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기 - 어떤 기이한 음모 이야기
게르하르트 J. 레켈 지음, 김라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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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니의 목표는 평온이었다.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세상과 화해하여 평온을 찾는 것, 그는 모든 물질적 정신적 정서적 욕구를 거부흐난 콥트교 수도사들이 얻고자 애쓰는 것과 같은 행복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방념의 상태, 즉 풀어 놓고, 흘러가게 하고, 용인하는 것이었다. 그는 손에 넣을 수 있는 것, 사소한 것, 일상에서 맛보는 잔잔한 기쁨에 온 마음을 쏟았다.-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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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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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생활의 결과로서 경작되는 것이지 결코 갑자기 획득되는 것이 아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한 번도 보지 않은 부모를 만나는 것과 같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는 까닭도 바로 사랑은 생활을 통하여 익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또 형제를 선택하여 출생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사랑도 그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 사랑은 선택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사후에 서서히 경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처럼 쓸데없는 말은 없다. 사랑이 경작되기 이전이라면 그 말은 거짓말이며, 그 이후라면 아무 소용없는 말이다.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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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미술 순례 창비교양문고 20
서경식 지음, 박이엽 옮김 / 창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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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 무심코 들른 미술관이나 성당에서 갑자기 무엇에 얻어맞은 것처럼 발길이 얼어붙는 경우가 있다. 한 장의 그림, 한 덩어리 조각상이 시공을 초월해서 사람들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마력을 간작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내가 그런 경험을 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돌이켜보건대 나의 '서양미술 순례'의 시작이었다.-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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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의 숲에서 거닐다 - 박홍규, '에세'를 읽으며 웃다
박홍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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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뉴의 삶은 그 시대와는 다른, 매우 예외적인 행동이었다. 물론 그 서재라는 것도 일종의 창고 겸 헛간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고, 어떤 의미로 봐도 특별하거나 사치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여하튼 몽테뉴는 계속 말한다.

모든 은거지에는 산책로가 필요하다. 내 생각은 앉아 있으면 잠들어 버린다. 나의 정신은 다리가 그것을 흔들지 않으면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 책 없이 공부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럴 것이다.

몽테뉴가 바란 것은 오직 하나, 산책하는 것이다.-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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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아이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92
김고연주 지음 / 책세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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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주로 부모에 의해 성별 교육을 받아온 아동들은 적절한 사회화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성별성을 더욱 강하게 주입받게 된다. 물론 이러한 성별 교육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이 시기의 아동들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엄격한 이분법적 성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2차 성징이 시작될 무렵부터는 지금까지의 성별 교육의 성과를 확인하고 성별성을 더욱 공고히하며 빈틈없이 내재화시키기 위한 가정과 학교의 분주한 노력이 시작된다.

특히 청소녀들은 2차 성징이 시작될 때 자신의 성을 둘렀나 다양한 언설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들이 경험하는 언설은 극단적으로 모순적이다. 청소녀들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정숙한 자세를 익힐 것돠 성적으로 소극적이 될 것을 요구 받는 한편으로, 사회로부터는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성이 매력 있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된다.-38~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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