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책 구매 리스트


3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원형 심리학으로 분석하고 이야기로 치유하는 여성의 심리
클라리사 에스테스 지음, 손영미 옮김 / 이루 / 2013년 9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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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9일에 저장

나는 뜨겁게 보고 차갑게 쓴다- 세상과 사람과 미디어에 관한 조이여울의 기록
조이여울 지음 / 미디어일다 / 2013년 9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11월 25일에 저장

내 영혼이 깨어나는 순간
케이트 쇼팬 지음, 홍덕선.강하나 옮김 / 부북스 / 2012년 1월
8,900원 → 8,010원(10%할인) / 마일리지 4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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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1일에 저장

롤즈의 정의론과 그 이후
황경식 외 지음 / 철학과현실사 / 2009년 6월
20,000원 → 20,000원(0%할인) / 마일리지 0원(0%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3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11월 0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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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스키한 목소리로 분노를 활활 내뿜던 멍멍이.

어, 그랬어? 그랬구나. 그래서 화가 난거구나.

돼먹지 않은 대화 시도로 '이건 뭔가' 싶은 표정을 짖더니

이내 오랫동안 알았던 관계처럼 머리를 내주고 손을 핥아준다.

나도 멍멍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자꾸 대화를 시도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둘이 그랬다. 막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뭔가 큰 게 내쪽을 바라보는게 느껴졌다.

고양인가, 고양이가 이렇게 크진 않은데.

 

 

으앙, 너 누구야. 고양이-개?

 

 

인사를 나누던 아저씨를 따라가 멍멍이를 봤다.

검정색, 갈색, 고동색  강아지

엄마를 닮아 흰색은 하나도 없네.

생김도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사직을 찍겠다고 다가갔더니 나한테 '와~'하고 몰려와서

발 위로 기어오르고 신발을 빨고 난리도 아니다.

어미 오리를 쫓아다니는 새끼 오리처럼, 귀엽다.

 

 

 

맘 속으로 '제일 귀여운건 너야.'라고-저기 뒤에 있는 녀석- 내 맘 속 일등을 정했는데 얘는

다른 애들이 금세 나한테 흥미를 잃고 딴 볼일 중일 때도 자꾸 나를 따라온다.

더운거야,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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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3-09-0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포스팅 좋다! 마음이 훈훈해졌어용

맥거핀 2013-09-0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검정 강아지 정말 귀엽네요.
사진만 봐도 토실토실한 애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천방지축 뛰어다니는게 보이네요.
 

 인사하는 건 쉽다. 낯선 어른에게도 고개를 숙이고 웃음을 지으며 깍듯하게 인사를 할 수 있다. 시골 어른들은 반갑게 인사하는걸 넘어서서 잘 알지 못하는 내게 안부를 묻고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설명을 해준다. 짐을 들어드리는 것도 쉽다. 평상시 비실거리기 일쑤지만 어른들 짐이 그.렇.게 무겁지 않으니 번쩍 들어올릴 수 있다. 가끔 너무 무거워서 대체 이걸 어떻게 집까지 들고갈지 걱정스러울 때도 있지만. 동네 개들과 일일히 인사하고 머리 한번씩 쓰다듬고 고원의 볕이 따갑긴 하지만 그럭저럭 자전거 타면서 출퇴근하는 것도 즐겁다. 그런데 그 다음.

 

 무시로 방을 열어본다거나 처음 본 내게 결혼해서 애를 낳아야한다고 훈계를 한다거나 오지랖 넓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오랜 기간 묵혀둔 애증의 관계 사이에 섰을 때. 시골이 아니라 사람이 있는 곳 어디서나 있음직한 일들이 좀 더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벌어지는 곳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처신을 해야할지 어렵다.

 

 강아지들과도 마찬가지다. 나만 보면 짖어대고 분을 어쩌지 못해 한바퀴씩 빙빙 돌아대는 강아지가 있었다. 무섭다기보다는 화내는 것마저 귀여운 강아지였다. 일미터도 안 되는 줄에 묶여 하루종일 집을 지키는 강아지가 짠해서 우리집 멍멍이한테 하듯이 얼르고 예뻐해주자 이젠 짖지 않는다. 손을 내밀면 귀를 내리고 다소곳히 있다가 손을 핥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요즘엔 무슨 일인지 대문이 잠겨있어 잘 지내는지 볼 수도 없다.

 

 길들이다. 나도 그들도 서로에게 길들여져간다. 대개는 내가 길들여져 간다.

