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스키한 목소리로 분노를 활활 내뿜던 멍멍이.
어, 그랬어? 그랬구나. 그래서 화가 난거구나.
돼먹지 않은 대화 시도로 '이건 뭔가' 싶은 표정을 짖더니
이내 오랫동안 알았던 관계처럼 머리를 내주고 손을 핥아준다.
나도 멍멍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자꾸 대화를 시도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둘이 그랬다. 막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뭔가 큰 게 내쪽을 바라보는게 느껴졌다.
고양인가, 고양이가 이렇게 크진 않은데.

으앙, 너 누구야. 고양이-개?

인사를 나누던 아저씨를 따라가 멍멍이를 봤다.
검정색, 갈색, 고동색 강아지
엄마를 닮아 흰색은 하나도 없네.
생김도 스타일도 제각각이다.
사직을 찍겠다고 다가갔더니 나한테 '와~'하고 몰려와서
발 위로 기어오르고 신발을 빨고 난리도 아니다.
어미 오리를 쫓아다니는 새끼 오리처럼, 귀엽다.
맘 속으로 '제일 귀여운건 너야.'라고-저기 뒤에 있는 녀석- 내 맘 속 일등을 정했는데 얘는
다른 애들이 금세 나한테 흥미를 잃고 딴 볼일 중일 때도 자꾸 나를 따라온다.
더운거야,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