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님 말대로 똑똑하지만 잘난체 하는 대신 똑소리나게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애니 레너드는 그녀의 책에서 부드럽지만 강한 어조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 모든 것은 시스템의 일부로 존재한다. 어떤 것이든 다른 것과 관계된 일부로 파악해야한다. '너무 싼 가격'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존재한다.

- '성장 자체를 위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은 진짜 목표들을 너무나 자주 훼손한다.  

- 시민적 자아가 소비자적 자아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야한다. 

- 물건을 살 때, 이 물건에 필요한 자원을 추출하고 물건을 생산하는데 들어간 모든 노력, 그리고 물건값을 버느라 내가 일해야 하는 시간, 이것들을 다 들일만큼 그 물건이 가치가 있는가, 사지 않고 빌리는건? 빌리고 빌리는건 환경적인 이점뿐 아니라 사회적인 이점도 있으며 일단 재미있고 공동체도 탄탄해진다.

- 가장 유독한 시설들은 유색인종이 사는 곳에 모이고, 그 시설의 운영은 이들에게 부당하게 많은 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며 환경 계획이나 의사결정과정에서는 이들을 배제한다.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뜨끔할만한 대목도 있다.

 

‘너무나 많은 물건’이라는 말이 갖는 부정적인 함의에서 책은 면제된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임헤지의 '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임혜지의 이야기가 직관을 바탕으로 한다면 '물건 이야기'는 직접 눈으로 보고 자료를 조사해서 내린 결론을 토대로 한다. 

http://blog.aladin.co.kr/numinose/3336493#Comment_3336493

 

 요즘은 공익 광고에서도 단순히 북극곰 얘기만 하지 않고 우리 이웃, 곧 나의 문제라는 식으로 접근한다. 어쩌면 사람들은 '내 문제'란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귀찮고 재미없으니까 모른체하는건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뭔가를 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음료수 대신 맛난 효소를. 물건 이야기하다 급반전이지만 물건 이야기도 하고 싶고 봄이네 살림도 소개하고 싶어 한 페이퍼에 두 이야기를 쓴다. 윤리적인 소비는 없다. 다만 윤리적이고 싶은 소비만 있을 뿐. 윤리적이고 싶다기보다는 사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전라도 닷컴 독자 특집 첫 페이지에 봄이네 살림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그 기사 곳곳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뒀다. 나도나도, 언젠가 마루에 앉아서 빳빳하게 마른 빨래를 개우고 싶어요.) 효소 역시 맛날 것 같아 봄이네 점빵에서 이것저것 주문했다. 배쨈은 벌써 동나고 모과차는 겨울동안 나와 주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줬다. 옥찌들은 냄새는 좀 그렇지만 도라지차가 맛있다며 '한잔 더'를 외친다. 

 

http://haeumj.tistory.com/90

지리산 닷컴을 통해 알게 된 봄이네 살림. 봄이네 살림 덕분에 알게 된 아정님 블로그. 아정님 블로그 때문에 본 인간극장의 '여기 사는 즐거움'

 


 겉치레 많은 광고나 포장으로 물건을 대신하는 제품 대신 건강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물건을 파는 작은 가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런 물건이라면 물건 이야기에서 나온 고민들을 덜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을 시민적 자아보다 무엇을 사는 게 좋은지만을 가리는 소비자적 자아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몰라서 실천하지 않는게 아니란 것 정도는 알만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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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2-03-1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음 놓여요. 제 소비의 모토는 늘, "싼 게 비지떡!" 이거든요. 헤.

Arch 2012-03-19 14:47   좋아요 0 | URL
치니님^^ 저는 이 댓글에 막 호응하고 싶은데 이해가 잘 안 돼요... 라고 댓글을 달려고 했는데
아아, 그 얘기였구나.
어렴풋이, 아아, 그 얘기였어요! 싶어요.

