.) 그게 교양이다... - 교양 p61~64

과연 한국 영화인들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만한 사람들인가. 제 밥그릇이 걸린 일에는 '자신들이 놀랄 정도'로 열심인 영화인들은 남의 밥그릇에는 어떤 관심을 보였던가. 자신들의 불행을 언제나 민족이라는 이름에 호소하는 영화인들은 정작 민족이 불행할 때 어디에 있었던가...(중략).. 이번 싸움에서 한국 영화를 '민족 고유의 것'으로 해석하던 영화인들은 농민들이 신토불이를 외치며 미국쌀과 싸울 때 어떤 지지를 보냈던가. 이 나라의 유한 계급을 뺀 모든 백성들이 불행해진 구제금융 시대가 일년을 넘기고 있지만 그 동안 영화인들은 그 잘난 영화 예술로 세상의 어떤 모습을 그려냈던가.. - 염치 p89 ~92

폐업에 나선 의사들은 "이럴 바에는 개업할 돈으로 차라리 카페나 당구장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개업하지 말고 카페나 당구장을 하면 될 것이다. 카페나 당구장을 하는 인간은 의사보다 하등하단 건가. 자신들이 더 이상 특권층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여전히 특권 의식을 버리지 못하는 의사들의 이중의식은 그들의 권리주장의 공정성을 손상한다.. - 돌팔이2 p221 ~224

내 일생을 보내는 한 방법으로 이민이 등장한 건 지난 여름 어느 날 후배 녀석에게서 캐나다 벤쿠버의 무색무취한 삶 이야기를 듣고서다. 주 5일 노동으로 먹고사는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집을 마련하는 데 반생을 바칠 필요가 없다는, 교육과 의료가 무료이며 도무지 세상을 갈아엎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다른 이의 삶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광활한 자연 곁에서 조용히 살아간다는, 벤쿠버의 무색무취한 삶은 이민에 대해서라면 어린 시절의 반감만 존재하던 나를 뒤흔들었다... - 이민 p253 ~256

세상을 보는 눈은 반드시 신문의 경제면을 펼쳐들고 부동산의 흐름과 주가 동향과 저축 금리를 따지며 '흐흠...'하고 손익계산을 할 수 있는 능력만은 아닐 것이다. 나를 돈독히 다스리고, 내 가족을 살피며, 내 동료와 내 주변의 지인들의 삶을 참견하고, 그리고, 더 크게는 나와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삶을 보다 합리적이고 투입에 대한 충분한 산출이 나오는 세상을 만들며 살아가는, 그런 것들을 돌보는 눈이 세상을 보는 눈이 아닐까.

30만원, 50만원, 100만원짜리 적금을 매달 부으며, 20~30년을 오로지 내 집 마련을 위한 융자 갚아나기와 아이들의 교육비로 평생 모으는 돈은 그렇게 어찌보면 허망할 수도 있는 우리의 삶은 누구나 그렇게 하니까.. 라는 핑계로 하루를 보내며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커다란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을 때, 우파의 소신보다 어렵고 힘든 좌파를 택하였다는 그의 말이 담긴 'B급 좌파'라는 책은 오히려 반대로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이 더 잘 보이고, 어떻게 더욱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일까. 도무지 이 사람은 너무 높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