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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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교는 과연 우리의 삶과 미래를, 그리고 보이지 않는 다음 세상을 평안하게 해 주는 것일까. 혹은 현세를 사는데 있어서 더 나은 행복을 줄 것인가. 그렇다면 과학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무엇인가.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과연 신의 영역을 넘 볼 수 있는 것인가. 종교는 선이고 과학은 악인가.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쫒기 보다 과학을 따르고 믿는 것은 신을 이해하려는 것인가, 신을 모독하는 것인가..

서론 완전 길다. 하지만, 결국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은 저런 답 없는 물음 뿐이다.

다빈치코드가 미술과 오컬트에만 초점을 맞춘 블록버스터급 소설이라면, 오히려 댄브라운이 먼저 집필했던 천사와 악마는 미술사와 오컬트에 그럴 듯한 SF같은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첨가함으로써 오히려 후작보다 탄탄한 느낌을 준다.

정사(正事) 보다 야사(夜事)가 더욱 흥미진진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듯이, 우리는 음모론을 언젠가부터 즐거워하고 어느덧 익숙해져 있는 듯 보인다. 모든 일에는 분명 정부의 호박씨까기가 있을거라고, 모든 이야기와 결과는 결국에 누군가 거대한 조직과 그 조직의 수장이 만들어낸 서사시라고 믿고 싶어한다. 뭐 결국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황우석의 뒷 배경에는 미국이라는 어마어마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거라고, 미국이 황우석을 죽인거라는 영화에서나 보던 흥미진진한, 우리가 결코 캐내기 어려운 그런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 처럼. 60년대 박정희가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이휘소 박사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래서, 천사와 악마는 그런 우리들의 심연에 자리잡고 있는 '음모론'을 살살 간지럽히는 책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 각양 각색의 리뷰와 느낌이 나올 수 있겠지만, 어쨌든 매 Chaper마다 액션과 스릴과 '인디아나존스'식의 모험극이 펼쳐지는 이 소설은 머리가 완전 복잡하고, 완전 심심한 주말에, 잠깐이지만 완전 무언가에 미치고 싶을 때 읽기에 더 없이 좋은 오락거리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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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 첫 2초의 힘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황상민 감수 / 21세기북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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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첫 인상, 첫 느낌을 분석하라

경제ㆍ경영 서적을 읽다보면 일반적인 하나의 생각을 가지고 끝까지 동일한 논리의 전개를 위해서 무수히 많은 사례와 일화 그리고, 근거들을 통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다소 부족할 경우에라도, 그저 막막히 늘상 막막하게 생각은 했었지만,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동일한 느낌이 전달되어 한 문장으로 또는 한 단어로 압축되어 글로써, 문장으로써 이해가 되기도 한다.

'첫 2초의 힘, 블링크'는 이처럼 우리가 막연하게 '느낌 좋은데?', '그 사람 첫인상이 별로야', '지금이 바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야!'라며 생각했던 모든 사물, 사람, 상황을 대할 때 첫 2초의 느낌(말콤은 순간적인 판단이라는 표현이 더 좋다고 한다)에 관한 책이다.

사실, 서두부터 엉뚱한 소리이긴 한데, 읽는 중간 중간에 자꾸만 알랭 드 보통 아저씨(?)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느낌이 전해져왔다. 왜, 어떻게인지는 일단 생략.

블링크는 순간적인 판단에 대한 성공 사례와 아울러 실패 사례를 함께 들어, 순간적인 판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우리가 하루에도 무수히 만나는 작고 작은 판단들-하지만 대단히 중요할 수 있는-은 분명히 신이 내린 능력으로 판단해 버리지는 않는다. 너무도 당연한 귀결일지 모르나, 역시 무수한 훈련과 노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볼을 잡은 축구선수가 드리블을 해서 하프라인을 넘어야 할지, 패스를 해야 할지, 얼만큼 길게 차야 할지, 포매이션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등은 분명 천부적인 재능이 아니고서야 훈련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든 능력이다. 고작 1~2초, 심지어는 0.5초 이내의 순간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상황에서야 말로, 가장 빛을 발하는 의사결정 능력이 아닌가?