nada 2012-03-19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봄이네 살림 물건 넘 이쁘네요.
윤리적이고 싶은 소비만 있다는 말에 동감해요.
정말 윤리적이려면, 이제는 소비를 안 하는 게 지구를 돕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또, 이쁜 거를 보면 동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란 말입죠.ㅠㅠㅠ
저기 차랑 잼 병만 봐도, 뚜껑에 한지 포장이랑 노끈은 없어도 되는 거잖아요(비닐보다야 훨씬 낫지만).
근데 저렇게 해놓으면 이쁘단 말이죠.
미적 욕구도 어느 정도 충족하고, 윤리적이고 싶은 명분도 챙기려면
한지랑 노끈, 최대한 알뜰하게 재활용하는 수밖에 없겠다 싶어요.
이제 와서 원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고 어차피 씨알도 안 먹힐 테고,
그저 제조사들이 재활용 가능한 포장에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여기저기 가입하고 그러는 거 귀찮아서 한살림만 이용하는데
한살림도 맘에 안 드는 것들이 많고, 또 점점 거대해지는 것도 좀 불안하고..
봄이네 살림 한번 이용해보고 싶어지네요. :)


Arch 2012-03-19 15:01   좋아요 0 | URL
꽃양배추님이 한 말들 있잖아요. 나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꼭 내가 한 생각을 꽃양배추님이 대신 써준 것 같아요.
너무 예쁜데, 저 노끈은 어떻게 한담, 저 용기는 계속 쓸 수 있을까. 이런.

최근엔 전라도닷컴을 이용해요. 물건이 많이 없지만 가까운 곳에서 배달을 하니 안심되고 투박한 포장이 맘에 들더라구요. 유기농 업체들이 몸을 불리니 애초에 기획한 의도(어떤 기획인지는 업체마다 다르겠지만)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기존과 비슷한 체제지만 이름만 유기농인 느낌이랄까. 면대면이어야, 번거롭더라도 그쪽으로 나간다면 농부들 사정도 이해하고 중간에서 장난치는 사람들도 없을텐데 말이죠.
 

 주말엔 뼈마디가 노곤노곤하고 늘어져  활력을 찾을 수가 없다. 쉬는 날이면 이불에서 뒹굴뒹굴 굴러다니다 배고프면 기어나와 밥을 먹고 화장실을 드나들고 느즈막히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휘휘 돌아다닌다. 자전거를 타고 나오니 이렇게 좋다라고 말하지만 변변한 산 하나 없는 동네에서 '이렇게 좋을'만한게 있을리는 없다. 물론 이건 혼자였을때나 가능한 이야기. 8시가 넘어가자마자 배고프다는 옥찌들의 집단적인 항의에 꼼짝없이 밥순이의 소임을 했어야 했지만 좀 더 좀 더를 유예하다 간신히 몸을 일으켜 아침을 챙겨줬다. 아 어쩜 주말의 점심은 이다지 빠르게 다가오는걸까. 다시 점심을 후다닥 먹어치우고 잠깐 쉬는데 배가 고프다. 아이들도 배가 고프다.

 

 도저히 다시 뭔가를 해서 챙겨줄 엄두가 안 나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나가자 했다. 날씨가 추웠다. 꽁꽁 싸매고 손을 꼭 잡고선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양파와 달달한 쌈장이 반찬으로 나오는 뜨겁고 진한 콩나물국밥이 나오는 곳으로 갔다. 문 앞은 추울 것 같아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좌 조기축구회, 우 산악회가 자리하고 있다. 아저씨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든다. 밥을 먹으며 본의 아니게 스테레오로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제 나도 나이가 찼으니 나이 든 사내를 아저씨라고 하긴 뭐하지만 그들 면면은 꼭 '아저씨' 같았다. 아저씨의 긍정적인 면이 아니라 아리송하면서 호불호를 모르겠고 혐오감까지는 아니지만 와닿지도 않는 그런저런 성향같은거 말이다.


 산악회쪽에선 '자신들을 홀리는 여자 대처법' 같은 얘기를 한다. 걔중에는 애들이 있으니 말을 가려서 하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버젓이 여자에게 사기 당하고 떼인 얘기 끝에 성적인 수근거림을 이어나갔다. 바탕에는 고지식한 합리화가 깔려있고 개그콘서트적인 여성관이 보인다. 남자인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으니 돈이라도 써야한다는 식? 축구팀은 이번 경기를 분석하고 이권이 개입되었는지를 따져묻다가 수육이 참 괜찮다며 자기가 또 말을 잘 해서 이렇게 좋은 고기가 나온거라고 거드름을 피운다. 하나같이 못생긴 남자들이다. 테스토스테론이 왕왕 풍겨나오는데 하나도 흥미롭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나 역시 아이들 밥 챙겨주기 싫어 늦은 오후에 국밥집에 나타난 못난 여편네였을 것이다.

