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도 참는 것

  손 내밀고 싶어도

  그저 손으로 손가락들을 만지작이고 있는 것

  그런게 바위도 되고

  바위 밑의 꽃도 되고 蘭도 되고 하는 걸까?

  아니면 웅덩이가 되어서

  지나는 구름 같은 걸 둘둘 말아

  가슴에 넣어두는 걸까?

 

  빠져나갈 자리 마땅찮은 구름떼 바쁜

  새로 생긴 저녁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저 새로 난 꽃과 잎들 사이

  그것들과 나 사이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무슨 길을 걸어서

  새파란

  새파란

  새파란 미소는,

  어디만큼 가시려는가

  나는 따라가라 수 없는가

  새벽 다섯 시의 감포 바다

  열 시의 등꽃 그늘

  정오의 우물

  두세 시의 소나기

  미소는,

  무덤가도 지나서 저

  화엄사 저녁 종 지나

  미소는, 저토록 새파란 수레 위를 앉아서

 

  나와 그녀 사이 또는

  나와 나 사이

  미소는, 돌을 만나면 돌에 스며서

  과꽃을 만나면 과꽃의 일과로

  계절을 만나면 계절을 쪼개서

  어디로 가시려는가

  미소는,

 

  감잎 쓸면서

 

  오늘 아침으로

  감잎들 다 쏟아져

  그쪽 유리창에 새소리 유난했구나

 

  빗자루 세우고,

  말이 더디다던 이웃의 아이에게

  이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생각하였네

 

  헌데

  감잎 쓸고 나니 마당은

  하늘로 다 가고 말았네

 

  나는 그제야 말문도 귀도 트여

  발등에 이파리들

  다 떨어뜨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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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9월도 며칠 남겨두지 않고 추석도 바로 다음주로 코앞에 다가서고

하루가 매일 어떻게 지나가는지 뒤돌아보면 별게 없는 삶이다. 그런데도 시간은 잘도 간다.

이틀이 지나면 9월도 가고 어느새 10월이다. 또 금새 11월이 올거고 그럼 바로 연말이다.

어릴때는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줄 몰랐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이를 먹었는가 보다.

나보다 나이가 더 많으신 어르신들 앞에서는 입조심해야겠다. 내 나이는 그분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테니까 나에게는 아직도 내 나이의 두배 이상은 더 살아갈 날들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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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멜로 이야기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다.

 내가 살아온 날보다 살아야할 날이 더 많기에......

 지금이라도 내 인생의 설계를 다시 한번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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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임정진 글, 원유미 외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배송받고 바로 읽기 시작한 <마시멜로 이야기>는 정말 손을 놓치 못하게 했다.

어른이 되어서야 깨닫게 된 인생의 쓴맛을, 당장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서 하나의 마시멜로로 만족했던 나를 되돌아 보게 하였다. 학창시절에 좀 더 참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나는 더 멋진 일을 하거나 더 훌륭한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먹어 치운 마시멜로를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저자도 말하지 않는가 과거에 연연해서는 안된다고...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아이를 위해서 읽어 두고자 산 책이였는데 나에게도 큰 교훈을 안겨주는 책이다.

앞으로도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온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살아갈 것이다. 가까운 미래를 위해서 나를 좀 더 다독이고 절제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지금 당장의 안일함으로 앞으로의 나를 계속 안일하게 둔다면 난 미래에도 후회만 하고 있을지 모를 것이다.

인생에는 여러번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그 기회를 잡는 건 준비된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말보다도 계획보다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실천하므로써 얻어지는 것이 더 많다는 걸 다시한번 깨달으며 나를 다잡는다.

지금이라도 마시멜로 이야기를 알게 된 것이 너무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지금의 심정보다는 몸으로 움직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겐 아직 많은 날들이 있고 도전해볼만한 삶이 아닌가 한다.

 

어른이 되기전에 읽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뒤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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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규의 신작이 나왔단 얘기는 벌써 들었다. 그냥 외면하고 돌아설까하다가 그래도 어째 외면할 수가 없다.

내가 기대하고 있는만큼의 댓가를 분명히 지불할테니까......

 

 

그냥 한권만 주문하기가 뭐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골라봤다.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책이라면 나에게도 물론 유익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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