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 아서 코난 도일

단편이어도 역시 재밌다. 추리를 진행하는 과정도 재밌지만 무엇보다 왓슨과 홈스의 티키타카를 보는 맛에 코난 도일의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장편 소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그것 봐 자네는 관찰하지 않은 거야. 그냥 보기만 한거라고. 그게 요점이야. 눈으로 보면서 동시에 관찰했기 때문이야. - P14

아직 아무 정보가 없어. 정보도 없는데 가설을 세우는거야말로 중대한 실수야. 그러면 사실에 부합하는 가설을설정하는 대신 은연중에 가설에 맞춰 사실을 왜곡하게 되지. - P15

사실 홈스가 맡은 사건의 성격이야 어떻든 간에, 그가 상황을 꿰뚫어 보고 예리하게추리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 나로선 그의 작업 방식을 연구하고, 지극히 복잡하게 뒤엉킨 수수께끼를풀어내는 기민하고 절묘한 방식을 쫓아가는 것이 즐거웠다. 나는 홈스의 한결같은 성공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으므로 그가 혹여라도 사건 해결에 실패할 가능성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게 된 지 오래였다. - P26

「왓슨, 자네도 나처럼 단조롭고 틀에 박힌 일상을 벗어난 온갖 이상한 것을 좋아한다는 거 아네. 사건을 기록하는 열정이나, 이렇게 말하면실례일지 모르지만, 내가 겪은 수다한 모험을 미화하는 것만봐도 그래.」「자네가 맡았던 사건들은 실제로 정말 흥미로웠어.」내가말했다. - P52

옴네 이그노툼 프로 마그니피코 Omne ignotumpro magnifico, 모르는 것은 모두 대단해 보인다. - P55

보통은 기묘한 일일수록 알고 보면 덜 기묘하지. 특징없는 흔한 얼굴이 가장 식별하기 힘든 얼굴이듯, 진짜 혼란스러운 것은 평범하고 특징 없는 범죄들이야. - P70

내 친구는 열정적인 음악가로, 연주 솜씨도 매우 훌륭할뿐더러 범상치 않은 실력을 타고난 작곡가이기도 했다. 그는 오후 내내 무대 앞 일등석에서 박자에 맞춰 가늘고 긴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더없는 행복에 싸여 있었다. 부드럽게 미소 띤 얼굴이며 꿈꾸듯 나른한 눈은 수색견 홈스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다. 가차 없고 예리하며 유능한 범죄수사관은 온데간데없었다. - P74

인간의 계획이란 아무리 완벽히 짰다고 해도 빈틈이 있는 법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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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환경정의 이론 틀은 노동자계급의 허파로 예시되는횡단-신체성에 접근하기 위한 강력한 길잡이이다. 환경정의는 특정한몸과 장소, 특히 문자 그대로 쓰레기처럼 버려진 사람과 장소 사이에있는 물질적 상호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환경정의 사회운동들과 분석의 방법은 인종과 계급(그리고 때로 젠더와 성정체성)이물질적 불평등, 간혹 장소와 뗄 수 없는 불평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추적함으로써 환경혜택과 환경피해가 불평등하게 분배되어있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 P77

물질세계를 인간의 착취를 위한 수동적 자원으로 간주하는 존재론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환경주의 이론가들이 자연의 ‘작용능력‘을 새롭게 개념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만큼 노동자가 자신의 몸이 산업 자원으로 이용되는 것에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84

르쉬외르의 단편소설과 취재기사는 자연과 노동자가 자본주의라는 기계를 위한 소모품으로 똑같이 전락하는 처지를 폭로하면서 자연과 노동자를 융합시킨다. 그렇다고 노동자의 몸이 자본주의를 지속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장소인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기쁨과 아름다움, 가치, 에로스의 장소의 역할도 가지고 있다. 엄격한 사회구성주의 관점으로는 이런 이중적 태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본주의 비판과 유토피아적 욕망, 그 어느 한쪽도 포기하길 원치 않는다. 그녀는 신체성이 자연 세계와 합류하는 대안적이고 유토피아적인 가치와가부장적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함께 엮는다. 손으로 만질 수 있을만큼 자연이 우리 ‘가까이 있다‘는 이러한 느낌은 아름다운 사진으로자연을 바라보는 도회적이며 중·상류 계층적인 감상과 현저하게 대비된다. - P89

