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OOO 채용 설명회 참가와
신청서 제출에 감사드립니다.
한분 한분 답장 드리지 못하고 일괄로 하는 점에 양해를 구합니다.
 
오늘 몇 분이 모여서 상의를 했는데
채용면접은 OOO시로 잡았습니다.
이미 문자 연락은 받으셨을 것이고
OOO님을 통해서도 연락이 가겠지만
저희들의 일방적인 결정이라 혹시 어려우신 분들은 사전에 연락부탁드립니다.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면접방식과 관련하여 몇가지 논란이 있었는데
애초 생각대로 다(多) 대 다(多)의 방식으로 모두 모여 진행하되
워크숍처럼 진행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저희들이 미숙하게 진행하면 실례를 범하게 될까 두려워
너무 복잡하게 진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구상중입니다.
제출하신 서류를 여러 분들에게 보여드리는 것도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어
OOO.OOO 최소한으로 한정하기로 했습니다.
 
당일 진행 내용으로
1) 저희 쪽에서 채용 개요와 관련된 소개를 다시 한번 하고
2) 채용 희망자 발표로 5분 정도에 걸쳐
    (1) 본인 소개(경력, 장단점 등)
    (2) 채용을 희망하는 분야 1,2,3지망
    (3) 그 이유 등을 설명해주시고
3) 5~10분 정도에 걸쳐 의견 교환(질의응답,토론) 등이 있고
4) 마지막으로 종합토론과 향후 일정 소개 등의 순서로 잡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짧은 시간에 자기의 진정성과 능력을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고
또 그것을 듣고 받아들이는 분들도 어려운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사전에 여러차례 접촉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요.
 
대체로 5시에는 마치는 일정으로 생각중입니다.
원하시는 분을 위해, 또 당일 참석 못하신 분을  다음날까지
일정을 비워두고 있습니다.
 
상세한 진행내용은 다음 주 초에 다시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채용을 통해 서로가 힘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는데
진행 미숙이나 오해로 상처가 되지 않도록 서로 배려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OOO 드림
 

 정중하고 간결한 면접 채용 공고. 

채용 공고를 보고 반할 수도 있는거구나 싶다.

문득, 혹시 내가 결혼한다면 이 글을 보낸 사람한테 주례를 부탁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 정도다. 이전까지 주례 일순위는 강준만 선생님이었는데. 물론 그분 의사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이 글을 보낸 분을 뵌 적이 있다. 이 분은 말 많기 딱 좋은 분야에서 일하고 계신다. 논쟁적인 이야기를 회피하거나 정면승부하지 않는다. '생각 좀 하고 말하라'는 '세상 사람들과 좀 다른'사람들만의 배척하는 분위기도 없다. 차분히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설득당하거나 설득하려고 말하는게 아니란걸 그제야 깨달았다. 누구의 의견이 중요하고 더 가치있는지를 논하려고 대화하는게 아니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아. 너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그렇다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본적인 상식인데 맘처럼 쉽지 않다는 말로, 감정적으로 그 사람 말은 아예 싫다는 이유로 혹은 그 밖의 많은 핑계로 상대방의 진심을 왜곡하고 나 편한대로 생각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 선생님, 자신이 몸담은 분야를 공격하면 화날 수도 있고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설득하거나 자기 입장을 고수하지  않고 어떻게 대화할 수 있나요, 비결이 뭔가요.

- 제가 할머니 밑에서 자라서 좀 두리뭉실한가봐요.

 

 유머 감각도 있다. 너무 많이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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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나는 그런 말들로 포장되는 게 너무 싫어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책을 봤을 때 처음 드는 생각은 "내가 왜 아파야 해?" 였어요. 아파야만 청춘이라면, 아파도 괜찮대도 난 그런 청춘이기 싫어요. 왜 이런 상황을 청춘으로 규정하는지 모르겠어요. 포장하는 느낌이 드는 거죠. "너희는 청춘이니까 조금 힘들어도 되는거야"하는 설정이나 이야기들이 짜증 났어요. 이런 것들을 청춘이라고 이야기한다면 난 이런 청춘이 싫고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코: 책을 읽은 건 아니고 읽을 생각도 없지만 일단 제목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아프면 아픔에 대해서 보상하는 사회 체계나 그 아픔에 의미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 사회에서 고통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김슷캇: 얼어 죽으니까 청춘이다

 

병훈: (청년유니온 비판에 대해) 저는 청년유니온 조합원이지만 기본적으로 청년 문제에 접근하는 그들의 방식에 비판적이에요. 청년유니온의 기본 기조를 보면 청년이 극악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호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더라고요. 호소하는 것과 권리를 찾는 것은 다르죠. 그러니까 권리르르 주장하면서 호소하면 '저들도 권리가 필요한 동등한 시민이구나'하고 여기게 되지마나 호소만 하면 시혜를 베풀어야겠다고 여기게 되겠죠. 관점이 다르잖아요? 사람들에게 먹히는 건 당연히 시혜적인 관점이에요. 그러니까 <아프니까 청춘이다>같은 책이 팔리는 거잖아요. 청년유니온이 다소 그런 쪽에 초점을 맞춰요. 슬로건도 '아프니까 소리쳐'까지만 가는 거예요.