 

 얼마 전 맥거핀님 서재에서 정성일씨 트위터에서 옮긴 구절을 봤다.

 

교훈-임권택 감독님이 내게 해주신 말씀. 완전히 망친 장면 때문에 영화를 망치진 않아요. 그 장면을 버리면 되니까요. 하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양보하면 그게 쌓여서 결국 영화를 망치는 거지요.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던가.

 


 주말을 핑계로, 먹고 살아야 한다며 나는 어떤 것들을 양보하고 있을까.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혹은 하고 싶은게 보이지 않는다. 집중을 다해 발끝을 세우지 않는한 이렇다할 즐거움도 없다. 무기력하다며 자꾸 질질 짜고 있다. 이렇게 살다가 나도 어쩔 수 없는 중년이 되어서 콩나물국밥집 한 귀퉁이에서 나를 홀리는 남자들 대처법이나 떠벌이고 다니는건 아닐까. 지금도 어린건 아니니 개연성 없는 일도 아니다. 누군가를 홀리는 나만의 비법이라면 주체적이니 마이너스를 반절만 할 수 있을까.

 

 오늘 본 변영주 감독의 인터뷰가 자꾸 맴돈다.

 

 현장에서 나는 뭘 놓쳤을까를 끊임없이 복기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실패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통해 스스로 해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한 자존감을 잃지 않기, 나에게 또 기회가 오지 않을지라도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마흔 여섯이 됐는데도 여전히 삶이 불안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여전히 트렁크 하나에 내 인생이 다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 그런게 다 나에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 길이 있는 것 같다.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sec=people11&a_id=2012030707564950653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저 그런 중년이 아니라 미안한 중년이 될 것이다. 정신 차리기는 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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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2-03-18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벌써 미안한 중년으로 진입 신고요~~~

Arch 2012-03-19 08:58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멋진데, 괜히 그러신다.

nada 2012-03-1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그콘서트적인 여성관, 하나같이 못생긴 남자들이다...하하하하
아치님 글은 잘 읽어야 돼요.
감자밭에 꼬맹이 감자처럼, 유머가 막 숨어 있어요.

매일매일 조금씩 양보한 게 쌓여서 결국 망친다..
꼭 기억하고 싶은 말이네요.


Arch 2012-03-19 14:55   좋아요 0 | URL
하~ 꼬맹이 감자라니^^ 고마워요. 꽃양배추님.. 진짜 눈 크게 떠야 보이는건데 알아보시다니!

네. 저도 그 말에 많이 찔렸어요.
 

 화이트데이 상술이잖아. 나는 사탕도 안 좋아한다. 아침에 남직원들이 롤리팝이랑 초콜릿을 놔둬서 몇개 까먹은거 말고 화이트데이는 의미가 없었다. 2월 14일 전에 우리는 허례허식을 하지 말자며 a랑 약조한바도 있다. 연애를 하지 않았다면 좀 서운했을지도 모르지만 유별나게 연애티를 내는 사람도 없으니 없던 결핍까지 궁리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a가 사탕바구니를 선물했다. 연한 분홍색 장미꽃 하트에 역시 하트사탕 하트 숑숑인 꽃바구니. 나는 기뻐 미쳐 돌아가시는게 아니라 얘가 시들면 어떻게 처리하나란 생각을 했다. 바구니는 어떻게 쓰고 포장지는 어떻게 재활용하지. a는 그런 내 머릿속을 잘 안다. 나도 a가 가끔 한번씩 짠하고 이런 것도 해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아는지라 쑥쓰럽게 기뻐했다.


 책상 위에 놓인 화이트데이 사탕 바구니. c랑 다른 c가 한마디씩 보탠다. 작년엔 안 주더니 이번엔 주네, 확신이 생긴거겠지 등등. 둘의 쿵짝이 우스워서 격년제로 사탕바구니를 준다니까 c가 한마디 한다.


-  여러분들 들으시오.(남직원들은 삽질한다고 착출된지라 한적한 사무실) 맘은 전하되 사탕 바구니는 격년제로 하는 절제된 사랑을 나누시오.


 사람들은 못들은체 하고 c만 해바라기가 돼서 다른 c를 쳐다본다. 