가난과 산업질병의 현실로부터 영적인 초월을 향한 희망이라는 주제는, 사악한 횡단-신체성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시의 흐름과 일치하지않는다. 허파를 침공하는 이산화규소는 노동자와 환경의 상호연결을 강조한다. 뤼케이서는 그러한 연결을 시적인 방식으로 기록하는데, 비 - P136

가시적인 것을 충격적으로 가시화하는 작업은 어떤 의미에서는 X선처럼 작동한다. "허파를 유리로 가득 채우는 노동자의 이미지는 신체의고통과 손상을 효과적으로 포착한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이산화규소와 그것으로 만들어지는 유리 사이의 환유적 미끄러짐metonymic slide을 사실로서, 그리고 시적인 환유로서 충실하게 기록한다. 시인이 당시의 지배적인 생각을 심문하는 동시에 부정의의 물질적 증거를 포착하려고 노력할 때, 유리는 보는 것의 메커니즘을 암시해 준다. 더욱이탈근대적인 공식화에서, 봄과 앎의 매개인 유리는 보여지는 물질산업/경제적 공정으로 특성이 부여되는 물질이기도 하다. 초월적이기보다는 물질에 녹아들어 가 있는, 물질화된 인식론이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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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내수면개발과 한국자연보존협회의 자연보존운동

1977년 10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형태로 자연보호운동이 추진되었을 때, 박정희는 운동 추진의 이유를 "자연보호를 위해선 하천의 어족보호, 환경보존 등 그 범위가 매우 넓으므로, 이 운동은 범국민적으로 벌여야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하천의 어족 보호가 가장 먼저 언급된 표현이었다는 점에서도 자연보존 운동과 자연보호 운동의 연관성을 찾을수 있다.05 1974년부터 식물학자 이덕봉을 중심으로 자연보존협회의 회원들은1978년 공개된 자연보호헌장의 제정 과정에도 참여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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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陽의 鄧禹가 지팡이를 짚고 劉秀를 따라 縣에 이르자, 劉秀가 말하기를
"내가 마음대로 侯에 封하고 장수로 임명할 수 있으니, 그대가 멀리서 찾아온 것은 벼슬을 원해서가 아니겠는가?" 하니, 가 대답하기를 "벼슬하기를원치 않고 다만의威嚴과 德이四海에 가해지면 제가 얼마 안 되는 작은을 바쳐서功을 竹帛(역사책)에 남기기를 원할 뿐입니다." 하였다. 劉秀가 웃고는 인하여 유숙하였는데, 가 나아가 다음과 같이 설득하였다.
"지금 지방이 편안하지 못해서 赤眉와 靑의 무리들이 모두 만으로헤아려지고,更始는 이미 보통의 평범한 인물에 불과하여 스스로 다스리고결단하지 못하며,諸將들은 모두 용렬한 사람들이 흥기하였으므로 그 뜻이재물과 폐백에 있어서 다투어 위엄과 무력을 사용하여 당장 스스로 만족하게할 뿐이요, 충성스럽고 어질고 밝고 지혜로워 깊이 생각하고 멀리 도모해서 - P204

‘군주를 높이고 백성을 편안히 하려는 자가 있지 않습니다. 은 본래 성대한 德과 큰 功이 있어서 천하 사람들이 향하고 복종하는 바가 되었습니다.
軍政이 整齊되고 엄숙하며 이 분명하고 信實하니 ≪後漢書≫〈鄧禹傳〉에는 ‘明公素有이하의 네 미가 없다. 지금을 위한 계책으로는 영웅을 맞이하고 백성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기를 힘써서 漢高祖가 當年에 이룩한 功業을 세우고 만백성의 목숨을 구하는 것만 한 것이 없으니, 公을 가지고 생각해 보건대 천하는 굳이 평정할 것이 못 됩니다. (천하를 평정하기가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劉秀가 크게 기뻐하고, 인하여 鄧禹를 항상 군막 안에 머물게 하여 그와함께 계책과 의논을 결정하고, 매번 여러 장수들에게 임무를 맡기고 부릴 때에 鄧禹에게 많이 물었는데, 모두 그 재주에 합당하게 하였다. - ≪後漢書鄧禹傳≫에 나옴.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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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들을 가로지르는 운동, 즉 횡단-신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간에 다양한 몸된 자연bodily natures 사이의 상호교환과 상호연결이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횡단trans은 서로다른 장소들을 가로지르는 운동임을 부각하기 때문에 횡단-신체성은인간 몸, 비인간 생명체, 생태계, 화학 작용물, 그리고 여타 다른 행위자들의 종종 예측 불가능하고 반갑지 않은 작용들을 인정하는 유동적인공간을 열어 준다. 우리가 인간을 넘어서는more-than-human 세계와 인간 신체성이 맺는 물질적 상호연결을 중시하고, 동시에 물질 작용능력material agency 이더 광범위한 인식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인식할 때 ‘인간‘과 ‘환경‘이 결코 분리된 것으로 여겨질 수 없는, 20세기 후반과 - P19

