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n 스티브 잡스
제프리 영 외 지음, 임재서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iCon

iCon 스티브 잡스 - 제프리 영, 윌리엄 사이먼

★★★

성공한 기업가 혹은 자서전류의 책을 읽는 것은 대부분 '그'의 열정들에 자극을 받기 위해서이다. 목표가 흔들리거나, 생활이 나태해지거나, Model이 필요할 때, 나는 현 세대의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는다.

GE가 피부로 와닿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일까. 2년 전에 샀던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는 아직도 첫 chapter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_-;;) 반면 iCon은 내게 90년대 후반, 처음 IT쪽에 발을 들이면서 디자이너들이 애지중지하고 소위 말하는 디지털 '가오'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했던 Mac을 기억하게 해 주었고, 마냥 신기했던 Toy Story와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재미있고, 놀라운 표현을 할 수 있구나라고 여기게 해 주었던 Incredible을 역사를 알려 주었고, 늘상 가지고 다니는 iPod의 이야기를 잡스를 중심으로 얽힌 사람들과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400페이지가 조금 넘는 꽤나 두툼한 분량이었지만, 생각보다 스티브 잡스와 또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는데 그렇게 긴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 작년부터 언젠가부터 각종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 축사라는 제목으로 올려진 글을 많이들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혹 아직 못 읽어보셨다면 아래 클릭..^^)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 축사 원문보기


저 유명한 연설문으로 인해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저정도의 인물로만 비춰졌다. Mac과 iPod을 만들어낸 Apple의 창조자. 그리고 Pixar의 CEO.

하지만, 대부분의 자서전 혹은 평전이 수퍼스타를 더 광내고 먼지 털어주고, 그렇게 소비자 혹은 독자에게 긍정적인 면만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이 책을 통해서 숱한 감상적인 수식어구와는 전혀 다른, Mac과 iPod이 주는 후광효과가 아닌, 스티브 잡스의 악랄하고, 매정하고, 몰상식하고, 비인간적이고, 기회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스티브 잡스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Apple의 창립 멤버들을 몰아내고, 자신도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쫒겨난 사람. 10년 동안이나 자신의 딸을 딸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 자신과 자신의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직원들과 임원들을 쉽게 버리는 사람. 어디서나 누구에게서나 공격적이고, 자신의 목적과 방향과 맞지 않으면 쉽게 화를 내고, 모든 회의와 프로젝트를 자신의 Control과 Managing을 통해 이뤄내려는 사람.

책을 통해서 누군가의 친구로써, 누군가의 가까운 지인으로써의 스티브 잡스는 한동안 이렇게 비인격적인 언행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Pixar의 3D 애니메이션
Apple의 iMac
이 책은 스티브 잡스를 크게 두개의 줄기로 그려주고 있다.
창조적인 기획자가 아닌, Mac, Pixar, iPod의 창조자로써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들그 후광 뒤에 어두운, 남들과 다른 인격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들. 그리고, 읽는 내내 떠올랐던 생각은, 책 두번째 장에 한줄 리뷰(나는 책을 막 읽기 시작할 때의 상황 또는 느낌을 적거나,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느낌을 한줄로 혹은 몇 단어로 적는다.)에 적어둔 것과 같이 'Steal Passion'이었다. 뭐 나에게하는 자조적인 그저 아쉬운 멘트이긴 하지만, 분명 Making Someting New를 하는 그에게서 가져오고 싶은 것은 Passion이었다.

그의 독선적인 사고방식과 독단적인 업무방식으로 인해 Apple에서 쫒겨나야 했지만, 그는 분명 Apple의 살아 숨쉬는 심장이었고, 그 놀라운 추진력과 독특한 에너지는 Pixar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탄탄한 기반이었다. PC를 좀더 사용자에게 편리하게 만들어 주려는 노력을 보였고, 디자인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원칙을 언제나 고수하였다. 그래서, IT업계에서 늘 회자되는 것 처럼, 유복한 환경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비교적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빌 게이츠와, 어릴 때 부터 양부모에게 길러지고, 대학을 중퇴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믿으며 자수선가한 스티브 잡스는 그렇게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렇게 90년대 후반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PC혁명을 주도했다고 한다면, 2000년대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IT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에 Apple과 Pixar가 있다.

CEO를 이해하거나 판단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리고, 조직의 보쓰(Boss)가 된다는 것 또한 분명히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그들은 분명 남들과 다른 DNA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다른 점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1. 언제나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확고히 알고 있었고,
2. 위기에 쉽게 좌절하지 않았다.
3. 그리고, 반드시 옳다고만 할 수 없겠지만, 분명 모든 사람들에게서 인정과 동정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얻어야 할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을 분명하게 구분지을 줄 알았다.
4. 또한, 자신의 꿈을 함께 이루어줄 인재들을 가려낼 줄 알았으며, 그 인재들에게 쓸데없는 동기부여의 목적 보다는 그가 가진 꿈을 처음부터 나눌 줄 알았다.
5. 마지막으로 그들은 늘 The One이 되길 희망했던 사람들이었다.


iCon은 'Be The One, Be Great'가 되고자 하는 꿈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조금은 다른 영웅(iCon)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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