난 영원한 사랑이나 뜨거운 사랑도 아닌 절제된 사랑을 하는 여자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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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3-1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절제된 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사랑은 절제되지 않는게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탕은 좀 절제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충치도 덜 생킬테고 말이죠. 그쵸? a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그런거 챙기지 말자고 했지만 그래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요. 알 것 같아요, 정말. 아치도 알겠지만 말이죠. 히히히히히. 사탕 바구니라니, 아치 쑥스럽지만 좋겠다.


아까 이메일 확인하려다가 우연히 그런 기사를 봤어요. 화이트데이에 여성이 받기 싫은 선물 1위는? 하는거요. 나는 거침없이 그건 바로 사탕! 이라고 대답했는데 아니나다를까, 화이트데이에 여자들이 가장 받기 싫어하는 선물이 사탕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난 빵터져가지고. 그런데 왜 여자한테 사탕주는 날이 된걸까요. 바보같은 화이트데이에요. 초콜렛이나 육포를 주는 날로 바꿨으면 좋겠어요.
우리 회사 남자직원들은 하나같이 초콜렛을 주더군요. 나는 아주 크게 만족했어요!! 히히히히히

Arch 2012-03-15 10:26   좋아요 0 | URL
과장님이 사랑은 절재하지 말되 사탕은 절제하라는거였어요. 그게 말처럼 쉬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정말 사탕 싫어요. 이가 썩는다면 초콜릿 때문에 썩었으면 좋겠어요. 꺅꺅~ 아냐, 이 썩는건 싫어.

다락방을 위해 육포데이가 있었음 좋겠어요. 6월4일 정도? ^^

숲노래 2012-03-1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이 그런 날이었군요!

저는 오늘
전라남도 고흥 시골로 옮긴 지 반 해가
훌쩍 지났구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Arch 2012-03-15 10:27   좋아요 0 | URL
네, 오늘이 그런 날이었어요. ^^
일년이 다 돼가는 소감은 어떠세요?

된장님, 혹시 전남 귀농학교에 대해서 아시나요?

2012-03-14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5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2-03-14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제가 들은 화이트데이 일화 중 가장 멋진 스토리인데요, 절제된 사랑! 멋지다, 아치 님도, a 님도.

Arch 2012-03-15 10:31   좋아요 0 | URL
항상 어디선가 쏙쏙 뽑아낸 듯한 최상의 댓글을 달아주는 치니님~
그렇게 말씀하시니 쑥쓰럽지만 전 괜히 으쓱으쓱해져요. 히히~

비로그인 2012-03-1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좋으시겠어요!! 전 방금 알았어요, 오늘이 화이트데이하는 사실을 ㅎㅎ
제가 연애라는 걸 했다간 아주아주 절제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랑을 할 거 같네요 :)

Arch 2012-03-15 10:32   좋아요 0 | URL
하, 절제의 극치는 또 어떤걸까요.^^ 저도 아침에 초콜릿 받고선 오늘이 그런 날이구나 했죠.
말없는수다쟁이님의 연애는 어떨지 궁금해요
 

 오랜만에 b가 쉰다. 아이들은  강아지처럼 b를 졸졸 쫓아다닌다. 며칠동안 먼 등교길을 대비해 든든하게 아침을 먹느라 새벽 강행군을 한 덕에 정신이 몽롱한 나는 아이들이 b를 졸졸 따라다니는걸 흐뭇하게 바라봤다. 모처럼 쉬는 b를 위해 장구할 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혼자였다면 너끈히 걸어도 됐을 길을 아이들 피곤할까봐 택시까지 타는 대인배다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내가 으쌰으쌰 저녁을 준비하지 않아도 됐고 아이들도 자기들끼리 크게 싸우는 일 없었다. 우리끼리 드림팀이라며 팀에선 팀웍이 중요하니 자기 전에 내일 가져갈 것을 가방에 넣는 센스를 발휘하도록 팀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어제 애써서 채를 썬 감자도 맛있게 볶아졌다. 이제 맛있게 먹을 일만 남았는데 옥찌가 농담처럼 누가 제일 좋고 얘기를 했다. 지희가 한번씩 그럴 때가 있다. 이모는 화를 잘내니까 나는 누구누구가 더 좋아. 마치 '니가 옆에서 나를 챙겨주는거야 말릴 수는 없지만 안 그래도 나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많아'란 느낌의 말. 그 말의 다른 의미는 '이모가 화를 좀 덜 냈으면 좋겠다'는 거다. 헌데 나는 나 좋을대로만 옥찌를 봐버린다.


