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늘 좋아하고 사랑하는 곳, 경주를 다녀왔다.

봄기운이 완연했다.

평일 찾아가서인지 사람들도 적었고, 

한결 여유로운 표정과 몸짓으로 거리를 거닐었다.

양동마을에서 만난 프랑스 노부부와 나눈 대화도 즐거웠고

월성,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들판에 드러누워 바라보는 푸른 하늘과 벚꽃에 흠뻑 취했다.

내 다리를 기어오르는 벌레들만 아니었다면 더 오래 머물다 내려왔을 것이다.

물을 머금고 새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나무들은 늘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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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2-04-1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좋아요.
전 경주나 양동마을 따위는 호사일 것 같고, 언제 여의도 벚꽃길이라도 걸어야 겠어요.
아님, 저를 조그맣게 줄여...조기 조 사진 속에 잠깐 떨궈놨다가 꺼내와도 좋을 것 같구요.
덕분에 같이 호사를 누리고,
생명의 소중함은 덤으로 느끼고 갑니다여~^^

rosa 2012-04-16 17:29   좋아요 0 | URL
이 날 날씨가 정말 죽여줬어요~
지금이 제가 젤 좋아하는 계절이랍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
초록이 무성해질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아요.
꼭꼭~~ 바람쐬고 예쁜 거 많이 보시길 바래요.^^
 

이번에도 내가 투표한 후보는 낙선했고, 

내가 지지한 정당은 당분간 그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었던 경험은 단 한 번뿐. 

익숙한 경험이지만 아쉬운 결과이긴 하다.

그러나 확실히 부산의 바람은 달랐다는 것이 그나마 보람이다.

새누리가 대선 결과를 낙관할 수 만은 없도록 경고장을 날린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건, 왜 야당의 낙승을 자신만만해했던가 하는데 있다.

이번에  야권의 대승을 가져올 만한 자신만의 무기는 있었는가?

정권 심판은 당위론적으로 하는 얘기고,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주었나 하는 것이다.

제1당 운운하기에는 그들은 안이했고, 부족했고, 못미더웠다.

새삼 야당에 전략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물론 새누리가 그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만큼의 능력과 비젼을 보여줬냐 하면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은 쇄신을 흉내내고 껍데기는 바꿨고, 바뀐 척을 하면서 결국에는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김용민 탓'이기만 하다면, 민주통합당에 미래는 없다.

거꾸로 그런 접근 방식이 김용민을, 나꼼수를 더 대단한 사람으로 포장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또 하나만 걸리기만 하면 그들은 다시 동반추락하고 말 것이다.

나꼼수의 흥행은 다시 말하면 한국언론의 처참한 지경을 반증하는 것에 불과하다.

민주통합당 또한 나꼼수 덕을 보는 것으로 안주하지 말고 스스로의 비전과 신뢰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대선에서조차 처참한 패배를 기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래는 늘 꿈꾼 자들의 것이다.

나는 이번 선거에 후회도 절망도 없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내일이 허락되었다.

나는 다시 내일을 꿈꾸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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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 비가 내리더니 부쩍 추워졌다.

그리고 난 감기 때문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동여매고 집에서 뒹굴고 있다.

어제까지 강의 원고 두 편을 마무리해야 했다.

8시까지 원고를 마무리짓고 메일을 보낸 후 퇴근.

우산도 없는데 비가 오고 바람은 심하게 불고 버스는 안오고.. 

결국 택시를 탔다. 진작 택시 탈 걸 그랬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는 자각 뿐.

두통약을 먹어도 여전하고.. 

결국 사무실에 연락할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오늘은 땡땡이. 

근데 왜 쉬는 날마다 맨날 비가 오고 더 추운 것이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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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합천을 다녀왔다.

히로시마, 비키니섬,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리고 합천의 피폭자들과 반핵,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이 모인 자리였다.

피폭의 고통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얘기는 하나하나 가슴에 박혔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하야오 다카노리라는 센다이 출신 남성의 탈출기였다.


그는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폭발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천천히 진행되는 제노사이드'라고 정의했다. 생명보다 경제와 질서를 우선시하는 일본정부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재해의 한복판에 있던 그는 오히려 재해의 전반적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 채 사고가 난 다음날에도 아이와 밖에서 하루 종일 놀았다고 한다. 이후 원전 폭발뉴스를 접한 후 '빠져 나갈 수 있을 때 우선 나가기'로 결정하고 아이를 데리고 탈출을 하게 된다. 아이의 초등학교 1학년 생활은 그렇게 끝이 났다(이 대목을 읽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처음 간 학교, 친구들, 선생님들, 그 모든 것과의 작별이 어린 아이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찰 거란 생각에) . 그날 이후 지금까지 아이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땅을 방문하지도, 센다이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만나지 못했다. 아이를 위해 탈출하기로 결정하였으나, 먹을 것도 생필품도 부족한 센다이를 떠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 그의 아내는 그곳에 남았다. 아이와 남편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던 순간, 아내는 차 한 대 분량의 물자를 사서 센다이로 돌아갔다. 그렇게 그들은 이산가족이 되어 버렸다. 처음 아이는 그와 함께 도쿄에 머물렀으나, 도쿄의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후, 교토로 보내져서 양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그의 탈출기는 2011년 4월 씌어진 것이니 2012년 현재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다.(최근 일본을 다녀온 지인에 의하면, 후쿠시마 사고 후 1년, 원전사고로 인해 발생한 이산가족들 가운데에는 다시 이혼가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기약없는 생이별과 생계의 어려움이 결국 가정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방사능 오염의 범위와 기간은 그 끝을 알 수 없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사실상 '포기상태'에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피난이 유일한 저항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30km 밖에 거주하다 스스로의 판단하에 피난한 사람들은 공식적인 '이재민'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아 공적 주택지원을 받을 수 없다. 지금 그는 뜻있는 이들과 함께 30km 밖에 거주하다 피난한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이들은

체르노빌에서도, 후쿠시마에서도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다.

여전히 원자력 발전소를 더 세워야 한다는 이 나라 정부는

생명보다 경제와 질서를 더 우선시하는 일본정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10km  30km
 고리                   48,540               3,223,919
 월성                   19,400               1,094,738
 영광                   25,690                  145,163
 울진                   19,224                   58,807
 고리-월성 중첩
(울산 중구,남구,동구)
 0                -691,801
 고리-월성 중첩
(울산 북구)
 0                  -68,042
 고리-월성 중첩
(울산 울주군)
 0                  -61,239
 합계                  112,854                3,701,545

*첨부한 두 장의 사진과 표는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씨의 자료 <후쿠시마 핵사고와 한국의 핵발전 정책>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원자료는 에너지정의행동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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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한해 한 중학교에서 방과후수업을 하기로 하였다.

일회적인 특강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한 무리의 아이들과 진지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받아들였다.

지난 겨울, 그 학교 선생님이 한 무리의 아이들을 데려왔는데, 중학생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순하고 착한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읔.. 방심했다.

이제 갓 중학교에 들어온 1학년들은 그야말로 천방지축이었다.ㅡㅡ


즐겁고 재밌는 수업을 만들어주고자 하였으나 어찌나 소란스러운지..

한 아이가 말한다.

"선생님 목소리는 완전 20대 같아요"

ㅡㅡ;;


내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모쪼록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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