 

 아침마다 서로 인사를 하는 아저씨는 '안녕하세요'란 인사말에서 끝나지 않는다. 어디를 이렇게 일찍 가요, 열심히 자전거 타네, 오늘은 좀 늦었네요, 날마나 일하느라 힘들것어요. 등등. 얼마 전 동네 입구에서부터 아저씨를 만나서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아저씨의 검둥이와 흰둥이가 얼마 전에 아이를 낳았다, 검둥이는 복날에 만오천원에 팔렸다, 검둥이 사료값을 내기가 어려웠다. 눈 주위가 빨간 흰둥이는 폐자재로 만든 집 흙바닥에 누워 있었다. 손가락만한 까만 새끼 강아지들이 쌕쌕 소리를 내며 엄마 젖을 찾는다. 인사만으로도 나는 아저씨가 좋은 사람인걸 안다. 그래서 흰둥이와 강아지들에게 괜찮은 깔개가 필요하고 검둥이는 그렇게 팔면 안 될 것 같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큰 테두리의 이야기를 작게 쪼개면 작은 이야기가 되는 게 아니라 복잡한 이야기가 된다.

 

 어른들은 직접적으로 뭐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대신 빙 돌려서 말한다. 눈치가 없는 나는 반박자 늦고 한박자 후에야 아차 싶다. 툭툭 뱉는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켜 화가 났다. 그 말을 전해준 사람한테도 화가 났다.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추접스럽게 술자리에서 뒷말을 해서 정말 서럽고 화가 났다. 하지만 뒷말 말고는 내가 옳지 않았다. 그래서 말을 참는다. 조금씩 참다보니 나중에는 그게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었나 싶은거다. 돋보이고 싶거나 분위기 전환이라는건데 과연 그 말이 그 순간 그런 기능을 했나 싶다. 독하거나 세지 못한 말로 남들을 당황시키며 티끌만한 자존감을 세우려고 했다는건데 대개는 안 먹혔다. 더 세고 독한 말에 찔끔할 뿐이었다.

 

 은유를 이해 못해서 소설이 어렵다고 하는 나는 어쩌면 너무 쉽게 살아왔는지 모른다.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내키지 않으면 안 하고 혼자 흥분해서 볼을 붉히기 일쑤였다. 직관적인 것에 마음을 열고 자신이 믿는바대로 행동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믿는 것을 의심하면서 남들처럼은 안 하고 싶다고 고집을 피웠고 고집대로 끝까지 나아가지도 못했다. '내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가 일상이었다. 그런데 이젠 인사 정도로 끝나면 안 될 것 같다. 사회적 책임이 많아져서가 아니라 이젠 좀 알겠으니까. 이건 내 서재의 주제 같은거였던가. 예전에도 느꼈던걸 다시 나답게 호들갑 떨면서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걸까. 

 

 

 

 

 

 

p.s 불량주부님 책 내신거 축하드려요. 불량주부님 글을 좋아했는데 한권의 책으로 묶여서 나온다니 무척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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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8-0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네요, 아치님.
:)

Arch 2013-08-07 15: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다락방님 ^^

네꼬 2013-08-05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이 보시는 강아지, 저도 보고 싶어요. 인사보다 조금 더 스며드신 다음에 또 얘기해주세요!

Arch 2013-08-07 15:08   좋아요 0 | URL
얘는 나를 보면 고민해요. 짖어야 하나, 꼬리를 흔들어야하나. 그 짧은 순간 이 애 맘이 읽힐 때면 이 아이가 참 사랑스러워져요.
 

 

 체제가 구성원들에게 좀 더 높은 수준의 교양 지식을 요구했다면 태동하지 않았을 어떤 자의식이 생겨나는 것. 객관적인 자기 인식 없이 낭만화된 자기 긍정은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중2병'으로 향하는 지름길.

따라서 정말로 자신을 긍정하는 길은 자기 행위의 무의미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한윤형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글과 내가 조우하는 순간이 첫페이지의 딱 이 부분밖에 없었다는 것이 문제. 새로운 언어를 재기발랄하게 설명하는걸 기대했던 탓도 크다. '은근 리얼 버라이어티 강남소녀'와 비슷한 느낌이다. 자기 얘기를 사회적 시류와 섞어 설명하는건데 일단 '자기 얘기'를 하는 당사자의 이야기가 흥미롭지 않다면 그 뒷 이야기에 포인트를 둘 수 없을 것 같다. '키보드 워리어'에서처럼 진영논리나 구태의연한 의견에 기대지 않은 점은 신선했지만 그 역시 아직 여물지 않은 느낌이 든다. 기존의 '말하는 입'과 다른점은 있지만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 소문이 대단했던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역시 마찬가지. 존경받는 언론인 김선주의 세상이야기라는데 날카롭거나 깊지 않다. 사람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책은 별로였다.