 -지희가 그런말 안 해도 이모가 지희한테 인기 없는거 잘 알아. 너는 왜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놓고 나는  삐졌다. 바쁜 b를 대신해 한가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헌데 나는 은연중에 내가 이만큼 했는데,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내가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란 생각을 했나보다. 정말 삐진 나는 지희가 말을 걸어도 묵묵부답, 동굴로 들어가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떻게 하다 우린 다시 전처럼 잘 지내게 되었다. 내가 뭐라 뭐라 하는데 옥찌가 이모가 좋아, 지금 우리 옆엔 이모가 있잖아.란 말을 해줘서는 아닌 것 같고.


 저녁에 카레를 한다고 감자,-한 박스 사놓은게 싹이 나고 난리다- 양파, 새송이 버섯을 대충 썰었다. 카레 냄새가 솔솔 풍기자 지민인 나를 꼬옥 안아줬다. 이렇게 맛있는거 해줘서 고맙다며. 조그만 팔이 허벅지 근처를 꼬옥 안는다. 뭉클하다. 뭉클할 새도 없이 누나랑 싸워서 큰소리가 나긴 했지만.


 버스를 타고 가다가 지희 알림장을 봤다. 무슨 준비물이 그렇게 많은지. 3학년인데도 혼자 준비물을 챙기기가 어렵다. 1학년 때의 지희는 어땠을까. 자기가 못사는데도 돈만 줘서 짜증났다고 한다. 그럼 지금은 짜증나지 않을까. 내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해줬다. 지금은 이모가 챙기긴 하는데 뭐는 안 되고 군것질도 못하고 짜증나지. 지희가 빙긋 웃는다.


 봄비가 내리던 날, 지희는 물방울들이 톡톡 산을 적셔줘서 산이 트림하는 것 같은 그림을 그렸고



 아이들은 사이좋게 우산을 쓰고 등교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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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3-09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좋긴 했지만 아이 둘이 나란히 우산을 쓰고 가는 모습때문에 추천했어요.

Arch 2012-03-12 14:43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추천하는건 다락방밖에 없군요^^ 이 사진, 왠지 다락방이 좋아할 것 같았어요.
 

 지민인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 증상이 있었다. 2년 동안 아토피가 심해졌나 좋아지길 반복했다. 키가 자라지 않고(또래보다 작은편이다) 얼굴과 몸에 살이 많이 올라(스테로이드 부작용 중에 특정 부위에만 살이 찌는 증상이 있지만 이 부분과 별개로 성장이 늦는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이사하면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끊고 항히스타민제도 임의로 끊었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처방해야했지만 믿을만한 병원도 없고 회사에 매어있어 병원에 갈 시간이 없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가려움이 심해지자 아이는 긁기 시작했다. 진물이 나고 딱지가 가라앉고 발진이 생겼다. 한의원에 갔더니 3도 화상에 준하는거라 화상 치료에 준하는 케어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화상 전문 '자연재생한의원'에 문의해보니 자기네는 아토피 치료를 해본적이 없단다. 다른 한의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생각으로 토요일까지 기다리며 아토피 관련 책을 읽었다. 목욕과 보습을 해야한다길래 인터넷에서 보습제와 입욕제 용품도 알아봤다.
 

 양육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어떤 매체보다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EBS. 가끔 60분 부모를 보고 아이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지만 허다한 감정노동을 해야하는 역할을 양육자에게만 강조하는 것 같아 불편함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매체보다는 믿음이 간다. 


 '아토피atopy'는 '비정상적인', '알 수 없는'이란 의미이 그리스어 'atopos'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아직까진 왜 아토피가 생기고 정확히 어떤 증상인지 밝혀지지 않았단 얘기다. 이 책에선 아토피뿐 아니라 비염과 천식처럼 알레르겐에 의해 촉발된 알레르기 질환을 소개한다. 아토피는 면역과잉반응으로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처럼 신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물질에도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을 일컫는다. 아토피의 원인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아이가 아토피에 걸리는지 따지고 자책하는 대신 좀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알르레기질환은 면역체계의 과잉반응이다. 따라서 면역체계를 바로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지만, 현재 의학기술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피부염증은 치료할 수 있으므로 항염증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대부분 전신 투약에 있으며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는 논리를 댄다. 내 생각에 사람들이 막연하게 갖고 있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실질적인 부작용보다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감에 바탕을 둔다고 생각한다.


