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다큐멘터리
정지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분명 책 제목만으로는 '땡기는' 힘이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다큐멘터리'는 또 다른 '땡기는'
힘이 강하다. 그 '땡기는' 힘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의 힘은 분명 강하다.
네이버 뉴스에 '스키니진이 없어서 못판다'라는 기사가 나가면, 그제서야 백화점에서는 스키니진에 대한
관심과 판매량이 급속도로 올라간다. 또한 '휴대폰의 디자인이 초기 휴대폰 디자인이었던
Bar 형태로 돌아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라는 기사는 뉴스의 힘을 맹신(?)하는 우리 직원의 휴대폰을
Bar로 디자인된 휴대폰으로 바꿔버렸다. 그 뿐인가, 프리미어 리그에 당당히 대한민국人으로 출전해서
맹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과 이영표의 맞대결(왜 스포츠 기자들은 이딴 표현 밖에 안쓸까)에 촉각을
곤두세우다 못해, 이미 그 경기가 끝난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그 경기와 관련된 이영표의 실책(?)과
박지성의 어시스트와 관련된 기사들을 빼곡히 쏟아내고 있다. 왜 경기 잘 하고 있는 두 사람 싸움 붙이나?

목소리가 많고, 목소리가 큰 언론, 미디어는 분명 대중매체이다.
소식과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손 쉬운 방법은 신문과 뉴스를 통해서다.
주변 상황들을 분석하고 정리하기에는 우리의 일상들이 너무나 복잡해서 런 소소한 분석과 Fact 수집은
분명 언론의 몫이라 믿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론의
힘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그렇기에 언론인의 목소리와 용기, 그리고 신념은 분명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 아직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셔튼 교수의 진실을 담은 추척60분의
PD의 고독한 외침도 수면위에 떠올라 있는 사실 이외에 담겨진 무수히 많은 Fact들을 우리가 함께 볼
수 있도록 늘어놓아야 한다. 옳고 그른 판단은 그 Fact들을 확인하고, 섞어보는 우리의 몫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언론은 분명 올바른 Fact들을 우리 앞에 늘어놓고 있는가? 

정지환 기자는 많은 사실들과 증거들이, 대중을 상대로 한 미디어의 그릇된 정책과 방향으로 인해서
묻혀지고, 왜곡되고 편집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조선일보가 있다고 한다. 

'왜, 자꾸 조선일보인가? 과거의 실수는 과거로 치부하고 이제 지워줄 때도 되지 않았는가?
일제시대라는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그것 뿐이지 않았는가?'

나는 조선일보에 대한 많은 Fact들은 '검색창에서 조선일보만 쳐보세요' 로 넘기려 한다. 
그래서, 본 책을 읽으려 하는 분들에게 실례 아닌 실례를 범할까 일일이 열거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 그 많은 Fact들 중에 굳이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보려면 조선일보의 역사를
돌아보면 된다.' 너무 무서운 발상인가? 하지만, 분명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조선일보와 우리나라의
아픈, 화가 나는 역사는 항상 함께했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이야기들은 친일과 친일파.

소스라치게 놀란 사실 중 또 다른 하나는,
일제시대 수 많은 독립군들을 찾아내어 고문하고, 죽이는 일을 '자랑스런 천황의 국민으로써 해야 할 일'
로 여겼던 특무대장 김창룡의 묘비명에 그를 입이 닳도록 칭송해 마지 않았던, '대 일본제국'을 향한
열렬한 애국지정으로 그를 추켜세웠던 우리나라의 실증사학자의 대부로 불리는 이병도의 손자가
현재, 바로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장이라는 것.
우리나라. 대단한 나라다..

정지환 기자는 기자의 사명과 Fact들을 나열해 주면서, 왜 불량식품을 먹어서는 안되는지, 왜 알아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의 '땡기는' 힘은 그가 모아온 Fact들에서 오는 것일까. 그 Fact를 나열하는 활자의
힘에서 나오는 것일까.

역사는 돌고 돈다. 늘 한 많은 역사는 그 한을 풀지 못하고 계속 맴돌고 있다.
그 한을 조금이라도 풀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나라가 지정해 준 '정사(正事)'가 아닌 왜곡되지 않은,
한쪽에 치우치고 넘어지지 않은 역사를 읽기를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 책을 읽던 중에 어떤 블로그에 좋은 기사가 스크랩되어 있어서 URL을 남긴다.
'왜 자꾸 조선일보인가?'라는 물음이 생기면 꼭 아래 링크를 눌러보기를.

http://blog.naver.com/post/postList.jsp?blogId=one2only&categoryNo=115&cpage=2&view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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