(단계론, 현실론과 어긋남)

 

운동 바깥의 운동을 모색하는 조병훈

모두에게 기본소득(재산, 소득이 많든 적든,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일을 하고 싶어 하든 하기 싫어하든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

땅값을 똥값 만들어라!

쓸데없는 도시계획은 때려치우고 녹지 조성에나 힘써라!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취업을 강요하지 마라!

결혼 언제 할 거냐고 묻지도 좀 마라!

모든 사교육을 철폐하고 공교육을 혁명하라!

공교육 5대 중점 과제를 문학, 철학, 예술, 농업, 체육으로 삼아라!

비정규직으로 살고 싶은 모든 이들의 취향을 존중하라!

충분한 콘돔을 지급하라!

연인들에게 모텔 말고 집을 줘라!

여성에게 겨드랑이 털 기를 권리를 보장하라!

최저임금 시급 1만 원!

우리 인생 대신 재벌을 해체하라!

혁명가에게 임금salary을! 점령자에게 샐러드salad를!

포기란 배추를 썰 때나 쓰는 말이다!

 

 

 

 

청춘도 아닌데 자꾸 청춘 관련 책을 읽고 있다.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왼쪽으로 간 이야기와 걔 중 좀 더 설레였던 제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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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3-02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이 도시 떠나 시골로 가면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 더 길어올릴까 궁금하기도 해요.
arch 님이 청춘이니 청춘 책을 읽으시겠지요~
 
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
조엘 샐러틴 지음, 유영훈 옮김, 방원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극단적이고 근본주의적인걸 상상했다. 분명 그런 내용인데 완전히 설득당한다. 땅과 식물, 풀과 동물, 자연순환까지. 구구절절 밑줄긋게 만드는 책. 너무 극단적인 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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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 홉킨스도 위험한 병원이었다 - 환자가 안전한 스마트 병원 만들기
피터 프로노보스트 외 지음, 강병철 옮김 / 청년의사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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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조직내 변화를 이끌려면 문화를 어떻게 다뤄야할지를 숱한 시행착오와 도전으로 설명한다. 의료인처럼 목표가 분명한 직업도 이런데 그렇지 않은 조직에선 어떻게 해야할지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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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다가 피아노 학원 문지방을 넘었다. 그 뒤로 악착같이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다. 이사오 사사키의 곡을 완벽하게 치고 싶다라던가 멋있게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다, 혹은 반주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목표나 바람도 없이 말이다. 그 날 저녁은 동생이 쉬는 날이라 여유가 있었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어디든 페달을 굴려 돌아다니고 싶은 날이었다. 몇년 전에 레슨했던 선생님과 다르게 이번 선생님은 내가 피아노를 칠 때마다 노래를 부르고 신나게 장단을 맞춘다. 지난 번 선생님이 전문적이고 세심했다면 이번 선생님은 기운을 북돋아주는 느낌이랄까.

 

 목표도 바람도 없었지만 저녁 시간을 쪼개서 다니다보니, 연습할 시간도 없다보니 한번 자리에 앉았다하면 쉬지도 않고 내리 연습을 한다. 이렇게 열심인 내가 나도 좀 신기하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자꾸 나를 열심히 한다고 추켜세우니까 안 되는 집중력 발휘하며 더 열심인척을 하는거겠지만.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전에는

 

 이 책으로 공부했다. 그냥 코드표만 보고 막 치던 것에서 멋진 반주를 하고 싶던 바람에서 보기 시작한 책이다. 메이저와 마이너 코드의 차이를 자세하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르겠지만 혹시 반주를 처음 시작하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전문가도 아니고 초보가 적극 추천하는 것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겠지만 초보가 추천하는만큼 쉽다는건 보장하는 것 아니겠냐는 맘.

 

 

 학원에 다니면서 재즈 피아노나 소곡집을 칠줄 알았는데

 

  어린이 피아노 반주완성을 친다. 너무 쉽고 시시할줄 알았다. 웬걸, 조금 어려운 코드가 나오거나 곡에 변화가 많이 생기면 헷갈리기 일쑤다. 처음엔 선생님이 내 수준(그런게 어디 있다면)을 낮게 보고 이걸 치라고한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레슨을 받다보니 악보와 코드를 보는 실력이 좀 나아졌다. 아, 그런거였구나. 행여나 처음부터 왜 이렇게 쉬운걸 치냐고 궁시렁대지 않은걸 얼마나 다행으로 여겨지던지.

 

 

  일이 끝나고 피아노 학원에 가기 때문에 내가 레슨을 받는 시간에는 아이들은 대부분 집에 가고 없다. 어느 날엔가 선생님은 아이들도 없고 심심해선지 피아노 열심히 치니까 대학 가서 피아노학과 나오면 선생님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피아노가 예전만큼 인기는 없지만 열심히 하면 여자 직업으로는 괜찮다며. 뒤쪽 문이 닫히지 않았는데 앞쪽 문이 열린다. 열린 문을 열고 들어가는건 내 몫. 어떤 문에 머무는게 더 좋을지 아직 모르겠다. 늘 그렇듯 내가 할 수 있고 할만한지는 뒷전.