그래서인가. 다른 직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기획과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순간적인 판단이 가미된 의사결정 능력은 곧 개인의 업무 능력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Possitive Great Impression을 주기 위해서, 또는 외형과 상관없이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이나 진심을 찾기 위해서는 저자의 표현과 방식대로 첫느낌-블링크에 대한 '잘게 조각내'어 분석하고 분석하는데 중요한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역시나 그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은 상당히 짧아야함은 물론이다.

앞서, 알랭 드 보통의 책의 느낌이 전해졌다는 부분은 아마도 누군가를 만나서 좋아하게 되고, 또 그 느낌을 믿고, 긍정적 또는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런 경우에서가 아니었을까. 자신의 상황을 심미적ㆍ철학적으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마음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면, '블링크'심리적ㆍ경제학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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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맨틱 웹 - 웹 2.0시대의 기회
김중태 지음 / 디지털미디어리서치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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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웹기획자-웹디자이너-웹개발자
웹사이트 initiation부터 launching까지 준비하며, 기획하다보면 매번 부딪히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아마 '웹기획자'라는 타이틀을 가지면서부터 생겨난 고민일 수도 있지만, '왜 기획-디자인-개발에 대한 100% 공감도를 갖기가 어려운가' 하는.

웹에이젼시의 웹기획 파트에 오랜 시간 업무를 하다보니 클라이언트의 성향과 마인드를 따르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보면 초기 제안했던 기획방향과 의도가 디자인의 스타일에 따라 또는 개발자의 경향에 따라 가끔 좌우되기도 합니다.

'왜 alt 태그를 안넣죠? 당연한거 아닌가요?'
'왜 이 내용을 이미지 폰트를 사용해서 작업하나요?
텍스트로 표현해야 검색되고, 그래야 방문이 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사실, 당연한 건 처음부터 주지해 주지 않으면 당연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리니까 웹기획자의 몫이기도 합니다만, 반복적인 학습에도 바꾸려하지 않는 것은 고집인지, 철학인지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얄팍한(?) 고민 보다는 조금 더 진지하면서도 실무적인 이론과 실제를 놓치지 않는 범위에서 친절하게 우리가 웹2.0의 시대로 가는 길을 잘 안내해 줍니다.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웹

현재 국내 웹에이젼시 뿐만이 아니라, 대기업의 웹사이트 제작 트랜드는 분명 FLASH입니다. Ajax나 RSS가 아니라 향후 꽤 오랜 동안도 FLASH와 곁들여진 화려한 웹사이트에 망령을 떨쳐버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웹2.0의 마인드와 철학은 사실 비즈니스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기획자나 디자이너 보다는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많은 부분 웹의 기능과 정신의 임파워먼트를 제시하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당장 웹기획자와 웹디자이너의 직업군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가 직접 웹페이지를 HTML코드 한줄 모르더라도 마우스로 이리저리 쉽게 옮기고, 한 화면 가득 덮어버리는  광고 자체를 뺀 채로 브라우저로 서핑을 하면서, 블로그에 정보를 공유하고, 더 이상 개인이 소유한 정보 자체가 개인의 파워가 될 수 없는 그런 시대가 될때까지 어떻게 준비하고 달려야 할까요?

트랜드이자, 마케팅이라는 웹2.0을 단순히 그렇게만 치부하기에는 분명 현재와 다른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다. 웹2.0이 '웹에 대한 새로운 철학'이라는 말에 더욱 공감하는 부분이 아마도 웹사이트의 화려한 '그림'이 아니라, 블로그 등에 담긴 개개인의 생각과 철학을 담는데 그리고 그것을 쉽게 공유하는데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시맨틱웹은 분명 웹2.0으로 불리고 있는 새로운 트랜드이자 마케팅이자 철학적 마인드로 재 무장한 다음 세대를 위한 웹으로써의 충실한 가이드역할을 해 주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저자한테 사인 받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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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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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희망'을 담은 글들을 읽게 되면(특히 아침에) 작은 사소한 일상의 변화나 느낌까지도 고맙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현재 상황과의 비교우위를 판단하게 되므로 당연한 이치가 되겠지만, 그래도 얻고 느끼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靑春이라는 멋드러진 한자에다가, 거기에다가 방황하고 떠돌아다니는 젊음을 상징하는 漂流라는 단어까지 합쳐졌으니 이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일까.