 지민이를 데리고 병원에 갈 때마다 나는 과연 의사가 이 아이에게 어떤 약을 투약했고 어떤 연고를 바르게 했는지 기억은 하고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물론 차트에는 나와있을 것이다. 또한 스테로이드를 처방한다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한번도 설명듣지 못했으며, 아이가 어떤 음식에 반응하는지 질문하는 의사를 보지 못했으며 가려움증은 어떻고 상처는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명감있고 성실하게 환자를 돌보는 의사들까지 싸잡아 비난하는게 아니라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늘 시간에 쫓겨 진료를 하고 명령하는 듯한 어투로 진단한다. 질문을 하면 '인터넷에서 보고 왔냐'며 반문하는 의사는 병을 앓는 환자의 맘을 불편하게 한다. 이게 무슨 약인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를 알지 못하고 상처 부위만 보여준 뒤 처방전만 받아들 때는 좀 씁쓸해진다. 돈 안 되는 피부질환이라 이런 대우를 받는건가란 생각도 든 적이 있다. 책에선 의사의 처방을 따라야 하고 진료를 받아야한다고 하지만 자신에게 찾아온 환자를 신경써서 대하는 의사를 본적이 없어 구태의연한 원칙만 강조한단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좋은 부분들마저 가릴 정도로 의사의 권위에 따를 것을 강조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사람들이 왜 확인되지 않는 민간치료에 의존하는지도 책에서처럼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우려해서만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더군다나 10년 전 아토피를 겪은 일본처럼 지금 우리 사회도 혼란스러운 상태란 말로, 일본에선 스테로이드로 치료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는 말로 의사들의 처방에 따를 것을 주문해선 안 된다. 사람들이, 아니 내가 막연하게 스테로이드 처방에 불만을 갖고 있는건 책에서 누누히 강조하는 것처럼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당량을 바르라는 지시를 따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약통 하나와 물약, 그리고 땡이다. 스테레오 연고를 바르는 기준이 있다는 것을 책에서 배웠다. 스테로이드 연고가 위험한건 아니지만 기존에 사람들이 갖고 있는 통념에 비춰 의사의 태도는 너무 안이하다. 내가 너무 딴지를 거는걸까.


 물론 이 책 덕분에 식품 알레르기 검사를 해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챙기며 아토피 관리를 해야하고(지민의 경우 달걀이나 닭고기, 돼지고기, 우유, 가공식품을 안 먹였는데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서 확인해야했다.) 보습제와 목욕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혹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를 둔 분들을 위해 완치가 아닌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 이 책의 아토피 관리법을 소개해 본다.


1. 목표는 완치가 아니다.

2. 의사의 치료를 신뢰하고 따른다.(이에 앞서 전제조건은 의사의 자질, 즉 신뢰감을 주는 것에 있을 것 같다)

3.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기

4. 목욕은 10분 내로 간단하게 하고 보습제는 목욕 후 3분 내에 발라라

5. 스테로이드 연고는 처방대로 바른다.

6. 식품알레르기가 없다면 식이 제한을 할 필요가 없다.

7.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 필수

8.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는 살림은 치워라

9. 순면 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힌다

 

이 책에선 목욕을 자주하는게 좋다고 하는데 <아토피습진과 다른 습진>에 보면 목욕을 자주하면 피부의 지방이 사라져 피부를 더 건조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옆에 있는 책은 알레르기보다 전반적인 습진의 증상과 관리, 치료제에 대해 나와있다.  연화제와 소독제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보는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한방에서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항히스타민제 복용은 일시적인 효과라며 체내의 저항력과 면역력을 증강시켜주는 방법을 써야한다고 하고 인터넷에선 감잎차를 먹어라, 목초액 입욕제를 써라, 편백나무 가구를 쓰라고 한다.

 


 어느쪽 말이 맞고 어떤게 지민이 아토피 치료에 효과적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치료법의 공통적인 사안을 취합해서 아토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밖에. 요새 유행인 목초액이나 편백나무 베개며 황토 잠옷은 당분간 사지 않을 것 같다.