21세기 초반의 복잡다단한 현실들과 씨름할 윤리적·정치적 입장을 정립할 수 있다. - P20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자연과 인간의 분리는 종종 문화적 형성물과 물질세계의 교차점에서 작업하는 과학자의 도전에 직면한다. 과학은 사회·정치 이론에 근거하면서도 물질의 구성요소, 작용, 작용능력을다루기 때문에, 도발적이고, 심지어 충격적인 방법론과 재개념화를 내놓는다.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에서 브뤼노 라투르는과학적·사회학적·텍스트적 지식이 서로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지적 삶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우리는 - P34

과학을 찬양하거나, 권력 게임에 임하기도 하고, 실재가 있다는 믿음을비웃기도 하지만, 이 세 가지 영역을 뒤섞으면 큰일이 난다"고 꼬집는다. 그렇지만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자연/문화 ‘하이브리드‘hybrid들은 개별 학문에 국한된 용어로는 이해될 수 없다. - P35

낸시 투아나는 주목할 만한 에세이 끈적끈적한 다공성 허리케인카트리나를 증언하기에서 유사한 혼합을 포착한다. 그녀는 바람, 비,
홍수, 살, 인종주의, 정치, 심리학, 수문학, 가난, 그리고 폴리염화비닐PVCs이 뒤섞이며 혼합되듯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사회적 실천과 자연 현상" 양자의 "복합적 상호작용"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상호작용주의 존재론interactionist ontology은 ‘끈적끈적한 다공성‘이라는 개념화로 요약된다. "살-내 살과 세계 살―의 끈적끈적한다공성이 존재한다.] 이 다공성은 우리가 세계에 속해 있고, 세계를 발생시키고, 세계 안에 존재하게 하는 경첩이다. 그것이 상호작용을 발생시키는 얇은 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끈적거린다고 부른다.
이 박막membrane들은 피부와 살, 예단과 상징적인 상상물, 습관과 신체화와 같은 다양한 유형을 지닌다." - P49

횡단-신체적 공간의 생생한 예인 독성물질로 중독된 몸은 환경주의운동과 환경보건운동, 사회정의운동이 서로 단절될 수 없음을 입증한다. 이 중독된 몸은 우리로 하여금 환경과 지속적으로 상호교환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자극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다른 생명체의 예측 불가능한 생성과 인간 지식의 한계를 동시에 고려에 넣는 인식론적 공간을상상하라고 자극하기도 한다. 독성물질에 중독된 몸은 우리가 안과 밖의 경계가 뚜렷한 개인이라는 탈신체적 가치와 이상에서 벗어나는 물질적·횡단-신체적 윤리를 지향하도록 촉구한다. 그리고 우리가 수많은 사람·종·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하는 상황과 맞물려 전개되는 실천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요구한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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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2-05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시작하셨군요, 거리의화가 님! 이 책은 읽기에 어떠신가요? 일단 올리신 인용문들로만 보자면 결코 쉬운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포의 권력보다는 읽기에 나은것 같네요. 휴..

거리의화가 2024-02-05 09:42   좋아요 0 | URL
ㅋㅋ 다락방님 짧은 인용문에도 벌써 파악하신 것 같은데요? 어쨌든 공포의 권력보다는 읽기 좋아요. 적어도 이해는 됩니다!
이 책 읽다보니 정희진 선생님 생각나더라구요. ‘횡단‘이란 개념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건수하 2024-02-05 13:36   좋아요 0 | URL
저도 쉽진 않겠구나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해가 된다고 하시니 다행이네요 ^^
저는 설 지나서 시작하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