..라는 판단은 실수였다.

청춘표류는 이런 저런 지식인으로 유명한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글이다. 그의 글은 글인데, '됴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등에서 보여준 그의 가끔 독설적인 표현들 보다는 그저 '타인의 힘겨웠던 일상읽기' 정도로만 그친게 아닌가 생각된다. 대부분 30대 초반에 일본의 젊은이들의 '장인'과도 같은 진로에 대한 선택 들을 인터뷰 형식과 전기 형식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글쎄. 깊은 공감을 끌어내기에는 그들의 직업 자체가 psp, mp3p 등으로 대변되는 지금 우리 세대와 너무 다른 offline의 너무나도 동떨어진 '장인'이기 때문일까..

지루했다..-0-
왠지 제목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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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 1
칼 세이건 지음, 이상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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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 - 칼 세이건
★★★★★

하늘의 별을 보면서 아주 잠깐만이라도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굳이 별자리를 술술 외워서 누군가에게 자랑하듯이 설명해 주지 않더라도, 별을 바라보고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우리가  수 많은 별들 중에서, 그것도 어느 정도는 축복받은 행성에서 태어난 아주 작은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 또한 말이다.

SF라는 장르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사실 콘택트를 영화로 본 것은 일년이 채 안되었다. 즐거운 호기심을 잔뜩 유발하는 기호와 상징, 소수, 미지의 세계와 그 세계의 주인, 시간 여행, 웜홀, 블랙홀 등은 마치 상대성 이론을 수박 겉할기 식으로만 이해하게 되더라도 돌아오는 지적인(하지만 얄팍한) 포만감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다.

몇십 광년이나 떨어진 행성에서 보내진 메시지. 문자가 아닌 우리의 지식 체계로 이해할 수 있도록 보내진 소수의 끝없는 연속. 해독을 통해 얻어진 자료들. 자료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어떤 것. 그 어떤 것이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세상으로 어떻게 데려다 줄지 모르는 그래서 읽는 내내(사실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더 즐거운 상상을 했을텐데) 손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자연과학 책을 읽다보면, 그저 얕은 지식으로 머물고 있지만, 왜그런지 어릴 때는 단 한번도 꿈 꾸어보지 못했던 과학자의 삶을 동경하게 된다. SF 소설, 영화 등을 통해서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그리고, 또 점차 현실화되어 가는 과정을 살면서 눈으로 직접 보고있노라면 자연에, 문명에 그리고 기술에 도전하는 인간의 존재가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어느 과학자가 그랬던 것 처럼, 과학의 영역에 점점 더 깊이 들어갈 수록, 자연의 법칙을 만들어 놓은게 정말 자연적인게 아니라, 더욱 더 창조주를 믿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고 했던가. 그만큼 우주의 질서가 그렇게 많은 것들을 알고, 연구하고, 증명해 왔던 과학자들에게도 믿기 어려울 만큼 완벽하다는 사실에 경이로움을 표하기도 한다.

꽉 짜여진 스케쥴 속에서 미친듯이 달리며 지내고 있는 우리들 틈에서, 이렇게 넓고 멋진 우주속에서 우리는 작은 먼지 조차로도 보이질 않을텐데, 참 재미없게 살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실을 버릴 이유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여유로움이 즐거울 때면, 마음의 넓이를 조금씩 짜여진 틀에서 한 단계, 한 단계 위로 올라가서 먼 우주를 그려보는 것도 건강에 좋을 듯 하다.

책에는 나오지 않은 대사이지만, 영화를 통해서 남겨진 마지막 대사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칼세이건이 했던 말이라고 한다.

우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넓단다. 만일 이 광활한 우주에 인간만 존재한다면 그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지.. 우주에 우리 뿐이라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가 아닐까... - 칼 세이건

- 200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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