* 지민이는 음식 알레르기 검사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음식보다 아이의 스트레스 관리가 더 중요했다. 헌데 아토피를 보는 사람마다 가지각색 치료법을 제시하고 '아토피는 부모 탓'이라고 이죽거리는걸 보면 우선 내 스트레스 먼저 다스려야할 것 같다. 아토피는 원인도 치료방법도 밝혀지지 않은 병이라구요! 라고 소리치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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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03-09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선 느릅나무와 대추 달인 물을 꾸준히 먹고 있어요. 경우에 따라 오미자나 구기자, 엄나무나 헛개나무를 추가하기도 하구요.
마로랑 해람이가 어렸을 때는 변비나 아토피로 꽤 고생했는데, 지금은 둘 다 여전히 피부는 건성이지만 잔병치레 거의 없이 건강한 건 다 물 덕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체질에 맞는 물을 골라보시는 건 어떨까요?

Arch 2012-03-12 14:57   좋아요 0 | URL
지금은 사공이 많은 아토피를 보고 있는데 EBS에서 나온 책하고 아토피에 대한 매커니즘이나 치료법이 날라 설왕설래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조만간 믿을만한 한의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봐야겠어요. 물도 생각해볼게요.

2012-03-10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2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03-10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문제는 '옷 밥 집'에 달려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이는 아토피가 나을 수 없어요.
그런데, 이에 앞서 아이를 낳은 어른부터
'어른이 아이였을 적' 아주 쉽게 라면을 먹고, 길거리 화학조미료로 찌든 군것질을 달고 살았어요.
가게에서 파는 공산품 먹을거리는 오늘날에도 안 좋지만 예전에는 훨씬 안 좋았는데,
예전에 소시지며 달걀이며 우유며... 갖은 비료와 항생제와 방부제 가득한 채
'요즈음 아이 낳아 기르는 어른'이 아이였을 적에
너무 많이 먹고 말아,
이렇게 몸에 쌓인 독소가
대물림하면서 요즈음 아이들한테 나타나요.

이 독소가 빠지려면 아주 오래 걸리기도 할 테고
안 빠지기도 하겠지요.

..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토피'를 고치지 않아요.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토피가 속에서 생겨' 겉으로 나타나는 부스럼과 가려움이나 피부질환을
가라앉히는 노릇을 해요.

그러니까, 겉으로 보이는 '살갗 번짐 부스럼' 이런 것들이
끔찍하도록 지나치니 스테로이드를 바르곤 하는데,
'스테로이드'처럼 살갗을 다스리고 살갗에 번지는 열기를 식히는
천연 연고를 바르면 조금은 나을 수 있어요.

스테로이드 연고도 비싸고 천연 연고도 비싼데,
아이 몸을 생각하면 천연 연고가 더 좋다고 느껴요.

..

누구나 잘 생각하면 아토피가 왜 생겼는지 알 수 있어요.

우리 부모 세대 위인 할머니 할아버지 가운데에는
'아토피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거의 없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는 라면이니 화학조미료 범벅이던 먹을거리이니가
거의 없던 때였고, 으레 자연에서 살아갔으며,
도시에서도 요즈음처럼 함부로 먹던 환경이 아니었어요.
예전에는 오늘날처럼 시멘트로 때려짓는 집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나무집과 흙집을 많이 지었어요.

..

감잎차와 편백나무 가구는 무척 좋아요.
이러한 것들은 '낫게 해 주는' 노릇은 하지 못해요.
'나빠지지 않고 몸이 좋은 상태로 이어가도록 돕는' 노릇을 해요.
그러니까, 감잎차나 편백나무를 '치료제'로 여기면 안 돼요.

날마다 먹는 밥, 날마다 지내는 집(과 일터), 날마다 오가는 길거리,
날마다 입는 옷, 옷을 빨래할 때에 쓰는 세제, 날마다 마시는 물...
이 모두를 아울러 살펴서 옳게 건사해야 하고,
이렇게 옳게 건사하기를 10년이나 20년은 잡아야 해요.

그래도, 몸속 독소는 다 빠져나가지 못하니까
3대째인 우리 손자들한테도 아토피는 나타나겠지요...