 

 강약을 조절하고 곡의 흐름에 따라 감정을 실어본다. 아직 잘 모르겠다. 왜 피아노를 잘 치고 싶고 왜 예전에 피아노를 배우다 말아버린 사람들을 위한 '잃어버린 피아노'란 기획의 콘서트를 열고 싶은지. 그렇지만 하루 일과를 마감하는 즈음에 뭔가 열심히 했다는 그저 그런 자기만족이 나쁘진 않다.

 

 피아노를 좀 더 치다보니 내가 진도를 빨리 빼려고 악착같이 애를 쓰는거다. 진도 빼서 피아노 콩쿨이라도 나가보려고? 그냥 욕심이었다. 퇴근 후 퍼져있는 시간에 피아노를 치는거니까, 저녁도 안 먹어서 배가 고픈데 피아노를 치니까. 아무래도 선생님의 칭찬이 독이 된 것 같다. 더 칭찬받으려고 집중은 뒷전, 무작정 치기만하니 말이다. 

 

 계속 피아노를 치다보니 목표같은게 생겼다. 바로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쳐보는 것.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작은 아씨들 비디오 테잎이 있었다. 비디오 테잎은 그거 하나라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볼 때가 있었다. 베스였나, 셋째가 피아노를 너무 치고 싶어 옆집에 몰래 들어가 피아노를 친적이 있다. 그때 베스가 쳤던 곡이 쇼팽의 즉흥환상곡이었다. 베스가 뭔가에 홀린 듯 치던 피아노 곡, 커서도 계속 그 곡이 귓가에 맴돌았다.  '쇼팽의 곡을 칠 때까지 피아노를 치는거야'라며 의지를 불살라보지만 가늠되지 않는 어지러운 음표를 보니 현기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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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3-02-2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장님이 이르되 기교와 음감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을 네게 주노니 프레데리크 프랑수아 쇼팽의 이름으로 일어나 쳐보라 하고 (바이엘복음 3장 6절 말씀)

..는 뻘소리구요. 피아노를 배우시는군요. 저도 아주 예전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기타를 배운다고 했다가, C코드만 반복하다가 포기...는 제 경우구요, 꾸준히 하시면 언젠가는 쇼팽의 곡을 칠 수 있겠죠!

금요일이네요..회식있는 금요일. OTL (아..그리고 위에거는 사도행전 3:6 말씀을 살짝.^^)

Arch 2013-02-26 14:23   좋아요 0 | URL
오늘 밥 먹고 오다가 맥거핀님의 댓글을 떠올리며 실실 웃었어요. 가끔 보면 님은 좀 천재인 듯.

기타도 배우고 싶고 드럼도 배우고 싶어요. 피아노 치는거보면 박자감이 전혀 없는 것 같고 노래 부르는거 보면 음악적인 재능도 그닥 없어보이는데 막 배우고 싶어요. 이게 다 k팝스타 영향?
저는 오늘이 회식날. 물어보지도 않고 장소 정하는 센스와 사장님까지 친히 납시는 불편한 진실, 왜 그런걸까요,.

이진 2013-02-22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너무 부러워요!!
저도 피아노 정말 배우고 싶어요.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맡을 실력은 되지만, 그 이상이 못되어 늘 안타깝고 아쉬워요. 소박한 꿈이 있다면, 즉흥환상곡까진 바라지도 않고, 그저 모차르트의 소나타 한 곡을 제 마음에 쏙 들게 쳐보고 싶네요. 대학 졸업하기 전까진 피아노 배우는 건 어림도 없을 듯하고... 나중에 돈이나 조금 벌면 등록해보려구요. 클래식 전문반으로... 크크

Arch 2013-02-26 14:26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저도 교회 피아노 반주 출신이에요. 세븐 코드는 물론이고 마이너 코드도 다 원코드만 치는 우직함으로 단조롭고 무미건조한데다 계속 틀리기만하는 반주를 했었는데. 그땐 뭐가 그리 용감했는지.

저도 피아노 학원 다니고 싶었는데 나이 들어서 다닐 수 있어서, 나이 들었는데 칭찬까지 받아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진짜 즉흥환상곡은 무리겠죠? 소나타도 버벅대는데

마태우스 2013-02-2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 아내도 피아노 열심히 배우던데..근데 피아노를 책으로배우는 게 가능한가요? 저런 책이 있다는 거 처음 알았어요. 암튼...꼭 목표달성하기 바라옵니다. 저는 아랍어, 님은 피아노!

Arch 2013-02-26 14:29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코드를 책으로 배우는거예요. 음악의 화음도 수학처럼 딱 떨어져서 코드를 익혀두면 반주하기 편하거든요. 저도 대학교 때 아랍어?- 아! 그건 희랍어였나- 그리스 신화 읽었어요. 그땐 따분했는데 좀 더 배웠으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운 맘이 들어요. 몇년 전에 산 스페인어 책은 아직도 잠자고 있어요.
어찌됐든 아랍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