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에 빼곡히 적어두었던 2003년에 읽었던 책들. 책이 있었기에 지루하거나 심심했던 일상이 늘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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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떨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6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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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발소에 두고 온 시
김형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4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1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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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8월
8,800원 → 7,920원(10%할인) / 마일리지 4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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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지음 / 현대문학 / 2003년 3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04년 12월 07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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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책을 주문하고 내일쯤 오겠지 했는데 어느새 오늘 책을 받아 보았다. 하루 종일 기분 좋게 앉아 책을 들여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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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친구들과 아침 일찍 만나 조조영화를 보고 간단하게 밥을 먹었다.

우리집이 엄청 멀다는 걸 실감하며 어서 빨리 이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물론 우리 동네에도 영화관이 생겼지만 서울 사는 친구들을 만나야 했기 때문에 평소에 일어나지도 못하는 시간에 일어나 쌀을 씻어 앉혀놓고 집을 나섰다. 강변 cgv까지 한시간 전에 도착할 줄 알았는데 한시간 10분이나 걸렸다. 참 멀었다.

집에서 가는 유일한 버스는 온동네를 다헤집고 돌아서 돌아서 강변역에 나를 내려 주었다. 어서 전철이 개통되던가 해야지......(그래도 가깝진 않을 것 같지만서도)

먼저 나온 친구들이 영화표를 끊어 놓았고 나는 다행히 영화 시작 전에 도착했다. 미안한 마음에 커피 한잔씩 사주었는데 알고보니 영화는 조조할인해서 4000원, 커피는 3050원, 별 차이가 없는거다. 기분 참 묘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는 내내 빠른 진행에 화려한 패션에 정신을 홀딱 빼앗겨서 영화를 보았다. 유쾌했다고 해야 하는걸까? 여하튼 재미있었다. 인생이 다 그러하듯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는 것. 성공을 하기 위해서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것. 뒤통수도 때릴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주인공은 평범한 인생을 선택한다는 뭐 그런 얘기였다.

영화를 보고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오므라이스를 먹었다. TV로만 보던 여러가지 특별한 오므라이스가 준비되어 있던 곳인데 가격이 장난 아니다. (내가 넘 오랜만에 나가서 그랬던가) 여하튼 밥한끼 먹는데 최소 만원이다. 밥을 먹고 친구들과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오전에 만나 영화 한편 보고 시간에 쫓기지 않은 채 수다를 떨었는데도 12시 30분.

서로가 아줌마가 되었기에 영화 한편 보기도 쉽지 않았던 우리들, 아침 일찍 서두를 수 있게 도와주었던 남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시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렇게 여유로운 단 몇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하는 나는 이젠 정말 아줌마가 된 것 같다. 시댁 얘기에 집 얘기, 애기 얘기, 신랑 얘기, 우리 자신의 얘기는 정작 별로 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며 조금은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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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의 글에 먼저 놀라고 그의 끊임없는 독서욕에 놀라고 거기에 그의 이력에 대해 놀란다.

문학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는 우리 신랑같은 사람도 '장정일'을 안다. '아담이 눈 뜰 때' '너에게 나를 보낸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 등의 소설들은 대중들에게 영화로 더 가깝게 다가갔기 때문에 그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신랑은 그런다. 장정일은 선정적이고 변태적인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고.

나는 말했다. 나는 장정일을 잘 모른다. 그의 '햄버거에 대한 명상'을 읽었고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읽었고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읽었고 '보트 하우스'를 읽었지만 나는 그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의 소설은 별 볼이리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신랑의 생각은 그의 소설이 시사하고 있는 문학적인 연결고리들과는 맞닿아 있지 않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 이상 장정일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게 장정일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사람이다. 친구들끼리 우스개소리로 장정일이 우리보다 가방끈은 짧다고 말하며 웃었던 적이 있었지만 실은 그가 우리보다 예리한 통찰력을 가졌고 우리보다 뛰어난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우리보다 방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에게 필요한 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졸업증명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키우기 위한 공부였다는 것을 안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그의 졸업장은 중학교 졸업장인 전부일진 몰라도 그의 인생의 지식은 우리들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형도 시인이 어린 장정일을 만났던 회고에 대한 글을 읽었던 기억에 따라도 그는 범상치 않은 문학적 감수성을 지녔다고 했었다. 나는 그를 책으로만 만났기에 아직도 그를 잘 모른다. 