Arch 2012-03-12 15:36   좋아요 0 | URL
진짜 어렵네요. 숙변만큼 몸 안의 독소란 개념을 잘 모르겠어요. 이게 현대의학과 한의학 사이의 문제인지 아직 규명이 안 된건지 잘 모르겠어요. 아토피에 대해 얘기하면 '그거 집 깨끗하게 하고 우유랑 달걀 같은거 먹이면 안 돼'라고 쉽게 얘기하는게 별로였는데 많은걸 지켜가면서 살다보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요. 지방질이 안 좋대서 고기나 우유, 달걀을 금하고 있는데 이게 필수아미노산이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한테는 안 좋대요. 채식위주로 먹는 것을 조절한다면 자라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까란 걱정도 돼요. 제가 부지런한편이 아니라 처음에만 열심히 하다가 죽도 밥도 안 될까 걱정도 되구요. 우선 군것질을 줄이고 액상과당이 들어간 지나치게 단 음식은 피하고 있어요. 목욕도 책마다 횟수나 방법이 달라 아이의 상태나 아이가 원하는걸 들어가며 하려구요.

된장님, 댓글 감사해요.

BRINY 2012-03-1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토피성 피부는 아버지쪽 유전으로 갖고 있어요. 그런데, 남동생은 어릴 때부터 아토피로 심하게 고생해서 사회생활도 못하고 있는 반면, 저는 그럭저럭 조심해가면서 불편하지 않게 살아왔는데, 작년말부터 과로와 스트레스로 아토피가 심해졌어요. '옷밥집'이 원인이 전부는 아니더라구요. 스트레스가 참 무섭습니다.

Arch 2012-03-12 15: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조카도 스트레스 때문에 몸을 더 많이 긁거나 짜증을 낸적이 많았어요. 문제는 아토피 원인이 될 만한걸 줄인다고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는거에요. 브리니님, 오랜만이에요. 아토피 치료 잘 하셨으면 좋겠어요.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숲노래 2012-03-12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헉, arch 님도 학교에서 '수은 같은 중금속'은 몸에서 내보내지 못하고 쌓인다고 하는 상식 배우지 않았어요? 저는 국민학생 때 이 얘기를 들으며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그런데, 이건 참말 기본 상식이잖아요. 중금속은 숙변처럼 빠져나가지 못해요. 그러나 이걸 빼내지 않으면 몸이 죽으니까, 현대의학이든 민간의학이든, 이 중금속 빼내는 일에 애를 쓰는데,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아요. 방사능도 중금속과 마찬가지라,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여요.

게다가, 현대의학 문제는 뭐냐면, 현대의학 약품은 '중금속 성분으로 만들'거든요. 이를테면, 예방주사는 수은과 알루미늄과 포르말린이 '주요 성분'이 돼요. 그러니까, 현대의학 약품을 먹으면서 새로운 중금속이 몸에 쌓이고 말아요. 스테로이드제 문제는 이러한 성분이 몸에 쌓이도록 한다는 거예요.

곧, 아파트는 시멘트와 철근으로만 지으며 플라스틱과 갖은 페인트가 가득하기에 중금속과 방사능이 쌓여,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죽는 날까지 아토피에서 풀려나지 못한다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시골 흙집으로 옮겨도 곧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아요. 아토피가 나오는 중금속이나 방사능 성분은 몇 해 흙집에서 산다 한들 빠져나가지 못하거든요.

다만, '더 쌓이지 않게' 하기 때문에 '더 나빠지지'는 않지요.

그래서, 어른이든 아이든, 환경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틀을 스스로 찾으면서, 조금씩 '독소를 빼내는' 길을 찾아야 해요. 이 길이 현대의학이 되든, 민간의학이 되든, 사람마다 다 다른 밥과 삶을 헤아려야지요.

달걀이나 우유를 '안 마시기'만 해서는 되지 않아요. 흙 먹고 자라는 시골닭이 낳은 달걀이라면 괜찮아요. 그러나, 사람 체질 가운데 달걀이 안 맞는 사람은 시골닭 달걀도 먹이면 안 되지요.

다 다른 체질을 살펴야 하고, 환경을 살리는 길을 찾아야 해요.

짧은 댓글로는 다 이야기할 수 없고요 ^^;;;
어버이라는 자리에 선 어른이라면
참말 몇 해 동안 오래오래 공부해야 하는 이야기라고 느껴요... 이궁~

알로하 2012-03-1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저도 조카가 아토피라 걱정이예요. 추천하신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Arch 2012-03-14 09:22   좋아요 0 | URL
다 안 읽었지만 '사공이 많은 아토피'가 그나마 제일 나은 것 같아요