 

 생각을 쓴 글에는 비판적이면서 소설에는 관대한 이유는 뭘까.

 

  얼마 전 정희진 선생님의 '어떤 메모'를 보고 용서에 대해 다시 생각했는데 이 책에도 그와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천지를 잃은 엄마가 화연 엄마에게 하는 말 중

 

사과하실 거면 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할 때 하는 겁니다. 받을 수 없는 사과를 받으면 억장에 꽂힙니다. 더군다나 상대가 사과받을 생각이 전혀 없는데 일방적으로 하는 사과, 그거 저 숨을 구멍 슬쩍 파놓고 장난치는 거예요. 나는 사과했어, 그 여자가 안 받았지. 너무 비열하지 않나요?

 

 '완득이'에서 보여준 착한 사람들의 씩씩함, 뻔하지 않은 인물, 직유가 아닌 은유를 쉽고 간명하게 풀어내는 재주는 여전했다. 눈에 보이는 폭력 뿐 아니라 사람 맘 속에 있는 온갖 것들이 제각각 다른 이름으로 밖으로 표출될 때 생기는 긴장감을 잘 풀어냈다. 사람 사이의 미묘한 지점을 잘 짚어내는건 작가의 재능이다. 김려령은 그런 부분을 아주 잘 살린다.

 천지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수순이 좀 도식적이다. 요즘 세상은 자살이 전염병처럼 퍼진 마당이지만 작가로선 설명이 좀 필요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새벽까지 읽은 책. 아쉽게도 내 주위엔 책 좋아하는 사람 천진데 다들 완득이를 안 읽어봤단다.

 

 샐럽의 시크한 매력 운운하는 케이블 방송을 볼 때마다 선망 뒤에 항상 무시가 따라왔다. 그래봤자 난 시크함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거야. 이러면서.

 

출근하면서 버스 터미널에서 흰머리를 쪽진 할머니를 봤다.

벤치에 앉아 다리 한쪽을 올려놓고선 할머니는 담배를 폈다.

이곳은 시골이고 누군가의 아내이거나 어머니인 그녀는, 혹은 그저 아무도 아닌 그녀는

그렇게 담배를 폈다.

셀럽의 시크함이 매체가 강요하고 주입한 정형화된 시크함이라면

흰머리 그녀는 그냥 멋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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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상상력 스티브 잡스 닮고 싶은 사람들 4
신현신 지음, 안승희 그림 / 문이당어린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잡스는 어린 시절 아주 산만하고 고집이 셌다. 이 점은 우리 동생을 닮은 것 같다. 그 순간 나는 스티브 잡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생겼다.

 

“스티브 잡스 아저씨 왜 어릴 때는 여럿이 노는걸 싫어하셨어요? 혼자 노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노는 것이 재미있어요. 저는 지금 아저씨께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 저는 마음으로 아저씨는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스티브 잡스 아저씨 당신은 정말 용감해요. 아저씨, 아저씨도 오래 전부터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셨나요? 저는 꿈이 의상디자이너라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저씨는 자기 마을을 아는 친구가 있어서 좋겠어요. 침구는 단지 같이 놀려는 것 뿐인 게 아니고 말동무나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제일 좋은 친구 같아요. 아저씨도 이렇게 생각하세요? 아저씨가 만든 회사 로고가 아직도 있는거 아세요?

아저씨는 항상 머릿속에 전자 컴퓨터가 있는 것 같아요. 아저씨께서 만든 애플들은 정말 멋져요. 스티브 잡스 아저씨 다음 생에 태어나시면 또 멋지게 만들어 주세요."

 

20130415 (옥찌 4학년)

 

 

 

 

 하고 싶은 말은 별로 없고 원고지 네장을 채우려는 옥찌의 노력이 돋보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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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6-13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원고지 네 장 나왔어요?

Arch 2013-06-13 21:44   좋아요 0 | URL
네에~ ^^
기특해서 올려보고 싶었어요.

바람돌이 2013-06-13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잘 지내셨죠?
오랫만에 옥찌 이야기 들으니 좋네요. ^^

Arch 2013-06-13 21:45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고 계시죠!
반가워요.

옥찌는 요새 기분이 오락가락 중이에요. 이모를 닮은건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