알라딘 신간 안내를 받고 너무도 반가워서 이 책에 대해 두루두루 살펴보았다. 아직 장바구니에 담을 주머니 사정이 되지 않아 잠시 미루지만 곧 장정일의 공부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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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김장들 하느라 다들 고생이 많을 거다. 물론 나도 김장 담그느라 힘 좀 들었다. 배추 다듬어 절이기, 다 절은 배추 물로 깨끗하게 헹구기, 배추속을 만들어 속 넣기, 꼭꼭 잘 담아 보관하기......글로 쓰고보니 참 간단한 작업이었던 것 같은데 온몸이 구석 구석 안 아픈 곳이 없다. 이렇게 며칠 고생하고나면 일년을 편하게 보낸다는 건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몸이 힘든 건 정말 괴롭다.

결혼 3년차.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도 남들은 다들 잘 견디고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부러워도 했는데 실상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점점 느끼고 있다. 막 결혼해서 어머니 생신 치르고 아버님 환갑 잔치하고 거금들여 어머니 틀니 맞춰 들이고 날 추워 건강 상하실까 보약도 지어 드리고 자동차 보험료 등 생각지 않게 큰 돈 나갈 때마다 챙겨드리고 두분 여행 가시는데 신경쓰고 명절이면 용돈 쥐어들이고 셔츠 바지 속옷 등 가끔씩 챙겨드리는데 자주 찾아 뵙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시누이 얘기 듣다보면 참 화도 나고 기운도 빠지고 더이상 어떻게 하나 싶기도 하다.

시누이네가 큰돈 들여 시댁 도배며 장판이며 새로 해줄때는 우리 살기도 너무 벅차고 힘들어서 거들지 못해 내내 마음이 무거웠는데 가스렌지 교체해달라는 말을 듣고도 알았다며 여직 미루고 아직도 바꿔들이진 못했다. 그래도 아직은 쓸만하니까. 가스불이 안 켜진다면 어디서 빚을 내서라도 바꿔 들였을 거다. 그런데 오늘 내가 큰 맘 먹고 시댁 씽크대를 바꾸었다. 너무 오래돼서 낡고 서랍들도 주저앉고 심지어 개미들이 집을 짓고 사는 것 같아 매번 시댁 부엌에 서있으며 불쾌하고 마음이 찜찜했는데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아 바로 씽크대를 바꾸었다. 돈도 없는데 뭘 바꾸냐고 하시지만 솔직히 내심 바라고 있었던 걸 알기에 한편으로 참 속도 쓰리고 마음이 그리 편하진 않다. 기분 좋은 일을 하면서도 어느 한 구석이 찜찜한 이유는 무엇때문인지......여하튼 시댁은 나에게 너무 무거운 짐이 되어 버렸다.

자식들로부터 독립되어 살지 못하시는 부모님들을 보며 우리의 앞으로 20년후의 모습은 저렇게 되지 않길......언제나 우리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자식에게 기대 살지 않는......힘이 있는 부모가 되고 싶은 생각이 부쩍 더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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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11-15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장하시느라 고생하셨군요. (저는 결혼 십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시댁에서 해주신 거 받아 먹고 있어요. -.-;;) 적어 보면 별거 아니라도 그게 보통 일인가요. 요리 하나를 하더라도 손이 얼마나 가는지 해본 사람만 알죠. 몸살감기에 걸리지 않게 유의하셔요...
(아무리 잘한다, 열심히 한다고 해도 시댁 식구와는 아무래도 서로가 흡족하지 않은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맏이라 다음에 시댁 어른들 모시고 살아야 하는지라 걱정됩니다.)

꿈꾸는섬 2006-11-1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께서도 그런 마음이 있으셨군요. 매번 좋지 않은 생각은 나한테만 국한되어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언짢았는데 실상은 다들 그러신거라고 위안을 받습니다. 저희도 외아들이라 좀 더 지나면 함께 살아야 할 것 같아 걱정이랍니다. 다르게 살다가 함께 산다는 게 쉬운일이 아닐테니까요. 아마도 서로가 불편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